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rl5w6

 

아침에 눈을 뜨고 처음으로든 생각이

 

"아.. 여권 잃어버렸다고 할까?" 였다

 

정말로 잠들기 전까진 일본 정복하겠다고 큰마음 먹고 집에는 나 찾지 말라고 큰소리도 쳤었는데

 

눈 뜨고 나니까 거짓말처럼 다 포기하고 집에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들더라

 

모르는 사람들 상대하고 또 그 사람들한테 되지도 않는 일본어로 말할거 생각하니 입안이 바짝 타들어가고 온몸에 한기가 들었음

 

사본 -20160701_054535.jpg

 

그런데 후쿠오카의 바다를 보니까

 

진짜 멋지더라

 

그리고 내 자신이 말할수 없을만큼 한심하더라

 

이렇게 세상은 넓은데

 

고작 자전거 여행 한번에 세상 걱정을 다하는 내 자신이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지더라

 

그래서 그냥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알수 없는 강한 설레임 속에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 소리를 들으니 내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 들었음

 

 

 사본 -20160701_054538.jpg

 

저기 보이는 빨간게 관제탑이다

 

주위 모든게 평범했지만 다시 태어난 나에겐 그런 소소한 것들도 벅찬 감정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마음을 먹었지 절대로 지지 않겠다고

 

나도 뭔가를 한번 해보겠다고

 

비록 남들에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찐따 새끼일 뿐이지만 적어도 나자신에겐 한번 이겨보겠다고

 

좀 병신 같지만 그땐 그렇게 진지했다 ㅋㅋ

 

사본 -20160701_065453.jpg

 

 

사본 -20160701_073141.jpg

 

아침 6시에 배가 도착했는데 이때부터 한국인 종특이 나오더라

방송으로 7시 30분에 입국을 시작한다고 하던데

다들 먼저 자리 잡고 있음 ㅎㅎ

 

그래서 나도 꼽사리 껴서 서있었다

그런데 7시 30분에 딱 문열리고 나니까 깜빡하고 방에 고글 놔두고 온게 생각나서 헐래벌떡 4층까지 올라갔음

 

사본 -20160701_073211.jpg

 

ㅋㅋ 다급함이 느껴지노?

이때 사진 찍을라고 찍은게 아닌데 셀카 찍다가 그대로 달려가서 찍힌것 같더라

이거보고 졸라 웃음 ㅋㅋ

 

사본 -20160701_092309.jpg

 

입국 수속을 끝내고 나와서 찍은 사진이다

 

입국할때 쭈뼛 쭈뼛 거리다가 자전거 짐끈이 페달에 엉켜서 나만 제일 늦게 빠져 나왔음

 

한참을 나혼자서 끙끙 거리고 있으니 일본 직원이 보다 못해 와서는 "다이조뷰 데스까?" 하면서 커터칼을 건내주더라

 

그때 너무 고마워서 일본인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는 나와의 다짐을 깨고 나도 모르게 굽신 굽신 거렸다

 

손에는 자전거 오일 범벅에 이마에선 땀방울이 쉴새 없이 떨어지는데

 

입국 수속 여직원이 뭐라 뭐라 말을 했지만 당연히 뜻은 모르고

 

그저 "지전차 료쿠데스 지전차 료쿠데스"

 

이말만 반복했다

 

그러니까 웃으면서 뭐라 뭐라 또 말해주던데

 

당연히 나는 "하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만 반복했다 ㅋㅋ

 

어찌저찌 입국 수속을 끝마치고 로비로 나오니 별로 한것도 없는데 현기증이 밀려오더라

 

나도 내 자신이 싫다

 

왜 하는 일마다 이렇게 엉성하고 실수 투성이인지..

 

한참을 세면대에 고개 쳐박고 얼굴에 묻은 기름때 씻어내고 있는데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들어와서는 묘하게 눈치를 주더라

 

그때 처음 느꼈다 일본인들의 눈치 주는법을

 

뭐라고 말도 안하는데 괜히 사람을 위축 시키는 그 특유의 눈빛이 있다

 

사본 -20160701_093815.jpg

 

그렇게 나 혼자서 요란 법석을 떨고 밖으로 나오니 일본의 강렬한 햇빛이 나를 반기더라

 

ㅋㅋ 따갑다

 

햇빛이 뜨거운걸 넘어서 따갑게 느껴지는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물통을 꺼내서 물을 마시는데

 

순간 자전거가 그대로 옆으로 자빠지더라

 

분명 난 제대로  세워놨는데 이게 왜 이러는걸까 

 

대체 뭐가 불만이라 나한테 이러는걸까 라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바라봤는데

 

자전거의 킥스탠드

 

HR4O3803.jpg

 

그러니까 이게 분해되서 떨어져 있더라 ㅋㅋ

 

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나사가 풀려버린거지

 

그냥 11번가에서 제일 싼거 하나 산거였는데

 

그게 내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큰 걸림돌이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어찌 저찌해서 수리키트로 나사를 다시 쪼았는데 이게 강하게 조여지지가 않더라

 

그래서 15일 여행내내 자전거를 세울때 한참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무게 중심을 맞추는 뻘짓을 해야했다

 

너희들은 꼭 튼튼한 킥 스탠드를 사라!!

 

그렇게 일본땅을 밟은지 단 10분만에 다시 땀범벅이 된 나는 벌써부터 밀려오는 두려움과 걱정에

 

무작정 네비가 가리키는 곳으로 페달을 밟앗다

 

사본 -P1190043.jpg

 

웰컴투 후쿠오카!!

 

그래도 이 도시는 나를 반겨주구나

 

누가 뭐라고 말도 안했는데 저 문구를 보니 다시 힘이나더라

 

근데 왜케 덥노 진짜 살이 익는 기분이다 이기야

 

사본 -P1190044.jpg

 

조금씩 멀어지는 후쿠오카 터미널

 

아직까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도심지까진 상당한 거리가 남아 있는 듯

 

사본 -P1190045.jpg

 

 

후쿠오카 외각의 전체적인 느낌은 항구+공장이었다

 

어쩌다 보이는 사람들도 전부 작업복을 입고 있더라

 

사본 -P1190046.jpg

 

뭐 쪽본답게 일반 옷집도 저렇게 여고생 사진이 걸려있더라

 

변태새끼들

 

사본 -P1190047.jpg

 

유미

 

이게 일본 대형 쇼핑몰 체인점이다

 

너와 나

 

국도를 한참 달리다가 저런 대형 쇼핑몰 간판이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그렇게 지나가면서 신기한 것들 사진 찍다보니 마음 속에 있었던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져가더라

 

역시 시작이 반인듯 ㅎㅎ

 

사본 -P1190048.jpg

 

일본은 이런 신사가 진짜 많다 도시든 시골이든 법당은 꼭 있었음

 

그래도 처음으로 본 신사라 신기해서 찰칵 ㅋㅋ

 

사본 -P1190049.jpg

 

슬슬 도심지에 가까워졌는지 스타벅스도 나오고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본이 자전거 국가라는 이유를 알게 됐다

 

지나가는 사람들중 절반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근데 웃긴게 이사람들은 경종을 안울린다

 

물론 사람들이 질서를 잘지켜서 자전거에 치일 일은 없었지만

 

아직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 나로서는 사람들 사이로 다니는 자전거가 상당히 위태로워 보였다

 

사본 -P1190050.jpg

 

처음으로 건널목도 건너보고

 

일본 문화를 하나둘씩 체감해 나갔다

 

사본 -P1190056.jpg

 

전편의 오타쿠 게이가 먹었다는 그 호토모토 버거

 

물론 난 들어가지 않는다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는건 그만큼 나의 자전거 여행을 힘겹게 할뿐이다

 

사본 -P1190059.jpg

 

달리다보니 다시 이렇게 한적한 도로가 나오더라

 

다리 건너 보이는 초등학생들을 보며 혼자서 히죽거리며 페달을 밟았다

 

역시 얘들은 귀엽다니까 ㅋㅋ

 

사본 -P1190061.jpg

 

무작정 네비가 가리키는 곳을 가다보면 항상 이렇게 한적한 골목길로 이어진다

근데 이게 나중에 가서 진짜 피곤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꼭 골목길 끝에 길이 끊길때가 있거든

구글 지도에 대한 문제점을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고 태평하게 페달을 밟는중 ㅎㅎ

 

사본 -P1190062.jpg

 

어느새 시간은 정오를 가리켜 갔고

 

다시금 도심지를 빠져나와 외각 지역을 달리고 있다

 

아직 배고픔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찌는 듯한 더위는 참기가 힘들었다 ㅋㅋ

 

 

사본 -20160701_111937.jpg

 

처음으로 접한 철도길

 

한국에선 티비에서나 보는 철도길이었는데 여기선 직접보니 상당히 신기했다

 

멀뚱 멀뚱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저 멀리서 기차가 달려오더라

 

사본 -20160701_112437.jpg

 

아쿠아 라인

 

역시 항구의 도시답게 철도 이름도 특색에 맞게 지어진것 같다

 

허겁지겁 사진을 찍는 내 자신을 보니 이젠 일본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히 잊은 것 같았다

 

묘하게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음

 

사본 -P1190063.jpg

 

그리고 이젠 도심지를 넘어 완전히 시외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난 구글 지도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음

 

뭔가 점점 자전거 도로가 사라지기 시작했거든 ㅋㅋ

 

사본 -P1190064.jpg

 

어느샌가 자전거 도로는 완전히 사라지고

 

나는 등뒤에서 느껴지는 트럭들의 거친 엔진음을 느끼며 살금 살금 앞으로 나아갔다

 

진짜 일본 국도는 어디를가도 트럭들이 넘쳐난다 그만큼 물류가 활발하다는 얘기인데

 

이게 자전거 라이더들한텐 진짜 악몽이나 다름없음 ㅋㅋ

 

지나가다 또 신사가 보이길래 그냥 습관적으로 찰칵

 

사본 -20160701_113355.jpg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올라가서 내부도 함 찍어보고

 

뭔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저기보이는 줄 잡고 한번 기도하는 자세를 취해봤다

 

 

사본 -P1190065.jpg

 

그리고 또 달리다 보이는 송전탑도 함 찍어보고

 

 

 

사본 -P1190066.jpg

 

정말 주위에 보이는건 트럭들 뿐이다

 

그러다 다시 작은 시골 마을이 나오길래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인도로 올라갔다

 

사본 -P1190067.jpg

 

일본은 이렇게 거리 곳곳에 중고차 매매소가 있더라

 

차들도 보면 대부분 소형차들 종륜데 확실히 한국이랑 선호하는 차종이 다르더라

 

사본 -P1190069.jpg

 

내가 여행할때가 때맞침 일본 선거철이라서 어느 마을을 가도 이렇게 선거 벽보가 걸려 있었음

ㅋㅋ 그래서 어느순간 벽보의 사진이 바뀌면 아 내가 다른 지역으로 왔다는걸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사본 -P1190070.jpg

 

슬슬 다시 외부로 빠지기 시작한다

저기 이정표에 보이는 21번 국도가 후쿠오카에서 시모노세키까지 가는 가장 빠른 루트인데

구글 지도도 그 경로로 날 안내하고 있었다

근데 이길은 절대 자전거가 넘어갈 수 없는 길임 ㅋㅋ

 

사본 -P1190072.jpg

 

페밀리 마트

 

친숙한 편의점 간판이다 이미 이시점에 물이 다떨어져서 갈증이 나기 시작했지만

 

본능과는 다르게 나의 이성은 결코 일본인과의 접촉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마른침만 꼴깍 꼴깍 삼키며 앞으로 전진 ㅋㅋ

 

 

사본 -P1190073.jpg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곰돌이표 공장

 

곰돌이가 웃고 있는데 왠지 나는 별로 즐겁지가 못하더라

 

저 공장 너머로 보이는 산이 보이지?

 

저 산속으로 21번 국도가 이어져 있는데 이제부터 앞길이 어떻게 펼쳐지냐면

 

사본 -P1190074.jpg

 

ㅅㅂ 구글지도 개새끼!!

 

사람이 걸어갈수 있는 경로라고 알려준 길이 이꼴이다

 

여긴 그냥 걸어가라고해도 위험한 수준인데 짐을 한가득 실은 자전거를 타고 앞으로 8키로나 이어진 산길을 넘어간다는건

 

그냥 트럭에 깔려 죽으라는 소리 밖에 안됐음

 

이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등뒤에선 트럭 무리들이 줄지어서 오는 중이었다

 

사본 -20160701_123218.jpg

 

처음으로 맞은 구글지도의 통수에 뒤통수가 얼얼했던 나는 결국 그길을 포기하고 다른 우회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디행히도 시모노세키로 가는 길은 21번 국도 말고도 몇갈래가 더있었다

 

사본 -P1190075.jpg

 

그래서 찾게된 한 시골마을 길

 

아직까지 지도보는데 서툴렀던 난 큰틀에서 길을 찾기보단

 

그냥 도로 위의 트럭만 피할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는 마인드로 최대한 한적한 길을 통해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본 -20160701_130547.jpg

 

캬 이런게 일본 시골 마을의 평화로움인가

 

동네 배수로에 돌아다니는 싱싱한 횟감을 보며 괜시리 입맛을 다신 나는 다시금 생겨나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사본 -20160701_131021.jpg

 

이렇게 다리 건너 보이는 작은 시냇가에 지친 마음도 달래보고

 

사본 -20160701_131716.jpg

 

꼬꼬마 녀석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가족 사진도 한컷 찍어보고

 

꼬추다 꼬추 여자얘 아님 ㅋㅋ

 

사본 -20160701_160123.jpg

 

타는 듯한 갈증에 참다 못한 나는 결국 이렇게 시냇물을 퍼마시며 힘겹게 페달을 밟아 나갔다 ㅋㅋ

 

물맛 좋더라

 

사본 -20160701_160438.jpg

 

물론 점심도 한국에서 들고온 쪼꼬파이면 충분!!

 

사본 -20160701_160614.jpg

 

근데 상태가 와이라노 이기야 ㅠㅠ

 

사본 -P1190077.jpg

 

 

뭐가 900미터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밟는다

 

시모노세키로 가는 길이니 어찌되든 도착하겠지

 

사본 -P1190079.jpg

 

캬 산길 좋다~!

 

트럭도 없고 사람도 없고

 

꼭 나를 위해 만들어둔 길 같았음

 

물론 저뒤로 겹겹이 쌓여진 산들을 보니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사본 -P1190080.jpg

 

이건 뭘까

 

뜻은 모르지만 그냥 보고만 있어도

 

앞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두려움 느낌이 드는걸까

 

난 그저 시모노세키로 가고 싶을 뿐이랑께!!

 

사본 -P1190082.jpg

 

ㅠㅠ 왜또 트럭이 나오노 또 길이 왜 이꼬라지고

 

 

사본 -P1190083.jpg

 

이 너머로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가 지나가려니 일본 아재가 와서 뭐라뭐라 하던데

 

그냥 딱봐도 오지 말라는거였음

 

힘 없이 스미마셍을 외치며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간 나는 처음에 지났던 시골 마을로 돌아와

 

그보다 한참 떨어진 다른 우회로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이시점에 나는 입고 있던 반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긴팔로 갈아 입었다

 

이미 벌겋게 익어버린 팔과 손은 얇은 옷깃의 스침에도 쓰라린 아픔을 전해왔지만

 

애써 괜찮다며 자위한 난 솜털처럼 가벼워진 의지를 겨우겨우 잡아가며 다시 페달을 밟았다

 

하지만 그날 반나절동안 겁없이 반팔을 입고 돌아다녔던 나의 무모한 행동은 앞으로 이어지는 일본여행내내

 

나를 괴롭히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다들 일본여행땐 긴팔입자 꼭!!

 

사본 -P1190084.jpg

 

우회로라고 찾은 길도 상태가 영 좋지만은 않다

 

그나마 도로라고 나와있는 길들은 대부분 야생 넝쿨들로 다 가로막혀 있었고 그 속을 뚫고 나아가다보면

 

온몸이 거미줄+잡벌레들로 범벅이 됐고다

 

거기다 벌겋게 익어버려 예민해진 팔가죽에선 고통의 비명이 끊임 없이 들려왔음

 

처음으로 접해본 일본의 야생 넝쿨은 정말이지 억 소리날만큼 끔찍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 그리고 또 내리막길..

 

이런 길을 한 5번 반복하니 그제서야 조금은 다닐만한 길이 나오더라..

 

아마 이쯤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듯

 

하지만 난 이미 탈진 상태..

사본 -P1190085.jpg

 

근데 이때부터 부슬 부슬 내리던 비가 갑자기 소나기로 변하더라

 

사본 -20160701_160922.jpg

 

그래서 이렇게 벤치에 들어가서 비가 멎기를 기다렸다

 

이때 때마침 학생 일행들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온몸이 풀투성이가 된 나를 보고도 환하게 웃으며 곤니찌와!! 라고 인사를 하더라

 

아 이게 바로 쪽본 학생들의 순수함인가..

 

그 순수함에 매려된 나는 히키코모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자리를 피하지도 않고 곧바로 곤니찌와!! 하고 웃으면서 답하고 말았다

 

일본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진 않더라

 

사본 -P1190092.jpg

 

지나가는 소나기였는지 다행히 비는 곧 멎었고

 

나는 해가 지기전에 시모노세키에 도착해야 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페달을 다시 밟았다

 

이때 시간이 대략 오후 4시즘

 

하지만 내가 온 거리는 대략 2~30 키로정도

 

5시간을 넘게 페달을 밟고도 고작 이정도 거리밖에 오지 못했다는게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분명 후쿠오카에서 시모노세키까지는 70키로에 불과한데 이거리가 그리도 먼거리인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는걸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 앞의 마을을 건너 다는 또 다시 장거리 국도를 타야할 운명이었다.

사본 -P1190097.jpg

 

시원하게 잘닦인 도심지의 길은 하루종일 달릴수 있을만큼 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도심지는 짧고 국도는 길다

 

이런 피할수 없는 길이 앞으로의 여행동안 수없이 더 남아 있었다

 

사본 -P1190101.jpg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먹은거라곤 초코파이에 시냇가물이 전부였던터라

 

이미 체력은 방전에 기력이라곤 다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나마 박스채로 사온 초코파이덕에 오늘밤까진 어찌저찌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이 유일한 위안거리였을까

 

사본 -P1190102.jpg

 

시원하게 뚫린 국도를 타니 다시금 힘이 솟아났다

 

그래 꼭 힘든 길만 있는건 아니다

 

이렇게 시원한 도로도 있고 페이스 조절만 잘하면 오늘안에 시모노세키까지 꼭 갈수 있다

 

막연한 기대감에 난 끝없이 페달을 밟았다

 

사본 -P1190103.jpg

 

근데 왜 이정표엔 시모노세키가 안보이노?

 

키타큐슈 무나카타?

 

해는 점점 저물어가고 주위엔 막연한 어둠만이 깔려갔다

 

뭐 이 길이 시모노세키로 가는게 맞으니 일단 달리고 보자

 

 

사본 -P1190109.jpg

 

시원하게 잘닦여 있는 이길 끝에 시모노세키가 기다리고 있다

 

그 생각 하나로 열심히 밟았음 ㅋㅋ

 

사본 -P1190113.jpg

 

근데 시모노세키는 얼어죽을 다른 작은 소도시도 하나 지나지 못하고 밤이 왔다

 

시간을 보니 벌써 7시

 

첫날부터 야간라이딩을 하게될줄은 몰랐는데

 

구글지도를 보니 이제야 절반을 왔더라 ㅋㅋ

 

 

사본 -P1190117.jpg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난 그저 쫓아오는 어둠을 뒤로한채 맹목적으로 페달을 밟아 나갔다

 

이 후로 30분정도가 더지나니 완전히 밤이 찾아와서 랜턴을 키고 계속 달렸음

 

야간 라이딩이 위험한 이유는 진짜 아무것도 안보인다는 것에 있더라

 

IMG_2524.jpg

 

 

딱 이런 느낌

 

생각보다 가로등도 없어서 진짜 달빛 말고는 비추는게 하나도 없다

 

랜턴을 키면 딱 거기 비추는 자리만 보이는데 도시는 안타나지

 

뒤에서 차들은 쌩쌩 달리지

 

그러다보니 마음은 더 급해져서 오히려 더 속력을 내게 된다

 

거기다 여름이라 길을 막은 넝쿨 들도 많아서 조금만 방심했다가는 사고날 상황

 

딱 디지기 좋은 조합 아니노? ㅋㅋ

 

야간라이딩을 피하라는 이유를 바로 알겠더라

 

하지만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서 오로지 도시에 도착해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된 나는

 

뇌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친듯이 밟았다

 

 IMG_1908.jpg

 

중간 중간 이런 짧은 숲길도 몇개 지나치고

 

사본 -IMG_20160812_202738.jpg

 

갑자기 차하나 안보이는 이런 으슥한 도로도 지나

 

오로지 랜턴 빛과 달빛에 의존한채 

 

달려드는 벌레들을 몸으로 맞아가며 무의식적으로 페달을 밟음

 

다행히 3번 국도라는 큰 도로를 타고 가서 그런지 결국엔 어떻게든 도심지에 도착하게 되더라

 

1DSC01341.jpg

 

이렇게 어둠을 뚫고 도심지의 불빛이 환하게 밝아 올때의 감정은 진짜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더라

 

그때의 시간을 보니 저녁 10시좀 넘었는데 첫날부터 13시간 넘게 강행군을 하고나니 진짜 온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어디든 좋으니 누워서 자고 싶더라

 

그렇게 중소도시격인 구로사키에역 근처에 도착한 나는 서둘러 구글 지도로 주위의 넷카페를 검색하고 제일 가까운 곳으로 향했다.

 

 

  IMG_0323.jpg

 

일본의 대표적인 넷카페 체인중 하나인

 

xx클럽이야 ㅋㅋ

 

아직까지 이거 어떻게 읽는지 모른다

 

물론 그이유가 일본 여행동안 한번도 여기에서 지내본적이 없어서임

 

첫끝발이 똥이라고 미리 준비해간 일본어 문장으로 그대로 따라서 읽었는데 직원이 처음에는 못알아 듣더니

 

결국에는 내가 일본내에 주소지가 없다고 이용을 못한다고 구글 번역기로 돌려서 친절하게 가르쳐주더라

 

그때는 정말 절망감이 밀려왔다

 

다리는 후들거리지 온몸은 땀으로 범벅되서 질척이지 큰마음먹고  시도했던 일본인과의 첫 대면이 이렇게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니

 

그냥 다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지 ㅋㅋ

 

그런데 인간이란게 간사한게 결국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불과 몇시간전까진 일본 편의점 한번 들어가지 못헀던 놈이 어느새 구글 지도 키고 다른 넷카페를 찾고 있더라

 

그리고 그리해서 찾게된 내 인생 첫번째 넷카페

 

2016-08-25 03;10;37.jpg

 

 

바로 구로사키옆 근처에 있는 GALA 넷카페

 

그리 크지 않은 소규모 넷카페였지만 여기서 만난 알바생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땀냄새 풀풀 풍기는 내가 앞에서 더듬 더듬 거리면서 말을 해도 끝까지 웃으면서 들어주고

 

샤워실 이용 방법이랑 무료 드링크 뽑아 먹는걸 직접 와서 가르쳐준 아주 친절한 알바생이야

 

지금도 거기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일본 여행갈 게이 있다면 그 카페에 이용하는걸 적극 추천한다

 

나쁜놈은 가지말고ㅋㅋ

 

처음에는 그냥 일본 알바생들이 다 친절한줄 알았는데 15일 여행동안 걔보다 친절한 알바생은 한번도 못봤고

 

나름대로 일본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도 알게됨

 

그리고 지역마다 사람들 특색이 있더라

 

도쿄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걸 느꼈는데 확실히 후쿠오카 근처의 사람들이 좀 친절한 편이었다

 

 

 

2086b598ccddcc6afb35cfa1311f2301.jpg

 

후 이렇게 별볼일 없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사투를 벌였던 2일차 여행기가 끝을 맺었네

 

늦은 시간에 여행기를 읽어준 게이들아 정말 고맙고 꿀잠 자라 이기야 ^(00)^

 

2일차 종료 (후쿠오카-구로사키역 42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