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코닥 포트라 160vc
1. 배경음악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sEfEL
윤하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
2. 인증
삼성 WB500 / F3.9 / 1/11초 / ISO800
3. 목차
1. 배경음악
2. 인증
3. 목차
4. 일러두기
5. 머리말
6. 본문
가. 조리개 값
나. 셔터 스피드
다. 감도
라. 썰
마. 사진
7. 맺음말
8. 같이보기
가. 사진 관련 정보글
나. 자작 정보글
9. CCL
4. 일러두기
- 이 글에 게시된 모든 사진은 글쓴이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에 의거, 저작물의 변경을 금한다. 다른 이름으로 저장 따위를 막는 게 아니고, 2차 저작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 쉽게 말해
씨발 누구든 워터마크를 건들면 좆되는거야.
아주 좆되는거야. - 사진 밑에는 사진에 대한 정보를 적어두었다. 카메라 / 렌즈 / 조리개 값 / 셔터 스피드 / 감도(또는 필름) 순서다. 사진에 따라 몇 가지 없는 경우도 있다.
- 리사이즈와 워터마크를 제외한 어떠한 편집도 하지 않았다. 6.다. 감도에서 설명을 위한 예시 사진 두 개 빼고는 크롭조차도 안 했다.
사이즈는 긴축 기준 512px.
5. 머리말
인사, 변명, 소개, 주제, 동기 바쁜 게이는 중간중간에 박스되어 있는 요약만 읽기. 근데 긴 글 읽는 습관도 좀 들이자, 응? 선ㅇㅂ 무관심보다 정독후 ㅁㅈㅎ가 훨 낫다. |
게이들아 안녕? 전에 사단 군악대에 관한 정보글 썼다가 미친놈이라고 욕 엄청 먹은 게이야.
그게 처녀작이었는데, 비판이 그렇게 많아서 고민이 상당히 컸어.
내가 글쓰는 방식이 잘못되었나, 3부작으로 나눠 올릴 걸 그랬나, 다듬어서 논문으로 제출해볼까 등등.
그러는 와중에도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깨작깨작거렸는데, 도무지 글이 안 나오는 거야.
그래서 그냥 내 스타일대로 쓰기로 했어. 긴 글 싫어하는 게이들은 이해해주고.
사실, 읽기 쉽도록 최대한 '틀'에 맞춰서 썼다고 생각했거든?
- 쓸데없는 확장자 등 군더더기 없는 제목
- 모바일을 위해 문서 최상단에 위치시킨 배경음악
-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좆문가는 아니기에 하는 인증
- 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1장 2조(공문서 작성의 일반원칙)에 의한 목차
- 설명문의 형식 : 머리말 - 본문 - 맺음말
- 바쁜 사람들을 위한 중간 요약
- 몇 번이고 읽고 검사한 맞춤법
- 글의 진실성 확보, 출처 표기 및 정보 학습의 심화·확장을 위한 링크
근데 일게이들은 사회의 악습을… 틀을 깨는 데에 익숙한 일베충들이잖아?
난 아마 안 될 거야…
난 아버지께 사진을 배웠어. 그림을 못 그려서 그런지 사진 찍는 게 재미있더라구.
지금까지 써온 기종들을 죽 나열해볼게.
- 미놀타 X-300
- 미놀타 MD 50mm F1.4
- 미놀타 MD ZOOM 35-70mm F3.5 MACRO
- 삼성 VLUU WB500
- 소니 α330
- 소니 E 18-55mm F3.5-5.6
-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미놀타 하이매틱 7SⅡ
- 캐논 EOS 60D
- 캐논 EF 50mm F1.8
- 탐론 18-270mm F3.5-6.3
- 탐론 17-50mm F2.8
이 중에서 지금까지 팔지 않고 남아있는 건 X-300이랑, WB500이랑, 60D 세 개야.
서드파티도 많고, 다른 사진 게이들한텐 명함도 못 내밀 이력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겪었으면 정보글 쓸 정돈 되지?
오늘의 글감은 사진 촬영의 요소야.
주변 사람들한테 사진을 가르치다보면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들어.
"왜 나는 손도 안 떨었는데, 이렇게 흔들리게 나왔어?"
"야경 사진 보면 있잖아, 그 왜 자동차가 씽씽 지나가는 거, 그거 어떻게 해?"
"내 카메라는 영화같이 찍히는 거 안 돼? 사람만 잘 나오게 하는 거"
그래서 차근차근 배워보라고 책 한 권 던져주면, 결국 나오는 소리가 뭔 줄 알아?
"하… 나, 그냥 오토 모드만 쓸래."
하여간 요즘 애들은 근성이 아주 그냥ㅠ
그래서 비유와 예시를 통해서, 말로 설명해주니까 다 알아먹더라구. 나쁜 놈들.
잡설이 길었는데, 어쨌든 이런저런 사진들을 찍을 때 필요한 요소들을 알아볼거야.
참고로 촬영의 요소란 명칭은 소설의 3요소나 소설 구성의 3요소같이 정해진 건 아니고 내가 임의로 지은 거야.
조리개 값, 셔터 스피드, 그리고 감도에 대해 알아볼 건데 재미없는 카메라의 역사 같은 건 언급이 없으니까 부담가지지말고 천천히 읽어줘.
전 글에서도 댓글로 부탁했던 건데, 정독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민주화를 주는게 대충 읽고 길게 썼다고 ㅇㅂ주는 것 보다 훨 나아.
부디, 읽어줘.
6. 본문
가. 조리개 값
렌즈에 대한 내용. 조리개 값의 숫자와 구멍 크기는 반비례. 구멍이 크면 빛이 많이 들어와 밝다. 구멍이 크면 보케나 아웃포커싱을 얻을 수 있다. |
어떤 물건이 햇빛의 일부를 반사시키면, 우리 눈이 그걸 인식하는 걸 '본다'라고 하지. 누구나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을 내용이야(국가교육과정 정보센터).
마찬가지로 사진이 찍히려면 일단 반사된 빛을 받아들여야겠지? 그 과정에서 제일 먼저 통과하는 게, 카메라에서 눈 역할을 하는 렌즈야.
사진을 잘 모르는 게이들은 렌즈에서 조절할 수 있는 거라고 하면 원근(줌)밖에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부가적인 거고,
기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건 초점과 조리개 값이야. 여기서 초점은 다루지 않고, 조리개 값을 알아보자.
조리개 값은 조리개의 값, 수치를 뜻하는 거야. 다음의 사진을 보자.
캐논 EOS 60D / 캐논 EF 50mm F1.8 / F20 / 1/250초 / ISO100
이 사진은 렌즈의 뒷면을 찍은 거야. 렌즈는 미놀타 MF 50.4인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보다시피 여섯 개의 무언가가 맞물려 가운데 작은 구멍만을 남겨놓고 있지?
그래. 저 무언가가 바로 조리개야. 안구의 홍채처럼 구멍을 크게 하거나 작게 함으로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지.
그리고 조리개의 변화에 따라 매겨놓은 값을 조리개 값이라고 해.
사족 : 렌즈 명칭
카메라 커뮤니티에 가면 아빠백통이니, 삼식이니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와.
근데 그런 인간적인 이름 말고도 펜탁스 50.4, 소니 1855 등등 숫자가 붙어있는 이름도 있지. 그에 대한 해설을 좀 해줄까 해.
일단 50.4는 [오십쩜사]로 읽거나 [쩜사]로 줄여부르고, 정식으로는 '펜탁스 50mm F1.4'라고 해.
눈치 빠른 게이들은 알아챘겠지만, 앞의 50은 50mm의 그것이고, 뒤의 4는 F1.4의 소수부분이야.
앞의 mm는 초점거리이고 뒤의 F는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인데, 초점거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게이들은 도서관을 방문해주길 바랄게.
응용하면, '니콘 135mm F2.8'은 니콘 135.8, '야시카 50mm F1.9'는 야시카 50.9
돌아가서, 이번엔 1855를 보자. [일팔오오]라고 읽고 정식으로는 '소니 18-55mm F3.5-5.6'이라고 해.
보다시피 초점거리가 18에서 55까지로 변하지? 이게 흔히 DSLR 살 때 오는 줌렌즈야. 위의 쩜사 등등은 단렌즈고.
줌렌즈의 숫자를 따서 부르는 방법은, 그냥 초점거리만 나열하면 돼.
예를 들어, '탐론 18-200mm F3.5-6.3'은 탐론 18200으로, '시그마 17-35mm F2.8-4'는 시그마 1835로. 쉽지?
사족 : 단렌즈, 줌렌즈
간단하게, 줌렌즈는 줌이 되는 렌즈. 단렌즈는 네가 발로 걸어가서 줌시켜야하는, 줌이 안 되는 렌즈.
캐논 EOS 60D / 캐논 EF 50mm F1.8 / F20 / 1/250초 / ISO100
아까보다 구멍이 살짝 더 커졌지? 조리개가 좀 더 '개방'되었기에 그런 거지. 그렇다고 반댓말로 '조리개를 폐쇄시키다'고는 안 해.
'조리개를 조이다', '조리개를 좁히다' 정도로 얘기하지. 아까는 F16이었고, 바로 위의 사진은 F5.6이야.
여기서 F는 조리개 값으로 초점비(focal ratio)의 약자고, 숫자는 스탑(stop)이라는 단위야.
위의 렌즈는 1.4 2 2.8 4 5.6 8 11 16 이렇게 여덟 개의 스탑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멍이 더 커졌으니 들어오는 빛의 양이 더 많아져서 더 밝은 사진을 찍겠지? 정확하게는 한 스탑마다 두 배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지금은 F16에서 F5.6으로 3스탑 개방했으니까 8배 더 밝아지는 거야.
근데 왜 개방될 수록 조리개 값, 숫자가 작아지냐고? 그건 조리개 값과 구멍 크기의 관계가 역수 관계이기 때문이야.
조리개 값(F) = 초점 거리 / 조리개 직경(구멍 크기)
단렌즈라면 초점 거리는 일정한 상수일테니, 구멍 크기가 커진다면 조리개 값은 줄어들고 구멍 크기가 작아진다면 조리개 값은 줄어들겠지?
캐논 EOS 60D / 캐논 EF 50mm F1.8 / F20 / 1/250초 / ISO100
이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 조리개를 가장 크게 연 값은 F1.4야. 위의 사진은 그 모습.
보통 플래시를 쓸 수 없는 실내이거나 특별한 연출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면 F1.4의 최대 개방은 잘 쓰지 않아.
왜냐하면 조리개가 개방될 수록 아웃포커싱, 보케 등의 용어로 정의되는 흐림 효과가 생겨나기 때문이지.
F5.6과 비교하면 4스탑 개방했으니까 16배 밝을 거고, 조리개를 최대한으로 조인 F16과 비교하면 일곱 스탑 더 개방된 거니까 128배 더 밝아.
밝기 얘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롤라이 레트로 100
미놀타 X-300 / MD 50mm F1.4 / 코닥 컬러플러스 200
먼저 위의 사진을 보면 벨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모두 흐리게 보이지?
전문 용어로는 '피사계심도가 얕은 사진'이라고 하고, 보통은 '아웃포커싱'이라는 출처 종범한 말을 써.
근데 아웃포커스라고 검색하니까 두산백과에 떡하니 나오네. 헐.
아래 사진을 보면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간판의 빛이 둥글게 망울져 보이지?
이건 또 '보케'라고 하는데, 흐려지다는 의미의 일본어 보케루(ぼける)에서 나온 용어야.
'네이버에서 치면 Bokeh라고, 미국식 영어로 뜨거든여?'
니콘, 캐논, 펜탁스, 콘탁스, 미놀타, 소니 등 일제 카메라가 대세니까 용어도 역수출된 거야(위키피디아).
아무튼, 이런 '흐림'효과, 머리말에서 말한 '영화처럼 사람만 잘 나오게 하는 거'는 왜 생기냐고?
(출처)
내가 왠만하면 자작 사진만 올리려고 했는데, 글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개념이라 퍼왔어.
위 그림은 물체 B에 초점이 맞았을 때 조리개의 개방에 따라 물체 B와 동일한 크기인 물체 G의 상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어.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을 때(Wide Lens, 갈색 선) 필름(Film)에 상은 s2만큼 맺히지?
멀리 있는 물체는 초점에 맞는 상이 앞에 생기기에, 그만큼 번져 보이는 거야.
근데 조리개를 좁혀 렌즈 가장자리를 안 쓰니까(Narrow Lens, 주황색 선) 필름에 상이 s1만큼 맺히지?
s2에 비해 크기가 줄어들었으니 덜 번졌다는 얘기고, 그만큼 더 선명하단 얘기인 거야.
정리하자면, 조리개를 개방하면 초점이 안 맞은 물체는 흐리게 보이고(피사계심도가 얕다),
조리개를 조이면 초점이 안 맞은 물체라도 선명하게 보인다(피사계심도가 깊다)는 것.
물리를 배운 이과생이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내 고물 디카로는 아무리 조리개를 밝게 해도 피사계심도가 얕아지지 않는다고? 그건 두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컴팩트 카메라는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생각보다 커. 내 WB500만 해도 F3.3이고. 근데 검색해보니까 요즘은 많이 낮아졌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컴팩트 카메라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감광소자(CCD, CMOS)라는 게 엄청 작기 때문이야.
같은 화각의 사진을 찍을 때(같은 장면을 같은 화면에 담을 때) 필요한 렌즈의 초점거리는 감광소자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역으로 감광소자가 작다면 필요한 렌즈의 초점거리도 짧아지겠지?
내 카메라로 예를 들어, 60D로 찍은 어떤 장면을 WB500으로 똑같이 찍는 상황을 보자.
WB500의 감광소자는 대각선 길이가 1/2.33인치야. 밀리미터로 환산하면 10.9mm 정도. 반면에 60D 감광소자의 크기는 22.3*14.9mm야.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면 대각선의 길이는 26.8mm로 나와. 2.5배 정도 더 크지.
다시 상황으로 돌아와서, 감광소지의 크기가 2.5배 작아졌으니 필요한 렌즈의 초점거리도 2.5배 줄어들겠지?
초점거리가 줄어들었으니까 구멍의 크기도 줄어들겠지? 렌즈 크기가 작으면 구멍 크기도 당연히 작을 거 아냐.
구멍 크기가 작으면 피사계심도는? 깊어지는 거지. 오케이?
카메라에 보면 A모드(Aperture Priority)라는 게 있어. 한글로는 조리개 우선 모드라고 하는데, 조리개만 네가 맞추면 나머지는 카메라가 알아서 하는 거야.
심도 조절에 신경쓰는 게이라면 A모드를 주로 사용하게 될 거야.
나. 셔터 스피드
셔터에 관한 내용. 빨리 열리고 닫히면 순간은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어둡다는 게 함정. 다른 요소들로 커버하자. 도로의 야경을 찍기 위해 꼭 공부해야할 것. |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롤라이 레트로 100
이건 회룡역에서 찍은 사진이야.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 건데 마치 멈춰있는 듯이 찍혔어.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해서 찍었기 때문이지.
셔터 얘기를 얘기하기 전에 필름 얘기부터 할게. 사진이 필름에 찍히는 원리는, 쉽게 얘기하면 빛이 필름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는 거야.
물체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이 망치랑 정을 들고 필름에 자기 색깔을 새기는 모습을 상상하면 될 거야.
그래서 필름을 다 쓰기 전에 카메라 뚜껑을 열면 혼나는 거야. 강력한 백색광인 햇빛이 필름을 마구 때려서
지금까지 뭘 찍었는지도 모르게 하얗게만 새겨버리거든.
셔터는 이 새기는 행위를 몇 초 동안 제한할 지를 결정하는 거야. 자동문처럼 옆으로 비켜나있다가 잠시 뒤에 다시 닫는 식으로.
그러니까 셔터가 빨리 열렸다 닫히면 빛은 약하게 새겨지고, 셔터가 열려서 한참 있다가 닫히면 빛은 강하게 새겨지는 거야
다른 말로는, 셔터 스피드가 빠르면 상이 어두울 거고 셔터 스피드가 느리면 상이 밝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위의 사진처럼, 순간인데도 어둡지 않은 사진을 찍었냐고? 일단 많이 맑은 날이었고,
앞에 실컷 적어놓은 거 있지? 조리개 값. 조리개 값을 꽤 많이 줄였지. 내가 게을러서 기록을 잘 안 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셔터도 조리개 값처럼 스탑이라는 단위를 쓰고, 한 스탑 느려질 때마다 두 배씩 밝아져.
캐논 EOS 60D / 탐론 18-270mm F3.5-6.3 / F29 / 8초 / ISO100
사진 밑에 적어놓은 정보를 잠깐 보자, 아까 렌즈 조리개를 찍은 사진들은 전부 셔터 스피드가 1/250초였어.
달리 말하면 250분의 1초만에 셔터가 열렸다 닫힌 거지. 근데 바로 위의 야경 사진은 8초야. 8분의 1초가 아니라 8초.
셔터가 열리고 1초, 2초, …, 7초, 8초가 지난 후에 닫힌 거야. 보통의 사진들이 찍히는 순간보다 엄청 느려.
그래서 저런 사진이 찍힐 수 있는 거야. 8초라는 긴 시간 동안 빛이 마구 필름을 때려대니까.
근데 길 양쪽의 차들은 모습은 안 보이고 헤드라이트랑 후미등만 보이지? 차체에서 반사되는 빛은 약해서
필름을 때려도 티도 안 나고, 불빛은 강해서 비교적 세게 때리기 때문이야.
자꾸 필름을 때리니 뭐니 이렇게 표현하니까 전문가 게이들은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이렇게 설명하는 게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이더라. 이해해줘.
어쨌든, 반면에 유턴하려고 신호대기 중인 차는 모습이 온전하게 찍혔지?
그건 약한 빛일지라도 한 자리에 계속 때려대니까, 때린 데 또 때리는 걸 반복하니까 저렇게 새겨진 거야.
조리개 우선 모드가 있듯이, 셔터 우선 모드도 있어. S모드(Shutter Priority)라고 하고, 셔터만 네가 설정하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되는 거야.
수전증 때문에 떨리는 사진이 싫은 게이들은 S모드로 1/30보다 빠르게 설정해놓으면 왠만해선 걱정이 없을 거야.
다. 감도
ASA, DIN, ISO에 관한 내용. 감도, 밝기, 거칠기는 비례 관계. 개인적으로는 400을 마지노선으로 잡는다. |
마지막으로 감도에 관한 내용이야. 감도의 감은 느낄 감(感)인데 필름이나 감광소자가 빛에 얼마만큼 반응하는가를 나타낸 척도야.
ASA와 DIN은 필름의 감도 단위이고, ISO는 디지털의 단위지. DIN은 독일건데 혼자 다르게 놀고, ASA와 ISO는 보통 100부터 시작해서 두 배씩 늘어나.
조리개 값과 셔터 스피드의 스탑과 마찬가지로, 감도 값과 사진의 밝기는 비례해. 즉, 어두운 실내에서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하기 위해
조리개도 최대한으로 조였더니 자꾸 흔들린 사진이 나온다면, 감도를 높임으로 셔터 스피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거지.
여기서 단무지 일게이들은 '와! 요즘은 ISO6400이나 ISO12800까지도 나온다던데, 그럼 자꾸자꾸 높이면 짱짱맨이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다음의 사진을 보자.
캐논 EOS 60D / 탐론 18-270mm F3.5-6.3 / F29 / 1/10초 / ISO6400
이 사진은 아까의 야경 사진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조리개 값을 두고 찍은 거야. 단, 60D 최대 감도인 ISO6400으로 놓고 찍었지.
두 사진의 밝기는 비슷한데, 셔터 스피드는 1/10초로 비교적 빨라졌지? 그래서 비슷한 속도로 움직였던 차량들도 정지해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런데 이 사진엔 슬픈 전설이 있어 중대한 사실이 담겨져있어.
캐논 EOS 60D / 탐론 18-270mm F3.5-6.3 / F29 / 8초 / ISO100 (100% 크롭)
캐논 EOS 60D / 탐론 18-270mm F3.5-6.3 / F29 / 1/10초 / ISO6400 (100% 크롭)
아까의 두 사진을 100%로 확대한 사진이야. 딱! 봐도 아래 사진이 더 거칠어보이지? 이렇게 거칠어진 걸 '노이즈가 생겼다'고 해.
인터넷 게시용으로 작게 줄이면 별로 티도 안 나지만, 신문에 쓰거나 대형 인화 시에는 엄청나게 신경쓰이지. 왜 이런 현상이 생기냐하면-
일단 필름 기준으로, 감도가 낮은 필름에 비해 감도가 높은 필름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자가 상대적으로 커. 같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빛을
빨아들이기 위해서야. 근데 입자가 크니까 같은 비율로 확대를 하면 더 거칠어지겠지?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면 일반적인 그림과 모자이크 그림의
차이로 생각하면 될듯해.
디지털 카메라의 감광소자도 마찬가지야. 다만 감광소자의 경우에는 입자 하나가 빛을 받아들이던 걸, 입자 두 개씩, 네 개씩 묶어서 받아들여서 전기적으로
증폭시키기 때문인데… 그냥 대충 이해해. 깊게 파고들면 어려워.
A모드나 S모드처럼 I모드 같은 건, 없어.
고급기종들은 높은 감도에서도 노이즈가 적게 나와. 줄여서 고감도 저노이즈라고 해. 그리고 카메라 자체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또는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으로
노이즈를 줄일 수 있어. 그치만 그건 화면을 뭉그러뜨려서 반들반들하게 보이는 거라 개인적으로는 싫어해. 나는 고감도 필름으로 ASA400까지만 써서,
그 습관 때문인지 400 이상으로는 잘 안 올려.
라. 썰
- 미놀타 X-300은 화면이 깔끔해서 엄청 좋아. 이걸 쓰다가 다른 걸 쓰려니 도저히 못 해먹겠다.
- 삼성은 사자마자 '아, 가전제품을 잘 만드는 구나'하고 생각했어. A모드와 S모드가 없다니!? 그치만 그만큼 접근하기 쉽다는 뜻도 되지.
- α330은 내 첫 DSLR이었는데… 이걸 왜 샀는지. 그 당시 동일가격대에서 유일하게 틸트 LCD를 달고 나와서 골랐는데 아무 쓸모 없음. 니콘을 샀었어야 했는데.
- 니콘 F2AS는 중2병과 니콘빠 기질이 겹쳐서 구매한 것. 완전 기계식으로 유명한 FM2을 사려다 알게 되어서 구매했는데, 확실히 튼튼하고 묵직하고 소리도 좋고 다 좋은데, 화면이 너무 더럽다. 조리개값은 잘 보이지도 않아.
- 왜 니콘빠냐하면, 쓸데없는 장인정신이 맘에 들어서. 2004년에 필름카메라 F6를 출시하는 것도 그렇고, 남극이나 우주에 가져가서도 작동하는 카메라를 만드는 것도 그렇고, 뭐니뭐니해도 제일 멋진 건 필름 시절 수동렌즈(F마운트)를 DSLR에 그대로 끼울 수 있다는 점. 수동 50.2 + 풀프레임은 내 로망이야.
- 하이매틱도 중2병으로 산 건데, 덕분에 RF카메라는 사면 안 된다는 걸 배웠어. 한 롤도 채 안 찍고 바로 판매. 화면도 좁고, 바늘 노출계는 왜그리 병맛인지. 초점 맞추는 것도 이상하고, 셔터 소리도 소심하고. 재미 없었어.
- 그리고 지금 쓰는 캐논 60D는, 사실 내 건 아니고 아버지 거야. 니콘을 사자고 그렇게 권유했는데 '네가 소니 사자고 했다가 그 모양 났잖아!' 하시면서 강행. 색조절을 잘못 하면 굉장히 진하게 나와. 군악대 시절에 부모님께서 오셔서 찍은 적이 있는데 행사복의 붉은 빛이 어찌나 진득진득하게 보이는지. 50.8렌즈는 기대 이상으로 잘 찍히고, 1750은 애매해서 실내 촬영이 없을 땐 쳐박아놓고 보통 줌렌즈론 18270을 써.
- 보통 필름은 종이박스의 색깔을 잘 내어준다고 보면 돼. 후지 리얼라는 녹색, 비스타는 빨간색 등등.
- 후지 리얼라는 언젠가부터 예전의 초록빛이 안 나와. 가격만 비싸고. 해서 별로 안 쓰는 중.
- 아그파 비스타는 캐논처럼 진득한 붉은 색을 얻을 수 있어.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컬러필름은 코닥 컬러플러스. 누리끼리한게 괜히 좋다.
- 흑백은 주로 코닥 티-맥스랑 코닥 트라이-엑스를 주로 썼는데 첨부된 사진은 전부 한 롤에서 나온 롤라이 레트로 100이네ㅠ
트라이엑스보단 티맥스가 고와서 더 자주 썼던 것 같아. - 자가 현상은 해보고싶은데 아직 여건이 안 되서 못 해. 언젠간 암실 만들어서 자가 인화까지 해 보고 싶다.
- 필름 직접 감아서는 써 봤어. 티맥스로. 근데 길이조절을 잘못해서 한 롤에 40장짜리 필름을 만들어서 현상을 맡겼더니, 이러면 곤란하다고 하더라. 어쨌든 사진은 잘 나왔고, 단골이라서 추가 요금은 없었음.
- 원래 인물 사진을 좋아하는데 괜히 오해받을까봐 뒷모습 정도만 느낌 왔을 때 찍어. 유명 작가면 '내가 찍어주시는데 감사는 못 할 망정!'하는 마인드로 신경 안 쓰고 찍겠지만, 치한으로 몰리면 곤란하잖아.
- 포토웍스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해. 리사이즈나 워터마크 등 단순 반복 작업에 탁월한 프로그램이야. 이 글에 실린 사진들도 거의 저걸로 작업했어. RAW파일은 안 먹힌다는 점이 좀 아쉽다.
- 「끌림」(이병률 지음)이란 책을 추천해. DSLR 강좌 이런 책은 아니고, 작가가 여행다니면서 찍은 사진들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야.
마. 사진
저격이랑 스압이 무서워서 세 개만 올릴게.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후지필름 슈퍼리아 리얼라 100
딸랑 자전거 표시만 있으면 밋밋할 뻔했는데, 나무 그림자 덕분에 여백을 채웠어.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롤라이 레트로 100
무궁화호 맨 뒷 칸에서 찍은 사진이야. '가끔은, 우리가 살면서 지나온 많은 길들을 되돌아보자'표현하고 싶었는데
셔터도 좀 늦게 누르고, 왼쪽으로 기차도 들어오고, 필름 표면에 이상한 자국도 나있고. 좆망ㅋ
니콘 F2AS / 토키나 AF 19-35mm F3.5-4.5 / 롤라이 레트로 100
기차는 좋아하지만 철덕후는 아니라고요! 덩어리감을 강조하기 위해서 최대 광각으로 촬영.
7. 맺음말
두 번째 쓰는 정보글이라 그런지 그나마 쓰기가 수월했어. 하긴, 것보단 분량의 차이겠지만.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읽고 민주화주는 게 안 읽고 일베 주는 것보다 더 좋아.
그리고 이 글을 포함해서 여러 사진 입문서 등을 읽고도 잘 모르겠다면, 그냥 오토로 놓고 찍어. 사진 찍는 건 좋아서 하는 거지,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전에도 앙망했듯이 저격 및 개인정보에 대한 질문은 ㄴㄴ해. 모르겠는 거 있어서 덧글 달아주면 아는 선에서 답함.
근데 기종 추천은 부탁하지마라. 픽스딕스같은데 가서 네가 직접 찍어보는 게 훨 낫다.
그럼 필력 충전할 때까지 모두모두 안녕 :)
8. 같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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