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심리학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게이들을 위해 준비해 본 정보글이야.


10편 정도로 쓸거고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바탕으로 쓸거임. 되게 재밌고 유익한 책이니까 한번씩 읽어보길 바람.


심리학에 큰 지식이 없어도 재밌게 읽을수 있음. 


일단 가장 먼저 살펴볼 심리학자는 바로




B.F._Skinner_at_Harvard_circa_1950.jpg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Burrhus Frederic Skinner).



처음봐도 인상에 학자 느낌이 팍팍 나지?


실제로 그는 심리학에 모든 삶을 바친 심리학자였어.


1904년 미국 펜실베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냈지, 그가 학문에 끝없이 매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변호사의 길을 걷던 아버지의 영향도 어느정도


있었을 거라고 보고있어.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낸 스키너는 헤밀턴 대학교에 입학해서 영문학을 공부하게 되.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시나 소설을 여러번 쓰기도 했지만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고 따분하기만 했고 재능도 없었어.


그러던 중 우연히 당대 최고의 심리학자였던


200px-Ivan_Pavlov_nobel.jpg John_Broadus_Watson.JPG



이반 파블로프 (왼쪽), 존 왓슨(오른쪽)의 글들을 우연히 읽게 되었어.


(파블로프에 대해서는 또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야)


파블로프와 왓슨은 모두 행동주의 심리학의 창시자들이야.


행동주의 심리학에 대해 설명하자면,


기존의 심리학은 정신분석의 심리학이 주를 이뤘어. 프로이트의 영향 때문이지.


하지만 행동주의 심리학은 이런 정신분석 심리학과는 반대되게, 인간의 내면이아닌 표면,


즉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심리를 이해하려는 심리학의 일종의 관점이야.


특히 존 왓슨은 행동주의 심리학을 세상에 새롭게 탄생시킨 장본인이야.


그들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된 스키너는 행동주의 심리학에 순간 매료되.


당시 행동주의 심리학은 새롭기도 했지만 굉장히 파격적이었어.


심리학은 인간의 생각과 느낌, 기분으로만 분석하는 학문이었는데 


행동을 통해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심리학의 새로운 장을 펼친거지.


게다가 행동주의 심리학이라면 기존에 인간들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테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테니 그야말로 엄청난 가능성이지.


스키너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해밀턴 대학교를 그만두고


하버드 대학교에 다시 입학하게 되. 


그곳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치는데.


박사 과정을 마치기 위해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그는 조작적 조건화를 실험하게 되는데.


이 실험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실험이라고 꼽히게 되며 훗날 모든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


이 실험은 스키너의 한가지 의문점으로부터 시작되지.


" 인간은 자의적인 존재가 아닌가? 그렇다면 파블로프의 조건화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조건화란 파블로프가 개에게 했던 실험에서 나오는 말이야. 


여러가지 패턴을 적용해 개가 종소리를 들으면 침을 흘리게 만드는 거지. 


스키너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조건화를 좀 더 심오하게 연구하기 시작해.


파블로프의 조건화 실험이 단순히 먹이같은 필수적인 조건화에 대해 연구한 것이라면,


스키너는 자의적으로 일어나는, 그러니까 본인이 원해서 하는 행동에도 조건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연구를 했어.


일단, 스키너는 파블로프의 조건화와 자신이 실험할 조건화를 명확히 구분했어.


파블로프가 제시했던 조건화에서 일어났던 행동은 반응행동,


그리고 자신이 실험할 조건화에서 일어날 행동은 조작행동 이라고 이름지었어.


스키너는 능동적으로도 조건화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 이런 조건화를 조작적 조건화(Operant Conditioning) 라고 해.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연구를 증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 


심오한 심리학 연구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실험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스키너에게도 마찬가지.



스키너는 고심 끝에 천재적인 실험 장치를 하나 만들게 되.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스키너 상자(Skinner box).


들어본 사람도 많을 거야. 스키너의 상자라고도 하는데, 편하게 스키너 박스라고 하자.


스키너 박스는 간단한 실험장치야. 정말로 유리로 된 박스 안에 쥐 한마리를 넣고 실험을 했지.



-스키너의_행동주의이론_-스키너의_행동주의이론.jpg


(스키너 박스를 표현한 그림)


스키너 박스는 실제로 위와 같이 구성되어있어.


빈 상자안에 를 한마리 넣었어. 그리고 지렛대를 설치했지.


지렛대는 먹이통과 연결되어 있어서 지렛대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그런 방식이었어.


이런 간단한 실험 장치로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화를 실험했어.


실험 과정은 아래와 같아.



1. 쥐를 굶겨서 배고픈 상태로 만든다. 


2. 이렇게 배고픈 상태로 만드는 행위, 즉 실험 대상의 특정 소유물을 뺏는 행위를 박탈이라고 해.


3. 쥐에게는 굶기는 것 이외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어. 쥐는 굶은 상태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지렛대를 누르게 되지.


4. 지렛대를 누른 쥐는 음식을 얻게 되. 아무것도 모르는 쥐는 음식을 그대로 먹지.


5. 음식을 먹긴 했지만 여전히 배고픈 쥐는 상자 안을 계속 돌아다녀.


6. 쥐는 돌아다니다 또 우연히 지렛대를 누르게 되고, 이로써 지렛대를 누르면 음식이 나온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


7. 쥐는 더이상 돌아다니지 않고 지렛대를 계속 누르며 음식을 먹는거지.




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심리학에서 보자면 엄청난 결과인거야.


어떤 의미를 하는지는 이따가 결론내고, 일단 몇가지 더 알아보자면


쥐가 음식을 얻는 행위는 강화(reinforcement)라고 해. 일종의 보상이라고 보면되는데,


강화는 조작적 조건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야. 박탈의 반대 개념이지.



스키너는 실험을 통해 유기체가 행동을 한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면 계속해서 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아냈어.


이제 이 사실을 바탕으로 더 자세하게 연구를 진행해.


스키너는 앞서 말했던 강화와 박탈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연구를 했지.


그렇게 연구해서 얻은 결과가 바로 강화이론이야.


간단하게 말하자면 강화를 통해 유기체를 능동적으로 조건화 시킬 수 있다는 거지. 


파블로프의 개는 파블로프가 들려주는 종소리를 들을 때 마다 침을 흘리며 반응했어.


하지만 스키너 박스의 쥐는 자신이 하는 행동으로 결과를 얻었고, 그 결과가 자신에게 이롭다는 사실을 배우자


계속해서 그 행동을 반복했지.


강화이론에서는 강화도 일차적강화(primary reinforcement) 이차적강화(secondary reinforcement)로 나누었는데,


일차적 강화는 음식이나 물 같은 필수적인 요소를 뜻해. 스키너 상자의 쥐도 일차적 강화를 받은거지.


이차적 강화는 일차적 강화 이후에, 주어지는 강화로 좀 더 심오한 내용을 뜻해. 예를 들면 특정 행동을 하면 게임을 하게 해주는 거야.


이차적 강화는 일차적 강화에 비해 조건화 시키기가 힘들었는데, 


스키너는 일차적 강화와 결합하여 몇차례 실험한 결과 이차적 강화도 조건화시키는데 성공해.


또한 이처럼 좋은 자극을 주는 강화도 있지만, 유기체가 싫어하는 자극을 없애는 강화도 있어.


이걸 부적강화(negative reinforcement)라고 해. (앞과 같이 좋은 자극을 주는 강화는 정적강화.)



아이들을 빗대어서 간단히 설명해볼게.


정적강화는 아이들이 발표를 하면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는 것 같이 좋은 자극을 주는거야.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들을 주는 강화지.


하지만 부적강화는 아이들이 받아야 할 벌을 발표를 잘하면 면제해주는 것 같은거야. 유기체가 혐오하는 자극을 없애주는 강화인거지.


둘다 보상이라는 같은 측면이 있기때문에, 어떤 강화를 하든 결과는 같았어.


결국 실험의 결과는 이와 같았지.


"파블로프의 개 처럼 외부에 의해서 조건화 시킬수도 있지만, 능동적으로 조건화를 시킬 수 도 있다.


즉, 특정 행동을 할 때 적절한 보상을 준다면 유기체는 행동을 완벽히 학습한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이거야. 처벌보다는 보상이 더 낫고, 보상만 있다면 유기체를 완벽히 학습시킬 수 있다는 거지.


그는 이런 실험결과를 얻은 후에 엄청난 충격에 빠졌어.


자신이 알던 세상이 이토록 단순한 패러다임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이 놀라웠지.


이게 단순한 거 같지만 당시로썬 엄청난 발견이야.


이 결론은 당시 사회를 크게 흔들었어. 


특히 교육학계가 그랬지. 그의 결론에 따른다면, 당시 전세계 교육은 완벽한 교육법을 찾은거니까.


가령 생각한다면 이런거야.


아이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고 난 후에 수학숙제를 하게 하는 것과,


수학숙제를 하게 한 후에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는 것, 어느 것이 수학숙제를 시킬때 더 효과적일까?


당연히 후자야. 하지만 여기에는 스키너의 강화이론이 적용된 거야.


수학숙제라는 이차적강화를 계속해서 주입시킨거지. 스키너의 결론에 따라 후자를 계속 고집한다면,


그 아이는 수학숙제를 매일매일 하게 될거야.


스키너는 이 결론을 발표하고 심리학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해.


앞서 교육학계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나온 반면에 정작 심리학계에서는 부정적 반응이 대부분이었어.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그의 결론 그 자체야.


그가 사용했던 표현인 '유기체'는 결국 인간과 동물 모두를 포함하는 거지.


그가 실험했던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위와 같은 강화이론이 적용된다는 주장이었어.


하지만 그의 강화이론은 적절한 임상실험이 이뤄지지 않았고 


동물에게만 일어나는 한정적 상황이라고 많은 심리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아.


두번째로 문제가 됬던건 바로 스키너 박스야.


스키너 박스는 애초에 가정의 참, 거짓을 판단하기 위해 고안되었기에 


상당수 동물을 학대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많아.


파블로프도 개를 이용한 시험때문에 동물학대로 비판을 받았던 것 처럼 말이지.


이 두가지 쟁점때문에 당시 스키너는 자신의 이론을 인정받지 못했어.


반대의견이 너무나도 많았지.


하지만 그는 연구를 포기 하지 않고 그만의 행동주의 심리학을 계속해서 연구해.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게 되는데,


그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실험과 결론의 결점들 (앞서 말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을 다시 시작해.


하지만 이게 더 큰 문제를 낳았어.


스키너는 임상실험을 하려고 했는데,


이런 실험을 사람에게 직접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실험 대상이 무지의 상태여야 하고, 오랜 시간을 박스안에서 실험체로 보내야 했으니까.


그 어느 사람도 대상이 되려 하지 않았고, 될 수도 없었어.


그에 이론에 따르면 가장 좋은 대상은 어린 아이인데 그 어떤 부모가 그런 실험에 아이를 참가시키겠어.


그렇기 때문에 스키너는 당시 어린 아이였던 자신의 둘째 딸 데보라를 실험체로 삼아.


자신의 딸을 거대한 유리상자에 넣은 다음에 각종 실험들을 한거야.


이는 누구나 생각하듯이 상당히 충격적이지.


윤리적으로도 엄청난 문제야.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스키너는 악마라고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


그리고 그의 딸 데보라는 후에 아버지를 고소했지만 패소하고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이건 보통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거고.


사실은 모두 루머야.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는 이 루머의 진위를 찾기 위해


수소문 해서 실제 스키너의 딸 데보라를 찾게 되.


찾고 보니 스키너의 두 딸 모두 잘 살고 있고, 특히 데보라의 언니는 스키너를 이어 심리학자로써 활동하며


아버지를 훌륭하고 위대한 학자로 기억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스키너의 상자도 학습과 계발의 장이라고 말했어.


루머가 거짓으로 밝혀진 거지. 하지만 이 사실이 밝혀진건 책이 출판된 2005년쯤.


그전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루머를 믿고 스키너를 악마라고 욕했어. 



하지만 이런 씁쓸한 실험 뒤에도 결과 만큼은 좋았던 것 같아.


스키너는 임상실험에 어느정도 성공했고,


행동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고안했어.


행동공학이란 스키너가 상자 실험에서 내린 결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조정하는 거야. 


그의 이론 대로라면 강화를 통해서 누구든지 완벽히 교육시킬 수 있었지.


어떤 멍청한 사람이라도, 어떤 바보라도 말이야.


이를 응용해서 정신지체 장애인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고, 강아지도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거지.


물론 이론대로라면 말이야. 하지만 이런 행동공학은 역시 윤리면에서 많은 질타를 받아.


인간의 행동양식을 강제로 조정한다는 것 자체가 큰 논쟁거리였지.


할 수 없이 그의 행동공학은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고 말아.


그는 이후에 계속 하버드에서 교수 일을 하다가 백혈병으로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아.


그의 행동공학은 실패했지만 그가 남긴 결론은 훗날


일반심리학뿐만 아니라 생리심리학, 약학심리학, 교육심리학, 임상심리학등 심리학에 크나큰 영향을 미쳐.


미국에선 그의 공로를 인정해서 국가 과학 훈장도 수여하지. 


또한 그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크게 발전시켜 현재까지도 행동주의 심리학은 심리학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는 백혈병으로 쓸쓸히 떠났지만 그가 남긴 결론은 결국 세상을 바꾼거지.


또 추가하자면 현재 그가 실험했던 스키너 박스는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 연구실에 보관되어 있다는데, 미공개 상태라서


사진은 남아있지 않은 상태야.


이걸로 스키너 편을 마칠게. 다음엔 브루스 알렉산더에 대해 다뤄보려 해.


오랫동안 썼으니 많이들 읽었으면 좋겠음. 수정할 부분같은건 댓글달아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