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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세수를 하고 밖에 나오니 간밤에 뜨거웠던 오사카의 거리는 오간데 없고 무거운 적막만이 내려 앉아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주변사람들 속에서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있으니


왠지 모를 쓸쓸함이 찾아왔다


"이곳에선 나를 반겨주는 이도 기다리는 이도 하나 없다"


일본에서 내가 할수 있는건 자전거를 타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서둘러 헬맷을 고쳐쓴 나는 심호흡을 한번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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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패기 있게 나오니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의 어설픈 기색을 하늘이 비웃는 것일까..


어제도 하루종일 비맞고 다녔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소나기라니..

난 뭘해도 안되는 놈인듯 싶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빗속을 뚫고 달렸는데 뭔가 아차 싶었다

 

하지만 시련은 이제 시작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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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가 이렇게 차가울줄이야..


소나기는 무조건 피해가자 게이들아 ㅠ


초여름이라고 해도 아침 저녁으론 일교차가 커서 제법 쌀쌀한데

생각 없이 온몸으로 비 맞고 달리니 정말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느껴지더라


간밤에 열심히 말렸던 옷은 이미 젖을대로 젖어버렸고

바지까지 스며든 빗물은 팬티까지 축축하게 만들어서 몸을 천근만근 무겁게 만들었다


하늘찡 미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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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자 상당한 크기의 건물이 나타났다

이빨이 딱딱 부딪히는 와중에도 사진을 찍겠다고 멈추니 차가운 강바람이 온몸을 강타헀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 놓칠뻔함 ㅋㅋ


아무튼 이 건물 처음 봤을때 무슨 이런 무식하게 큰건물이 다있나 싶었다

쇼핑몰도아니고 그렇다고 회사 건물도 아니고..

 

오사카 중심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있는 건물인데 대체 뭔 건물인지 모르겠다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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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밟다보니 다행히 몸이 적당히 데워졌다

거세게 내리던 소나기도 차츰 약해져 이동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페이스를 유지하자 어느샌가 눈앞에 뭔가가 나타났다 

그건 바로 다음 목적지인 "오사카성"

바로 저기 수풀 위에 삐죽하고 솟아난게 오사카성이다


난 오사카성이 어디 산속에 있는줄 알았는데 구글 지도 검색해보니 오사카 중심가에 있더라

생각지도 못하게 행선지가 가까워서 이득본 기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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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서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다 ㅠㅠ

가까이가서 보니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히메지성을 보고 난 뒤라 그 웅장함은에 비견할 바는 아니었다

그래도 오사카의 대표적 명소였기에 제대로 사진을 찍기 주위에 큰 나무 밑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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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 밑에서 빗줄기를 피해 찍어봤다

뭔가 오묘한 빛깔을 띄는 오사카성은 순백의 흰색인 히메지성과는 대조적인 분위기가 있다

옛날부터 오사카는 화려한걸 좋아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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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가까이가서 찍어보니 멋드러진 성채가 눈에 확들어왔다

확실히 외관이며 문양이며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도 내부수리를 하고있었다..

왜 내가 가는 곳마다 전부다 내부수리중이지? 내가 재앙을 몰고가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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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념사진은 남겨야 하기에 딱하고 한방 찍어봤다

비맞은 생쥐꼴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뒤에 있던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는데 여행을 하다보니까 이제 남 시선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게 됐다 ㅋㅋ

뭐랄까 거지꼴로 돌아다니니 이제 더이상 주변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랄까?

아무튼 조금씩 변해가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하고 기특해서 열심히 기록을 남겼다 

참고로 가방은 마트에서 산 쓰레기봉투로 꽁꽁 싸매놨다

쓰레기봉투 꼭 사둬라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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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성의 전경도

역시 일본의 성은 어디에나 수로가 성채를 감싸고 있다

바깥쪽은 하급 관료들이 사는 마을인가?

아무튼 넓은 공터를 따라 이어진 오사카성은 생각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아마 예전에는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았겠지?

성주 아들은 섹스 많이 해봤으려나?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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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뺑 돌아봤는데 나 말고는 사람 한명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나기도 내리고 날이 흐리니 다들 밖으로 나오지 않는듯 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정말 미친듯이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진짜 빗물이 눈을가려서 앞도 안보일정도였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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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지도가 가리키는대로 정신 없이 달리다보니 작은 마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아무리 달려도 몸이 더워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한기가 들었다

손끝의 감각이 사라지고 허벅지에선 경련이 일어나자 도저히 더이상 자전거를 탈수가 없었다 힘들정도의 한기가 들었

그땐 그게 저체온증인줄 몰랐는데 정말로 사람 없는 산속에서 이런일 겪으면 대책없겠구나 싶었다


게이들아 소나기는 꼭 피해가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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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트에 들어간김에 먹을거라도 좀 사서 나왔다

이건 샐러드 샌드위치인데 일본빵은 뭐를 사먹어도 맛있다

안에 머스타드 소스랑 기타등등이 들어있는데 완전 꿀맛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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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즉석 김밥도 하나 사서 먹었다

홀딱 젖어서 덜덜떠는 나를 보고 웃던 알바생이 지금도 기억속에 남아있다

이빨을 딱닥 부딪히면서 김밥이며 빵이며 사가는 날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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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우람한 흑김밥이다

정말 한손에 가득찰만큼 양이 많았다 

마치 흑형의 존슨.. 또 무슨 개소리를 ㅈㅅ

 

아무튼 김밥 안에는 이상한 나물이랑 고기랑 막 잡다한게 다들어가있다

뭐든지 썩어먹는걸 좋아하는 쓰까국 출신인 나의 입맛에 완전 딱이었다!! 꿀맛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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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거 먹고 그날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했다

마트규모가 좀 작은 개인마트 였는데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서 팔았던걸까?

그러다보니 오줌눈 손으로 김밥도 말고.. ㅈㅅ

사실 그날 내 몸 상태가 안좋아서 그랬던거 같음..

아무튼 알바생이 이뻤음 그럼 다 좋은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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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가득차니 이젠 따뜻한게 먹고 싶더라

그래서 내친김에 자판기 커피도 하나 뽑아 먹었다

근데 커피가 차갑더라 ㅠㅠ 여름이라고 차가운거만 팔고 이거 직무유기아니노??

거기다 손이 덜덜 떨려서 커피도 한모금 밖에 못먹고 떨어뜨림  ㅋㅋ

그냥 이날은 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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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오사카의 도심지를 벗어나 공단길을 가다보면 이런 야시시한 사진이 붙은 건물이 나온다


여기에 왜 태희누님 사진이 있지?하고 한참을 보니 이게바로 마사지샵이란걸 알수 있었다

정말 저런데 들어가면 이쁜 누님들 있노?

괜히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지나갔다 ㅋㅋ


사실 오사카의 거리에서 이곳까지 순식간에 워프한 이유는 중간에 좀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였다..

쏟아지는 소나기에 괜히 마음이 급해진 나는 무리해서 빗속을 달렸고 그러다 어느 작은 소방서 앞에서 시원하게 한번 구른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손가락을  접지르면서 진짜 죽는줄 알았다


그렇게 땅바닥에 누워서 끙끙거리고 있는 나를 보고 소방관형님이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괜히 민망해서 얼른 일어나서 쩔뚝거리며 짐을 챙기고 그자리를 벗어났다

내가 얼굴은 죽을상인데 입으로는 괜찮다고하니까 좀 걱정스런 눈길로 보더라  ㅋㅋ


진짜 욱신거리는 손가락 때문에 핸들 잡기도 힘들지 빗물은 계속 눈이랑 코로 들어오지 

그런 상태로 달리니 또 얼마못가 육교 옆에 있던 현수막에 걸려서 자빠짐 ㅠㅠ

이땐 진짜 입에서 씨발이 터져나오더라 

진짜 일본 여행중에 가장 많이 구른날이 이날이 아니었나 싶다


정신차리고보니 고글이랑 두건도 어디 날아갔는지 안보이더라

그래서 왔던길 되돌아 가고 주위 풀숲도 뒤져보고 근2시간동안을 정신없이 헤매고 다녔지만 결국 영영 못찾게 된다 


진짜 게이들아 비오고 마음이 심란할땐 자전거 타면 안된다 이기

그땐 7만원주고 산 고글 잊어먹은게 그렇게 아까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고 안난게 천만다행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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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간이 약이라고 차츰 비도 멎고 마음도 진정되니 다시 달릴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작은 마을에 들어서니 이런 멋드러진 건물이 나오더라

아마 종교랑 관련된 건물인듯?

여기서부턴 동네 골목길을 한참 지나야지 국도가 나온다 주위는 논밭이라 전부다 진흙투성임

그러니 중간중간에 마트에 들려서 빵이든 뭐든 사먹는게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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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마을을 지나다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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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아름답다

간만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마음속에 담아둔 복잡한 생각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역시 힘들때 웃는자가 일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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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동네에나 그렇듯 길을 가다보면 선거포스터지가 나타난다

이곳에도 제법 많은 후보들이 있었는데 첫번쨰 누님이 상당히 이뻤다..


뭐 지금쯤 누군가는 당선됐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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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소나기가 내리고나니 불어난 강물이 무섭게 흘러갔다

아무도 없는 한작한 공원을 지나고 있으니 자동으로 릴렉스해졌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도 없는 이런 한적한 도시는 라이딩에 최적의 코스다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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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 부어오른 손가락이 핸들에 닿을떄마다 욱신거렸다

그래도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니 기분은 상쾌했다

그래서 내친김에 늦은감이 있었지만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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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마트에서 바로 공수해온

볶음밥+야끼소바 ㅋㅋ

밥알은 바람에 날렸고 야끼소바는 불어터져서 눅눅헀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배고프니까 ㅠㅠ



공원 계단에 앉아서 도시락 먹고 있으니 꼬마아이가 엄마 아빠랑 와서 보드를 타며 놀더라

너무 보기 좋아서 사진 찍으려다가 괜히 오해 받을까봐 안찍었음 ㅎㅎ 쫄보라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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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돌아서니 다시금 익숙한 국도가 나를 반겼다

"25번국도" 이도로에선 정말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ㅋㅋ


그건 그렇고 역시 도시락 하나로는 부족했던지 얼마 안가니 또 배에서 밥 달라고 아우성을치더라

하긴 아침 먹고 점심 늦게까지 계속 달렸으니 배고플만했지

내가 원체 밥통이 큰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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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공수해온 감자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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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꼬치 ㅋㅋ


맑은 산공기 마시면서

맛있게 쳐묵쳐묵했다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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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강물좀 보소

진짜 이날의 소나기는 대단했다~

하늘님 자비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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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리다보면 이렇게 작은 시골마을이 나온다

여기 바로 뒤에보면 작은 스포츠 쇼핑몰이 있는데

뭔가 허전했던 나는 3천엔 주고 MLB스포츠 고글을 샀었다


근데 이거 얼마 안가서 잊어버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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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여기서 게이들한테 부연 설명을 하자면 나는 오타쿠 게이처럼 오사카-교토 코스로 간게 아니라

오사카-나바리 코스로 갔다


쉽게 설명하자면 다른 게이는 오사카에서 위로 올라갔고

나는 반대로 밑으로 내려가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한거


왜냐 난 애니에 관심이 없으니까 ㅋㅋ


근데 그게 얼마나 잘못된 선택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 진짜 나바리.. 절대 가지마라 게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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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이런 이상한 모형이 있는 건물이 나온다

뭔가 우중충한 먹구름과 대조되게 너무 강한 색상의 동상이라 소름끼쳤다

그래서 빨리 도망감 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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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무섭다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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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재빨리 그자리를 벗어나니 푸르른 논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역시 초록색은 마음을 안정되게 해준다

그런데 간잽이당은 너무 간을 봐서 사람 마음을 졸이지 ㅋㅋ

간철수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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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을 관통하는 고가도로

아마 자동차로만 다닌다면 이런 마을은 그냥 지나쳐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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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먹구름이 걷히는 하늘이 이뻐서 한번 찍어봤다

진짜 이날은 속도가 많이 다뎠다

마음도 급하고 몸도 아프다보니 당연히 제대로 갔어야될 국도도 이탈하고 자꾸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


역시 시작이 어긋나면 끝도 매끄럽지 못한걸까?

어찌보면 수많은 신호들이 나에게 왔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런걸 느낄 여유가 없었다

그저 뭔가에 쫓기듯 허겁지겁 달려나갈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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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똑같은건 선거포스터지 뿐이었다

항상 선거표지판이 바뀔때마다 뿌듯했다

그만큼 다른 지역을 넘어온 증거니까 ㅋㅋ

아무튼 여긴 이쁜 누나 후보가 없어서 그냥 바로 지나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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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마을에 맞게 학교 크기도 작았다 나왔다

그래도 있을건 다있어서 애들끼리 앉아서 이야기도하고 재밌게 놀고 있더라 이기

근데 왜 사진에 보면 아무도 안보이지?

그때 내가 본 애들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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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점점 급해졌다

어느샌가 어둠은 또 다시 바짝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신호고 뭐고 눈에 안보일 정도였는데

때마침 파란불 들어와서 바로 가려했더니 옆에서 차가 팍하고 끼어들더라

깜짝놀래서 으악하고 소리 지르니 운전자도 놀럤는지 창문열고 괜찮냐고 물어보고 한손들고 가더라

운전자도 나도 무슨  이유에선지 급했던 상황 ㅋㅋ

바로 이러다가 사고가 나느건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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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식겁하고나니까 괜히 쫄아버린 나는 이전보다 한단계 템포를 늦춰서 달렸다

상가도 문을 닫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으니 달리는데는 문제 없었다

하지만 기어를 최대로 올려서 그런지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더라

이전 저런 이유로 아침 저녁으로 온몸이 푹 젖어 있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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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정신 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샌가 목적지 끝자락까지 다다를수 있엇다

여기서 최종목적지까진 15km내외 이정도라면 아무리 늦어도 2시간 안에 도착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껏 긴장됐던 몸이 풀리고 마음 안정 됐다

그래서 앞으로 처한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고 동네 슈퍼에 가서 특가 세일중인 슈크림 빵도 사고 함껏 여유를 부렸다


근데 사진상으로봐도 산능선 몇개 넘어가면 끝날정도로 쉬워보임


근데 문제는 이게 야간에 넘어가야할 산이었던거지

진짜 야간라이딩 중에서도 산행코스는 절대 하지말아야 된다는걸 그땐 몰랐다 


아무튼 무식하면 몸이고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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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응딩이를 실룩 실룩 거리면서 산을 올라탔다

무섭게 자란 잡초들이 길을 막고 있었지만 이런것엔 이골이 났기에 그냥 땅크처럼 밀어버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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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좀 돌릴겸 멈춰서서 뒤돌아 보니 어둠에 물들어가는 마을이 보였다.

확실히 일본은 시골마을이 많아서 어딜가나 인적이 끊기는 곳은 없었다

밑에서 차들을 보며 마음이 놓인 나는 배도 채울겸 느긋하게 슈크림빵을 꺼내 먹었다


그때 내려갔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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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올라가다보니 익숙한 인도가 나타났다

근데 인도 상태를 보니 답이 없었다

한 3년은 묵은듯한 이끼가 나를 보고 방긋 웃어주는데

이제것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닺지 않았다는 대자연의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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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하지만 나에겐 슈크림 빵이 있다고?

머리가 반쯤 마비된 나는 커져가는 불안감을 애써 억누르며 꾸역꾸역 슈크림빵을 입에 넣었다

진짜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몰랐음


근데 다먹고나니 주위가 더 어두워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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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것도 안보이노  이기 ㅠㅠ

한두대씩 보이던 차들도 이젠 보이지 않았고 조용한 산길을 나혼자서 달리고 있었다

진짜 한치 앞도 제대로 안보이는 길을 올라가고 있으니

야밤에 "뺴애액 뺴애액"거리는 우리집 뒷산 고라니의 심정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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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얼마안가서 듬성 듬성 가로등도 나타나고 차들도 올라와서 마음의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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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인가도 있고 그리 무서운곳은 아니다 이기 ㅎㅎ


거기다 진짜 특별한것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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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옹이? 산속에 기차가 지나간다 ㅋㅋ


진짜 어디서 익숙한 기적 소리가 들리길래 이게 뭔가했더니 산중의 터널에서 기차가 빽하고 튀어나옴


진짜 저기서 덜그럭 거리는 기차소리 듣고 있으면 마치 다른세계에 온듯한 기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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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에 이끌리는 불나방처럼 꾸역꾸역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큰 건물도 나타난다

안에보니 사람은 없던데 조명은 켜져있더라 아마 나같은 사람을 위해 배려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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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던  전등은 모두 키고 열심히 달렸다 그래도 여전히 보이는건 쥐뿔도 없더라

밑에서 별로 안높은줄 알았는데 막상 올라가다보니 그게 아니더라 

하지만 이미 절반쯤 올라온 상황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기에 울며겨자먹기로 계속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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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또 다시 나타는 건물

잊혀질만하면 이렇게 건물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근데 저건물 뭐냐? 뭔가 분위기가 특이해서 계속 쳐다봤거든

근데 가정집도 아니고 식당도 아니던데 당췌 뭔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빛이 있다는 것에 마냥 기뻐서 또 헥헥 거리면서 올라갔다


마치 조련 당하는 기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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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동네가 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만난 인가라 상당히 놀럤다

일본에도 이런 고산지대에 동네가 있을진 몰랐거든


마치 부산의 만덕동에 온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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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까지 있다

생각이상으로 규모가 상당한 동네인듯 싶었다

건물 외관을 보면 비교적 최근에 지은 것 같은데 아마 이주위로 뭔가 크게 발전을 하고 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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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기만 한 산속에 이렇게 큰 동네가 있을줄 누가 알았을까

길따라서 계속 가다보면 여러가지 건물들을 볼수 있다

아마 저건 회사 기숙사인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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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도 있다

가로수들이 키가 작은걸보니 심어진지 얼마 안된듯 ㅋㅋ

근데 사람은 한명도 안보였다

뭐 다들 잠잘 시간이니 당연한거겠지만 이날이 일본 여행중 가장 지쳤던 날이라 여러가지로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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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신기한게 이런 구역 표지판이 있더라?
이런건 보통 신도시에 있지 않나?

내가 갔을때까 딱 신도시 개발중이었던 것 같다


여기서 나바리 시내로가는 경로를 구글지도로 검색했더니 자꾸 이상한 산길로 나를 안내했거든

자꾸 수풀로 뒤덮힌 산으로 가라고하길래 이게 대체 뭔가 싶었다

거기다 지나가는 길목엔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가 있어서 진짜 머리가 쭈삣서더라 ㅋㅋ

그렇게 몇십분을 헤매다가 겨우 바깥쪽의 우회로를 발견하고 그동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


아무튼 이동네는 뭔가 오묘한 기운이 있었다

모든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안정감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알수없는 어둠이 깔려 있었거든

마치 생기가 없는 도시랄까..


뭐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환한 불빛에 긴장이 풀린 나는 길가에 보이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얼마 안남은 휴대폰 배터리를 교체했다


아직까진 제법 거리가 남아 있어서 확실하게 준비를 하려했거든

뭐 한두시간만 더가면 이날의 라이딩도 끝이었기에 상당히 마음이 놓이긴 했었다

  

무엇보다 이제까진 열심히 올라왔으니 앞으론 편한 내리막길뿐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축처지던 어깨가 다시 펴졌다


그리고 나는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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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마을을 벗어나자

곧바로 익숙한 어둠이 덮쳐왓다 


진짜 여기서부턴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자전거의 라이트에만 의지해서 칠흙같은 산길을 헤쳐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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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자판기는 있었다 ㅋㅋ

역시 자판기의 나라 일본..

이런 산속에서도 자판기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나는 놀라움을 넘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뭔가 상태가 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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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진짜 저세상 밑바닥에서 올라온듯한 광경이었다

자판기 주위로는 대왕 거미들이 몇마리씩 거미줄에 메달려서 날 쳐다보고 있었고

시끄럽게 울리는 자판기의 모터소리는 마치 심해 괴수의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뭐여 이게 대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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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내용물도 말이 아니다

산속 자판기에서 이딴걸 팔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ㅋㅋ

진짜 성진국의 위엄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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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던 나는 도망치듯 페달을 밟아 그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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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이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려가니 너무나도 익숙한 편의점이 나타났다


진짜 이때의 감격이란..


사실 이전의 마지막 오르막길에서 자꾸 뭔가가 뒤따라오는 기분이 들어서 미친듯이 달렸거든 그러다 주머니에서 뭐가 떨어졌는데

 당시엔 그걸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단순히 나의 착각인줄 모르겠는데 사람의 발자국 소리도 아니고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척이 수풀에서 들려서 그냥 본능적으로 냅다 내질렀다


진짜 멈추면 뭔 일 벌어질 것 같았거든

그리고 그렇게 한 5분 달리니 그게 사라지더라

대체 뭐였지?


설마.. 귀..귀신?

개소리 ㅈㅅ..


아무튼 잊어버린게 뭔지 그제야 걱정이 된 나는 서둘러 자전거를 세워두고 짐을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돈과 여권은 가방 안주머니에 넣어놨기에 잊어먹을 일이 없었고

나머지 잡다한 것들은 앞쪽 핸들 가방에 넣어놨는데 하필이면 그곳에 있어야될 mlb고글과 휴대폰 밧대리가 보이지 않았다

고글 산지 하루도 안지났는데 ㅠㅠ


아마도 아까 자판기 앞에서 휴대폰 뱃더리 교체하다 깜빡하고 열어둔채 그대로 달렸나보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이상하게 액땜한 기분이 들었거든


그날은 하루종일 컨디션도 엉망이었고 이리저리 피곤한 일들이 많아서 정신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야간 산행을 했으니 정말로  뭔일이 안벌어진 것만해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게이들아 절대 야간 라이딩은 하지마라

진짜 상상 그이상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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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서 지나쳐온 산길을 찍어보니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에라이 그거나 먹고 떨어져라"


그땐 혼잣말로 저렇게 궁시렁 궁시렁거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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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뭐가 뭔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지나갔다


굳게 닫혀 있는 전철역의 문을 보니 고단했던 하루동안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침부터 소나기를 맞으며 정신 없이 달리고


중간엔 꼴좋게 넘어져 고글도 잊어버리고 손가락도 팅팅 부었다

 

하지만 어찌저찌해서 오사카를 떠나  지금 이곳 나바리에 도착했다


그거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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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저녁

이날밤 어느 이름모를 외국인이 땀에 홀딱 젖은채 이 도로를 지나간걸  주민들은 알고 있을까 ㅋㅋ

뭐 지금 이순간도 누군가는 그때의 나처럼 기진맥진해서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르지 ㅎㅎ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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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무슨 보호소? 같은 곳이다

자세히보면 저기 흰색 봉고차 위에 밝게 빛나고 있는 성모 마리아상이다 ㅋㅋ

그렇다고 성당은 아니고 그냥 불꺼진 건물이 있는걸로봐선 종교랑 연관된 건물인듯

이때는 그냥 피곤해서 걍 빨리 지나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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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서 가다보면 이렇게 동사무소가 나온다

아마 저 곰탱이가 이지역 마스코트인듯?
내가 저게 동사무소인줄 어떻게 알았냐면 커튼 사이로 보니까 안에 사무용 책상이라 그동네 지도가 딱하고 붙어있더라

그럼 동사무소가 맞겠지? 아닌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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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빛이다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도시의 빛을 보니 절로 휴대폰에 손이갔다

퉁퉁부은 손으로 잠금패턴을 풀고 멋지게 한컷 찍었다


정말 도시의 불빛이 이리도 아름다울수 있다는걸 처음 느꼈다..


별거아니지만 여행중 몇안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이때 일게이들은 다들 뭐하고 있었노? ㅎㅎ 벌써 1년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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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도시의 입구엔 빠찡코 가게가 있었다

이곳 주민들에게 유일한 유흥거리일지도 모르는 이곳은 늦은 밤에도 앞서 주차된 차들로 상당히 붐볐다


ㅋㅋ 도박에 빠지면 답이 없다는데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지 저런 곳의 직원들도 먹고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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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의 긴장감이 풀리며 절로 어깨가 처졌다

하지만 자전거 안장에서 내린 나는 서둘러 옷무새를 정리하고 땀에 젖은 머리도 깔끔하게 닦아냈다

이곳에서 절대 빠꾸먹으면 안된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있는 넷카페이기에 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힘찬 걸음으로 안으로들어갔다


"오하요!!"


그날밤 나는 상당히 필사적이었다



10일차 종료(오사카-나바리 7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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