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兵士氣增進 對軍信賴造成
사진은 제3군사령부 군악대 연주병으로 복무했던 탤런트 정경호(출처 : HIM)
1. 배경음악 : 「위대한 전진」(황문규 작곡, 해군본부 군악대 연주)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zmhS6
2. 인증
3. 목차
1. 배경음악
2. 인증
3. 목차
4. 머리말
5. 본문
가. 편제
1) 장교
2) 준사관
3) 부사관
가) 지휘담당관
나) 교육담당관
다) 연주담당관
나. 병영 생활
1) 계급
가) 훈련병
나) 이등병
다) 일등병
라) 상등병
마) 병장
2) 악기
가) 목관악기
(1) 클라리넷
(2) 플루트
(3) 피콜로
(4) 색소폰
나) 금관악기
(1) 트럼펫
(2) 트롬본
(3) 유포니움
(4) 튜바
(5) 수자폰
다) 타악기
(1) 심벌즈
(2) 대고
(3) 스네어
3) 계
가) 군장계
나) 보급계
다) 악기계
라) 악보계
마) 이발계
바) 행정계
사) CP
다. 행사 지원
1) 복장
가) 행사복
나) 전투복
2) 제식
3) 행사 유형
가)대내 행사
(1) 국기 게양식
(2) 부대 방문 행사
(3) 이취임식
(4) 입영 문화 행사 및 신병 수료식, 전문하사 수료식
(5) 유해발굴개토식 및 참전용사 영결식
(6) 미군 행사
(7) 동원훈련 입소식
나) 대외 행사
(1) 축제·대회·기념일
(2) 종교 행사
4) 행사 소요곡
가) 의식곡
나) 행진곡
다) 군가
라) 영결식 소요곡
마) 기념식/단체가
바) 불교 행사 소요곡
사) 미군 행사 소요곡
아) 비고
라. 썰
6. 맺음말
7. 같이 보기
4. 머리말
해병대 제2사단 군악대 시절의, 가수 오종혁
수색대로 보직변경해서 열심히 복무하고 전역(출처 : HIM)
인사, 소개, 동기, 주제. 바쁜 게이는 중간중간에 박스되어 있는 요약만 읽기. 미필을 위한 사족이 많음. 신상털이 무서워서 개인 정보 세탁. 미안. |
안녕? 일게이들아. 난 모 사단 군악대에서 복무했던 예비역이야.
일베에 이따금 병과 정보글이 올라오는데 군악에 대한 글은 없더라고.
짤게에 검색해보니 어떤 게이가 2월 초까지 꾸준히 재업하다가 그만뒀고. 해서,
이 새끼들이! 내가 직접 나서겠다.
사단 군악대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걸 알려주려고 해.
당연히 스압글이겠지? 근데 제목에 아무 것도 안 붙여서 미안해. 내가 깔끔한 걸 좋아해서.
그리고 소주제마다 선요약을 박스처리 해 놨으니 바쁜 게이들은 그것들만 읽으면 돼.
또 미필들을 위해 여러 사족을 덕지덕지 발라놨으니 참고해.
참, 본론에 들어가서 설명하겠지만 군악대는 좁디 좁은 세계라서
군번, 나이, 학력 등 내 정보에 관련된 웬만한 건 다 세탁할 거야.
선후임 동기들한테 들었던 썰도 내가 본 것 마냥, 내가 겪고 본 썰도 카더라 식으로.
그렇다고 글의 진정성에 크게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거야. 양해를 바랄게.
아마 눈치 있는 예비역 게이들은 사단 정도는 짐작할 걸?
어쨌든 그럼, 시작할게.
5. 본문
가. 편제
A/B/C급 군악대 중 최하, C급인 사단 군악대. 본부대 소속. 우리 사단은 걔네들 걍 아저씨 취급했음. 군악대장>악장(행보관)>교육관(소대장)>연주관(부소대장)>연주병 |
분열중인 육군제3사관학교 군악대와 생도(출처 : 어울림)
군악대는 흔히 말하길 A/B/C급으로 나뉜다고 해.
A급은 국방부 및 각 군본부(육군본부·해군본부·공군본부),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육군사관학교(육사) 등.
B급은 각 군사령부(제1군사령부·제2작전사령부·제3군사령부), 육군제3사관학교(3사) 등.
C급은 특수전사령부(특전사), 각 사단(제1보병사단, 제5보병사단…) 등.
그 중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소위 C급인 사단 군악대인 것이지.
♪사족 : 육군 편제
군사령부(혹은 작전사령부) > 군단 > 사단 > 연대(혹은 여단) > 대대 > 중대 > 소대 > 분대
작전사령부는 전시 단독 작전 수행 가능
보통 보병사단 밑엔 연대. 기계화 또는 기갑사단 밑엔 여단. 독립적 전투 수행이 가능하면 여단. 간단하게, 여단이 연대보다 좀 더 크다고 보면 돼.
저렇게 죽 늘어놓고 보니 으리으리하지?
그러니까, 너보다 먼저 들어가서 운전하고 있는 네 친구도 정식으론
대한민국 육군 제0군사령부 0보병사단 정비대대 수송중대 0분대장 홍길동이란 거야. 그냥 군바리가 아니고.
근무지원단(근지단) 소속인 군사령부 군악대와는 달리, 사단 군악대는 본부근무대(본부대) 소속이야.
그래서 행정적으로 직속상관이 본부대장이고, 본부대 병사들이랑 선후임관계인데
우리 사단은 이게 참 애매한게, 본부대랑 막사를 따로 썼단 말야.
그래서 그냥 본부대는 아저씨. 군악대원 스무 몇 명이랑만 선후임 관계를 가져.
내가 위에서 좁은 세계라고 한 거, 이제 느껴져?
게다가 편제상으론 사단 > 본부대 > 군악대인데, 행사 등에 관련된 임무는 또 부관참모부(부관부)에서 주관한다?
그래서 실질적으론 본부대장보다 참모장이랑 부관참모 눈치를 더 봐.
좀 어렵게 써놨는데, 다시 말하면 형식적으로는 사단>본부대>군악대. 실질적으로는 사단>부관부>군악대.
직할대는 직할대니까 대대급인 거 같고, 근데 인원 수로 보나 본부대 소속인 거로 보나 중대급 같기도 하고.
또 사단장 행사할 때 졸래졸래 따라다니니까 사단장 직속 부대인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사단 군악대의 행정적인 위치는 참 애매해. 뭐, 덕분에 실보다는 득보는 일이 더 많지만.
♪사족 : 참모부
나라에는 여러가지 일을 결정하고 지시를 하기 위해 각 정부 부처가 있지?
그런 것처럼 군대 내에도 작전 회의와 지시를 담당하는 중심조직이 있는데, 그게 본부(HQ : Head Quarter)야.
그래, 너희들이 익히 아는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 합동참모본부할 때 그 본부.
그리고 아까 설명한, 그 밑의 편제들에도 그러한 기관이 있어야겠지? 아까 말한 순서처럼, 군사령부 본부, 사단 본부, 연대 본부…가 있지.
그럼 참모부는 뭐냐하니, 조선 시대 의정부 밑에 이·호·예·병·형·공의 6조가 있는 것처럼 본부 밑으로 각기 역할을 나눈 부서인 거야.
인사참모부, 정보참모부, 정훈참모부… 각 부서의 우두머리가 참모고(인사참모, 정보참모…)그 참모들의 우두머리가 참모장인 거지.
♪사족 : 직할대
다시, 앞서 설명한 편제에서 사단 밑에 연대나 여단이 있댔지?
근데 사단 예하 연대나 여단에도 부대가 있지만 사단 본부 자체에도 여러 부대가 있어야 일이 될 거 아냐.
그렇게, 사단 자체에 속한 부대를 직할대라고 해.
정확하게는 사단이 직접 지휘 및 관할하는 독립부대인 거지(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그리고 직할대는 개념일 뿐이지 단위가 아니기에 소속을 나타낼 때 표시하진 않아.
예를 들면, 0사단 00연대에 있는 기동대대는 말 그대로 0사단 00연대 기동대대지만,
0사단 직할대인 기동대대는 그냥 0사단 기동대대인 거지, 0사단 직할대 기동대대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는 거야.
1) 장교 : 군악대장
군악대 장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군악대장이지.
사단 군악대장은 중위에서 소령 정도가 담당해.
음대 출신 소위가 보병 등 다른 병과에서 열심히 구르다가 중위 달고 시험 치르고 보직 변경을 명받는다고 카더라. 다 그러는 건 아니고.
다른 직할대장과 마찬가지로 군악대 지휘에 관한 권 일체를 담당하고 있지. 그리고 행사 지원 시 지휘를 담당하는데-
솔직히, 대군 행사 시 군악대장의 지휘는 일종의 제식에 가까운 거야.
생각해 봐. 사단장님이 입장하고 계신데, 마치 카라얀이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지휘하듯 엄숙한 표정을 짓고 폭풍간지의 힘찬 지휘를 한다면 어떨까?
…그냥 손만 좌상 45도 각도로 까딱, 까딱 하는 게 다야. 쉽지? 우리 모두 군악대장의 소질이 있어.
주로 큰 행사에만 참석해. 사단장 주관이거나, 높으신 분들 부대 초청 행사나, 현충원 행사나. 여단장 이취임식이나 축제 같은 자잘한 행사는 부사관에게 일임하지.
다른 장교에 대해서는 패스. 모른다.
참고로 위에서 말했지만, 행사에 관한 업무는 부관부에서 주관하는 거야.
그러니까 치킨집 개업해서 기념으로 군악대를 부르고 싶은 게이는 군악대 행정반이나 군악대장 폰으로가 아니라 사단 부관부 상전행정장교에게 연락할 것.
붉은색 행사복을 입는 부사관이나 병과 다르게 장교의 옷은 흑색(동계)/백색(하계)이야.
특히 여름에 키 크고 어깨 넓은 대장이 쫙 차려입고 백구두까지 신어주면 부왘!
2) 준사관
있긴 있을 텐데 못 봤어. 있겠지.
3) 부사관
가) 지휘담당관
이건 정식명칭이고, 그냥 악장이라고 불러.
다른 부대의 행정보급관(행보관) 포지션. 휴가나 작업 등 부대의 전반적인 모든 실무가 이 사람의 손에서 나오지.
그만큼 업무량도 많아. 물론 그 일은 모두 행정계원과 교육관이 대신 하겠다만.
보통은 상사야.
참고로 육군 군악대에는 원사 보직이 네 자리 밖에 없대. 한 원사가 전역하면 그 밑에 최고참이 진급하는 식이라서
까딱하다간 원사도 못 달고 전역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행사 지원 시, 행진 및 분열 지휘를 담당해. 아까 3사 분열 사진을 보면 검은 제복의 대장은 옆에서 따라 걷고 있고 앞에는 붉은 옷 입은 사람이 있지?
들고 있는 걸 설명하자면- 보통의 지휘는 대원들을 바라보고 하지만, 그렇다고 뒷걸음질로 행진할 순 없잖아?
그래서 콘탁이라는 가늘고 긴 행진용 지휘봉을 사용해.
우리 대장님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출처 : 공군 공감)
저걸 들었다 내렸다 하며 박자를 맞추는 거지.
왼손은 허리에, 오른손은 콘탁을 하늘방향으로 잡고 눈앞에 척! 허리춤에 척!
고급스럽게 제작된 건 엄청 무거워. 재료도 속이 꽉찬 나무인데다가 끝엔 쇠장식까지 붙었고.
그냥 들면 가볍다만, 저걸 힘차게(군대는, 게다가 군악대는 각! 각이 중요하지) 들었다 놨다 한다고 생각해 봐.
콘탁은… 아무리 찾아봐도 어느 나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대충 독일어로 '지휘'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거 같긴 한데, 사전에 그 뜻은 없고.
군악 용어에 그런 게 좀 많아. 아무래도 일본에서 들여온 서양 음악이다보니 그렇지 않겠어.
♪사족 : 악장
한자로는 樂長. 영어로는 Concert Master.
옛날 악단엔 지휘자가 없었는데, 박자 맞추는 게 규모가 작을 땐 어느 정도 커버가 됐지만 규모가 커지니 산으로 가 버리는 거야.
그래서 제일 권위있는 제1바이올린 수석 연주자가 연주하다가 손 들어서 한 번씩 박자 맞춰주는 걸 하다 보니 그게 지휘법으로 발전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무튼, 그 때 그 권위자를 악장이라고 했대. 말 그대로 악단의 장.
그래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가 보통 악장을 맡지.
나)교육담당관
교육관이라 줄여 불러.
선요약에 소대장 포지션이라고 적어놓긴 했는데… 확 와닿진 않는다. 계급으로는 중사 정도.
위에서도 말했지만, 군악대 악장을 맡을 정도면 짬이 꽤 되는 상사란 말야. 교육관이랑 상대가 안 되지.
그래서 악장이 많이 부려 먹어. 짬 먹다보니 건강도 쇠해져서, 행사도 대신 시키고.
행사 때 지휘 비율이 대충 대장:악장:교육관=2:1:7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가장 큰 역할은, 우리가 편제가 애매해서 보급품이 잘 안 들어오거든? 그 때 타부대에 이빨 까서 이것 저것 잘 얻어오는 거.
부대의 궂은 일을 알게 모르게 많이 한다.
다) 연주담당관
마찬가지로 연주관이라 줄여 불러.
아마도 군악 병과로 부사관 임관하고 제일 먼저 받는 직위일텐데, 선임이 전문하사 다는 걸로 봤어.
포지션은 부소대장이라 써놨다만 그냥 내 나름의 표시일 뿐이야. 실은 분대장 정도인데 지휘권도 안 갖고 있고, 특정 분대에 소속되어있지도 않고 해서.
여담으로, 군 간부 중에 꿀보직 중 하나가 사단 군악대 전문하사인 것 같아.
폰게임하다가 행사 때 되면 옷 챙겨서 갔다 오고. 연습도 안 해요(하긴, 잘 하니까). 선임도 세 명 밖에 없겠다. 아, 물론 부대 생활 시설 등 추가 사항은 노코멘트.
참, 군악이라고 전문하사 훈련 때 열외하고 그런 거 없다. 독도법 등등 다 배우긴 배운다. 쓸 일이 없어서 그렇지.
어떨 땐 챙겨주는 큰형 같은데, 어쩔 수 없는 간부. 병사 출신이라도 결정적인 순간엔 간부 편들더라.
모든 연주관이 전문하사인 건 아냐. 교육관이랑 악장이 맨 처음 군생활 시작할 때 분명 연주관이었을 거라고. 전문하사는 한 방법일 뿐이고. 오케이?
참고로 타악기로 군악대 간부를 정식으로 지원하려면 고생 좀 해야함. 드럼 세트는 기본이고, 마림바, 팀파니 등등도 배워야 함.
♪사족 : 전문하사
일병부터 병장까지 신청할 수 있음. 물론 신청한다고 바로 간부로 임관하는 게 아니고.
신청만 할 수 있다 그거지. 네가 일병 때 신청했다고 다음날 하사 달고 네 선임이었던 상병 갈굴 수 있는 게 아님.
신청하고 병 생활 하다가 병장 때 전문하사 훈련소에 입소하고, 네가 원래 병사로 전역하기로 되어있던 날에 맞춰 임관해.
의무복무기간은 6개월. 이후엔 단기하사로 전환하고 중사 상사 쭉쭉 진급 가능^^인데
군악은 그딴 거 없음.
전문하사 달고 최장 기간인 1년 6개월까지 해서 하사 4호봉으로 전역하던가 일찍 전역하고 육군부사관학교 등으로 가던가.
그리고 옛날에는 군악 병과로 전문하사 임관이 가능했는데, 요즘에는 보병 병과 전문하사로 임관하고 나서 다시 군악으로 보직 변경을 받아야된다 카더라.
추가로 행보관이나 보급관 등등도 타부대엔 있는데 우린 없어서 패스.
병의 행사복은 차이나 칼라인데 반해 부사관의 행사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양복 칼라 같은 거야. 거기에 흑색 넥타이를 매.
4) 병 : 연주병
사단 군악대의 모든 병사는 연주병이야. 마술병, 행정병 등이 존재하긴 하지만 서류상으로, 공식적으로는 모두 연주병의 주특기 번호를 받아.
상급부대는 행정병이나 운전병까지 있긴 있더라. 우리는 매번 정비대에서 지원받는데.
- 3121 목관악기 연주병
-
3122 금관악기 연주병
-
3123 타악기 연주병
-
3124 현악기 연주병
-
3125 국악기 연주병
총원은 보통 25~26명 정도. 적게는 열여덟 명까지 내려간 적도 있어. 선발인원 수에 따라 들쭉날쭉하기 때문이지.
5~7명씩 4개 분대로 구성되었고, 신막사라서 한 분대가 한 생활관을 썼어.
분대의 전술적 의미는 없어. 그냥 온 순서대로 1→2→3→5생활관으로 배정되는 거지 뭐.
요즘에 계급별 생활관이니 뭐니 말이 많은데 그건 안 물어봐서 잘 모르겠다.
나. 병영 생활
지금부터는 내 군생활을 중점으로 썰 식으로 얘기를 풀어볼게.
1) 계급
가) 훈련병
익히 아는 것처럼 사회에서 지원해서 군악대 가는 방법만 있는 건 아니다 사단 군악대는 훈련소 내에서 자충한다. 사지 멀쩡하고 음악에 조예가 있다면 지원해보자 |
나는 어릴 때부터 취미로 악기를 배웠어.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전공은 꿈도 못 꿨고.
실력도 나빠서 군악대 지원은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일반 보병으로나 가야겠다- 해서 갔어.
입소식이 끝나고 조사를 하는데, 사회에서 음악 전공을 하거나 교육을 받은 사람 있으면 손을 들으래. "0번 훈련병 홍! 길! 동!"
근데 놀랐던 게, 그 3백여 명 중에 나 혼자만 손을 들더라.
내가 기독게이라서, 교회 가면 개나 소나 피아노 뚱땅거리는 걸 보고 자랐는데 1/300이 되었다고 하니 뭔가 이상했음.
어쨌든 그래서 군악대 지원 서약서를 쓰게 되었어.
- 군악 임무 특성상 장시간 서 있거나 행진 등을 수행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행할 정도로 건강한가?
- 군악대에 전입하게 되면 관악기 및 타악기를 연주해야하는 데 이에 동의하는가?
- 자신이 전공하거나 교육받은 악기와 그 경력을 쓰시오.
얼떨결에 쓰긴 했지만, 그래도 가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성실하게 썼어.
한두 군데 장애 있는 우리 일게이들이 저거 읽고 지레 겁먹고 포기할까봐 말하자면, 음악 좀 배우고 건강하면 누구나 가능해.
그리고 의식병이니까 의장대처럼 키가 클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거 없다. 후임 중에 165cm인 애도 있었어.
정리하면, 중학교 이상의 음악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이해하고, 가만히 서 있거나 바르게 걷는 데에 이상이 없으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해.
작곡 전공 4명
피아노 전공 2명
드럼 전공 2명
일렉기타 전공 2명
보컬 및 성악 전공 3명
플룻, 클라리넷 등 취미 3명
교회 드럼 2명
동네 피아노 학원 3명
노래방에서 노래 쫌 함 1명
구라 1명
대충 생각나는 애들 써본 게 이 정도. 희한하게 작곡 전공이 비교적 많았고
과연 내 생각대로 교회다니는 애들 많았다. 절반, 뻥 조금 보태면 2/3정도? 목사님 아들도 4명이나 있었고.
노래방은 성악 시키려고 뽑았는데 그닥. 악보도 못 보고. 그래도 매사에 열심히 하더라.
구라는, 이 씹새. 기타 오래 쳤다고 지원서에 써서 뽑아놨더니만 그런 거 없음. 양심 종범인 새끼. 나중에 희대의 개새끼가 되었음.
그리고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 훈련병 생활하다가 면담을 한 번 와.
나는 사격장에서 PRI하고 있는데 소대장이 불러서 갔더니, 대위랑 원사가 떡! 받들어 총, 충성!
그냥 얼굴 한 번 보고, 키 몇 인지 물어보고, 아픈 데 없는 지 물어보고, 군생활 잘 하게 생겼네 칭찬해주고, 끝.
요새는 악기도 들고 가서 한 번 불어보라한다 카더라.
면담 후에도 훈련병 생활. 사실 자대배치까지 아무 언질이 없어서 똥줄 탔다.
자대배치 때 직할대 00악기 연주병이라고 뜨는데, 주특기번호는 의미가 없어. 네가 타악을 받아도 가서 트럼펫 배울 수도 있는 거고.
배출 전날 생활관 동기들끼리 연락처 나누고 전역일에 어디 역에서 몇 시 몇 분에 만나자^^ 하던 애들 있는데 진짜 만났는 지 모르겠다. 훈련소 전우애ㅋㅋ
배출일엔 다른 지방이나 야전수송교육대에 버스타고 가는 애들 배웅하고 맨 나중에 레토나 타고 본부대로 갔어.
나) 이등병
이등병이 해야할 일 : 3개월만 고생하고 15개월 편하게 지내자. 전달이 가장 중요 책임이 없다. 시키는 대로만 입 닥치고 하자 선임들도 처음엔 로보트였다. 부끄러워 말고 빨리 익히자. |
본부대 아저씨들 착하더라. 아저씨 개념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각 풀으래서, 첨엔 장난인 줄 알고 버티다가 나중엔 아주 그냥 드러누워서 TV보고 놀음.
담날 오전에 본부대장한테 본부대장실에서 간단하게 신고하고, 총기 수여식 하고, 군악대 선임병 따라 군악대 막사로 걸어갔어.
나는 우리 부대가 참 선진병영이라고 생각하는 게, 가자마자 제일 먼저 각 풀으라고, 관등성명 하지 마라고 교육시켜주더라는 거.
민방위 게이들이 입에 거품물고 쓰러질까봐 설명하면 각 잡는 건 흔히 생각하는 이등병 자세 - 허리 펴고 앉아서 팔 펴서 주먹 쥔 손을 무릎에 대는 거.
각 풀라고 다리 꼬고 팔 턱에 괴고 모로 누워서 TV보라는 게 아니고, 편하게 생활하라는 거. 여기도 사람 사는 데니까.
관등성명은 간부가 부르거나 건드렸을 땐 힘차게 복창하되, 병사 상호간에는 하지 않아.
선임이 부르면 그냥 '예' 하면 됨. '예, 알겠습니다.", "이병 홍! 길! 동! 예, 알겠습니다."같이 쓸데없이 군더더기 주렁주렁 달지 말고.
저렇게 살다 보니까 타부대 애들 생활하는 게 되려 이상하게 보임. 헌병대는 대답을 "그렇습니다."로 하더구만.
그리고 군악대장실에서 대장이랑 1:1 면담을 했어. 대장이 "악기 뭐 불고 싶냐?"라고 하길래 당연히 이등병의 패기로 "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지.
저녁 점호 시간에는, 당직사관한테 양해를 구하고 우리병사끼리 신고식을 가졌어.
간단한 자기소개 "누나가 있습니다!" : 안 예뻐서 Fail.
개인기 : 춤을 췄다. 결과는… 말을 말자.
뽑기 : "여기서 제일 찐따처럼 생긴 사람. 이 새끼랑은 내가 싸워도 충분히 이긴다. 좆밥- 아니, 좆호구처럼 보인다." : 놀랍게도, 진짜 뒤끝이 없었다. 선진병영 만만세.
박수, 취침.
다음날 전입신고 및 악기 수여식을 가졌어.
"충! 성!
신! 고! 합니다! 이병! 홍! 길! 동은 0000년 0월 0일 사단 보충대에서 군악대로의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 고! 합니다!
충! 성!
이병! 홍! 길! 동! 악기번호 000000! 열심히 하겠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욕 봤다. 수양록을 성실히 쓴 게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본부대에 들렀다 왔는데 그 얘긴 신고 멘트에 왜 없는지 지금도 미스테리.
그럼 이 쯤에서, 연주병의 일과를 가상의 시간표로 파헤쳐보자.
06:00 기상
06:10 아침 점호
06:40 조식
08:00 오전 일과 : 주특기 훈련
08:00 ~ 08:45 롱톤
08:45 ~ 09:00 휴식
이하 점심시간까지 45분 연습, 15분 휴식
11:40 중식
13:00 오후 일과
13:00 ~ 15:00 행사 지원
15:00 ~ 17:00 행사복 정비 및 휴식
17:00 일과 끝
17:20 석식
19:30 ~ 21:00 이병 및 일병에 한해 야간 악기 연습. 개인 정비 및 자율 활동
21:00 임무분담제에 의한 담당 구역 청소
21:30 저녁 점호
22:00 취침
소총수의 주특기는 사격이잖아. 마찬가지로 우리 주특기는 악기 부는 거야.
롱톤(Long-Tone)은 웜업(Warm-Up)이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길게 길게 불어서 몸풀기를 하는 거야. 대충 4초에 한 음씩 도-레-미-파… 올라갔다 내려오는 거지.
롱톤 후로는 개인별로 알아서 연습해. 개인 연습실까지는 없고, 마찬가지로 다같이 모여서.
그래서 소리가 비교적 작고 섬세한 플룻이나 클라리넷 같은 경우에는 다른 악기 소리가 꽤나 신경이 쓰여.
다시 이병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이등병이 해야할 일에 대해 얘기를 해볼게.
- 기상해서 환복 후, 전날 청소시간에 쓴 걸레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
- 아침 점호 나갈 때 새마을천 챙겨가기
- 점심 먹고 걸레 널기
- 막사 외 단독 보행 및 인솔 금지. 이등병은 아무리 자기 밑에 후임이 많아도 혼자 다니거나 할 수 없음
- 한 주 분량 행사 암기
- 행사판, 물통, 반짇고리함 챙기기
- 야간 악기 연습
- 방송 또는 전달사항이 나오면 전 부대원에게 전달하기
총기번호, 악기번호, 암구호 암기처럼 당연한 것 및 다른 부대에서도 으레 하는 것들은 빼고 이 정도.
노파심에 인권탄압 OUT을 외치는 우매한 미필 게이들을 위해 얘기를 자세히 풀면,
위의 일들은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거나 어떻게든 하게 되는 일이거나 안 하면 나중에 고생하게 될 일이거나 등등 각각의 이유가 있어.
- 걸레 : 걸레를 썼으면 빨아야 하잖아. 근데 우리 부대 간부들이 참 마인드가 깨어 있어서, 무려 드럼 세탁기에 걸레를 넣고 돌리는 걸 허락해줬는데
그거 누가 하리. 병장이 하리? 걸레 너는 것도 마찬가지. - 새마을천 : 아침 점호 때 구보가 있는데, 보통 탈모(대머리 말고, 모자 벗는 걸 뜻해)하고 달리걸랑. 더우면 덧입고있던 야상이나 상의도 벗고.
그거- 다른 부대는 잘도 그러지만- 땅바닥에 그냥 놓긴 좀 그렇잖아. 그래서 깔려는 건데, 누가 하리. - 보행 : 코앞에 있는 식당에 식사하고 오는 거 정도는 괜찮지만, PX나 종교활동 등은 혼자서 쫄래쫄래 갔다오라고 하기는 많이 불안하지.
1. 이마에 주름이 인상적인, 사복 입은 아저씨가 마주 걸어오고 있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2. 한 할아버지가 파란 포터를 몰고 오고 있다. 뒤에는 [교육]이라고 붙어있는 군용 차량이 오고 있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3. 야간 종교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맷돼지를 만났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4. 어떤 고급차가 안개등 따위는 안 켜고 헤드라이트만 밝힌 채 오고 있다. 언뜻 보니 번호판에 1001이라고 적혀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정답은
1. 제자리에, 제자리에 섰! 한 후 큰 소리로 경례를 붙힌다. 사단장이거든.
2. 둘 다 경례할 필요 없다. 포터는 짬 할아버지고, 교육차량은 병사 두 명이 타고 있으니까.
3. 가까운 막사로 도망가서 당직사관한테 전화를 걸어 차량 지원을 앙망한다.
4. 경례할 필요 없다. 1001은 사단장 차량인데,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있는 조명을 안 켰다면 안에 사단장이 타고 있지 않은 거다.
이 모든 걸 과연 이등병이 알고 있을까? 더 중요한 건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까? - 암기 : 군악 본연의 임무는 행사지원이야. 이건 수험생이 올해 수능은 언제 치러지는 지 아는 거랑 일맥상통해.
물론 하루 뿐인 수능일에 비하면, 전역할 때까지 끝도 없이 있고 갯수도 어마어마하게 많지. 어떨 땐 하루에 다섯 개 뛸 때도 있으니까.
그래도 이 때 외우는 습관을 들여놔야 고참 돼서 편하다. 행사 나가서 보면 악보 안 챙겼다, 뭐 안 챙겼다 하는 애들 전부 일이등병이고
걔네한테 이번 주 행사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죄송합니다. 못 외웠습니다." 못 한 거긴. 안 한 거겠지.
행사 말하는 순서는 행사 이름 - 시간 - 장소 순이다. "2013 고려산 진달래 축제 개막식이 14시에 강화군 고려산 공터에서 있습니다." - 행사판, 물통 : 행사판은 버스 앞에 붙이는 '0사단 군악대'하는 판. 정비대 버스를 매 행사마다 지원받아 쓰는 식이니까, 우리만 쓰는 게 아니니까
매번 걸었다 챙겼다 해야해. 물통은 조식 때는 1개(아침에는 물을 잘 안 마신다-라고 교육받았다. 과학적 근거가 있으려나?), 중식·석식 때는 2개.
야외 체육 활동 때는 3개. 행사 때는 4개. 여름에는 물을 반쯤 채워 눕혀서 냉동실에 넣어둬야 해. 그러면 물 전체가 시원해지거든.
반짇고리함은 행사 나가서 행사복 단추가 떨어지거나 했을 때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바늘, 실 등을 모아둔 것. - 야간 악기 : 마찬가지야. 고참되서 악기실력 부사수보다 딸리면 그것만큼 쪽팔리는 게 없어. 물론 괴물같은 전공자 신병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만, 그거야 그 신병이 우리 군악대 실력에 비해 괴물인 거고. 모든 일이 그렇지만 저짬 때 열심히 하면 고짬 때 편해. - 전달 :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이등병이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건 전달이다. 이거 때문에 욕 제일 많이 먹고 그런다."
행사 버스가 몇 시에 출발이다, 몇 분 되면 하차해서 준비해라, 등등.
앞서 말했지만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고, 3개월만 열심히 하면 15개월이 편한 거야.
내가 별 쓸모없는 위에 얘기를 열에 받쳐서 쓴 건, 요새 군대가 애미없이 이등별 위주로 돌아가서.
그러하다. 쓸데없는 분량 늘려서 미안.
이등병은 배우는 단계야. 판단할 필요도 없이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왜냐하면 잘못했을 경우 혼나는 건 일병이거든. 교육 미비로.
한마디로 얘기하면, 닥치고 그냥 해라.
그리고 모병이 아닌 징집이다 보니 신병들은 악기 실력이 없다고 보면 돼. 그치만 행사가 생기면 나가야 하잖아?
그래서 신병들한테 제식만 가르쳐서 립싱크를 시키는데, 군악대 공식 은어로 로보트라고 해.
로보트로 행사 나간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잘 부는 저 선임들도 처음엔 로보트였을 테니까. 짬 먹고도 로보트면 혼나야겠지만.
그러니까 연주병의 자부심을 안고 당당히 서라! 행사 나가서 졸지 말고. 제발.
다) 일등병
부대의 허리! 남자의 생명은 허리! 이등병의 잘못은 나의 잘못. 밥그릇이 두 개인 이유는 이등병에게 나눠주기 위함이다 전화대기 잘못 하다 부대가 뒤집어진다 |
구조적으로 일병과 상병은 부대의 허리라고 일컬어져. 판단하는 병장과, 일하는 이병 사이에서 적절히 조율하는.
그 중에서 특히 일병은 이병과 맞닿아있기에 더 중요해. 실수투성이 이병의 책임을 마음껏 떠안게 되거든.
일병이 해야할 일은 다음과 같아.
- 신병 전입 시 빨래 및 주기
- 이등병 교육
- 전화 대기
- 상병과 주말마다 세면장·화장실·샤워실 믹싱
- 계원 활동
신병이 전입오면 더플백에 있는 짐들을 탈탈 털어서 오늘 내일 입을 옷을 제외하곤 세탁기에 넣고 모조리 돌려버려.
그리고 널고 마르면 주기. 처음엔 남정네 여럿이 네임팬 들고 남의 팬티에다 이름 써 주는게 참 우습기도 했는데, 굉장히 정이 넘치는 군생활이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내가 전입왔을 때 선임들이 코를 틀어막고 으! 훈련소 냄새! 라고 하길래 짖궃게 왜 저러시나- 했는데 후임 받고 보니 진짜로 나더라.
땀냄새라고 하기만은 뭔가 수상한 냄새.
계급장의 작대기를 밥그릇에 비유한 얘기가 있는데,
이병은 하나. 자기 밥만 먹기도 벅차다.
일병은 둘. 내 꺼 먹고, 이병한테 나눠 준다.
상병은 셋. 내 꺼 먹고, 일이병한테 나눠 준다.
병장은 넷. 다 내 꺼야. 이 빵꾸똥꾸야.
일병은 그만큼 힘들어. 내 잘못이 아닌 것도 책임지게 되니까.
20여 년 살면서 진짜 '책임'이란 게 뭔지 군대에서, 일병 달고 처음 배운 것 같다.
…갑자기 얘기가 산으로 가냐. 밤 되니까 감성 폭발해서 그런가?
전화대기는, 행정병이나 당직병이 식사하러 가거나 해서 행정반이 비어있을 때 거기서 대기하는 거.
"언어순화를 생활화합시다. 군악대 행정반 일병 홍길동입니다."
근데 전화 받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상급부대에서 뭐 물어본다고 주저리 다 알려주는 게 아니라
"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간부님께 전달해드리겠습니다."하는 유도리가 있어야 해.
국방부에서 "야, 너네 성악병 있지? 우리 행사 큰 거 하는데 걔 좀 빌려줘라."라고 하면 곤란한 거지. 우리도 사람 모자라서 죽겠는데.
촉이 안 좋다 싶으면 걍 모르겠다고 넘기는 게 최고야. 일병이나 되서 그것도 모르냐, 핀잔 들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부대를 뒤집지는 않잖아.
아까 이등병이 해야할 일 얘기할 때 믹싱 얘긴 없었지? 만세. 선진병영 만세. 진짜 우리 부대 시스템 누가 고안했을까?
믹싱은 폐칫솔과 치약을 가지고 화장실 등의 바닥 타일과 변기를 말끔히 청소하는 거야. 그냥 칫솔에 치약을 바르고 조낸 문지르면 돼. 어원은… 모르겠다.
부대 내에 각종 업무를 위해 계를 나눠서 활동하는데, 일병 때 처음으로 시작하게 돼. 계에 대해서는 따로 적을게.
라) 상등병
부대 실세 슬슬 사수가 되는 시점 "0분대 지휘에 관한 권 일체를 이상없이 인! 수! 하였습니다. 이에 신! 고! 합니다!" |
일병과 함께 허리라인을 책임지는 부대의 실세, 상병이야.
-
일병 교육
-
전화 대기
-
일병과 주말마다 세면장·화장실·샤워실 믹싱
-
계원 활동
신병 전입 일만 빼고 그대로 다 해야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믹싱만 신경쓰면 돼.
일병 쯤 되면 굳이 구두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깨 넘어로 배워서 척척 잘 하고, 전화 대기도 일병들이 나서서 바꿔 주고,
악기나 계 부사수도 하나둘 씩 받게 되고. 이제 군생활이 좀 편해지나- 싶은데,
통상적으로 상꺾이 지나면 분대장을 달게 되지. 대략 생활관 맞선임이 말차 나가기 사흘 전.
분대장은… 그냥 기숙사 층장같은 느낌이야. 전투부대처럼 분대장으로서 지시해야할 사항이 크게 없기 때문이지.
생활관의 엄마? 결산하고 당직서는 기계. 아, 이런저런 내용들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냐. 어쩌다보니 표현이 시니컬해졌는데,
분대원들을 하나하나 보살피고 길러나가는 맛에 하지. 분대원이 잘 해서 간부한테 칭찬을 받으면 괜히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특이하게도 우리는 견장에 군악 병과 뱃지를 달고 다녔어. 밋밋한 타부대 분대장들랑 비교가 되니까 괜히 어깨가 으쓱.
단, 작업할 때 무거운 걸 어깨에 얹으면 뱃지 자국이 어깨에 떡!
분대장이 되면 계 활동 등 모든 작업에 손을 뗀다. 그래도 간부가 시키면 얄짤없음ㅠ
어째 쓰다보니 연주병 얘기가 아니라 그냥 병사 얘기 같다. 그래도 쓴 게 아까우니 이대로 계속 가련다.
게이들이 궁금해 할 행사 얘기는 밑에 따로 적어놨으니 바쁜 게이는 스크롤을 내릴 것.
마) 병장
말년에 행사라니! 말년에 옆머리 6미리라니! 웬만한 부사관이나 장교도 못 받는 멋진 전역식 아! 내가 전역했다! |
군대에 대해 다룬 웹툰 중 단연코 많은 얘기가 행보관과 말년병장의 얘기인데, 애석하게도 둘 다 사단 군악대에는 해당이 되지 않아.
행보관 자체가 없으며, 말년병장도 행사에 예외는 없기 때문! 짬타이거라도 행사복 입혀서 데리고 나가고 싶은 심정인데 어딜.
보통 전역일 이틀 전에 말차 휴가를 복귀하는 데, 전역일과 복귀일 사이에 행사가 있을 시에도 데리고 나가. 그래서 말차 휴가 때도 머리를 깎고 들어와야 해.
전역 때는 환송을 거하게 해줘. 우선 연주실에서 전역 신고를 하고, 막사 앞으로 내려가서 한 명, 한 명과 인사.
이 때 악기를 들고 내려가서 「Auld lang syne」을 연주하는데, 존경하는 선임이 전역할 땐 괜히 울컥거려.
인사가 끝나면 행진곡을 뒤로 한 채 함께 빠이빠이. 아! 내가 전역했다!
2) 악기
사실 이 항목을 쓸까 말까 엄청 고민을 많이 했어.
왜냐면 머리말에서 얘기했던 군악게이가 쓴 글의 태반이 악기얘기던데, 내가 읽어도 재미가 없었거든. 초면에 면박주려니 미안하노.
그래도 군악대인 이상 악기 얘기를 안 할 수는 없으니까 가능한 재미있게 풀어볼게.
가) 목관악기
클라리넷ㅎㅌㅊ, 색소폰ㅅㅌㅊ 근데 그래봤자 난이도 금관 >---------------넘사벽----------------> 목관 백날 빽빽대봤자 금관악기에 묻혀가는 현실 |
(1) 클라리넷 (Clarinet in B♭, 4명)
제 57주년 6.25 기념 특별 공연에서 공군 군악대와 함께 연주중인 군악대 출신 예비역 할아버지(출처 : 뉴시스)
트럼펫과 함께 멜로디를 주로 담당해. 관현악으로 치면 바이올린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인지 클라리넷이 악장 역할을 하고, 조율(Tuning)을 주도해.
고급 일게이들이 연주회에서 봤듯이 다같이 소리를 내서 맞추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냥 튜너를 들고다니면서 하나하나 조율해.
목관 중에서 제일 어려워. 소리를 내는 것부터, 손가락 굴리는 것까지.
한음씩 주루루륵 올라가는 걸 아르페지오라고 하는데 전역할 때까지도 못 깨우치는 경우가 다반사야.
보다시피 철로 된 밸브도 있지만 리코더처럼 악기 자체에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그래서 장갑을 낄 수가 없어.
덕분에 겨울에 손관리가 쉽지 않은데 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식 항목에서 얘기해줄게.
나는 TV를 잘 안 봐서 모르겠는데 스펀지밥에서 징징이가 부는 악기래.
B♭조인 이조악기인데… 이조악기에 대한 설명은 넘어갈게. 미안.
♬「시놉시스」(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Soundtrack, 김양희 작곡)
(2) 플루트 (Flute, 1명)
제 10회 화천 토마토축제장에서 행사 지원 중인 제27보병사단 군악대(출처 : 뉴시스)
아따 번쩍번쩍 광도 잘 내 놨구마잉. 헌데 뭣이여? 이게 목관악기라고라? 아따 우리 슨상님 살아계실 적엔 이런 일이 읎읐는디 워매 여기 좀 보소 동네 사람들
금관악기와 목관악기는 이름만 그렇지, 재질의 구분이 아니야. 입술을 떨어서 소리를 발생시키면 금관, 그 외는 목관인 거지.
입을 대는 마우스피스가 원추형의 금속으로 되어있으면 금관악기다, 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여튼 플루트는 멜로디 위에서 노는 역할을 담당해. 지금 나오고 있는 「위대한 전진」에서 01:07부터 분위기가 좀 바뀌지? 그 부분을 '트리오'라고 하는데
왼쪽 귀에 새소리처럼 간드러지게 나는 게 플루트랑 피콜로 소리야.
플루트는 여타 악기의 리드나 입술처럼 떨리는 부분이 없어. 공명을 이용해서 소리를 내. 게이들이 한 번 쯤 배웠을법한 단소나 병나발과 같은 원리지.
그리고 악기와 몸이 수직이 되기에 호와사미를 왼팔에다 감아 매어. 비싼 건 모르겠지만, 우리 부대에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건 굉장히 불편했어.
♬「Money Money Money」(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 Soundtrack. 남구민 작곡, Vanilla Mood 연주)
♪사족 : 호와사미
마칭용 보면대를 뜻해. 일본어 같기는 한데, 어원은 모르겠어. 일어로 검색해도 안 나와.
영어권에서는 marching lyre라고 해. 악보를 집는 부분이 리라(lyre)처럼 생겨서 그러나봐.
근데 사실 음악에 재능 있는 머리 좋은 애들은 악보를 다 외고 다녀서 쓸모가 없어.
군악대 내에서도 간지가 안 나니까 빼야한다는 파랑 외국 애들 보면 당당하게 달고 다닌다는 파로 나뉘어.
♪사족 : 마칭
영상으로 설명을 대신 할게
♬「Gangnam Style - Ohio University Marching 110 」
하… 정말 부럽다. 나도 저렇게 많은 인원 속에서 한 번 해 봤으면 소원이 없겠어.
우리나라 마칭 단체는 규모가 작아. 군악대나, 아니면 일부 고등학교 관악부 정도? 한국마칭밴드협회란 곳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미식축구 하프 타임처럼 야구장에서 클리어 타임 때 해도 될 거 같은데.
군악 간부들은 일본에 유학을 가서 마칭밴드지도자자격증을 따 와. 일본은 마칭에 대한 관심과 규모가 비교적 크거든.
(3) 피콜로 (Piccolo, 1명)
부천시민 어울림 한마당 행사 지원 중인 미 8군 군악대(출처 : 부천타임즈)
피콜로는 플루트의 아들 격인 악기야. 플루트 보다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나.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는 안 나니까 안심해.
만년필 두 개만큼 길고 굵기는 그거보다 조금 더 굵어. 행사복 앞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을 정도로 작아. 수자폰 연주병이 제일 부러워하는 악기지.
플루트와 같이 한 옥타브 위를 따라다니며 멜로디 위에서 노는 게 주된 일이야. 재질은 흑단이라는 귀한 나무야. D조 악기.
(4) 색소폰 (Saxophone, 알토·테너 각 2명)
제1군사령부 군악대에서 알토 색소폰 연주병으로 근무했었던 가수 성시경(출처 : 아미누리)
악기를 발명한, 벨기에 출신인 아돌프 색스(Adolphe Sax)쎼... 쎾쓰!!의 이름을 따서 이름지은 악기야.
색소폰은 음역대에 따라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네 성부가 존재해. 그 중에 사단은 보통 알토와 테너를 가지고 있어. 알토 색소폰에 대해서만 설명해볼게.
알토 색소폰은 군악대에서 입문 단계가 가장 쉬운 악기야. 밖에서도 보면 술집 성님들이 종종 불어 주시지?
특이하게 E♭조를 갖고 있고 음색도 다른 악기들과 매우 다르기에 여타 악단에서는 합주보다는 솔로로 많이 쓰여.
관현악단에는 정식으로 편제되어있지도 않아.
그래도 인지도도 나름 있고 솔로 악기다 보니 상꺾쯤 되면 색소폰을 배워서 나가려고 다들 그래. 근데 거기서 문제가 되는 게
우리 게이들은 이런 삘Feel 충만한 연주를 하고 싶어 하잖아? 그 과정이 매우 어려워. 특히 고음역대에서 입술 힘 관리하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
테크닉도 재즈로 가면 클라리넷보다 애미없는 아르페지오에 칼톤이니 뭐니…
그래도, 금관보다 훨씬 쉬운게 목관 악기야. 그러니까 금관 후임한테 징징대지 좀 마. 너네가 입술이 불어 터지는 기분을 아니?
♬「명탐정 코난 메인 테마」(애니 『명탐정 코난』 Soundtrack. 오오노 카츠오 작곡)
나) 금관악기
트럼펫 짱짱맨 수자폰 무게는 16kg 정도 사실 목관 없이 얘네만 있어도 굴러가긴 함 |
(1) 트럼펫 (Trumpet in B♭, 4명)
2011 진해군악의장페스티발 행사 지원 중인 해병대 군악대(출처 : 해병대 사진동호회 마린포토)
군악대의 꽃. 이 한 마디에 모든 게 담겨있지.
트럼펫은 군악대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악기야.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냐만은, 가장 중요하고도 중요해.
주멜로디를 담당하고, 기상나팔·진혼곡 등 단독으로 운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지.
그래서 현충일 기념식에 나팔 불어주러 새벽에 트럼펫 파트만 일어나서 행사를 갔다오기도 해.
예전에는 군악대 전입 신병한테 무조건 트럼펫을 배정했대. 한 번 시켜보고, 영 가망이 없다 싶으면 다른 파트로 돌리고.
모든 파트를 합쳐 가장 어려운 악기이기에 공급이 많아야 되기 때문이야.
트럼펫 왕사수가 휴가라도 나가면 밑에 애들이 엄청 고생해. 밖에서 불다가 온 애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지만.
♬「Feels so good」(Chuck Mangione 작곡)
(2) 트롬본 (Trombone, 4명)
나라사랑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대회 행사 지원 중인 군악대(출처 : 연합뉴스)
팀의 간지를중저음역대를 담당하고 있는 트롬본이야. C조 악기이고, 다른 악기와 다르게 슬라이드를 이용해서 음을 조정해.
그래서 밑의 영상처럼 재미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거야.
악기가 길기 때문에 다른 애들이랑 제식이 약간씩 달라. 그리고 세로로 길게 섰을 때 부대의 맨 앞 열에 서지. 누가 앞에 있으면 슬라이드에 걸리거든.
그래서 트롬본은 간지다, 라고 누누이 교육해.
처음에는 아무 눈금도 표시도 없이 오로지 감에 의존해서 팔을 뻗어 음을 맞추는 게 힘든데 나중에 되면 그런 거 없어. Bravura도 200템포로 연주하고 그래.
유포니움과 더불어서 금관악기 중 그나마 쉬운 악기야. 그나마라고, 목관 징징이들아.
♬「Magic Slides」(Wim Laseroms 작곡)
(3) 유포니움 (Euphonium, 2명)
용산 전쟁기념관 군악 축제에 행사 지원 중인 국방부 군악대(출처 : 한겨레)
트럼펫과 같은 B♭조 악기야. 밑에서 설명한 튜바를 줄여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트롬본 아래의 중저음역대를 담당하고 있어.
바리톤이라고, 비슷하게 생긴 악기가 있는데 엄연히 달라. 군악대에 있는 악기는 거의 바리톤이 아닌 유포니움이라고 보면 돼.
관심있는 현역 게이는 인트라넷 군악 광장에 들어가서 어떤 병사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준 장교의 글을 읽을 것.
군악대에선 테너 색소폰이랑 거의 같은 라인을 따라가. 조도 같고. 그래서 편곡할 땐 둘 중에 하나 먼저 찍고 이름만 바꿔서 나눠 주면 끝!
(4) 튜바 (Tuba in B♭, 2명)
(출처 : 위키피디아)
저음을 담당하고 있는 악기야. 매우 크고 무거워. 스트랩을 연결해서 매고 다닐 수는 있지만 수자폰이 있기에 야외에는 거의 들고 나갈 필요가 없어. 실내, 연주회용.
(5) 수자폰 (Sousaphone, 2명)
미국에서 행진곡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존 필립 수자(John Philip Sousa)가 고안한 악기야. 튜바를 대신해서 야외에서의 저음역대를 담당하고 있지.
로린이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아. 어린이날 행사에 가면 사진 찍어달라고 그러는 건 수자폰 연주병 뿐… 이 정도 생겼으면 그 따위 큰 악기 없어도 되잖아!?
무게가 25kg이니 쌀 한 가마니니 말이 많은데 실측해보니 16kg였어. 완전군장보다 약간 가볍네?
그치만 이건 한 쪽 어깨만으로, 등도 안 쓰고 어깨 만으로 들고 있어야 해. 수자폰 연주병이 병장이 되면 어깨가 비대칭이 된다 카더라.
수자폰 주자에겐 행사 하나하나가 고역이야. 로보트 만으로도 땀이 뻘뻘. 교장선생님 훈시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통을 느낄 수 있어.
플라스틱 재질도 있긴 한데, 가볍긴 하지만 소리가 똥망이야.
그리고 악기 면적이 넓어서 관리를 잘 해줘야 해. 특히 비 맞은 날 안 닦고 방치하는 걸 반복하면 어느새 거무튀튀해져있음. 폴리슁 열심히 해라.
♬「VSU Sousaphones - Horsepower 9.17.2010 .」
다) 타악기
타악은 제2의 지휘자다! 악보 따위 필요 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두드리면 그게 예술
(1) 심벌즈 (Cymbls, 1명)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 행사 지원 중인 영국 왕실 근위대 군악대(출처)
드럼 파트는 다른 파트와 다르게 한 사람이 세 악기를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해. 그 중 이등병이 전입와서 처음 잡게 되는 악기가 심벌즈야.
심벌즈는 일직선으로 나란히 두고 치면 퍽퍽 공기 새는 소리도 나고 원숭이 장난감 같아서 간지도 안 나. 살짝 비켜서 쳐야해.
악보계원이 편곡할 때 드럼 파트는 안 해. 리듬감은 음감이랑 다른 개념인데, 파트원들이 자기보다 그 점에선 더 훌륭하거든.
알아서 자기네끼리 악보 그려서 - 심지어는 그냥 악보도 없이 맞춰버려. 그래서 그런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악보는 부대마다 제멋대로야.
여기 사단 다르고, 저기 사단 다르고. 그 중에서도 제일 안 맞는 게 심벌즈야. 왜냐하면 지 꼴리는 데로 박자만 맞춰 치면 장땡인 악기거든.
대개 첫박에 쳐주고. 가끔 끝박에 치고. 포인트 잡아서 엇박으로 한 번 치고. 끝낼때는 챙 챙 칩.
아무튼 그런 악기라 신병한테 제일 먼저 주나봐. 여차하면 안 쳐도 넘어가는, 전반적으로 중요하진 않은 악기라서.
(2) 대고 (Bass Drum, 1명)
미국 샌 페드로항에서 참전용사 초청 파티 행사 지원 중인 군악대(출처 : 뉴시스)
큰 북이란 뜻으로 대고(大鼓)라고 해. 수자폰과 쌍벽을 이루는 고문 도구야. 여름에 저거 매고 행진이라고 했다가는…
심벌즈를 떼고 나서 치게 되는 악기. 악기의 채는 말렛(Mallet)이라는, 솜이 달린 막대기인데 이걸로 롤을 하는 게 꽤 어려워.
롤은 국기에 대한 경례 맨 앞에 나오는 그 드럼 소리야. 요령은, 약간 당기면서 문지르는 느낌?
(3) 스네어 (Snare, 2명)
해오름극장 토요문화광장 행사 지원 중인 스웨덴 군악대(출처 : 뉴시스)
충무공 탄신 464주년 및 손원일 제독 탄신 100주년 기념 연주회 중인 해군본부 군악대(출처 : 블루 페이퍼)
스네어는 드럼의 정수야. 그 어떤 타악기보다도 화려하고 리듬감이 넘치지.
예전에는 위의 사진처럼 끈을 이용해 빗겨 매고 레귤러 그립으로 쳤는데, 요즘은 홀더가 많이 보급이 돼서 행사 때도 행진 때도 매우 편해.
레귤러 그립과 매치드 그립의 차이는 스틱을 잡는 방법의 차이인데, 한가한 게이는 검색창에 쳐봐.
♬「Drumline - Last Battle」(영화 『드럼라인』 중 한 장면)
3) 계
가리지 말고 주는 대로 받아서 열심히 하자 악기계 개꿀, 보급계 개노가다 |
가) 군장계 (2~3명)
입고 걸치는 군장류의 관리를 담당.
평소엔 일이 없는데 환절기 마다 부대원 전부의 춘추계/하계/동계 행사복을 창고에서 꺼내와야 한다는 게 쉣.
힘이 드는 것도 있지만 그 옷 하나하나에 세탁소 비닐 씌우고 걸고 내리고 입혀보고 사이즈 안 맞다 징징거리면 바꿔주고 새거 꺼내달라고 징징거리는 거 달래주고
여름에 남들 다 노는 야간에 그러고 있으면 완전 짜증 지대로다.
그리고 단화 좀 제발 훔쳐가지 마라 전역자 개새끼들아! 에스콰이어 주면 가져가버리고
나) 보급계 (2~3명)
군장계가 의衣를 담당한다면, 보급계는 식食과 주宙를 담당.
본부대에서 세면도구를, 기동대에서 부식을 타 오는데 말 그대로 힘들어.
특히 본부대 가는 길은 언덕이 큰 게 하나 있는데, 리어카를 낑낑끌고 거길 오르는 심정은 한계령에서 폐지줍는 할머니에 비교해야 비슷할까.
게다가 왜 그러는 지는 모르겠는데 부대에 뭐가 고장이 났다 하면 보급계를 불러. 군악대의 공병.
단,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계원들한테는 안 떨어지는 3박 4일 포상휴가가 나와.
일과 시간에 일한다고 창고에 내려가서 몰래 마시는 맛스타의 맛은 원효대사가 마셨던 해골바가지 속 물보다도 더 달지.
다) 악기계 (1명)
악기의 불출과 관리를 담당.
이라고 쓰긴 했는데, 한 글자로 꿀. 저것도 쥐어짜내서 겨우 쓴 거.
하는 일이 없어. 악기 불출은 자기 악기 자기가 하는 거고.
분기별로 고장난 악기나 필요한 재료 조사하는데 그 때만 반짝 일하고. 그것도 각 파트별로 구두조사 시키면 끝.
조사 끝나면 대충 써서 간부한테 제출하고, 같이 차타고 악기상에 가서 수리 받고, 이것저것 구경하다 오고.
전역자 새꺄 악기 재료 제발 좀 훔쳐가지 마라! 너 여기서는 트롬본 불었으면서 왜 색소폰 리드 2~30개 씩 가져가는 건데!!
라) 악보계 (1~2명)
악보 불출 및 작곡·편곡·채보를 담당.
군악대의 IT업계. 포텐 터지면 남들은 악기연습할 때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씨름하고 있어야할 수도 있어.
육체적 노동은 제로지만, 정신적으로 상당한 부하가 걸려. 악보 뽑아주면 돌아서서 없다 그러고.
잘 찾아보라고 세 번 정도 타이르면 그제야 어디에 쳐박아놨던 건지 꾸깃꾸깃한거 들고 연습한다고 앉아있고.
그러니까 좀 구석구석 찾아보고 얘기하라고 일이병 쉐이들아.
아울러 모든 곡을 관악곡으로 편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대충 트롬본 쉭빠라방빵 식빵 식빵 반주 넣어주고 트럼펫이랑 클라리넷 멜로디에 몰아주고 드럼은 으따 으따 치다가 한 번씩 두구두구두구두구 넣어주고.
전국노래자랑 악단에 취직하고 싶다.
마) 이발계 (2~3명)
부대원의 두발 관리를 담당.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일하는 깎새. 저짬때는 후임 위주로 망쳐가면서 배우고, 일꺾쯤 되면 선임 머리도 하나둘 씩 건드려.
이발계원 한 명이 휴가라도 나갔다 하면 상당히 곤혹스럽지. 1/n이 늘어나니까.
머리 스타일 안 따지는 건 참 편해. 밖에 나가서 보여지는 의식병이기에 요령 피워서 기르거나 할 수 없기 때문이지.
타부대에 이발기기 빌려줬는데 고장이 나서 돌아오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바) 행정계 (1명)
부대내 행정적인 모든 업무를 총괄.
이런 거 만드는 애들. 실력 ㅍㅌㅊ?
워드 자격증 있거나 밖에서 컴퓨터 갖고 좀 놀아봤다 하는 애들을 뽑아.
간부들이 괴발개발으로 그려놓은 글씨를 해독해서 말끔한 큐시트로 출력해낼 수 있어야 해.
아울러 휴가 및 외박 희망자 조사, 공문 작성, 사진 편집, 환경 미화, 회계 등등 거의 간부에 준하는 업무량을 가져.
그래서 행정병은 악기 연습 안 해. 야간 악기건 뭐건. 생활관-행정반-생활관이 일과.
선후임들하고 겪어야 할 것들을 간부들하고 겪으려니 매우매우매우 피곤해.
모든 군인이 그렇지만 칼같은 완벽주의자가 되어야 돼. 특히나 상급부대와 관련된 검열 등에서 내가 잘못하면 부대가 뒤집어지는 경우가 일어나니까.
사) CP (3명)
간부의 전반적인 지원을 담당.
CP는 Command Post(지휘소)의 약자인데, 여기서는 지휘소에서 일하는 지휘관을 보좌하는 병사를 뜻해. 즉, 따까리. 대장, 악장, 교육관 각 한 명씩 세 명이 있어.
주된 업무는 간부의 행사복 및 단화 관리. 행사갔다와서 옷 벗어놓으면 다려주고, 셔츠 목깃에 때가 들어간다 싶으면 빨고, 단화도 반짝반짝 광내주고.
대장 CP는 청소 때 군악대장실 고정이야. 대장이 애도 아니고 크게 어지르는 일이 없기에 그냥 슥 둘러보고 큰 쓰레기는 줍고, 가끔씩 쓸고 닦아주면 됨. 참 쉽죠?
악기계보다 살짝 낮은 등급의 꿀.
다. 행사 지원
예모, 행사복, 반도, 단화, 수갑을 착용한다 좀 특이한 제식이 많다. 많이 어렵다. 연습해라 맛있는 거 많이 주는 행사가 제일 좋더라 |
사단 부관부에서 행사를 잡고 지원 명령을 내리면 갔다 오는 식이야. 부관부와 군악대의 관계를 소속사와 연예인의 관계에 비유하면 될 것 같아.
물론 그 연예인이 시급 500원도 안 받는다는 게 함정.
행사는 크게 대내 행사와 대외 행사로 나뉘어. 군용과 싸제. 가장 차이가 나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얼마나 맛있는 밥을 제공하느냐.'
보통 행사가 오후 2시 경에 있거든. 해도 중천에 떠 있고, 식후고. 근데 우리는 미리 출발을 해서 적어도 30분 전까지는 거기 도착을 해야하니까
멀리 갈 땐 부대에서 점심도 못 먹고 갈 때가 많거든. 그래서 행사 주최측에서 식사를 제공하는데 덕분에 도내의 많은 음식점을 돌아볼 수 있었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미군 식당. 매일 먹으면 질리겠다만 그래도 우리 식당 밥이랑 그거 중에서 골라라고 한다면 미군 밥을 골랐을 걸.
다른 의미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00군의 비빔밥. 군청 식당에서 파는 건데, 조그마한 밥에 산나물 몇 개 얹은 게 7천 원이나 했어.
♪사족 : 싸제
국어사전에 맞춰 쓴다면 사제(私製). 군용에 반대되는 개념.
군대에서 보급되는 슬리퍼는 군용. 그게 다 떨어졌는데 새로 보급 받기 귀찮아서 집에서 택배로 받았다면 싸제.
발음의 특유성 때문에 '싸제'라고 일부러 표기했다. 시옷 발음 못 한다는 경상도 사람도 싸제는 싸제로 발음한다.
1) 복장
행사 복장은 행사복과 전투복으로 나뉘어.
가) 행사복
행사복은 계절에 따라 춘추계/하계/동계로 구분해.
|
춘추계 |
하계 |
동계 | |
예모 |
백색 |
백색 |
흑색 |
흑색 |
행사복 |
얇은 긴팔 백색 하의 |
짧은팔 백색 하의 |
두꺼운 긴팔 흑색 하의 |
코트 흑색 하의 |
반도 |
백색 |
백색 |
백색 |
백색 |
단화 |
흑색 |
흑색 |
흑색 |
흑색 |
수갑 |
백색(면) |
백색(면) |
백색(가죽) |
백색(가죽) |
예모는 모자, 반도는 옷 위로 허리에 두르는 밴드(Band)를 뜻해. 헌병대 나온 게이들은 갈색 반도 알 텐데, 그거랑 같아.
가죽 재질이고, 태극 문양이 그려진 은색 버클이 달려있어. 등에서 엉덩이까지의 옷깃을 제봉선이나 다림질선을 따라 제비꼬리처럼 잡은 다음 착용하게 되는데
혼자서는 당연히 할 수 없고 2인 1조가 되어서 해. '반도 찬다'라고 하는데, 이 때 유일하게 병사 간에 관등성명을 대.
누가 잡던 누가 도와주던 간에 무조건 후임자가. 군악대 애들이 서로 벨트 잡아주면서 관등성명 외쳐주고 있으면 '아, 반도 잡고 있구나-'하고 생각해.
단화는 끈이 없는 구두야. 에스콰이어랑 마벨러스가 있어. 행사 나갔을 때 어떤 할아버지가 "물광 한 번 시원하게 해 놨네."라 하시던데,
코팅 처리를 해 놔서 별다른 약을 필요로 하지 않고 그냥 젖은 천으로 먼지만 닦아주기만 하면 돼.
위에서도 말했지만 제발 가져가지 마라. 요즘은 전산화되서 아마 힘들 거다만. 덕분에 에스콰이어 단화는 말년병장도 없어서 못 신는 완전 유니크였다.
수갑은 손에 끼는 장갑을 뜻하는데, 보통은 면수갑을 껴. 가죽 수갑은 바람도 안 새고 안에 털이 있어서 따뜻하지만 두꺼워서 손가락 놀리기가 쉽지 않거든.
면수갑은 결혼식 때 끼는 장갑을 생각하면 돼. 오래 쓰면 때가 타는데, 그런 것들은 폐수갑으로 분류해서 전투화나 단화를 닦을 때 써.
타부대 애들이 런닝조각으로 닦다가 우리 보고는 부러워하더라.
그리고 타악 파트랑 클라리넷은 수갑을 낄 수 없어. 타악은 되긴 되는데 감각이 둔해져서, 스네어같은 경우에는 안 낀다고 보면 되고.
클라리넷은 악기 구조 상 낄 수가 없다. 색소폰처럼 밸브를 누르는 방식에다 리코더처럼 구멍을 막는 방식이 섞여있어서.
그래도 많이 추워서 손이 굳으면 그거 대로 연주가 안 되기에, 나름의 방편이 있는데 아래에서 설명해줄게.
이 글 맨 위에 있는 정경호의 사진이 춘추계. 동계와 똑같은 모양의 차이나칼라 옷이지만 약간 얇아. 긴팔이지만 흰 모자를 썼지?
부대 방문 행사 중인 8사단 군악대(출처 : 꽃신이 될때까지…♡)
하계 행사복은, 개인적으로 제일 별로라고 생각해. 내가 싫어하는 배바지인데다가,
다른 행사복이랑 다르게 하계 행사복은 전투복처럼 줄을 세워야 하는데 이건 무슨 천으로 만들어졌는지 다려도 다려도 줄이 잘 안 서.
분명 여러 선배들이 입고 다리고 전역했을 텐데, 이건 뭐. 답이 없다.
동계는 저- 위에 3사 사진을 보면 돼.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행사 지원 중인 군악대. 기사를 찾아보니 제1군사령부와 23사단이 연합한 것 같다.
(출처 :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안에 깔깔이를 입고 차이나칼라 동계복을 입고 버티다가, 많이 추우면 코트를 꺼내 입어. 다른 옷들보다 좀 더 기장이 길고, 많이 두껍고,
칼라에 영국 근위병들 모자마냥 털이 달려 있지. 사진 찾느라 애먹었다.
아래 사진에 보면, 클라리넷 연주병이 수갑을 끼고 있지? 구멍을 내서, 손가락이 겉으로 안 보이게 잘 끼는 방식이야. 손 시려워도 먹고 살아야지 어쩌겠노?
추가로, 연미복이라고 성악이나 연주회 등 특수한 상황에서 입는 옷이 있어.
2011진해세계군악의장페스티벌에서 퍼레이드 중인 군악대(출처).
사진의 상의를 얘기한 건데, 우리 부대는 이렇게 야외에서 입는 경우는 없었어.
그나저나 이 부대는 병사들도 백색 단화 가지고 있네. 관리 난이도는 어떨려나?
나) 전투복
훈련 기간이거나… 혹은 간부들이 내킬 때? 대내 행사 때 가끔 입어. 여름보단 겨울에 입었고. 대외 행사는 절대 아냐.
- 하이바
- 전투복
- 견실
- 반도
- 수갑
- 전투화
사진을 찾아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네. 일베 게이들의 상상에 맡길게.
하이바는 재질이나 색깔 면에서 헌병대의 그것을 생각하면 돼. 까만 색에, 앞에는 육군 마크가 그려져있어. 전투용 하이바보다 얇고 가볍지. 재질도 플라스틱이고.
견실은 노란 색의 굵은 실은 여러 가닥으로 꼬아놓은 거야. 왼쪽 어깨에 걸어.
그 외에 다른 것들이나 착용하는 방법은 행사복이나 전투복을 입는 방법과 같아. 전투복을 입었지만 제식은 행사복을 입었을 때와 같아.
2) 제식
기본은 다른 장병들과 같지만, 부대 특성 때문에 약간 다른 점들을 몇 개 소개할게.
지휘법이나 기타 등등을 글로 설명하기엔 너무 어려워서.
- 행사 병력과 달리 군악대장의 지휘를 일차적으로 따라. 행사가 시작할 때 다른 제대는 열중 쉬어를 하고 있다가 사회자의 명령에 따라
행사 병력 지휘자의 통제로 차렷에 들어가지만, 우리는 대장이 보고 있다가 임석상관이 오고 있네? 하면 우리 쪽으로 돌아서 차렷 시키고
악기 준비를 시켜서 주악 연주를 시작하지. 물론, 훈시 등 음악이 필요없을 때는 지휘자의 통제를 따라.
각설하고 간단하게 말하면, 대장이 우리 쪽을 보고 있으면 대장 지시를, 대장이 앞쪽을 보고 지휘자 통제를 따르고 있으면 우리도 거기 통제를 따르는 거지. - 행사 중에는 국기에 대해, 임석상관에 대해 경례를 하지 않아. 악기 불고 있는데 손을 어떻게? 물론 성악병 등 악기를 들지 않았으면 반드시 해야지.
경례곡이 끝나고 지휘를 마친 군악대장이 뒤돌아서 대표로 거수 경례를 해.
여담이지만 임석상관 경호차 나온 헌병대도 거수 경례를 하지 않아. 경례한다고 시선이 팔려있으면 경호하는 의미가 없잖아?
그래서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린 쉬어 자세로 있다가, 뒷굼치를 들었다가 탁! 붙이고 내려. 그게 경례야. 바로 구호에 원위치. - 악기 내려와 악기 들어가 있는데, 세워 총과 앞에 총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거야. 내려는 대기, 들어는 준비.
- 열중 쉬어 때는 악기를 든 채로 손을 앞으로 모아. 추울 때 손을 녹이는 의미도 있어.
- 뒤로 돌아 지시에는 우향우를 두 번 실시해. 수자폰 같은 걸 들고 180도 돌기는 아무래도 균형을 잡기가 힘들겠지?
- 앞으로 가에서 가 지시 후 한 텀 뒤에 왼발을 곧게 차며 전진해.
1 2 3 4 1 2 3 4
앞으로 - 가! (착!)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이걸 '완보찬다'라고 하는데, 이등병들은 많이 어려워해.
박자 개념 없는 애들은 박자 맞추기도 힘들어하고, 균형감각 떨어지는 애들은 한 발로 갑자기 서니 휘청거리고, 완보 차고 왼발 딛는 것도 헷걸려하고
여러 명이 동시에 착! 하고 해서 행사복 바지 제봉선이 일제히 움직이는 걸 보여주는 건데 한 명이 틀리거나 하면… 어휴.
현역 게이들을 위해 요령을 알려주면, 발차기 하는 느낌이 아니라, 발을 바닥에 붙히고 질질 끌되 힘차게 내민다고 생각하면 돼.
그 뒤론 첫 박에 왼발 뒤꿈치를 바닥에 붙이면서 전진하는 거지.
안 되면 연습해라. 불침번 서면서 그거 하면 실력도 늘고 시간도 잘 가고. -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아. 대개 오른팔로는 악기를 쥐고 왼팔은 봉제선에 붙여서 다리만 움직인다.
악기가 얼마나 중요한데. 흔들다가 날리면 네 휴가도 날아간다. 악기는 총과 같고 총은 네 생명과 같다.
뛰어다니지도 않아. 의식병의 격이 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이지. 원칙이 그렇다는 거야. 나도 행사복 입고 많이 뛰어다녔다ㅠ - 제자리에, 제자리에 섰. 이건 글로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말로 설명해주고 직접 보여줘도 한 번에 못따라하는 애들이 수두룩한데ㅠ
기본 국군 제식을 보자. 제자리에 구령이 나오면 슬슬 제자리걸음으로 가다가 제자리에 섰의 섰 구호에 발을 멈추지?
그럼 군악대로 와서… 제자리에 구령이 나오면 왼발을 가던 대로 앞으로 딛으면서 허리를 뒤로 휘청.
그 다음 박자에 오른발을 왼발 바로 옆으로 붙이면서 정지.
그 다음 박자부터 왼다리를 무릎 기준으로 90도로 들었다 놨다 까딱 까딱 반복.
마찬가지로 제자리에 섰 구호에 왼발을 착! 하고 멈춤.
그 다음 박자에 왼발로 깨금발을 들고, 오른발을 우측으로 약간 벌렸다가 붙임.
1 2 3 4 1 2 3 4 1 2 3 4 5
제자리에 - 제자리에 - 섰
(걸음) (휘청) (까딱) (까딱) (까딱) (착!) (깨금발) (차렷)
…그냥 축제기간에 밖에 나가서 군악대의 입장 및 퇴장을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현역 게이들을 위한 팁. 일단 목은 절대 쓰는 게 아니다. 목하고 척추하고 일직선으로 곧게 연결되있다 생각해라.
휘청부터 설명하면, 허리를 이용해서 몸을 젖히는 게 아니라 발은 앞으로 내밀되 상체는 그 시점의 자리에 고정.
그럼 자동적으로 몸이 왼발-허리-어깨-머리의 라인으로 / 사선형태가 되겠지?
그 다음 박자에서 오른발을 붙이면서 자연스레 | 직선 형태로. 이해 못 하겠고 잘 모르겠으면 제대로 안 가르쳐 준 네 선임을 탓해라.
까딱은, 무릎이 앞으로 튀어나와서는 안 된다. 발을 드는 시점에서 다리를 보았을 때 과장하면 ├ 이 정도 형태로 보일 것.
그리고 까딱 하고 내릴 때 땅 퍽퍽 찍지 마라. 연병장이면 모래 날려서 단화하고 행사복 밑단 다 버린다. 절도있게는 하되, 오버하지 마라. - 가끔 다리 벌린 채로 살짝 무릎을 굽혔다 폈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데, 그건 쉬어 상태에서 다리 풀어주는 거. 오래 서 있다보니까 다리가
빨리 피곤해져.
3) 행사 유형
가) 대내 행사(군행사)
(1) 국기 게양식
매달 첫 째 주에 가지는 의식. 대연병장에 사단 전 병력이 모인다. 미필 게이들은 운동장에서 가졌던 아침 조례를 생각하면 되는데…
당연히 군기는 그것에 비할 바가 못되지. 예행 연습 때 부관참모가 나와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행사 전병력 지휘를 맡은 기동대대장은 눈을 부릅뜨고.
행사 순서는 다음과 같아.
- 주악
- 사단장님께 대한 경례
- 국민 의례
- 국기에 대한 경례
- 애국가 제창
- 훈시
- 사단가 제창
- 사단장님께 대한 경례
- 폐주악
주악은 사단장 입장곡, 폐주악은 퇴장곡이야. 행진곡을 쓰지.
특수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 때는 트럼펫이 진혼곡을 먼저 연주하고 나서 경례곡을 연주해.
묵념은 생략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2) 부대 방문 행사
유치원 로린이들의 안보 의식 기르기를 위한 방문이나 근처 교회의 체육대회 뿐만 아니라
사단장이 되면 지역 유지들과 교류를 가져야만 하는 건지, 우리 사단장이 사회에서 인기가 많은 건지, 수많은 단체들이 부대를 찾아와.
그런 단체가 왔을 때 '이것이 우리 사단장의 권위다!'하고 행진곡을 연주해주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단체는 라이온스 클럽. 얘네들은 일 년에 한 번 대연병장을 대절해서 체육 대회도 하는데 양적, 물적, 질적 규모가 ㅎㄷㄷ해.
가끔 공관에 베프들을 초대하는 행사도 있는데 그럴 땐 악기계원과 교육관만 가서 정보통신대와 함께 음향장비를 설치해준다. 유일하게 악기계원이 노동을 하는 때.
♪사족 : 공관(公館)
정부의 고위 관리가 공적으로 쓰는 저택. 쉽게 말해 사단장 집.
독신 및 저짬 간부들은 BOQ나 BEQ에서 살고, 기혼 및 고짬 간부들은 군인아파트에서 살지만 명색이 투스타인 사단장이 그런 분들과 함께 살 수 있나.
부대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A공관이 있는 걸로 보아 B나 C 등 여러 개가 있다고 생각된다.
건물 내부엔 안 들어가봐서 모르겠지만, 그냥 마당이 넓은 주택이다. 사단장 운전병이 항시 들락거리고, 아마도 CP병이 집안일을 할 것만 같다.
(3) 이취임식
부대장을 교체하는 의식. 이상하게 유독 겨울에 대대장 이취임식이 많아. 쪼그마한 직할대대장 말고, 군 정도를 담당하는 대대장. 행사 순서는 다음과 같아.
- 주악
- 연대장님께 대한 경례
- 국민의례
- 국기에 대한 경례
- 애국가 제창
- 순국 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 연대장 및 내외 귀빈 축사
- 이임사
- 이임 대대장님께 대한 경례
- 취임 대대장님께 대한 경례
- 취임사
- 부대기 이양
- 분열 또는 열병
- 연대장님께 대한 경례
- 폐주악
가끔 이임 대대장이 이임사 때 울먹거리기도 하는데, 그런 사람들 보면 마음이 짠하더라.
일베 보니까 전에 중령인가? 자기 계급 인증해서 일베 간 게이도 있던데, 갑자기 생각나네.
(4) 입영 문화 행사 및 신병 수료식, 전문하사 수료식
입영 문화 행사는 신병 입소식을 뜻해. 최근에, 오고 싶은 군대를 만들자는 국방부의 추진으로 생긴 명칭인데 허 참.
아무리 이 행사는 주인공인 입영 대상자들 보다는 같이 따라온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을 위한 행사인 거 같아.
입대 생각에 막막하고 답답해서 밥도 잘 안 넘어갈, 앞이 깜깜한 훈련병 지망생들한테 무슨 노래가 귀에 달게 들려오리?
가요 위주로 해. 강남스타일이 떴을 땐 그거 편곡한다고 식겁했다. 요즘은 젠틀맨 하고 있으려나? 작은 연주회 형식.
신병 수료식이랑 전문하사 수료식은 의식 행사야. 신병 수료식을 기준으로 쓸게.
- 주악
- 사단장님께 대한 경례
- 국민의례
- 애국가
- 국기에 대한 경례
- 순국 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 표창
- 모범용사상
- 선행용사상
- (이하 생략)
- 훈시
- 계급장 수여
- 사단장님께 대한 경례
- 폐주악
옛날에는 훈련병끼리 했는데, 요즘에는 부모님 및 친지 등등을 초청해.
제일 보기 싫은 게, 꼭 미필처럼 보이는 새끼들이 국민의례 때 폰 들고 쪼물쪼물거리고 있는 거. 요즘 학교에선 뭘 가르치는지.
계급장 수여 때는 부모님들이 직접 계급장을 달아주러 나와. 근데 제발 좀 대장님 앞으로 지나가지 마세요ㅠ 지휘가 안 보이잖아요ㅠㅠ 빙 둘러 가주세요ㅠㅠㅠ
(5) 유해발굴개토식 및 참전용사 영결식
6.25 전쟁 때 돌아가신 분들 중에 아직도 유골을 찾지 못 해 밤이슬을 맞으며 야산에 누워계신 호국 영령들이 많아.
그런 분들의 유해를 발굴해내는 사업을 시작하는 식이 유해발굴개토식이야. 잠시 묵념.
땅이 녹기 시작하는 봄부터 시작해서 늦게는 가을까지도 계속 돼.
의식 행사고, 각 종파별로 군종장교들이 호국 영령을 달래는 기원문 같은 걸 외는데
아오 스님ㅠ 왤케 길게 하세요ㅠㅠ 정성가미를 얼마나 하시는지.
그리고 시삽도 해. 왜, 축제 개막식 등에서 보면 일렬로 서서 테이프를 끊는다거나, 폭죽 버튼을 누른다거나 하는 것처럼
길게 쌓아놓은 모래더미를 구령에 맞춰 삽으로 떠내는 순서인데, 모래더미가 사다리꼴로 반듯한 거에 조금 피식했다. 과연 군대.
그리고 그 사업으로 발굴해낸 참전용사분들의 유해를 모시고 넋을 기리는 행사가 영결식이야.
영결식도 마찬가지로 기원문. 마하반야바라밀다…
영결식 곡은 참 좋은 게 많아. 내가 단조를 좋아해서 그렇다만. 음침한 게이는 한 번 들어볼 것.
(6) 동원훈련 입소식
"선배님들, 이제 복장 정돈하시고 앞쪽을 봐주십쇼."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예비군 훈련 조교 게이들, 존경한다. 조교 하다가 부처 멘탈될 듯.
보통 연대장이나 여단장 주관으로 치뤄져.
나도 저짬 때는 전역이 뭐 벼슬이냐? 하고 아니꼽게 보였는데, 예비군 훈련 가 보니까 십분 이해되더라. 미안, 후배 조교들.
그리고 이건 현역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데, 예행 연습 한 번에 끝내고 좀 쉬자 이놈들아. 받들어 총같은거 집에서 연습하고 오라고!
(7) 미군 행사
일단 인증.
대내 행사의 꽃! 우리의 희망! 제일 기쁘고 즐겁고- 아니, 유일하게 재미있는 군행사야.
우선 가면 여러 외쿡인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밥! I LOVE US ZZAM!!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것 같아. 아이스크림도 있고 케이크도 있고. 뷔페식으로 마음껏!
근데 스테이크는 한 사람당 한 개씩 뿐이더라. 단호하게 리필 거절하는 흑형 셰프 팔근육 ㄷㄷ해.
먹는 얘기만 썼네. 크게 세 가지야. 이취임식, 부대 개방 행사, 한미친선행사. 이취임식은 앞에서 설명한 것 같은 거고,
부대 개방 행사는 지역 주민들을 부대로 초청하는 거. 물론 전면 개방하는 건 아니고. 주차장에 헬기나 탱크 같은 거 주욱 전시해놨는데 위엄이 ㄷㄷ해.
우리 사단도 우리 군악대랑 화생방지원대랑 지원 갔어. 우리는 공연해주러, 화학은 장비 전시해주러.
한미친선행사는, 카투사랑 미군이랑 벌이는 축제같은 거야. 체육대회도 있고, 공연도 있고.
확실히 징병제라 그런지 존댓말 문화가 없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자유롭더라. 정식으로 행렬 맞춰서 행사할 때는 각 딱 잡고,
강당에 모여서 둥글게 앉아서 체육대회 시상식 하는데, 앞에서 간부가 훈시해도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우승 팀 발표하니까 Yeah! Hee-ha! 그냥 대학 같았음. 그런 점에선 카투사 애들 좀 부러웠다.
참고로 카투사 지원이, 미군이 다양한 카투사를 상대해 현지인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개념이라
영어 제일 잘 하는 애들만 뽑는 게 아니라, 일정 점수 내에서 랜덤으로 몇 명씩 뽑는다 카더라.
그니까 토익 990점에서 900점까지 10명, 899점부터 800점까지 10명,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언어 장애인 일베 게이들도 파이팅.
나) 대외 행사
(1) 축제·대회·기념일
입대 전에는 지역의 축제나 기념일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어. 수양록에 있는 걸 조금 써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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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제 0회 장애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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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0일 제 0회 00군민걷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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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0일 00년 00국제00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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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0일 제 0회 00시각장애인 00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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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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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일 0000학년도 어린이날 기념 00축제 한마당
이 정도.
그 밖에도 국제마라톤 대회, 초등학교 체육대회, 가정의 날 및 부부의 날 기념식, 호국 보훈의 달 나라사랑 콘서트 등등
봄에서 여름까지 엄청나게 많은 행사들이 있다. 전역하면 기차타고 구경하고 다녀야지- 했는데 아직까지도 못 이뤘다. 먹고 살아야지.
어린이날 관련 행사가 제일 즐거웠다. 로린이들이랑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00군 축제에서 먹은 소갈비랑 00축제 마치고 먹은 일식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보통은 출장 뷔페를 부르던데, 예전에 한 놈이 회 먹고 배탈이 난 적이 있어서 회는 못 먹게 했어. 그래도 몰래몰래 먹었지만. 대장님 미안요.
(2) 종교 행사 : 석가탄신일
12월에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하기도 하지만, 종교 관련 행사의 으뜸은 불교 행사야. 그 중에서도 석가탄신일 행사.
어느 정도냐하면, 모태 기독 게이인 본인이 샤워하다가 무심코 콧노래를 흥얼거렸는데 「연등 들어 밝히자」라는 곡일 정도. 예수님한테 미안해지노ㅠ
근데 불교곡들 중에 좋은 노래도 많긴 해. 연등 들어 밝히자 들어보면 절로 흥이 돋아.
민간 절이랑 사단 절에 들러서 법회도 드리만
하지만 가장 무서운 건 역시 시가 행진. 불교 신자님들의 행렬 맨 앞에서 악기를 불면서 가는데
거리가 6~8km정도 된다. 숫자만 보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우선 차량 통제가 되어있지만, 전면통제는 아닌데다 신호등도 있고 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불기도 힘든 악기를 불면서 가야한다(트럼펫). 쇳덩이를 두 개를 양 손에 나눠 직각으로 들고 가야한다(심벌즈).
…16kg의 쇳덩이를 어깨에 지고 불면서 가야한다(수자폰)!!!!!!!
대략 2~4시간이 걸려. 갔다오면 진이 다 빠진다.
4) 행사 소요곡
가) 의식곡
- 애국가(안익태 작곡)
- 국기에 대한 경례(이교숙 작곡)
- 묵념(김희조 작곡)
- 장성에 대한 경례(이교숙 작곡)
- 장관에 대한 경례 ~무궁화~(이교숙 작곡)
- 대통령에 대한 경례 ~봉황~(이교숙 작곡)
- 트리오
- 환희(Ludwig van Beethoven 작곡)
- 우리의 소원(안병원 작곡)
- 영광(김석윤 작곡)
- 신아리랑(황문규 작곡)
- 타령(황문규 작곡)
- National Emblem March(Trio, Edwin Eugene Bagley 작곡)
- 진혼곡(트럼펫 한정)
- 드럼 마치(타악기 한정)
나) 행진곡
다) 군가
라) 영결식 소요곡
- Free as a bird(스페인 민요 및 찬송가-Lowell Mason 작곡)
- Ase's Death(Edward Grieg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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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eral March(Fryderyk Franciszek Chopin 작곡)
- March Funebre(Robert Browne Hall 작곡)
- 6.25의 노래(김동진 작곡)
- 비목(장일남 작곡)
마) 기념식/단체가
바) 불교 행사 소요곡
- 삼귀의
- 찬불가
- 청법가
- 사홍서원
- 부처님 오신 날
- 우리도 부처님 같이
- 연등
- 연등 들어 밝히자
-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 보현행원
- 집회가
사) 미군 행사 소요곡
- The star spangled banner(별이 빛나는 깃발 : 미국 국가, John Stafford Smith 작곡)
- The star and stripes forever(성조기여 영원하라, John Philip Sousa 작곡)
- Star March(장성에 대한 경례)
- The army goes rolling along(미육군가)
라. 썰
- 반도잡는 거랑 오래 서 있는 거 때문에 군악대 생활 오래 하면 허리랑 다리가 많이 상해. 많은 군악 간부들이 허리 디스크, 관절 질환을 앓고 있음. 전투 병과 간부들 보다야 낫겠지만.
- 현역 게이들을 위한 추천 인트라넷 사이트
- 공군 공감 : 공군에서 운영하는 인트라넷 블로그. 만화를 볼 수 있다.
- 공군 본부 : IT정보에 관한 글들을 인터넷에서 많이 퍼온다.
- 국방부 : 만화를 볼 수 있다. 「슭의 말년휴가」는 꼭 정주행해라. 「초보교관 박대위」를 보면 간부들의 고초를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다.
- 국방 홍보원 : 국방 라디오 프로그램 '별사탕'을 설치해서 들을 수 있다. 인트라넷에서도 작동한다!
- 방패지식인 : 육군의 허다한 지식 서비스 중에서 단연코 추천하고 싶은 곳.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사이트에 있다.
다른 군내 지식 서비스들처럼 행정 자료나 좋은 글 따위도 많이 올라오지만, 그보다 더 멋진 것은 바로 사회 각 층에서 생활하다 온
병사들의 정보글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 기억나는 대로 추천해보면, 피부과 전공한 병사가 쓴 피부관리법과 화장품에 대한 이해(두 번 읽어라),
헬스가 취미인 병사가 쓴 몸 만들기 시리즈, 1년 영어 공부해서 유학까지 가게 된 병사의 썰 등등. 인트라넷 내 최고의 보고다. -
「드럼라인」이란 영화를 추천해. 군악대 얘기는 아니고, 미식축구 마칭밴드 이야기인데 드럼 치려는 사람은 무조건 봐야해.
「스윙걸즈」란 일본 영화도 추천할게. 중고딩 때 관악부 시작했으면 많이 공감할 거야. 악기 처음 배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 다른 부대 썰
- 공병 : 가끔 식사추진해서 먹는데 밥이 맛있다.
- 기동 : 야성과 패기. 밥을 많이 먹는다. 전투복 주머니에 사자 그림을 붙이던데 멋있더라. 매일 알통구보를 하는데
300에 나오는 용사들 같다. 복근이 전부 장난이 아니다. 밥이 맛없다. 무조건 짜게 준다. 나물 삶은 것도 짜더라. - 방공 : 안 좋은 일이 하나둘 있어서 그런지 부대원들끼리 단결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간부들이 착하다.
- 본부 : 싸이코가 드문드문 있다. 어떻게 여기에 왔을까 싶을 정도로 특이한 사람도 많다. 근데 학력 확인해보면 ㄷㄷㄷ.
말년병장 쯤 되면 행보관이랑 맞먹고 논다. 전문하사 두고 행보관이랑 내기 장기도 두더라. 공문까지 써붙여놓고.
PX병은 지연을 통해 세습되는 것 같다.
사단에서 제일 불쌍한 게 경비소대 애들. 위병소 근무에 제초 작업에 배수로 작업에… 경비원이 따로 없다. 힘내라.
비서실이 꿀이라 카더라. 나보다 한 달 빠른 성님이 비서실에서 어학병으로 근무했다. - 의무 : 의대생, 의학 관련 전공자 아닌 병이 많다. 의무병한테 주사 한 대 맞으려면 주사놓는 의무병도 주사맞는 너도 긴장해야한다.
친해지면 물리 치료 받을 때 추가적으로 찜질 등을 해준다. - 의장 : 사단에는 없고, 가끔 군사령부 의장대랑 콜라보레이션 하는 행사가 있어서 몇 번 봄. 우리 행진곡에 맞춰서 의장 시범을 펼치는데
와, 멋있더라. 제일 백미는 드럼 롤이 흐르는 가운데 일렬로 서서 주르르르르르륵 제식 시범 보이는 거.
군생활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할 게 많아서 좋았어. - 정비 : 싸이코가 많다. 행사 버스 운전하는 애가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 많이 친해진다.
- 정보통신 : 계급별 할 일이 잘 정해져있는 것같다. 음향설비 도와주는 아저씨 정도.
사진병 아저씨랑도 많이 다녀서, 가끔 우리 사진을 뽑아다 준다. 민간 행사 때 거부감을 주지 않으려고 그러는지 사복을 갖고 있다. - 화생방 : 간부들이 좋지 않다. 좋은 간부도 있는데, 안 좋은 간부가 어떻게 한 군데 모였다. 까보화.
- 헌병 : 같이 행사 나가다보면 낯이 익어진다.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문화가 있다. 특수임무단(SDT)이라는 대테러부대가 있는데
아래위로 검은색 옷에 검은색 전투모까지 착용한 게 아주 간지폭풍이다. 발로 경례하는 법을 배운다. - 군장점 이모한테 잘 하자. 말도 안 되는 주문 넣지 말고. 이모도 사람이다.
- 종교 활동 가서 훈련병들한테 부식을 나눠주다 보면 왠지 모르게 먹이를 주는 기분이 된다.
- 겨울에는 손도 손이지만 악기가 얼어서 좆되는 수가 있어. 침이나 수증기 때문에 밸브가 얼어서 큰일나는 수가 있으니까
일단 밖에 나가면 수시로 악기를 데워줄 것! - 타부대에 트럼펫 엄청 잘 부는 부사관이 하나 있었는데, 트럼펫으로 말 소리도 내고, 「왕벌의 비행」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곡도
부드럽게 불고, 완전 짱짱맨이었음.
6. 맺음말
드디어 끝이다ㅠㅠ 이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준 게이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쓰느라 쓸데없이 고생한 나도,
읽느라 시력 떨어진 게이들도 모두모두 고생했어. 정보게이들 존경한다. 어떻게 그렇게 글을 조리있게 잘 쓰지?
맨날 일베글 읽으면서 '반응 좋으면 다른 썰 풀게'하는 게 괜히 석연찮아서 이렇게 한 방에 달리게 되었네.
밤낮 가리지 않고 생각 날 때마다 써서 문체도 주제도 방향도 중구난방… 게다가 중간에 한 번 날아가서 분량이 절반정도 준 게 이 정도야, 어휴.
아무튼 읽어줘서 고맙고, 부대 추측할 만한 정보는 죄다 꼬아놨으니까 신고는 하지 마라ㅠ 차라리 이상한 게이가 장대한 소설을 썼다고 생각해.
그럼 필력 충전할 때까지 모두모두 안녕 :)
p.s. 전라디언 그렇게 싫어하던 군악대 권이 일베하니? 친목밴
7. 같이 보기
공병 : [정보/군대저장소] 미필을 위한 전투공병 맛보기를 해보자!
정비 : [군대보직/스압] 소형운전병에 대해 알아보자.retona
수송병과 현역 부사관이다 운전병에 대해 알아보자.JungBo
정보통신 : [정보][군사] 육군의 전달력! 통신병(유,무선)에 대해 알아보자 .Jisik
화생방 : [군대] (스압)화학병과에 대해 알아보자.Chemical
行事는 戰鬪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