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심리학자들]
1편 - 어떤 바보도 천재로 만든 스키너 http://www.ilbe.com/1900826868
1편을 쓰고나서 ㅇㅂ가게 됬네 ㅇㅂ준 게이들은 고마워.
ㅁㅈㅎ도 꽤 많이 받았는데 ㅁㅈㅎ 준 만큼 더 열심히 할게.
일단 여러 의견들이 있었는데 난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심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일 뿐이야.
그러니까 내가 실제 심리학과에서 배우는 심오하고 자세한 이론들 까지는 다루긴 힘들어. 그냥 재미로 쓰는거니까.
또 독후감이라고 하는 게이들도 있는데 말했다시피 책을 많이 참조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근데 책에 나오지 않는 사진들이나 여러 사실들도 추가했으니 책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을거 같음.
그리고 세줄요약 요청이 많아서 마지막에 추가했어. 솔직히 세줄요약 보면 재미없지만 그래도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럼 오늘 알아볼 심리학자는 누구일까?
두번째 주인공. 바로
브루스 알렉산더 (Bruce K. Alexander)
브루스는 현재까지도 심리학 연구를 하고 있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건 그의 이론이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지.
그런데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길래 얼마 안된 그의 이론이 세상을 바꿨다고 한걸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이론은 현재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1편에서 봤던 스키너는 반대의견이 많았지만 현재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하지만 브루스의 이론은 현재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반대의견도 많으며,
욕도 많이 먹어. 좀 극단적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만큼 내용자체는 충격적이야.
그의 이론 내용부터 말하자면, 그는 평생을 마약 중독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결과 그는 마약 중독은 마약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복잡한 사회 구조때문에 중독이 생긴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해.
좀 어이없지?
나도 첨엔 그렇게 생각했어.
그럼 자세히 그의 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1939년에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는 심리학을 공부한 후에
1970년 부터 캐나다의 사이먼 대학교에서 교수 겸 연구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그는 남는 시간에 종종 헤로인 중독 환자들을 상담했었어.
중독자들을 상담하던 브루스는 중독자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는걸 발견하지.
바로 그들 모두가 가난하고 불평풀만을 일삼던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
그에게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이 빈민가에 살거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궁핍했으며
매사에 부정적인 말과 행동들을 했어. 단순한 우연으로 치기에는 너무 유사한 사례가 많았던 거야.
(당시, 그리고 현재의 약물 중독의 정설. 의존성과 중독과의 관계를 표현한 그림)
하지만 당시 약물 중독의 정설로는,
약리학계의 관점으로 약물 내의 물질이 금단 현상을 만들어내 중독이 일어난다는 거였지.
이 내용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있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야.
하지만 브루스는 순간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돼.
" 약리학의 정설대로라면 마약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중독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
맞아. 당시 정설대로라면 헤로인이나 아편, 대마초같은 마약을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중독자가 되어야 했지.
모두는 아니더라도 과반 수 이상은 돼야 했을꺼야.
그렇지만 당시는 지금 보다도 마약이 더 많이 유통되고 접근할 기회도 많았던 시절.
마약 경험자의 수에 비해 중독자 수는 훨씬 적었지.
이 점에 착안한 브루스는 마약 중독에 대해 더 자세히 연구하기 시작해.
가장 먼저 찾아봤던 건 마약 중독에 대한 통계.
그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례는. 바로 베트남 전쟁이야.
베트남 전쟁 때 헤로인을 상당수 복용했던 군인들이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90%가 헤로인 복용을 끊었고, 더이상 헤로인을 찾지 않았어.
더불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치료 목적으로 받는 모르핀 또한
환자들이 퇴원하고 나서 모르핀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
온타리오의 코카인 통계도 흥미로운데, 코카인을 한번이라도 해본 경험이 있는
온타리오의 주민들 중 95%가 더이상 코카인을 복용하지 않았어.
여러 통계를 보던 브루스는 당시 정설이 잘못됬다는걸 깨달아.
그는 자신만의 새로운 가설을 세워.
" 마약 중독은 마약 내의 성분 때문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영향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
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의 의견과는 반대로 당시 정설은 꽤 설득력 있는 이론이었어. 약리학자등 의학계에서 인정도 받았고,
쥐를 통한 실험에서도 그 사실이 증명됬지.
고민하던 브루스는 직접 그 실험을 보러 떠났어.
당시 정설의 실험은 쥐에게 마약을 강제로 주입한 후에, 쥐의 반응을 살폈는데
쥐는 계속해서 그 마약을 찾았다는 거야.
하지만 그 실험을 직접 본 브루스는 실험의 오류를 발견하지.
실험을 하던, 쥐가 있던 장소가 더럽고, 비좁았으며, 마약이외에는 최소한의 음식이 다였지. 안은 아무것도 없었어.
브루스는 저런 공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흥분 상태를 원할거라고 생각하게 돼.
브루스는 위 실험이랑 똑같지만 전혀 다른 실험을 새로 기획했어.
1980년에 2명의 공동 연구자와 함께 캐나다로 돌아가 실험을 했는데,
이게 바로 쥐 공원 실험(Rat park experiment)이야.
브루스는 전혀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어.
더럽고 비좁은 공간 대신 200제곱 피트의 넓은 공간이 제공됬고,
쥐들이 좋아하는 치즈, 밝은색 공.
심지어는 암컷도 함께 넣어 번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주었지.
쥐 공원은 말 그대로 쥐들에게는 낙원같은, 행복한 공간이었어.
또한 그는 반대로 정설의 실험대로 더럽고 좁고 암울한 공간도 만들었어.
비교를 위해서였어.
그리고 몇가지 실험을 시작했어.
16마리씩 쥐 공원과 일반 공간에 나눠 놓은 다음,
물에다가 모르핀과 자당을 섞어 마약 음료를 만들었어.
(자당을 섞은 이유는 모르핀에는 쥐들이 싫어하는 성분이 있어 좀처럼 먹지를 않았기 떄문이야.)
그 다음 똑같은 양을 양쪽에 제공했지.
그 결과 쥐 공원의 쥐들은 마약음료를 거부했어. 아무리 자당을 더 섞어 당도를 높여도 먹지 않았지.
하지만 일반 공간의 쥐들은 전혀 달랐는데, 주는 마약음료를 모두 섭취했고 당도를 최소로 낮추었음에도 계속 먹었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일반공원의 쥐들은 쥐공원의 쥐들보다 마약음료를 16배나 더 먹었다는 거야.
이 자체로도 엄청난 충격이었지.
하지만 브루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아. 두번째 실험을 기획해.
마약음료 속에 있는 마약 성분을 제거한다면 어떨까?
마약 성분을 제거한 후에 쥐 공원의 쥐들에게 음료를 건냈더니 모든 쥐들이 음료를 먹기 시작했어.
상반되는 결과.
그리고 마지막 실험.
이번에는 모든 쥐들이 이미 마약에 중독된 상태라고 가정했어.
쥐 공원의 쥐들도 마약에 중독시키기 위해 모든 쥐들에게 마약음료를 제외한 어떤 음식도 주지 않았고
모든 쥐들이 마약에 중독되고 약물의존도가 높아졌어.
그 후에 양 쪽 쥐들에게 다시 일반 음식과 마약음료를 제공했지.
이게 진짜 놀라운데, 쥐 공원의 쥐들은 가끔 마약음료를 다시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어 결국 다시 마약음료를 거부했고,
일반 공원의 쥐들은 여지없이 계속해서 마약음료만 선택했어.
그의 세가지 실험 결과로 결국 마약중독은 마약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거지.
(실제 쥐 공원의 모습)
그는 자신이 세웠던 가설을 쥐 공원 실험으로 멋지게 증명했지.
그리고 이 사실은 대 발견이라는걸 알게 돼.
예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문제인 마약 중독이라는 걸 새롭게 발견한 거니까.
이 뿐만 아니라 당시 약리학과 더불어 심리학에서도 팽배했던 이론이었던
" 약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높을 수록 약물 중독 가능성이 높아진다. "
라는 이론도 제대로 맞받아친거지.
그는 당시 저명하고 유명한 과학 저널에 이 내용을 실으려고 했어.
그때 브루스가 정리했던 실험의 결과와 그의 주장은 아래와 같아.
" 본래 마약(약물)이 중독적인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어떤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라도 거부할 수 있다.
또한 금단 현상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부정적인 환경이 우리를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 현상을 해결하려면 우리는 좀더 사회 복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
그는 자신이 실험으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예산을 마약 중독 치료에 쓰는 것보다 사회 복지 예산에 더 투자하고
경제 상황이나 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지금 보다 몇배는 나아진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어.
하지만 그의 글은 저널에 올라가지 못했어.
저널이 거부한거야.
그 이유는 표면상으로는 쥐의 실험을 일반화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지만,
실제로는 당시 너무나도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이었고, 정치적인 문제까지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어.
게다가 많은 학자들의 비판과 반론도 많이 받게 되.
하지만 반론들은 대부분 그의 실험을 통해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이고 설득력 없는 비판도 많아.
그의 이론은 지금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누구나 약물 중독은 약물 자체의 중독성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그는 아직도 캐나다에서 책을 쓰면서 자신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문제들 때문에 이게 미래에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우리는 여기서 몇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얼마전 우리나라에 셧다운 때문에 논란이 많았지?
우리는 이 상황에도 브루스의 이론을 적용할 수 있어.
그의 이론대로라면 게임 중독에서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거니깐.
만약 여성부 장관이 그의 이론을 한번이라도 검토했다면 상황은 좀 달라졌을지도...
아무튼 그의 이론은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고 굉장히 놀랍고 약물중독도 해결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론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비주류 이론이 되어버렸네.
마지막으로 그가 로렌 슬레이터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남기면서 마칠게.
"20세기 말이 되면서 부자나 가난한 자나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직장을 잃었고, 지역 사회는 취약하고 불안해졌습니다. 사람들은 가족과 직업, 기술, 언어, 국적, 소프트웨어, 이데올로기를 일상적으로 갈아치우며 살고 있어요. 물가나 수입은 사회생활을 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경제 체제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속 가능한 생존 능력도 의문시되고 있고요. 부자나 가난한 자에게나 이러한 혼돈은 사회 심리적 통합의 유지에 필요한 인간과 사회, 물리적 세상 그리고 정신적 가치의 섬세한 상호 침투성을 황폐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 세줄 요약 ]
1. 지금까지의 정설에 따르면 마약 중독은 마약자체의 중독성 때문임.
2. 근데 조금 이상했음. 브루스는 '쥐 공원 실험'을 통해 이는 잘못됬으며 마약 중독은 주변 환경때문에 일어난다고 밝힘.
3. 그의 이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음. 그의 이론이 맞다면 마약 중독을 없애려면 사회복지를 늘리고 빈민가를 없애는게 유일한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