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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3237123

http://www.ilbe.com/114394733 1편(주영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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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박사박'

 

어렴풋이 들리던 소리가 이제는 제법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오늘..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

 

 

 

 

땀도 다 말라버리고, 차가워진 손

 

오한이라도 느끼는지 팔에는 닭살이 돋고, 긴장때문에 좁아질대로 좁아진 시야..

 

소리가 나는 곳마다 기를 쓰고 쳐다봐도 흔들리는 나뭇가지, 잡초들만 어렴풋이 보인다. 

 

 01.jpg

 

 

 

'...부사수는...'

 

 

 

 

흘끔 쳐다보니, 다를 바 없이 한껏 긴장된 모습.

 

핏기없는 얼굴, 바싹 마른 입술을 이로 꾹 누르고 있다.

 

 

 

 

'..다행이다..혼자 여기 있지 않다는게..'

 

 

 

 

만난 지 불과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고, 몇 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으며,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같은 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입니까? 에..." 

 

 

 

 

부사수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하고,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왔구나..'

 

 

 

 

구름에 가리웠던 달이 다시 슬쩍 나오면서 한층 밝아진 주변.

 

그리고...

 

 

 

 

아른아른 보이는,

 

적어도 6, 7명 정도의 사람들로 보이는 검은 형체들이 느리지만 조용하게 다가오고,

 

 

 02.jpg

 

 

'..소대장이 말한..정찰조...헉....안돼.'

 

 

 

 

"손들....읍"

 

03.jpg

 

수하하려는 부사수의 입을 가까스로 막고, 검지를 입에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

 

 

 

 

조용히 머리를 들어 확인.

 

참호 부근의 빽빽한 나무들과 매미 울음소리 덕분인지 듣지 못한 눈치.

 

 

 

 

영문도 모른 채,

 

포 사격때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리 반쯤 혼이 빠져나간 듯. 멍한 표정의 부사수.

 

 

 

 

"뭐..뭡니까...?"

 

"북한....정찰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부사수가 머리를 흔들고,

 

 

 

 

"그걸 어떻게...앞에는..따로 보병사단이 있잖..."

 

"밀렸을꺼야..아까..소대장한테 들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머리가 복잡하게 굴러간다.

 

'이대로 오면 발각되고, 총을 쏘면..다른 북한군이 여기로 올 수도 있다..숨을 곳도..없다..차라리 그럴 바엔..'

 

 

 05.jpg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이 피가 나게 깨물며 부사수에게

 

"...신호하면...쏘자"

 

 

 

 088.jpg

 

 

먼저 사격 자세를 취하니,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바짝 엎드린 부사수.

 

 

 

 

한 발짝, 한 발짝....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형체들..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조금 더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조금...더...'

 

 

 

"슥...스슥..."

 

 

 

 

큰 형체가 어느덧 제법 사람의 모습으로, 무전기로 보이는 기계도 언뜻 보인다.

 

 

 

 

눈에 들어간 땀을 다시 한 번 닦아내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넣고,

 

가장 앞서서 다가오는 형체에 정조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몇 초.

 

 

 

 

'한 발만 더....'

 

 

 

 

팔이 저릴 정도로 총을 꽉 붙잡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222.jpg

 

 

갑자기 멈춰선 북한군.

 

뭔가 잘못됐다는 듯, 갸웃거리다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뭐지....?'

 

무의식적으로 부사수를 바라보니, 부사수도 긴장된 눈으로 나만 바라보고,

 

영문을 모른 채 숨죽이고 지켜본다.

 

 

 

 

'...우리를 보고 온 게 아니었어...'

 

 

 

 

조용히 소리나지 않게 총을 밑으로 내리고,

 

부사수도 덜덜 떨면서 다리가 풀렸는지 참호 안으로 주저앉아버리고,

 

 

 

 

천천히..조금씩 우리 참호에서 멀어지는 북한군.

 

 

 

 

'하긴...우릴 봤으면..돌아와서 조용히 죽였겠지...'

 

손에 흥건히 묻은 땀을 바지에 닦고, 눈을 돌려보니

 

덜덜 떨면서 양 손으로 방탄을 감싸쥐고있는 부사수.

 

 

 fgq.jpg

 

'...무전...10번에 한 번은 된다고 했는데...'

 

 

 

 

어깨를 조용히 건드리며 손가락으로 무전기를 가리킨다.

 

알겠다는 듯, 조용히 무전기를 들고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누르는 부사수.

 

 

 

 

그 사이 북한군 정찰조는 아까보다 더 멀어지고,

 

마지막 무전병으로 보이는 병사만 헉헉거리며 살짝 뒤쳐져있다.

 

 

 

 

"무전기...돼?"

 

"......안됩니다..."

 

 

 

 

'어쩐다.....어떻게 하지.....'

 

 

 

 

"그..그냥, 저 놈들 지금 눈치 못챌 때 쏴버리면 안 됩니까? 아...아니면...그냥 지나가는거 같은데..."

 

 

 

부사수의 얘기를 듣는 둥 마는 둥, 고개를 가로젓고..

 

'...총소리 나면..다른 놈들이 몰려올수도 있다..그렇다고 그냥 보내면 부대가 발각될수도..'

 

 

 

 

애꿎은 엄지손톱, 입술만 물어뜯는데

 

갈라진 입술에선 비릿한 피가 위장크림과 섞여 입 안으로 들어온다.

 

 

 

 

"직접 가서 말하자"

 

 

 

 

순간 흐르는 정적,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가는 눈으로 쳐다보는 부사수.

 

 

 

 

"한 명만..."

 

 

 

 

둘 다 말이 없고,

 

눈 앞에서 적이 왔다갔다 하는 참호를 혼자 지켜야 한다는 사실에 선뜻 누가 먼저 말을 못 꺼낸다.

 

 

 

 

"내가 남을..."

 

"제가 남겠습니다."

 

 

 dgv.jpg

 

부사수가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자르고,

 

"저보다는...지금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니...제가 남겠습니다..."

 

 

 

 

조용히 몸을 돌려 전방을 응시하는 부사수.

 

 

 

 

"금방...금방 올게..."

 

 

 

 

부사수를 뒤로하고,

 

낮은 포복으로 숲 속을 조금씩 조금씩 기어나간다.

 

아직 습기가 덜 마른 땅에서 풍겨오는 낙엽 냄새와 흙냄새가 뒤섞여 올라오고,

 

팔꿈치와 무릎이 까져 쓰라리지만

 

 

 

 

'빨리..빨리 가야 한다.'

 

 

 

 

어느정도 벗어났다 싶어 일어나 산 길을 나는 듯 뛰어가던 중.

 

vd.jpg

 

퍼뜩 든 생각.

 

 

 

 

'암구어.....답어!'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다시 내려가는 길을 본다.

 

 

 

 

'그냥..그냥 가 볼까..같은 아군인데..설마..'

 

 

 

 

그러다 이내 고개를 젓고 다시 발길을 돌려 참호를 향한다.

 

'현역만 암구어를 알고 있는데, 잘못하단 부대도 들어가기 전에 아군 총에 맞을 수도 있어..'

 

 

 

 

'부사수도 의심은 하겠지만..참호에서 방금 나왔고...지금 상황에서는 수하 할 수 없으니...내 목소리는 기억하겠지...'

 

 

 

 

최대한 소리없이, 발꿈치를 들고 다시 오르막길을 빠르게 오른다.

 

 

 

숨이 차고,

 

다리가 풀려 덜덜덜 떨리지만, 숨 고를 시간도 없는 상황.

 

 

 

 

'병신같이...그걸 왜 까먹어서...'

 

어느정도 다 와 갈 무렵.

 

낮은 포복으로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54.jpg

 

 

참호 윤곽이 보일 듯 말 듯한 거리.

 

'거의 다 왔다...그놈들은 다른 곳으로 갔을까...'

 

 

 

 

행여나 조그마한 소리라도 날까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낙엽과 나뭇가지를 살짝 밀어내며 참호 쪽으로 포복.

 

 

 

 

'잠깐'

 

 

 

 

'아무 소리도 안들리네..아까만해도..매미가 시끄럽게...'

 

 

 

 

본능적으로 밀려오는 불안함.

 

말라버린 입 안에서 끈적한 침이 넘어가고,

 

순식간에 얼어붙은 몸.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가...가봐야 해...나때문에 안 우는걸수도 있잖아...'

 

올라오는 공포감을 애써 짓누르고, 낮은 포복으로 참호 근처까지.

 

 

 

 

"부사수.."

 

 

 

 

대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