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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lbe.com/114394733 1편(주영수정)

 

http://www.ilbe.com/114395887 2편(주영수정)

 

http://www.ilbe.com/114397080 3편

 

http://www.ilbe.com/114618052 4편

 

BGM정보: http://heartbrea.kr/3292710

 

 

멀미가 날 정도로 덜컹거리며 들어가는 2돈 반.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갈수록 팔, 얼굴에 모기, 날파리는 계속 달라들고,

 

다리 저려서 펴주고, 주물러주고 몇 번 반복할 무렵

 

 

 

 

"내려"

 

한결같이 싸가지 없는 말투의 선탑 간부.

 

'저렇게 해야 꼭 군기가 잡힌다고 생각하나' 속으로 툴툴거리며 하차.

 

 

 

 

 

온통 우거진 숲.

 

허리높이만큼 잡초가 솟아있고

 

땅에 박혀있는 낡을대로 낡은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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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비때문에 흙이 쓸려나가 울퉁불퉁, 온통 진흙밭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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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 내려온 포반장은 들으라는 듯 혼잣말로

 

"다다음주가 진지보수공사 하는 날이었는데.."

 

 

 

 

'지금 이 와중에 여기까지 와서 그딴 소리 할 때냐' 하면서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때마침 "전 병력 집합" 이라는 소리에 꾹 눌러참고 집합장소로.

 

 

 

 

다 썩어서 갈라지고 푹 꺼진 타이어 위에 배 볼록하게 나온 대대장이 올라가 무언가 급한 무전을 받고 있고,

 

그 밑으로 간부들이 쭉 도열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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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방금 전 포격으로 한층 흥분, 긴장한 현역과 예비역들이 다들 대대장의 입과 무전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한참동안 무전을 받더니 "예, 예, 알겠습니다. 충성" 하고 끊는 대대장.

 

순간 모든 간부, 병사들은 대대장 입만 쳐다보고,

 

 

 

 

'말해줘..무슨 일이야..'

 

 

 

 

몇몇 간부들과 소근소근 한참 얘기를 하더니 드디어 뒤돌아 입을 뗀다.

 

"아..보는 것처럼!! 진지 상태가 좋지 못하다!! 지금 당장 작전 수행명령은 없으니, 중대장들의 통제에 따라 교대로 보수, 식사, 경계를 할 수 있도록. 이상"

 

 

 

 

우리가 쏜 포가 잘 맞았는지,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혔는지,

 

지금 북한군은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따위를 말해줄 줄 알았는데.

 

전혀 엉뚱한 지시사항에 속이 답답해 미칠 지경.

 

 

 

 

그 때 마침

 

"..우리가 쏜 포는 어떻게 됐습니까? 명중입니까?" 하는 목소리.

 

허접한 타이어로 만든 단상을 내려오던 대대장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으려는 듯 두리번거리다

 

"결과는 좋다, 앞으로 질문은 해당 소대장에게 하도록" 하고 자리뜨는 대대장.

 

 

 

 

여기저기서 들리는 한숨소리, 육두문자.

 

간부들도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지금 중요한 건 우리가 있는 여기니까 빨리 움직여!"

 

 

  

똥 씹은 표정으로 자리를 옮기니 소대장이 다가와 

 

"우리는 먼저 진지보수를 한다, 가장 먼저 포상을 정비하고, 주변정리 후 식사, 휴식 후 야간에 경계근무에 투입된다."

 

짧은 대답과 별다른 질문없이 움직이는 현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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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경계근무...? 진지변환했으면 얼른 쏘고 또 변환하고 그런 거 아닌가?...훈련을 해 봤어야 조금이라도 알지...'

 

아무 말 없이 그냥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현역들 보고 '그러려니' 하면서 뒤따라가고,

 

빠진 타이어 다시 박아넣고, 흙으로 채우고, 위장망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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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쁘게 일하다보니, 지금 전쟁중인지도 깜빡 잊고 서로 웃으면서 진흙던지면서 장난.

 

괜한 막내 이등병 괴롭히기도 하고.

 

전쟁상황이 아닌, 왠지 다시 예비군 훈련 들어온 느낌.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지쳐서 잠시 앉아 쉬는 중

 

한참 놀던 부사수가 씩 웃으면서 다가와 내미는 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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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웃으면서 '나도 이제 좀 같이 어울릴 수 있는건가'

 

 

 

 

입구 열고 보니 주둥이부터 녹슬어있는, 겉에는 반쯤 지워진 '동원' 글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마시는데 뜨뜻미지근한 온도, 슬쩍 베어나오는 녹맛.

 

두 모금 마시니 속에서 금방이라도 다 토해낼 것 같아 억지 웃음으로 '고맙다' 고 말하고..

 

 

 

 

반쯤 마무리했을 쯤 다른 소대와 식사교대.

 

아침부터 한 끼도 먹지 못해 허겁지겁 뛰어가서 식량 배급받아보니 뜨거운 물 부어먹는 전투식량.

 

 

  

 

포장 뜯어서 초콜렛 있는 거 건빵주머니에 따로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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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받아 기다리면서 수저 받는데

 

손잡이 부분이 온통 위장크림으로 덕지덕지.

 

 

 

 

"수저가 부족합니다, 소대마다 돌려 써야해요."

 

마실 물도 부족한 마당에 설거지할 수 있을리는 없고,

 

 

 

 

결국 군복으로 대충 싹싹 닦아내고 먹으려고 한 숟갈 뜨는데

 

물을 조금밖에 넣지 않아 그나마 밑부분은 덜 불고, 물 적게 넣은 국은 짜디 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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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먹고 있는데 옆에서 들리는 소리

 

"아이 씨발...진짜...뭐가문제야...미치겠네..."

 

슬쩍 보니 망가진 무전기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 무전병.

 

 

 

 

'아까 급하다고 막 집어던지면서 챙기더니..'

 

 

 

 

슬슬 해가 떨어지면서 드는 오만가지 생각.

 

'왜 대대장은 우리한테 아무런 얘기를 안하는 걸까...'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소대장도 별 얘기가 없고...'

 

'...이렇게 한가하게 앉아있어도 되는건가...불안하다...'

 

 

 

 

나무에 기대서 다른 병사들 보고 있는데,

 

얼핏 보이는 절뚝거리는 예비군.

 

'아까..가신에 다리 찍혔다는 애구나..덩치는 산만한데 조심좀 하지..밥 먹으러 왔구나..'

 

 

 

 

바로 옆을 지나가길레, 호기심에 자세히 보니 아는 얼굴.

 

 

 

 

'...학교...학교로 2돈반 타고갈 때 봤던...그 안경에 여드름...뚱보....' 

 

 

 

 

'아는 사람' 한 명 있다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맘 한 구석이 편안한 느낌.

 

그러면서도 맘 한 구석에는 '아...쟤 불안하다...'

 

 

 

 

쩔뚝이면서 겨우 밥 받고 땀 질질 흘리면서 그늘진 곳 찾아 두리번거리는 왠지 측은한 모습.

 

두리번거리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쪽으로 온다. 

 

 

 

어째..행동을 보니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약간 섭섭한 마음.

 

'...내가 알면 됐지 뭐...'

 

 

 

 

옆에 앉아 땀냄새 풍기고,

 

입술 근처에 잔뜩 음식 묻히고 우물거리면서  밥 먹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현역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모습이 나와 닮아 왠지 마음이 가고..

 

 

 

 

뭐라 말 붙일게 없어, 아까 일은 못본 척 '다리 왜그러냐' 물었더니,

 

'그냥..아까 뭐 옮기다 그랬어요' 하면서 머쓱한 표정.

 

 

 

 

피식 웃으면서 하늘을 보니,

 

어느 새 해는 다 떨어져 주위는 금방 어두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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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되면 못 피울 것 같아 반쯤 부러져버린 담배 물고 피우고 있는데, 다가오는 부사수.

 

"소대장님이 우리 소대 다 모이랍니다."

 

 

 

 

"...천천히 먹어요."

 

괜한 아쉬움에 어깨 한 번 주물러주고 일어나서 소대장 쪽을 바라보니

 

뭔가 심각한 표정, 본능적인 생각.

 

 

 

 

'뭔가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