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심리학자들]

1편 - 어떤 바보도 천재로 만든 스키너 http://www.ilbe.com/1900826868

2편 - "마약은 중독성이 전혀 없다." 브루스 알렉산더 http://www.ilbe.com/1904140870




지난 2편에 이어서 또 다시 돌아온 "세상을 바꾼 심리학자들" 이야.

2편도 ㅇㅂ를 갔네. 글 읽어주고 ㅇㅂ준 게이들은 고맙고,

ㅁㅈㅎ 준 게이들도 역시 꽤 있었는데 의견을 들어보자면

내용에 공감을 못하는 게이들도 있는거 같아. 의견 수렴해서 앞으로 고쳐갈게.

그리고 오늘 글을 쓰고 다음 글은 화요일쯤 올릴거야. 

잡소리는 집어치우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오늘 알아볼 심리학자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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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밀그램 (Stanley Milgram)



스탠리 밀그램 성님 할리웃 배우 뺨치게 잘생기셨지?

암튼 오늘은 스탠리 밀그램이라는 심리학자에 대해 알아볼거야.

밀그램은 상당히 유명한데, 아마 이름은 몰라도 그가 했던 실험을 보면

"아, 이 실험?" 하고 생각날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심리학자야.



1933년 뉴욕에서 태어난 밀그램은 헝가리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대인이야.

그의 아버지는 작은 빵집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는데, 빵집이 잘 안되서 어린시절은 불우했다고 해.

하지만 밀그램은 어릴때 부터 비상한 머리로 늘 뛰어난 성적을 보였고 뉴욕의 퀸즈 칼리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어.

퀸즈 칼리지에서 정치과학을 전공했지. 그는 교수가 되기 위해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는데,

정치를 전공한 그가 선택한 학부는 다름아닌 심리학부. 자신의 석사과정과 전혀 연관없는 학부를 선택한거지.

그가 뜬금없이 심리학부에 지원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어릴때부터 심리학에 큰 관심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어.



당연히 하버드 대학원에서는 거절을 했지. 심리학 석사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고 심리학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밀그램의 끈기로 결국 1954년 특별학생처의 학생으로 입학하게 되. 좀 특이한 케이스지.

아무튼 밀그램은 하버드 대학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심리학 박사과정을 마쳐.

그렇게 밀그램은 하버드 대학교의 사회심리학과 교수가 되었어.


평범한 교수 생활을 이어가던 밀그램은 우연히

제 2차 세계대전에서 600만명의 사람들을 학살한 아돌프 아이히만이 재판에서 했던 진술을 보게 돼.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이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나치가 되기 전에 평범한 가장이었어.

"어떻게 그런 평범한 사람이 명령 하나 때문에 학살자가 될 수 있었을까?"

밀그램은 이런 궁금점을 가졌지.


밀그램은 명령이라는 권위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하기로 했어.

그래서 하나의 실험을 계획하는데. 이 실험은 상당히 유명해. 

아마 일게이들도 많이 알고 있을거야.

이 실험은 밀그램 실험(Milgram experiment) 이라고 해. 


밀그램은 실험을 이렇게 기획했어.

가장 먼저 피실험자들을 모집했어.

동네 곳곳에 광고를 했지. 

" 교육에 대한 실험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합니다. 참가하는 모든 이들에게 4.5달러를 주겠습니다. "

그러자 40명의 피실험자들이 모였지. 아마 간단한 실험을 하고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그리고 피실험자들을 방으로 들어가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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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과정을 표현한 그림)

방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지.

E는 실험자(Experimenter), T는 피실험자이자 교사(Teacher), L은 학생 (Learner).

피실험자들은 교사로 참여했어.

피실험자들이 해야할 일은 간단했어.

실험자의 명령에 따라, 교사 역할인 피실험자들은 학생들에게 간단한 문제들을 냈어.

학생들은 그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교사는 벌로 전기 충격을 가했지.

이 전기 충격은 교사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었어.

사전에 설명을 들은 피실험자들은 방에 들어가자 마자 놀랐어.

어두컴컴한 방에는 실험자가 앉아있었고 유리벽으로 막혀있는 반대쪽 방에는 전기충격 의자에 앉아있는 학생이 있었으니까.

피실험자들은 실험자의 명령에 따라 문제를 내기 시작해.

문제를 내다가 학생이 가장 처음으로 틀리자 실험자는 피실험자에게 명령을 내리지.


" 전기 충격을 주세요. 16V 부터 주시기 바랍니다. "

16볼트야 크지 않은 정도니 피실험자는 바로 명령에 따랐어.

물론 여기서 전기충격을 받은 학생은 고도로 훈련된 연기자야.

피실험자가 주는 전기충격은 실제로는 인간에게 전혀 해가 안되었어.

다만 연기자들은 고통스러운 것처럼 연기했지.

처음의 반응은 그저 따끔한 정도.


다시 문제를 내기 시작해.

하지만 또 다시 틀린 학생. 실험자는 다시 명령하지

" 또 틀렸군요. 이번엔 32V를 주세요. "

피실험자는 기분이 언짢아지기 시작해.

32볼트를 주었고 학생은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어.


피실험자는 이어서 계속 문제를 내고. 학생은 몇 문제씩 계속 틀려.

이렇게 전기 충격의 강도는 16볼트씩 높아지고 학생은 고통스러워 하지.

몇차례 더하던 피실험자는 실험자에게 말하지.

"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저 사람이 너무 고통스러워 하잖아요. "

하지만 실험자는 피실험자에게 이렇게 말해.

" 그 정도 전기로는 사람에게 아무런 해가 되지 않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 계속 하세요. "

피실험자는 계속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따라.

점점 충격의 강도는 높아졌어.

160V, 240V, 300V.....

학생은 고통스러워 해.

그리고 피실험자에게 소리치지.

" 그만 좀 해주세요! 전 심장병이 있습니다. 더이상 버틸수가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

피실험자는 엄청난 죄책감을 느껴. 

그리고 실험자에게 말해.

" 그만하겠습니다. 저사람 심장병이 있다잖아요! "

" 제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괜찮습니다. 계속 문제를 내십시오. "

피실험자는 죄책감이 눈앞을 가리지만 계속 충격을 주었어.

결국 450볼트 까지 충격을 주지.

450볼트면 사람이 완벽히 죽을 수 있을 정도의 강도야.

실제상황이라면 학생은 죽었겠지.


피실험자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살인마라고 생각해?

40명의 피실험자들 중 450볼트까지 충격을 준 사람은 몇명이었을까?

밀그램은 실험을 하기 전에 보통의 의식과 실제 실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 조사를 실시했어.

" 어쩔수 없이 명령에 의해 비인간적인 행동이나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몇명의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할까요? "

라고 말이야.

대학생들이 했던 대답은. 너희들이 예상하던대로, 90% 이상 그 명령을 거부한다고 했지.

하지만 위 실험을 하고 난 후에 결과는 어땠을까?

무려 65%가 실제로 450볼트 까지 충격을 주었어. 40명중의 26명이 명령에 굴복했다는 소리지.


밀그램은 사전 설문조사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0.1%만이 450볼트까지 충격을 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지. 

또 밀그램은 비슷한 실험을 하나 더 했는데, 다른 점은 대상이 인간이 아니라 원숭이였어.

원숭이들에게 똑같은 실험을 했어. 원숭이들에게는 돈 대신에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오게 했고.

학생 원숭이에게는 실제 전기 충격이 가해져서 고통을 받게 했어.

그러자 피실험 원숭이가 전기 충격으로 고통받는 원숭이를 보자 먹이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버튼을 절대 누르지 않았어.


밀그램은 이런 실험이 끝난 후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에 대해 사실을 말하고 인터뷰를 했어.

" 학생이 고통받았음에도 450V까지 강도를 올린 이유는 뭡니까? "

" 옆에 앉아있던 실험자가 괜찮다고 했으니까요. 그는 모두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했어요. "

모든 피실험자가 그렇게 말했어.

밀그램은 놀라웠어. 단 한명도 자신의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탓하지 않았어.

모두 옆에 있던 실험자들을 탓했지.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피실험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야.

바로 실험자지.

실험자는 나이있고 기품있어 보이는 사람이었어. 그리고 실험과 전기충격에 대해 빠삭하게 꿰고있는 사람 같았지.

만약 실험자가 어리숙해 보이는 사람이었다면? 실험결과는 정 반대 였을거야. 


밀그램은 모든 결과를 종합해서 이련 결과를 도출했어.

" 인간은 더 강한 권위과 권력일수록 자신의 행동을 더욱 합리화한다. "

아무리 나쁜 행동이나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도 어차피 타인의 명령이니 자신에게 책임은 없다고 합리화하는거지.

밀그램은 이 놀라운 결과를 학계에 발표했어.

하지만 엄청난 비판을 받기 시작하지.

일단 윤리적 문제가 가장 컸어.

이 실험은 피실험자들을 속이고 진행됬고, 피실험자들은 실제로 고통스러워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우울증같은 증세를 앓았다고 해. 

또한 파시즘과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학문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도 받았어.

결국 실험의 윤리적 논란 때문에 밀그램은 하버드 대학교에 해고당해.

또 미국정신분석학회에게 자격정지를 통보받기도 하지.


하지만 밀그램은 자신의 연구결과에 확신이 있었어.

결코 자신의 실험이 잘못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

밀그램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해고당한 뒤 뉴욕 시립 대학교에서 종신 교수직을 제안받고

교수로 계속 일하다가 1984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어.


뭔가 결과가 씁쓸하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의 작가 로렌 슬레이터는 밀그램에 대해 조사하다가 실험에 참가했던 피실험자들을

직접 찾기로 결심해.

당시 40여명의 피실험자들은 모두 절대 익명이었지만 수소문 끝에 한명의 피실험자를 찾았어 

그는 당시 450V까지 강도를 높였던 사람이었는데, 실험 때문에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해.

하지만 그는 실험 때문에 자신이 달라졌다고도 말했어.

" 실험은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지만 굉장히 의미있었습니다. 실험이 있은 후 저는 남의 탓을 하고 합리화를 하는 저를 발견하였고

그것들을 고쳐가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죠. "

결코 그의 실험이 부정적 결과만 낳은 것은 아닌 거 같지?

밀그램의 실험은 후에 많은 심리학 실험들과 더불어 사회심리학의 많은 영향들을 미쳐.

밀그램 실험을 함께 했던 조수 앨런을 비롯해 심리학자들에게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말이야.

또 이 실험은 후에 스탠퍼드 감옥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 실험도 굉장히 흥미있으니 후에 다시 자세하게 다뤄 보도록 할거야.


마지막으로 밀그램이 말했던, 실험의 목적을 옮기면서 끝낼게.


"나는 알고 싶었다. 왜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명령도 맹목적으로 따르는 건지.
어떻게 정의롭지 못한 권력자의 명령에 복종하는걸까.
왜 평범한 사람들이 대량학살을 저지르는건지...  정말 알고 싶었다."

[ 세줄요약 ]

1.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나치로 변해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것을 본 밀그램은 권위와 복종에 대해 연구함.
2. 그 결과 사람들 중 대부분은 어떤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도 강력한 권위앞에서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는 경향이 크게 있음.
3. 이런 간사한 합리화를 버리려면 불합리한 권위자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밀그램은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