제3편 - 예언자 이승만

나중에 닉슨 등의 회고에서도 나타나지만 이승만은 급변하고 복잡하던 당시 국제정세를 가장 정확하게 예언했고, 그 예지력에 근거한 협상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그런 찬사를 증거하는 예는 그의 일생에서 자주 확인된다. 여기서는 우선 그가 했다는 유명한 예언 2개만 보자.

1923년, 그러니까 러시아에서 공산혁명이 성공한지 불과 6년만에 이승만은 하와이의“태평양잡지”에 공산주의의 추락을 예언한 논문을 기고한다. 공산주의 추락의 이유로 이승만은 재산의 균등분배와 무경쟁사회 추구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 때문에 70년 후 공산주의가 붕괴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당시 세계의 누가 그런 예언을 했던가? 오히려 공산혁명이 현실세계에서 성공하자, 세계의 지식인들은“공산주의야말로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상이며 공산주의 이상이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떠 있을 때였다. 많은 나라의 리더들이 소련의 혁명에 고무되어 자신의 고국에서 공산혁명의 꿈을 추구하던 때였다.

그 이후 많은 공산주의 혁명이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성공했지만, 결국 성공한 리더들조차 거의 예외 없이 미증유의 홀로코스트를 만들었다.(총 1억명 이상을 죽였다고 들었다). 인권탄압과 가난은 그대로 남았으며, 공산주의 국가들은 70년이 지나자 모두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1억명을 죽였고 무엇 때문에 혁명을 했었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승만은 이미 1923년도에 공산주의의 멸망을 예언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그의 유명한 예언은 태평양전쟁을 예언한 것이다. 이승만은 1930~1940 년대에 미국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친일 분위기를 반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일본의 야망을 미국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1940년 1년 동안 집필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듬해 여름 일본내막기(Japan inside out)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니 미국은 미리 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미국인들은“전쟁 도발을 부추기는 망발"이라며 혹평을 했다. 작가 펄 벅 여사만이“무서운 책이다. 나는 이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으나, 진실임을 밝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두렵다”는 서평을 썼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 폭격했고, 미·일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일본내막기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승만은 예언자라는 별명을 얻었고 덕분에 이승만의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역시 놀라운 예언이 아닐 수 없다. (펄 벅은‘대지’라는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최초의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