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The War of Genesis) -
1. 라그나뢰크~회색의레인져 http://www.ilbe.com/32274406
2. 드래곤슬레이어~실버에로우 http://www.ilbe.com/32298279
3. 패자의 왕관~풍운의 밀사 http://www.ilbe.com/32487659
4. 항로개척~천공의 아성 http://www.ilbe.com/32591543
5. 영웅전쟁~암흑성 탈환 http://www.ilbe.com/32624794
6. 비프로스트 내전~그라테스 http://www.ilbe.com/32707706
창세기전2 게임 이미지는 모두 http://blog.naver.com/fireblow 블로그에서 가져왔음을 알려드리고, 스토리는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 그리고 통신연재되었던 이도경 작가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참고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아래 인용문은 모두 소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가져왔습니다
창세기전2 스토리는 8화로 마무리 될 듯 합니다 조금 쉬고(라 쓰고 비축분을 쓴다고 읽는다) 서풍의 광시곡으로 들어갈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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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매니안 해전
사이럽스로 향한 흑태자는 해전을 계획한다. 하지만 외해와 인접한 항구가 없는 제국은 전통적으로 해군이 약했다.
하지만 흑태자는 이 전쟁의 승패는 머매니안 해안의 주도권을 잡는자에게 달려있다고 보고, 10년전 그라테스의 승리로 필요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묵은 계획을 실행하기위해 아가시와 카심을 보낸다.
그리고 제국군을 사칭하는 사략선단을 조직해서 많은 수익을 얻어온 그라나다 상단의 배를 협박하여 가져와 제국군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머매니안 해역에서 알시온이 이끄는 별동대와 충돌한다.
초반에 엄청난 열세에도 불구하고 흑태자는 그대로 전진할 것을 지시하고, 별동대가 접근한 순간 배를 자폭시켜 엄청난 피해를 주었고 알시온은 라시드가 있는 실버애로우 본함대로 퇴각을 명한다.
그리고 실버애로우 함대는 곧 흑태자가 10년간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 철갑선의 공격을 받고 라시드는 후퇴명령을 내린다.
(여기가 바로 실제게임에서 풔킹난이도로 많은 초중학생들을 좌절에 빠뜨렸던 챕터죠)
천하제일
머매니안 해전에서 패배로 인해 실버애로우측은 암울했지만 팬드래건령 항구인 브리드에서는 10년만에 개최되는 카슈미르 최고의 무술대회로 인해 축제분위기였다. 카슈미르는 비록 용병단이지만 엄청난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흑태자는 직접 이 대회에 참가해서 카슈미르 용병단을 가질 계획을 세운다.
맨얼굴로 참가를 위해 브리드로 간 스타이너는 자신을 그레이라 부르는 카자를 만나게 되지만 자신은 그레이가 아니라고 말하고, 카자는 이를 의심하며 카슈미르 용병단장 알시온에게 알린다.
알시온 역시 그가 그레이라 의심하지만 스타이너는 그레이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대전을 펼친 알시온은 그에게 패하게 된다.
스타이너는 카슈미르 용병단의 대장이 되어 알시온을 부대장으로 임명하고, 이번 전쟁에 절대 참가하지 말 것을 명령한다.
회색의잔영
그리고 다카마로 가는 배 위에서 스타이너는 썬더돔요새 공략 준비를 한조에게 맡기고 자신은 자신의 잃어버린 7년간 기억을 더듬는다. 자신이 다시 발견되었을 때 레인져 복장이였음을 떠올리던 그때 갑자기 나타난 크로우는 흑태자에게 도전한다.
"오랜만이군.. 흑태자!"
크로우의 한마디에 다른 승객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유약해 보이는 남자가 전설적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웅성이며 자신에게 닥친 우연을 의심했다.
"왠 놈이냐?"
"한때 너에게 패했던 사람."
크로우의 목소리엔 고조가 없었다. 극히 절제된 감정이 너무 벼려졌기에 오히려 탁해보이는 명검을 연상시켰다.
"어떻게 나를 알아보았지?"
"설사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난 잊을 수 없다. 나를 절망의 나락에 떨어트린 너의 검술을..."
"무도대회장에 있었군."
"그렇다."
"나도 네가 누군지 알겠다. 그라테스에서 마주친 팬드래곤의 왕자가 아닌가?"
"기억하고 있다니 뜻밖이군."
"내게 있어서 세 번안에 드는 어려운 승부였으니까."
"그날부터 오직 너에게 대한 복수만을 꿈꾸며 오늘까지 칼을 갈아왔다."
"기가 막히군! 내가 네 궁정에 참견할 처지는 아니지만 너로인해 네 나라는 엉망이 되었을 텐데... 여동생과 아이에게 나라를 맡기고 검술만 수련했단 말인가?"
"이미 나에겐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남은 건 이 검... 그리고 너와의 승부뿐이다."
"어리석은 왕자여.. 아니 이제는 단순한 검객일 뿐인가?"
흑태자는 측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
크로우는 말없이 검을 들었다. 칼날같은 투기가 솟구쳤다.
"그래. 검사는 오로지 검으로 말할 뿐이지..."
흑태자의 손을 뚫고 아수라가 솟구쳐 나왔다.
"자! 덤벼라!"
"...."
시간이 멈춘것같은 반홉간의 정적. 폭발치듯 크로우의 신형이 쏘아져나갔다. 순식간에 흑태자의 앞까지 쇄도한 크로우의 손에서 어지러히 백광이 폭사되었다. 마치 수십개나 되는 듯한 검의 잔영들이 흑태자의 전신을 노리고 퍼부어졌다. 흑태자의 아수라가 검은 장막을 형성하며 크로우의 공격을 받아내었다. 부딪치는 검들의 쇳소리가 온 다도해 곳곳에 울려퍼졌다.
이번엔 흑태자의 공세가 이어졌다. 모든 것을 부셔버릴 것 같은 광폭한 흑태자의 검격에 맞서 크로우가 뒷걸음쳤다.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흑태자의 발이 갑판을 박찼다. 크로우의 얼굴에 흑태자의 오른손이 덥쳤다. 크로우의 얼굴을 잡아챈 것이었다. 흑태자는 그대로 크로우를 밀어 붙였다. 갑판을 가로지른 둘의 몸이 돗대까지 날아가 박혔다. 왼손의 아수라가 공기를 부수며 크로우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그보다 먼저 크로우의 검이 자신의 얼굴을 잡고 있는 흑태자의 오른팔을 노렸다. 흑태자는 오른 손을 거우더 들였지만 왼손의 검만은 그기세 그대로 횡으로 갈라졌다. 하지만, 순간 크로우의 몸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갑판앞엔 둥글게 잘라진 구멍이 남아 있었다. 갑판을 자르고 선실로 내려간 것이었다. 흑태자가 쓴웃음을 지으며 투기를 폭발시켰다. 그와 함께 흑태자의 신형도 밑으로 빠져들었다. 그들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 뭉턱 잘려진 돛대가 큰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내렸다.
내려가자 마자 크로우의 공격이 시작되며 흑태자를 몰아끝였다. 크로우의 검과 아수라가 부딕칠때마다 둘이 발이 갑판의 나무를 부수며 밑으로 박혀들었다. 흑태자가 갑판위를 뚫고 나오자 크로우도 뒤따랐다. 흑태자가 손에 잡히는 대로 승객하나를 크로우 쪽으로 집어던졌다. 그러나, 크로우는 눈깜짝하지 않고 단 일검에 자신에게 날아오는 그 죄없는 승객의 몸을 양단했다. 피보라가 비처럼 갑판위에 떨어져 내렸다.
"훗! 인간의 마음마저 버린 거냐?"
흑채자가 비웃음을 머금으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난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인간의 마음까지도...! 나에게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크로우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흡사 텅비어버린 것처럼.
"그런가? 불쌍한 녀석! 그렇다면 넌 절대 날 이길수 없다!"
"무슨 소리냐? 웃기지 마라!"
"알게 게 해주지! 너의 그 빈껍대기마저 벗겨냄으로서!"
"해보시지!"
둘의 몸에서 흡사 불길같은 힘들이 불타올랐다.
'!'
크로우는 눈을 부릅떳다. 전혀 이질적인 기운, 그러나, 압도적인 강하다. 흑태자에게선 그런 힘이 흘러나왔다. 마치 태풍이나 해일처럼 맹렬히 풀려나오고 있었다.
"간다!"
둘의 검이 격돌했다. 벌어지는 가위날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둘의 사이에 잘려진 검날이 솟아올랐다. 떨어진 검날이 갑판위에 꽃혔다. 서로의 몸이 천천히 돌아섰다.
"또 패한 것인가...?"
크로우는 자루만 남은 손을 내려다 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크로우의 가슴을 타고 붉은 방울이 흘렀다.
"....."
흑태자는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검술만으로 이긴 것이 아니 때문이었다. 크로우를 압도한 것은 앙그라마이유의 힘이었다.
"이길수 없단 말인가...?"
크로우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뭉글 샘솟았다.
"목슴까지 빼앗진 않겠다. 하지만 널 결코 나를 이길수 없을 것이다."
"왜지...?"
"너의 검은 너무나 가볍기 때문이다. 텅비어버린 너처럼... 너의 검에는 결여된 승리의 요소가 있다. 지금의 너는 너의 동생들 보다도 못해..."
"그게 뭐지?"
"책임이라는 것이다."
"책임...?"
"모든 것을 버린 너의 검은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다. 그저 복수심만이 허무히 불타며 재로 사해 갈뿐... 너는 모른다! 결코 져서는 안돼는 자의 마음을... 질 수 없는 자의 심정을... 자신의 어깨에 실린 생명과 미래라는 무게를... 그것이 책임이다...!"
"후후후후후...!"
갑자기 크로우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가...? 그것이 내가 결코 너를 이길수 없는 이유였던가? 그것이 너와 나의 차이였던가? 후후후!"
크로우의 눈동자가 빛으로 채워져 갔다. 그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렸다.
"큭큭큭! 그래 난 널 영원히 이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너 역시 앞으로 이기진 못할 것이다! 크크크!"
"이놈..!"
신경을 자극하는 불길함에 흑태자가 다시 정신을 곧추세웠다.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한다!"
크로우의 전신에서 빛이 뿜어졌다. 그것은 생명을 불태우는 영혼의 불길이었다.
"나의 진짜 필살기! 나의 생명을 바치는 최후의 검이다!"
순백의 섬광이 온 사방에 가득매웠다.
크로우의 진 설화난영참
스타이너는 어느 해변가에서 구조되어 치료를 받아 기사회생한다.
하지만 그에게 잠재되어있던 그레이의 기억이 동시에 깨어나 자신이 제국의 흑태자이자 실버애로우의 그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제국으로 돌아온 흑태자는 7용사를 소환한다.
"모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비쉬누, 그대도 들어주었으면 좋겠군."
"무슨일이십니까?"
"만약에 여기있는 사람중 누군가가 자신의 개인적인 이유 제국을 배반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저희를 의심하는 것입니까? 만약 흑태자님께 배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손으로 놈을..."
스타이너가 한조의 말을 가로챘다.
"내가 아니라 제국이다."
"예? 설마 흑태자님...?"
눈치빠른 카슈타르가 놀라 스타이너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나는 스스로 나의 제국을 배반하려 한다."
"무슨 말씀 이십니까?"
"지난번에 만난 조그만 여자아이 기억하지? 나를 그레이라 부르던."
스타이너가 한조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카자라는 이름의 그 아이말대로 나의 지워졌던 기억속에는 그레이 스캐빈저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설마......?"
"나는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 기억의 잔영을 되살리려고 하고 있다."
"제국을 배반하신다는 것은 실버애로우로 돌아가신다는 이야기 입니까?"
카슈타르가 놀라 물었다.
"그렇지 않다 그레이 스케빈저만이라면 몰라도 흑태자였던 과거를 가진채로 실버애로우로 돌아간다면 그들은 몰라도 나의 양심마저 속일수는 없다. 그 뿐 아니라, 또한 흑태자로서 자네들과 제국을 배신할 수도 없다. 어쨌든 간에 제국은 나의 아버지의 조국이며 너희들의 조국이고, 또한 나의 조국이기도 하니까."
스타이너의 시선이 차례차례 심복들과 마주쳤다. 호소하는 듯한, 그러나 강렬한 의지를 담은 눈빛이었다. 모두들 주군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들의 눈에 담긴 것은 단 하나, 신뢰였다.
"그렇다면...?"
"자네가 그랬지? 그레이는 어딘가에 숨어 신비의 전대를 양성하고 있다고."
스타이너가 한조에게 말했다.
"물론 헛소문이었습니다만...."
"나는 그 헛소문을 전설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제국도 실버애로우도 아닌 제 3의 세력을 이용해서 양쪽이 융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
"흑태자님이 바라시는 뜻은?"
"게이시르제국과 펜드래건왕국의 영구적인 평화조약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양쪽 사람들이 화해하면 좋겠고...."
"......"
다들 숨을 죽였다.
“창세때부터 이어져온 기나긴 다툼이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영원히 이어져서는 안된다! 흑(黑)과 백(白)은 반대이지만 그 것을 합치면 새로운 회색이 될 수도 있다. 이젠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할때다!”
"쉽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더구나, 흑태자님은 실버애로우 사람들에게는 불구대천의 원수이시기도 하고요."
비쉬누가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도 쉬운일만은 아니었지. 하지만, 나는 이 도박에 내 인생과 운명.. 나의 모든 것을 걸어볼 생각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기에... 아마 가장 큰 걸림돌은 흑태자라는 존재이겠지?"
"그렇습니다. 흑태자님이 비록 평화를 바라신다고 하지만 어쩌면 평화의 가장 큰 장해물은 바로 흑태자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실버애로우는 아마 흑태자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전쟁을 그치려 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자네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난 가장 먼저 나와 내가 이룩한 제국의 신화를 무너뜨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 그러나 그것은 자네들과 제국에 대한 배신행위가 되겠지... 그것은 내가 실버애로우에 저지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자네들에게 나의 첫 번째 운명을 맡기겠네. 만약 자네들이 나를 제국의 배반자나 신의를 저버린 인물로 생각한다면 이 자리에서 내 목을 쳐도 좋다."
"흑태자 전하!"
충격적인 그의 발언에 모두가 경악했다.
"날 더이상 흑태자라고 부르지 마라. 오늘부터 나는 제국의 태자로 불리울 자격이 없다."
"왜 그러십니까? 당신이야 말로 진정한 제국의 제왕이십니다! 지금까지의 당신이 칼을 손에 쥔 패왕이셨다면 지금의 당신은 오랜 전쟁에 지친 백성을 위하는 군왕이십니다! 전 저의 적은 지혜로나마 전하를 돕겠습니다!"
비쉬누가 일어서 주군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 본래부터 제국에 충성한 것이 아니라 흑태자님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제국이면 어떻고 실버애로우면 어떻겠습니까? 전 전하만을 따를겁니다!"
카슈타르가 스타이너를 향해 무릅을 꿇었다.
"본래 발탄족인 저는 제국에 대한 미련따위는 조금도 없습니다. 흑태자님께서만 허락하신다면 저도 당신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아가시도 마찬가지였다.
"후후후, 본래 저희 트리시스의 용병들은 단지 주인의 뜻을 따를 뿐이지요. 더욱이 실버애로우와 제국사이에 놓여져 수없이 전쟁에 시달렸던 저희로서는 진정한 평화를 원할 뿐입니다."
카심은 국왕의 위엄을 지키며 고개만 끄덕였다. 이제 남은 것은 흑영대의 한조뿐이었다.
"한조 자네는?"
"저와 흑영대는 단지 마스터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한조도 순순히 납득하고 동참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현재 실버애로우에 망명해 계신 번스타인 형님도 돌아오실 겁니다."
카슈타르가 일어서며 말했다.
신비전대
이제 새롭게 각성한 스타이너는 신비의 전대를 결성한다. 제국 7용사인 한조, 카슈타르, 비쉬누, 카심, 번스타인 그리고 사라와 알시온, 낭천까지 모여 위기에 처한 실버애로우를 돕기위해 썬더둠요새로 향한다.
이들이 도착했을 때 제국군은 이미 썬더둠요새의 외벽을 뚫고 올라온 상태였다. 힘겹게 방어전을 펼치고 있던 실버애로우를 향해 스타이너는 신비의 전대를 이끌고 그들을 지원한다.
"제군들이여!"
스타이너는 자신들을 따를 회색의 전대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대들중엔 나의 뜻을 납득치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무리도 아니었다. 이들은 제국의 암흑기사들, 그것도 최고 엘리트들로 구성된 흑태자의 친위대였다. 그런데 아무리 주군의 명령이라 해도 자기 조국의 군대를 향해 검을 들이대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해도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난 이제 더 이상 흑태자가 아니다! 단지 꿈꾸는 한 인간일 뿐이다!"
그의 말에 사람들이 웅성였다.
"나를 배신자라 매도해도 좋다! 비겁자라 조롱해도 좋다! 대신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기 바란다..."
뒤이어 스타이너의 입에서 사자후가 뿜어졌다.
"그대들은 새로운 역사의 창조자들이다! 또한 새로운 내일의 개척자들이다! 긍지를 가져라! 그대들의 손에 의해! 그대들의 검에 의해! 이때까지의 피로 얼룩진 구시대의 막을 접고 희망찬 신시대의 막을 여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운명의 고리처럼 영원히 돌고도는 피의 억겁을 바라는가? 아니면 함께 웃고 뛰노는 어린아이들의 미소인가?"
사방은 찬물을 끼엊은 듯 했다.
멀리서 울려오는 썬더둠의 함성들만이 아직 시간이 멎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것은 성전(聖戰)이다! 신과는 상관없는 우리 인간들만의 성전이다! 인종도, 국적도 의미없다! 이것은 안타리아 전체를 위한 진정한 성전인 것이다! 우리의 적은 바로 이 전쟁, 창세로부터 내려오는 인습, 그 자체이며 우리의 목적은 바로 이 전쟁의 종결이다! 훗날의 우리의 자손들은 자신들의 지혜로운 조상을 찬양하리라! 우리를 자랑스러워 하리라! 나 그대들에게 부탁하겠다! 이건 명령이 아닌 부탁이다! 나 너희들의 군주가 아닌 한 인간 칼 스타이너로서의 진심어린 부탁이다! 나와 함께 싸워다오!"
스타이너는 검을 뽑아들었다. 아수라가 아닌 평범한 장검이었다. 하지만, 검신에 반사되며 빛을 발하는 검의 모습은 흡사 전설에 나오는 영웅의 신검처럼 아름다웠다.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그것은 흑태자의 외침이 아니었다. 회색기사단안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을 신호로 갑자기 검의 숲이 만들어졌다. 모두가 일제히 검을 뽑아 치켜든 것이었다. 화산이 폭발하듯 의지찬 함성이 터져나왔다.
"싸우자! 새로운 시대를 위해!"
"싸우자! 평화의 시대를 위해!"
"싸우자! 우리의 미래를 위해!"
"회색의 전대 만세!"
그들은 함성만으로도 온 천하를 뒤집을 기세였다.
"역시..."
모든이들이 그를 향해 존경과 신뢰의 찬 시선을 모아주는 가운데 스타이너의 첫 명령이 떨어졌다.
"전원돌격! 실버애로우를 지원하라!"
회색의 전대. 그 전설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스타이너의 도움으로 라시드는 썬더둠요새를 지켜낸다.
한편 이때 천공의 아성에 있던 12주신 앞에 제국의 전 재상 베라딘이 나타난다. 베라딘의 정체는 13암흑신 중 하나인 음모의 베라모드였던 것이다.
(아랫글 요약) 그는 신들이 지금의 아르케로 건너올 때 오딧세이가 공간이동을 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동을 한 것이였다고 하며, 이곳은 블랙홀의 거울 효과에 의한 허상이었던 것이었고, 우리가 먼 과거의 아르케로 와버림으로 인해 자신들의 아르케가 파괴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베라딘은 우리가 오딧세이호를 타고 자신들이 이곳으로 출발하기 이전의 시간으로 날아가 자신들을 말리자고 주장한다. 12주신 중 태양의 비스바덴, 자비의 아비도스, 지혜의 오브스쿠라는 반대를 하지만 다른 주신들은 베라딘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하고 오딧세이가 있는 폭풍도로 출발한다.
"오랜만이요. 아르케의 동족들이여..."
그의 기운을 느끼고 천공의 아성 콘트롤룸에 모여든 12주신들은 나직히 그의 진짜 이름을 읍조렸다.
"베라모드...!"
그것은 13암흑신중 음모의 신의 이름이었다.
"네 녀석은 베라모드..! 또 무슨일을 꾸미려고 이곳에 나타난 것이지?"
프라이오스가 물었다.
"당신들과 협상을 하기 위해서요."
"협상? 그렇다면 너보다는 데이모스가 오는 것이 옳았겠지."
"데이모스는 죽었소."
베라딘의 그 한마디는 짧고 간결했지만, 12주신들을 놀래키긴에 충분한 힘이 있었다.
"뭐라고?"
"데이모스뿐 아니라 우리 13명중 나와 디아블로, 유스타시오, 알하스마외에는 모두 내 손에 죽었지."
별 것 아니라는 듯한 베라딘의 말에서 프라이오스와 다른 신들도 그것이 거짓이 아님을 직감했다.
"미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가?"
"그들은 이곳의 미천한 인간들과 세계를 위해서 우리 아르케를 져버렸기 때문이요."
"그것은 또 무슨 말이냐?"
베라딘의 금속빛 눈동자에 잠시 어떤 감정이 스쳐갔다.
"당신들 혹시 우주를 바라본적 있소?"
"뭐라고?"
뜬금없는 그의 물음에 프라이오스가 되물었다.
"우리의 고향, 아르케행성이 있는 안타리안 성운뿐 아니라 모든 은하계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고 있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냐?"
"당신들이 바다에서 자고 있는 동안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우주를 통해 찾아냈소. 바로 이 성단의 전우주에서의 상대적인 위치가 예전의 아르케가 있던 안타리아.... 바로 이 행성의 옛 이름이기도 하지.. 성단의 위치와 똑같다는 사실을! 그 뿐 아니라 성단구조도 안타리아성단과 똑같을 뿐더러 고향성단 이름을 딴 이 행성의 성단 내에서의 위치는 바로 우리의 고향 아르케와 같았소."
12주신들이 웅성거렸다.
"우리는 공간이동을 한 것이 아니오! 대신 우리는 시간이동을 한것이지! 그리고, 우리가 오딧세이를 통해 가려던 곳은 블랙홀의 거울효과가 만든 허상이었을 뿐이요."
"블랙홀의 거울효과라면......"
"물리학자 출신인 당신들이 더 잘알고 있을거요. 강력한 중력장을 가진 블랙홀은 빛조차 빨아들인다는 것을."
"빨려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떨어진 빛이라도 심하게 구부러지거나 블랙홀주위를 돌아 본래의 장소로 방향을 바꾸지. 결국 100만광년 떨어진곳의 블랙홀이라면 우리의 200만년 전의 모습을 비치고 있었겠군. 그렇다면, 우리가 목표로 삼은 성단은....."
"결국 우리는 블랙홀이 만든 거대한 우주의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향해 200만광년의 시간여행을 시작한 것이지."
"하긴, 오딧세이는 차원이동장치니 목표지를 향해 공간이동이 아닌 시간여행을 통해 임무를 완수한것이군...."
프라이오스의 말엔 짙은 허탈감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 이어 도착할 예정이었던 후발대가 도착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되오... 즉, 이전의 아르케는 파괴된 것이요!"
"우리가 머나먼 과거로 이동하였으니 이후의 시간들이 차례로 파괴되겠군."
"우리로 인해 시간의 흐름이 비정상이 되었고 그런 현상이 쌓여서 아르케는 결국 존재하지도 않게 되어버린 것이오."
"믿을수 없어!"
"말도 안돼!"
"이럴순 없어!"
"오...!"
"이럴수가... 우리가 아르케를 파괴하다니..."
신들사이에서 비명같은 외침이 차례로 터져나왔다.
"이 사실을 알아낸 나는 데이모스에게 한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소. 우리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진정되기를 기다려 베라딘이 말을 이었다.
"그것은 무엇인가?"
방법이 있다는 말에 12주신들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간단한 일이오. 과거를 다시 되돌리는 것! 즉, 오딧세이호를 타고 우리가 출발하기 전의 아르케로 돌아가 우리의 출발을 저지하는 거요."
"아르케는 이미 파괴되지 않았나?"
"오딧세이는 차원 이동장치이요.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이동장치가 아니라 패러럴 월드(병렬 세계).. 즉,다른 역사를 가진 시공간도 오갈수 있는 장치인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기도 하고."
"하긴, 아르케가 파괴되는 순간 우리도 분해되어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었겠지."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은 다른 시공간에는 아직 아르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즉, 우리가 오딧세이가 출발하던 시공간으로 날아가 오딧세이를 저지한다면 모든 일을 되돌릴수 있는 것이요."
"하지만, 이곳의 세계는 이전의 아르케처럼 다시 파괴되겠군."
"어차피 이곳은 우리가 창조한 세계. 우리가 이곳에 온 적이 없다면 이곳의 시간도 종말을 맞겠지. 그래서, 데이모스들과 분란이 생겼다. 그는 아르케만큼 이곳의 시간도 중요하게 생각하더군. 결국, 그는 우리의 계획을 반대했고 나와 몇 명의 동료들은 그들을 힘으로 제압할수 밖에 없었소."
"힘이 아니라 음모였겠지."
"음모 역시 힘 아닌가?"
베라딘은 프라이오스의 조롱섞인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넘겼다.
"그러나, 오딧세이는 우리들 100명의 힘으로 기동할수 있었지 않은가? 이제 몇 명 안남은 우리들 힘만 가지고 움직일수 있을까?"
"파괴신들을 잊었소? 공간이동의 충격으로 비정상적인 힘을 가지게된 녀석들 말이오. 나는 그들의 힘을 제어할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소. 그들의 힘이라면 오딧세이를 기동하는 일도 가능하오."
"그렇지만, 이곳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군."
12주신들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였다.
"좋다. 당신들 역시 선택을 하시오. 이곳에 남던가,아니면 나를 따라오거나... 분명한 것은 이미 나는 오딧세이를 거의 발굴했다. 남는 자는 이곳의 시간과 함께 소멸해 버릴 것이다."
말을 마친 베라딘은 입을 다문채 잠자코 있었다. 그를 두고 12주신들은 서로 얼굴을 맞챈채 회의를 시작했다.
"자네들 생각은 어떠한가?"
리더인 절대의 프라이오스가 물었다.
"저는 반대입니다! 우리가 이곳을 창조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까? 아르케가 소중한만큼 이곳도 저에게는 버릴수 없습니다."
태양의 비스바덴은 반대했다.
"무슨소리! 아르케에는 우리의 부모와 형제가 있다. 그들이 그렇게 사라진 것을 모른척할수 있나?"
대지의 라에비우스가 윽박질렀다.
"저도 반대입니다. 아르케에서 지냈던 시간이 20년이라면 이곳에서 지난 시간은 수천년입니다. 기억에도 아득한 아르케를 위해 나의 피조물과 또 나의 모든 것을 바친 이 곳을 희생할 수는 없습니다. 안타리아는 우리의 분신입니다!"
지혜의 오브스쿠라가 역설했다.
"어차피 이곳은 우리가 창조한 세계다! 이곳을 지우는 것도 우리의 자유야!"
전쟁의 샤크바리가 반론하며 소리쳤다.
"그건 궤변입니다! 우리가 창조했기 때문에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자비의 아비도스가 말했다.
회의는 길어졌지만 좀처럼 의견은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이에 프라이오스가 의견을 수렴했다.
"좋아! 그렇다면 반대하는 자는 비스바덴, 오브스쿠라, 아비도스. 이 세명뿐인가?"
"그렇습니다. 저희는 이 안타리아와 함께 운명을 함께 하겠습니다."
셋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오?"
베라딘이 프라이오스에게 물었다.
"우리는 너희들과는 다르다. 가는 길이 다르다고 무조건 싸울수는 없지. 어쨌든, 이 셋을 제외한 우리도 너와 뜻을 함께 하겠다."
"방해가 될텐데."
"그러나, 비스바덴을 제외한 나머지 둘은 전투능력이 거의 없다. 이들로서는 우리의 뜻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프라이오스의 말에 비스바덴들은 씁쓸한 조소를 머금어야 했다.
"하지만, 인간들과 연합한다면?"
"후후, 인간들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하는군."
별걱정을 다한다는 듯 프라이오스가 웃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상관없지만 흑태자라는 녀석의 능력은 우습게 볼것이 못되오. 거의 우리들과 비견될 만큼의 수준이니까."
"그자에 대해선 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그자는 너무 적이 많아. 우리가 손대지 않아도 그가 망하던지 그가 그자의 적들을 멸망시키던지, 둘중의 하나가 될테니 그렇게 되면 남은 하나로썬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어."
"일리 있는 말이긴 하군. 그렇다면, 이 들은 여기서 추방하고 당신들은 이 천공의 아성과 함께 오딧세이가 있는 폭풍도로 떠납시다."
인간의 눈밖에서 신들의 음모가 시작되었다.
한편 썬더둠요새에서 패한 제국군은 그리테스로 물러났고 실버애로우 연합군은 이들을 추적한다.
흑태자로 분장한 그리엄은 적당히 공격하다가 퇴각하고 그라테스에서 승리한 실버애로우 연합군은 축제분위기가 된다.
하지만 다갈에 있던 드라우프니르가 비스바덴과 오브스쿠라, 아비도스와 함께 당도했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드라우프니르가 읍하며 라시드와 이올린에게 예를 갖추었다.
"여기까지 직접 오시다니! 몸은 괜찮으십니까?"
라시드가 드라우프니르를 걱정했다.
"죽을때가 다된 늙은이가 몸걱정만 해서 되겠습니까? 그건 그렇고, 여기 함께 오신 중하신 분들을 보시지요."
드라우프니르가 뒤쪽의 세 주신들을 소개했다.
"혹시? 지난번에 뵈었던 주신분들 아니십니까?"
"기억하고 있구나. 나는 태양신 비스바덴이다."
"나는 지혜신 오브스쿠라."
"나는 자비의 아비도스이다."
우선적으로 이름부터 밝힌 후 대표격인 비스바덴이 대화했다.
"이렇게, 우리가 찾아온 것은 이 세계가 지금 멸망을 향해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멸망이라고요?"
"실은..."
비스바덴의 설명이 끝나고 모든 이들은 경악을 금치못했다.
"믿을수 없는 일이군요."
"결국 베라딘이 베라모드였다는 사실인가? 그렇다면 파괴신상을 모은 행동도 이해가 되는군."
스타이너는 이제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듯했다. 베라딘이 자신을 배신한 것을 포함한 모든 행동의 이유와 그가 지닌 이상한 지식과 힘에 대해서..
"그는 제국따위는 관심사도 아니었겠군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제국과의 전쟁이 문제가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면 이 세계자체가 소멸해 버릴지도 모르지요."
라시드에게 드라우프니르가 말했다.
"그렇다면 흑태자의 제국과 손을 잡아야 할까요?"
"그게 무슨 소리냐! 라시드! 불구대천의 원수와 동맹을 맺다니! 차라리 이대로 멸망하는 것이 나아!"
이올린이 언성을 높혔다.
"누님! 그것이 수많은 백성들을 책임지고 있는 왕족으로서 할말입니까? 그동안 우리가 왕족으로 행동할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들 덕분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백성들을 책임질 의무가 있습니다!"
"라시드...... 그런말을......"
라시드가 지지않고 거센 기세로 이올린을 몰아붙이자 이올린은 할말을 잃고 머뭇거렸다. 어릴적 모친을 잃은 라시드에게 있어서 이올린은 누나이자 어머니인 존재였기에 라시드가 그녀에게 반항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누님, 저도 이제 20세가 넘었습니다. 지금의 펜드래건 국왕은 저입니다. 최종결정은 제가 내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국과 타협하겠다는 말이냐?"
이올린이 다소 누구러져 말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요."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패전으로 복수를 다짐하고 있을 흑태자는 누가 설득합니까? 그 쪽 역시 타협을 원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래. 드라우님의 말씀이 옳다. 차라리 그들과 하루라도 빨리 결판을 내고 신들을 막으러 가는 편이 나을 거야."
이올린의 말에 스타이너가 끼어들었다.
"그것은 시간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가 흑태자를 설득해보죠. 회색기사단의 단장이 인질이 된다면 그도 휴전회담에 응해올 것입니다."
"그건 안돼요! 또 다시 그레이형님을 사지로 밀어 넣을 순 없어요!"
이에 발끈하다시피 소리치는 라시드였지만 스타이너는 그런 라시드를 똑바로 응시하며 결코 굽히지 않았다.
"나는 결코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결국 모든 사람이 살아남을 수 없어. 차라리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희생을 줄이는 방법일수 있다."
"그레이님. 흑태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열한 인간입니다."
이올린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진심으로 설득한다면..."
"저는 그와 직접 만나본 적이 있어요. 그는 도저히 인간이라 생각할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스타이너와 이올린은 각기 지하감옥에서의 만남을 회상했다.
"또, 자네에게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겠군... 내 생각에도 흑태자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자네밖에 없어. 지난번하고 똑같은 상황이군."
드라우프니르가 무의미한 대화에 결론을 지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에게도 방법이 있으니 믿고 보내주십시요."
그리고 그날밤..
"이올린....님...?"
회색빛 달빛사이에서 그녀가 다가왔다.
"또.. 이올린 님인가요...?"
둘끼리만 있을 때에는 경칭없이 이름만 부르기로 한 것이 둘 사이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것도 의식적이었다.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 자신은 더 이상 이전의 그레이가 아닌 것이다.
“....”
스타이너가 말없이 일어섰다.
"돌려드릴 께 있어요..."
막 읍하려는 스타이너에게 이올린이 말했다. 그녀가 그 돌격검을 꺼내들었다.
"그건..."
"돌려드리겠어요.."
이올린이 다가와 손에 든 돌격검을 넘겨주었다.
"......"
스타이너는 말없이 자기손으로 되돌아온 스승의 유품을 내려다 보았다.
"그럼...."
"이올린...!"
그가 그녀를 불렀다.
"......"
그녀가 흡칫 멈춰섰다.
"고마워..."
"....."
"그리고.. 미안해...!"
"그레이..!"
이올린 뒤돌아서 스타이너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팔이 그를 단단히 안아쥐었다.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가슴에 묻은 얼굴에서 눈물이 번졌다.
"이올린...?"
"아네요! 미안한건 나예요..! 미안해요..! 그레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이올린은 끊임없이 미안하단 말을 되뇌이며 울었다. 5년만에야 겨우 만날 수 있었던 이였다. 이 한마디를 하기위해 5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내일이면 그는 또 떠나가야만 한다. 또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몰랐다.
한 번 터진 말과 감정은 그동안 쌓여왔던 양만큼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이올린..."
달빛속에서 두 연인의 얼굴이 겹쳐졌다.
첫키스만큼이나 감미로왔지만 더욱 더 애뜻하며 조금은 슬픈 두 번째 키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