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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객실에서 꿀잠을 잤던 첫날과는 다르게

 

둘째날은 12시간이 넘는 강행군으로 녹초가 된 상황임에도 결코 깊은 잠에 빠져들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팔과 어깨를 뒤덮어가는 크고 작은 물집들 때문

 

생각 없이 반팔을 입고 반나절 동안 상체를 태양빛에 노출시킨 대가는 혹독했다

 

벌겋게 익어버린 어깨와 팔은 밤이 되자 더욱 상태가 심해졌고

 

살가죽 위로 차오르는 기분 나쁜 진물들은 조금의 스쳐짐에도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안겨줬다

 

자다가도 뒤척이면 깨고, 자세를 잡고 다시 자다가 움직이면 또 깨고

 

이전까지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겪었던 햇빛 화상과는 전혀 달랐다

 

일본의 자외선 지수가 높다는게 이런거구나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만더 빨리 긴팔로 갈아 입는건데

 

뒤늦은 후회를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자기 위해 억지로 두눈을 감을뿐

 

시간은 야속하리만큼 빠르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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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뜨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1,2시간은 제대로 잠을 잔듯해서 다행이다

 

서둘러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온 나는 처음으로 맞이하는 일본 도시의 아침에 다시금 꺼져가는 의지를 붙잡았다.

 

"그래 다시 시작해보자 까짓것 갈수있는데 까지만 가보는거다"

 

이제 더이상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라도 내 자신을 몰아붙여야 멍청한 인간이 페달이라도 제대로 밟을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등뒤로 멀어져 가는 넷카페를 한번 훌쩍 바라본 나는 가슴 가득 번져가는 만족감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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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를 맞추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구라사키 옆전이 앞에 나타났다

 

저녁엔 피곤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이는 역전을보니 더욱 의지가 솟아났다

 

자전거 여행도 그리 나쁘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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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기다리며 멈춰서 있었는데 건널목에 자전거 가게가 보였다

 

일본에 오기전엔 혹시나 자전거가 고장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혼자서 인터넷을 뒤지며 어설프게나마 수리법을 배웠는데

 

일본의 거리 곳곳마다 넘쳐나는 자전거 가게를 보자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걸 알게됐다

 

적어도 펑크가 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기하고 도망가기에는 명분도 설득력도 부족했다

 

"뭐라고 변명을 하지.."

 

솜털 같이 빈약한 나의 정신 상태가 언제즘이면 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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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의 방황을 교훈 삼아 이제부턴 무조건 큰길만을 따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소한 큰도로는 공사중이라고 길이 끊기거나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숲길로 이어지진 않는다

 

하나 둘씩 몸으로 습득해가는 지식이 자연스럽게 나의 경로를 맞춰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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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겹도록 본 이정표

 

24키로를 가면 Moji라는 도시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시모노세키는 대체 언제즘 나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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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시모노세키다

 

처음으로 이정표에 나타난 시모노세키 글귀에 가슴 가득 벅찬 감동이 번져갔다

 

"그래 할수 있다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하나 둘씩 맞춰져 나가는 퍼즐 조각은 성취감이라는 짜릿한 마약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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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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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차다

 

일본은 이런 소도시에도 뭔가 이것 저것 잡다한 것들이 많다

 

나도 언젠가는 여자친구가 생기면 놀이공원을 가봐야지

 

그 생각을 중딩때부터 했는데 10년이 넘도록 관람차 한번 타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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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계속 내 앞에서 얼쩡거리는거냐

 

괜시리 관람차를 보는 내 자신이 한심해져서 최대한 안보려고 했는데 힐끔 힐끔 바라보며

 

사진을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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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 코스터도 있네

 

나중에 여자친구 생기면 꼭 다시 올거다 그때까지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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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펄럭이는 일본 국기를 보니 확실히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놈의 흉물스러운 시뻘건 일장기

 

대한민국 만세다 짜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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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왜 다시 이정표에 후쿠오카가 적혀있을까?

 

분명 3번 국도를 타면 시모노세키로 가야하는데

 

다시 출발지인 후쿠오카로 돌아가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경찰 아재가 정신 없이 주위를 둘러보는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봤다

 

뭔가 잘못됐다

 

일단 경찰의 시야를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왔던길을 다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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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시퍼런 간판의 상점이 일본의 의류 체인점이다

 

도쿄까지 가다보니 일본에 있는 체인점 몇가지를 자연스럽게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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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에 멈춰서서 한참을 문제점을 찾아봤다

 

그리고 그 결과 길을 잘못 들었다는걸 알게됐다

 

답은 간단했지만 눈 앞의 현실은 막막했다

 

"아 그 내리막길을 다시 올라가야하는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니 등 뒤의 관람차가 나를 보며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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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만더.. 그래 조금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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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혔다

 

끔찍한 오르막길을 올라서고 숨을 돌릴새도 없이 나타는 거대한 장벽이 내 가슴에 묵직한 절망감을 안겨줬다

 

큰도로를 타고 가다 만나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어느 순간 자동차만 다닐수 있는 바이패스 도로로 이어지는 이런 구간이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

"아.. 젠장"

 

이젠 어디로 가야할까

 

입은 투덜거리고 있었지만 손은 빨랐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구글 지도를 보는 능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회로를 찾아 나서는 내 모습이 마치 길 잃은 야생동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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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길이야 이렇게 또 찾으면 되는거다

 

이젠 우회로 찾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바짝 메말라가는 입술의 감촉에 넷카페를 나서며 받아온 프리 드링크를 한사발 들이켰다

 

하지만 뱃가죽 안에서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는 또 다른 뭔가를 바라고 있었다

 

"초코파이 하나 먹고 시작하자"

 

입맛을 다시며 초코파이 하나를 먹어치운 나는 눈 앞에 펼쳐지는 길을 향해 다시 페달을 밟았다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초코파이만큼이나 내가 지나온 루트도 길어진다

 

상당히 훌륭한 가성비지 않은가

 

무엇보다 초코파이는 맛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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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늘어나는 행인들을 바라보며 슬쩍 슬쩍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정말 눈치가 빠르다

 

내가 그들을 관찰하면 그들도 나를 바라본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아침밥을 먹었을까

 

나도 아침밥 잘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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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걸리적 거리는 밀짚모자를 과감하게 버렸다

 

저것때문에 첫날부터 가다가 멈춰서고를 수없이 반복했는데 이제서야 버리는 내 자신도 참 미련하다

 

그놈의 단돈 6천원이 뭐라고..

 

부실한 킥스탠드 탓에 자전거를 멈춰 세우는것도 고역이었던 난 한가지 사라진 장애물에 상당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아 이런게 바로 결단에서 오는 결과물인가

 

작은 결단이지만 스스로 내린 첫 결정에 상당히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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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도촬한게 아니다 저 꼬꼬마 초딩이 내가 지나가는데

 

"오하요!!" 하길래 그만 나도 "오..오하요!!" 하고 말았다

 

일본 초딩들은 생각보다 착하고 당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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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본 쪽본의 자동차

 

여기도 똑같이 119를 쓰나보다

 

누군가가 "조선인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렇게 신고하면 저런게 날 쫓아올까

 

아 그건 112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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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엔 이런 소규모 종교 단체들이 엄청 많다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십자가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예수도 쪽본 원숭이들은 싫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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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도로를 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안정됐다

 

다른건 몰라도 일본의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근데 주택들을 보면 알겠지만 하나같이 창문들이 막혀 있다

 

밖에서 내부를 절대 볼수 없는 구조 ㅎㅎ

 

저안에서 섹스하고 있겠지?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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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도 많고 냇가도 많고

 

그냥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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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로로 가다보니 다시 이렇게 3번 국도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게 우회로를 타는 정석적인 코스구나

 

우회로를 탈땐 꼭 도심지를 낀 길을 택하자 그래야 갑자기 자동차 도로가 나타나거나

 

길이 사라지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심지엔 인도가 있어서 자전거 타기가 한층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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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득 먹구름이 하나 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히 오늘은 햇빛에 고생하지 않아도 됐다

 

비라도 한바탕 쏟아져서 열기로 후끈거리는 몸을 적셔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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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보니 벌써 정오가 다되어 갔다

 

시모노세키까진 불과 21km

 

이젠 확실히 시모노세키가 사정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ㅎㅎ 나도 할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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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나타난 관람차

 

밤되면 조명도 이쁘게 들어오겠지?

 

그리고 옆에 있는 abc마트

 

울나라에서만 보던 abc마트를 여기서도보니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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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국답게 가는 길마다 항상 철길이 보였다

 

뭐 칠길을 따라서 가는게 가장 편한 루트라는걸 자연스럽게 알게됐지만

 

방구석에 있다가 밖에 나오는 흔한 철도도 마냥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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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3번 루트

 

열심히 달린다 이렇게 뭔가 딱딱 들어 맞을땐 절로 페달을 밟는 힘이 강해진다

 

그런데 저기 보이는 아재가 나를 보더니 뭐라고 막 화를 내시더라

 

아마 내가 양보 안해줘서 그런듯

 

화를 내는 일본 사람을 처음으로 만났던 순간

 

화좀 내지 마소 아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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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을 달리다 처음으로 본 십자가

 

일본은 정말 기독교가 흔치 않다

 

그런데 왠지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다

 

진짜 비라도 한바탕 쏟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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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까마득히 멀어진 교회

 

공장단지 중심에 교회가 있다니..

 

참 예수도 벌어먹고 살기 힘들구나

 

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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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또 교회가 나타났다

 

진짜 일본 여행하면서 하루에 교회를 두번본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혹시 예수가 날 좋아하나?

 

고백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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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보게된 터널길

 

짧은 터널이지만 보행로가 잘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저길의 너머로 시모노세키로 건너가는 다리가 이어진다

 

이때 시간이 대략 오후 2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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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익숙한 바다다

 

그리고 신기하게 생긴 타워도 찰칵

 

헤헤 점점 시모노세키와 가까워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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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다!!

 

저곳이 바로 시모노세키다!! 조선인이 시모노세키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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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더니 그 사이로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깨와 팔가죽을 타고 전해지는 통증이 찌릿찌릿 신경을 자극했다.

 

어째 갈수록 상태가 더 심해진다

 

이시점에 잔뜩 겁을 집어먹은 나는 반바지도 벗어던지고 쫄쫄이 긴바지를 입었다

 

그나마 피부가 두꺼운 탓인지 다리는 약간 쓰리기만 할뿐 아직 물집이 잡히거나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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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다리의 지척까지 오게 됐다

 

숨을 돌리고 바다를 바라보니 마냥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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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 밑으로 후쿠오카에서 시모노세키로 이어지는 지하도가 존재한다

 

다행히 이번에는 구글지도 정확하게 알려줘서 이상한 길로 안빠지고 제대로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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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로 들어가기전에 마지막 한컷

 

ㅋㅋ 진짜 다리 사진만 50장 넘게 찍었더라

 

누가 히키코모리 아니랄까봐 진짜 별것도 아닌거에 혼자 흥분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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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지하도로 들어가는 입구다

 

저기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면 지하도가 나타난다

 

ㅎㅎ 엘리베이터가 상당히 넓어서 편하게 내려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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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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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1km 남짓이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자전거를 끌고가야해서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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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를 건너 밖으로 나오는 후덥지근한 열기가 전신을 덮쳐왔다

 

먹구름이 다시 끼기 시작하는 걸로 봐선 곧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질듯했다

 

아 그리고 지하도를 지나가는대 20엔의 수수료가 들어간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올때 한 노인분이 와서 돈달라고 하더라

 

신기한건 내가 외국인인거 단번에 알아보고

 

"투엔티 투엔티" 그러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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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넜다고 시모노세키로 다온건 아니다

 

이런 산길을 다시 올라가야하는데 진짜 가파르다..

 

이건 중간즘 올라와서 찍은건데 진짜 기어를 치대로 낮추고 한참을 올라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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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꼭대기까지 이어진 자동차 도로

 

모지코 이름이 꼭 일본 아줌마 이름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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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분위기 있더라

 

난 이런 흐린날이 좋더라 어릴때부터 비오는 날이 가장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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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다 나에겐 세상이 엨읔

중2병 ㅈㅅ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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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르막길에 대한 보상인듯 시원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차도 안다니고 한적한 도로로 속도좀 내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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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드디어 선거 벽보가 바꼇다 정말로 다른 지역으로 넘어왔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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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정표에도 시모노세키 대신 히로시마가 쓰여있다

 

또 다른 목표지가 생겼다

 

한발 한발 이렇게 나아가면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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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시원해서 좋다

 

한팔 벌리고 자신감 있게 내리막길 달려봤다

 

이래서 찐따는 맞아야 정신 차린다 안자빠진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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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먹게 된 빵과 콜라

 

ㅎㅎ 배고픔 앞에선 장사 없더라

 

마트 앞에서 근 10분간을 서성이다 심호흡 하고 들어갔다

 

도시락,반찬,과자 먹을게 천지다

 

이렇게 먹을게 가까이 있는데 지금까지 뭔 개고생을 한걸까

 

하나 둘씩 발전하는 히키코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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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시원하게 달렸지만

 

진짜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그 기세에 결국 굴다리 밑으로 피신했다

 

빗소리를 들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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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빗물 떨어지는거 보이지? 진짜 장난 아니었다 ㅎㅎ

 

쪽본은 소나기도 억측같이 내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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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 자전거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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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도 멎었고 체력도 보충했겠다

 

다시 열심히 달렸다

 

한낮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빗물로 질척이는 아스팔트가 여전히 뜨거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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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트들은 이렇게 분홍색깔이 많다

 

뭔가 주부들이 좋아하는 취향인듯 ㅎㅎ

 

마트만 보면 이젠 절로 힘이 솟는다 적어도 나에게 일본에서 의지할 곳이 하나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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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어디로 이어질까

 

뭐 어디든 히로시마만 도착하면 된다 이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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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본 아베 포스터

 

마 뭘쳐다보노!! 한대 맞을래?

 

헤헤 앞에선 끽소리도 못하지만 뒤에선 한없이 강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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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터널도 익숙하다

 

장하다 베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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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진짜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

 

신기해서 찰칵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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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호흡 맞추며 착착 올리더라 대단하다 이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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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맞이한 2번 국도

 

이길이 일본의 대표적인 자전거 여행 루트다

 

이길 끝에는 1번도로가 있고 1번도로의 끝은 도쿄 ㅎㅎ

 

슬슬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히로시마까진 아직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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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농촌 풍경이 멋져서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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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렇게 길이 끊기며 자동차 도로로 이어진다

 

우회로를 찾는건 이젠 어렵지 않다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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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들어서게된 190번 국도

 

이길은 농촌을 쭉 관통하는 길이다

 

시골 마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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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2번 국도로 합류하게 되고 열심히 앞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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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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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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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이 끊겨서 이렇게 비포장 흙길도 지나가게 됐다

 

이젠 작은길도 큰틀에서 다 훑어보며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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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이 나온다는건 좋은 징조다

 

중심 루트를 제대로 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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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그리고 여기서 앞서 오타쿠 게이가 갔다던 숲길 우회로를 들어가게 된다

 

저기 위로 올라가는게 유일한 우회로다

 

다른 길로 가려면 거의 3,4배의 길을 한참 돌아서 가야한다 정말 어쩔수 없이 이길을 통과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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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구글 지도엔 길이 끊겨 있었지만 오타쿠게이의 말대로 앞으로 나가니 정말로 길이 나왔다 ㅋㅋ

 

이때가 한참 해가 지고 어둑해지던때로 등골이 오싹하더라 그래도 이젠 험한 길도 익숙해져서 포기하지 않고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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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차도가 나타났다

 

진짜 반갑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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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상태가 영별로다.. 날도 어두워지는데 트럭도 많고

 

저길 너머로 끝없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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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쩌겠냐 2번루트가 이길뿐이다

 

무조건 밟는다

 

달려라 베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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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내리막길을 질주하다보니 어느새 한적한 시골마을로 들어서게 됐다

 

진짜 저구간 위험하다 게이들 참고해라 내리막길 내려가다 자빠질뻔했는데 식겁했다

 

그런데 저길 밖에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가라고도 말을 못하겠다 ㅋㅋ

 

시골마을 입구에 있는 폐가를 바라보며 짐을 풀고 한숨 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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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ㅋㅋ

 

슈크림이 꽉 차있어서 진짜 달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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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번진거 미안하다

 

잠깐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더라

 

진짜 산중의 밤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이시점에 서둘러 구글 지도를 켜서 주위 넷카페를 확인해 봤다

 

근데 제일 가까운 곳이 약 10키로 떨어진 오즈키라는 시골 마을에 있는 넷카페더라 ㅋㅋ

 

그것도 딱 하나

 

혹시 폐업이라도 했으면 그냥 노숙을 해야할 처지였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지 또 야간라이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절망감에 절로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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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별수 있냐

 

ㅅㅂ 달리는거다 10키로의 산길이니 대략 2시간 거리

 

진짜 미친듯이 밟았다

 

궁지에 몰리면 사람이 피곤한것도 못느끼게 되더라 이날 먹은건 고작 빵 몇개가 전부였지만 마치 불꽃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처럼 그렇게 페달을 밟았다

 

으슥한 굴다리 지나가면서 거미줄칠도 해보고

 

달빛도 하나 안들어오는 산길도 넘고

 

그렇게 최대한 조심하며 밟다보니 저기 멀리서 시골 마을의 불빛이 보이더라

 

진짜 그때의 기분은 지금도 뭐라고 말로 표현 못하겠다 ㅎㅎ

 

시간을 확인 해보니 대략 10시

 

아침 7시부터 페달을 밟았으니 거의 15시간의 강행군 ㅋㅋ

 

진짜 어떻게 그렇게 악바리 근성으로 자전거를 탔는지 모르겠지만

 

결국엔 목표하는 도착지에 도착했고

 

또 어찌저찌해서 마트에서 먹을 것도 사고 세수도 해서 땀좀 씻어낸 후에

 

넷카페에 도착했다

 

다행히 폐업 하지 않았고 생긴지도 얼마 안된 곳이라 시설도 엄청 깔끔하더라

 

그리고 이젠 제법 자신감 있는 몸짓 손짓으로 알바생에게 내 처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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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키에 있는 이름 모르는 넷카페 알바생아 정말 고맙다

 

땀범벅인 내손에 있던 펜 들고가서

 

친절하게 회원 카드 쓰는거 도와준거 지금도 감동이다..

 

세상엔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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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느날도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3일차 (구로사키역-오즈키 4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