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www.ilbe.com/138160767

2편 : http://www.ilbe.com/138188761

3편 : http://www.ilbe.com/138197403

4편 : http://www.ilbe.com/138829760


4편 조루여서 미안. 일베 숫자가 말해주는 것 같다.

조금 정신차리고 공들여서 5편 썼다.

민주화는 언제나 달게 먹을께.

내가 쓰는 거지만 그래도 스덕끼리 정리하다는 차원에서,

의견 많이 줘서 의미있는 기억과 추억으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

랩업한다고 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적할 거 있으면 언제나 말해줘.

욕도 좋고.







충격과 공포의 오픈리그 시즌2

 

시즌 1이 끝난 이후 열기는 더더욱 무르익어 2,500명이 예선접수를 했고, 출전 국가도 48개 국가로 집계될 정도로 그야말로 글로벌 리그로 시즌2가 시작된다. 시즌 1을 보며 똥줄이 타고 있던 케스파와 기존 스1세력들은 이 열기가 가속화되는 것만은 막으려고 애를 쓰는데 그 와중 골마를 따낸 레전드 두 명이 전향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개거품을 문다.


바로 이윤열과 박성준의 전향. 당연히도 KESPA에선 이들을 상금사냥꾼에 특혜는 모두 누리고 도망가는 배은망덕한 놈들로 까내리기 시작한다. 전향 이후 케스파에서 이윤열에 대한 기록은 모두 삭제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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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웅진테란의 이미지를 쇄신한 정종현(후에 전설이 될)도 이적을 하고. 그 뿐 아니라 워3의 레전드 장재호, 박준, 윤덕만, 김성식도 이적을 하는 등. 뭔가 제대로 될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


e스포츠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 했던 케스파에서는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 오고 있었던 것. 어떻게든 GSL을 폄하하고 전향한 선수를 까내리고, 앞으로 전향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내부관리를 해야했다.(그래서인지 그 당시 택뱅리쌍 등 정상급 선수들에게 전향 생각 있냐?’는 인터뷰가 많았고, 물론 현역 선수들은 아주 조심스러운 정치적 발언을 해야했고.)


승승장구하는 GSL과 똥줄이 타는 KESPA. 그 와중에 혼란스러운 게임에 종지부를 찍는 종결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그 이름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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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패기롭게 GSL 참여를 선언한 임요환은 예선전을 무패로 뚫고 올라가는 위업을 달성. 물론 이윤열도 진출.(근데 박성준 예선 탈락한 건 함정.) 신상호, 장민철, 정우서, 임재덕, 박상익 등 전 스1 게이머들도 본선에 진출했지만 아오안. 시발 황제가 본선에 갔는데 쩌리 니들에게 줄 관심은 없다?


개인적으로 안습하던 제대 이후 황제의 몰락(스갤문학 => http://cybernetic.tistory.com/15)을 지켜보며 부활을 바라던 나를 비롯한 많은 올드빠들에게 임요환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편리해진 인터페이스 등으로 피지컬로 밀리던 올드들이 스2에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전략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기에 올드들이 부활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GSL이라 여겨지던 순간. 가장 부활했으면 하고 바랬던 임요환, 이윤열이 전향한 것은 매일매일 스갤을 드나들며 꼬추나 벅벅 긁고 있던 스덕들에겐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떡밥.


게임만이 아니라 정치적 행보에서 노련함을 보이던 황제는 전향선언을 마치 제갈량의 출사표 마냥 하게 되는데 진짜 지금 봐도 지리는 명문이다.


 

"이번 GSL 시즌2를 통해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딛게 되는데 무궁무진하게 발전될 '스타2'의 새로운 역사에 개척자 중의 한 명으로 남고 싶습니다. 

 

, 앞으로 '스타2'를 통해 팬들에게 좋은 경기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 뿐이지만 때로는 성적이 좋지 않거나 실망스럽더라도 승패를 떠나 노력하는 마음을 봐줬으면 합니다. 저를 비롯해 전향 선언 후 새로운 출발선에선 모든 이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 '새로운'이라는 단어는 제게 항상 열정을 불어넣어 줬습니다. 

 

이 열정이 그대로 팬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것이 제가 20대 프로게이머일 때의 모습과 다른 30대 프로게이머로서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저는 '스타1'을 그만두고 '스타2'로 전향하는 것이지 결코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랄만 까는 게 아니라 본선 진출 이후에도 이윤열과 임요환은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보이는데 64강 본선에서 임요환의 경기는 시청자 77만명으로 서버 폭파. 경기 종료 후 다시보기도 10만건으로 폭파


.



8강까지 무패로 진출하는 위업을 보이며 임빠들은 환호. 곰티비도 환호. 그리고 전설적인 매치가 이루어지게 된다.

 



황제 vs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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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까지 살아남은 임요환과 이윤열은 레전드 매치를 성사시키게 된다. 디씨가 폭발하는 날이라며 설레발이 절정에 이르던 시절. 나도 그 날 회사 사람들 선동해서 직관은 아니고 컴퓨터 앞에서 같이 치킨 사다가 맥주 먹으면서 구경했다.

떡밥 만큼이나 경기 내용도 흠잡을 때 없이(그 당시 기준) 훌륭했던 경기로 GSL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졌다.(다시보기 http://www.gomtv.com/view.gom?contentsid=451700&ch=427&intpid=28099&intbid=391700&type=3) 마치 5~6년 전으로 돌아가 전성기 시절 임요환 이윤열의 매치를 보는 듯한 감각.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기분에 임빠 벼빠들은 눈물과 쿠퍼액을 흘려댔다는 후일담이 있다.

결과적으로 스포일링하자면 황제의 승리. 어찌나 기뻤던지 황제는 이긴 순간에 어디서 많이 본 표정을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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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얼마나 흥했냐면 해설이 대놓고 드립을 준비해서 작렬할 정도. 안준영의 오픈시즌 개드립은 편집되어 하이라이트로 올라와 곰티비 방송에 입갤하기까지 했다.



 




박서 vs 짭서

 

그 당시 임요환은 Slayers_Boxer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정훈이라는 어떤 미친 놈이 BoxeR 아이디를 선점해서 짭서라고 불리고 있었다. 본인은 임요환이 출전할 줄 모르고 팬심(혹은 빠심)에서 지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욕을 먹던 이녀석은 마치 미친놈마냥 해병(마린)만 뽑는데 그래놓고도 이기는 괴랄함을 보이며 스타로 떠오르며 까방권을 얻는다


.

(그 당시 이정훈 플레이 하이라이트. 이전까지 맹독충은 해병에게 녹는 유닛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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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임요환이 이윤열을 꺾고 4강에 진출했는데 이정훈도 4강을 넘어 결승에 진출한 것. 이대로 임요환도 결승에 가면 한 없이 임요환의 예전모습을 닮은 이정훈과 Boxer VS Foxer(Fake Boxer) 매치를 할 수 있게 된 것.


그 당시 관심의 투탑은 조금 격차가 있지만 레전드인 임요환과, 지금껏은 없었던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를 했던 이정훈. 그러나 그 매치는 임요환이 그 당시는 쩌리에 듣보잡이었던 팀플선수, 코치 출신 임재덕에게 4:0으로 스윕당하면서 성사되지 못한다.


뭘 해도 다 걸리고 막히는 임요환. 임요환의 결승을 예상하고 해설자들도 포장을 한참 했지만 임요환은 너무나도 무력하게, 그 동안의 관심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 것도 못하고 패배하고 만다. 본진이 다 부숴진 채 게임 판도도 뒤집지 못할 의료선(1의 드랍쉽+메딕)이 임재덕의 본진으로 떠나면서 애처로운 포장.


다음 시즌에 날아오르기 위한 황제의 염원을 담은 의료선입니다.”


임요환은 그렇게 리그에서 아깝게 퇴장하고 말며, 생애 마지막 결승을 놓치고 만다. 30대 프로게이머 우승자는 이후 임재덕에게 가게 되고.(당시는 29. 이후 30세 넘어 3회 우승.)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의료선은 그냥 드립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만다. 다만, 황제가 아닌 황태자에 의해.

 

 

임요환의 임요환에 의한 임요환을 위한 시즌

 

결승전은 임재덕 vs 이정훈. 4:3으로 스코어로 보면 분전이라 할 수 있지만 날빌과 올인이 오가는 감동도 교훈도 없는 경기. 거의 임재덕의 일방적인 경기라고 볼 수 있었다. 이미 임요환의 빠심 때문에 흥했던 리그는 결승전이 4강보다 못한 조루현상을 보였고, 듣보잡 임재덕의 우승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때는 이후 임재덕이 코카콜라사를 움직이고 트위터 반응 전세계 1위를 차지할 거라곤 아무도 예상못했지.)

소위 말하는 거품이 가득했던 시즌. 시즌 전체가 임요환의 승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고 임요환이 탈락한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이때 곰티비는 느꼈어야 했다. 자신들의 영광이 한 명에게 휘둘리고 있었다는 것. 그 스타플레이어에 의한 영광은 황제가 사라지는 순간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