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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1522215

 

http://www.ilbe.com/114394733 1편

 

2돈반에 다들 꽉꽉 들어차서 앉아서 도로를 달려 00학교로 가는 길.

 

아무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도로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매일 봐오던 도로인데. 매일 걷던 도로인데. 확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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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고싶어 안달이던 차를 문도 열어놓은 채로 버려버리고 뛰어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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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봤던 아이의 엄마인지 아이의 이름을 소리질러 부르며 돌아다니는 아줌마.

 

어디로 가야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사람들 많이 가는 방향으로 무작정 뛰는 사람들.

 

호루라기를 끊임없이 불고, 어디론가 무전을 계속 치는 경찰, 군인들.

 

멀뚱멀뚱 주변만 보다가 가끔 2돈반에서 올라오는 역한 매연연기에 기침하면서 주변을 보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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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멀어지는 사람들, 건물들.....

 

 

 

 

조금씩 뿌려대는 비를 맞으며, 멀어져가는 건물들만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문득 입대하는 날 생각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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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는 부대로 가는지 건빵주머니에 사진이랑 같이 넣어둔 소집통지서 꺼내보는데

 

 

 

 

 

그 와중에

 

"...씨X...하필이면 왜 지금 전쟁이 터지고 X랄이야...아오..."

 

담배피던 양아치가 침뱉으면서 한 마디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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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시작으로 서로 어디 부대 나왔는지, 보직이 뭐였는지, 예비군 몇년차인지 얘기하고.

 

 

 

 

 

 

군복 단추가 안채워질 정도로 살 찐 안경 여드름 돼지

 

어디서 구했는지 지퍼달린 사제 전투화 신고 온 양아치

 

친구한테 빌린 전투복 입고 와서 어깨가 남아도는 어좁이

 

 

 

 

 

 

'이 사람들이...전쟁터에서 바로 옆에 있을 사람들...'

 

 

 

 

 누구하나 무시하거나 비웃지 않고 서로 물어보고, 답하고.

 

"낮은 년차수부터 전방으로 간다던데..몇 년 차에요..?"

 

"...총이나 탄띠 이런거 부족하다고 하던데..다 줄 수 있나.."

 

"미국..지금 한참 다 끌고 오고 있겠죠?"

 

"다들 군번줄은 가지고 왔어요?, 난 혹시 몰라서 가지고 왔는데..다시 주나..?"

 

"아저씨, 부대마크 구형이네, 신형으로 바꾸지, 눈에 잘 띌텐데..아 어차피 부대 들어가면 부대마크 다시 주려나?"

 

하면서 정작 확실한 것 하나 없고, 온통 자기가 믿고 싶은 '카더라' 이야기들만 하다보니 어느새 00학교 도착.

 

 

 

 

 

학교 도착하고 보니. 다행히 비는 그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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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도착한 다른 예비군들은 너도나도 담배 한 개피씩..

 

운동장이 안개가 낀 것 마냥 담배연기 자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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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이나 되는 예비군이 죄다 ㅅㅂ거리면서 터지지도 않는 휴대폰 만지작거리거나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모여서 현역시절 줏어들은, 혹은 신문사에서 비교해놓은

 

우리나라+미국 vs 북한 국방력, 장비, 병력 분석..

 

중국의 개입여부, 러시아의 입장..등등 돌고 도는 이야기들.

 

 

 

 

그렇게 다들 웅성웅성거리고 있는데 부사관 한 명이 조회대 위로 올라가서 확성기 잡고서

 

"예비군 장병! 정렬합니다! 지금은 전시 상황이고, 장병들은 동원지정자라 KK사단에 징집됩니다. 최종 도착지는 KK사단입니다."

 

방금전까지 웅성거리던 예비군들 갑자기 조용해지고, 무의식적인지..자연스럽게 오와 열 맞춰서 줄 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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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크림으로 얼굴에 온통 떡칠한 간부랑 현역이 같이 명단들고 돌아다니면서 예비군들 체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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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운동장에 등장한 버스, 오톤 트럭..

 

앞 줄부터 순서대로 탑승.

 

다들 도살장에 끌려가는 표정.

 

 

 

 

그렇게 타던 중 몇몇 예비군들은 간부들한테 가서

 

"몸이 안 좋은데..얼마 전에 수..수술을 해서.."

 

"....저....저는 결혼해서 애가 있어요..어머니도.."

 

"....깜빡 하고 약을 안가져왔는데..잠깐 갔다오면 안될까요.."

 

온 걸 후회하는건지, 아니면 '나름 정당하게' 빠지고 싶어서인지...

 

 

 

문득 '나도 어디 안 좋은 데 없나..나도 집에 가고 싶은데..' 그런데 내 사지육신은 아픈 데 하나 없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켜봤지만 결국 모두 버스에 탑승.

 

 

 

 

그 와중에 질질 울면서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죽기 싫어요" 하는 예비군도 보이지만, 역시나 질질 끌려가다시피 차량 탑승.

 

"나 하나 빠진다고 알겠어요..? 그러지 말고..좀 봐주세요.." 하던 돈 많은 부잣집 아들내미 비웃음만 당하고 질질질 끌려 탑승.

 

 

 

 

버스, 트럭 출발하는데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자포자기하고 담배 꺼내물다가

 

"이 새끼들이 담배 안 꺼?" 라는 간부 말에 지려버리고.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마시고, 아무것도 못 먹고 움직이다보니 지쳐서 어느새 잠들었다가

 

버스 서는 느낌에 눈을 떠 보니, 어느새 KK 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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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눈 비비면서 버스에서 내리니 역시나 얼굴에 온통 위장크림 범벅에 탄창삽입한 k-2 들고있는 간부랑 현역 대기.

 

 

 

 

연병장에는 치장창고에서 꺼내온 K-2와 방독면, 탄띠, 철모,총검,  X반도가 쫙 나열되어있고, 마지막에 실탄 들어간 탄창 지급.

 

잠 덜 깬 예비군 어리버리하다가 고함지르는 간부들한테 이끌려 치장물자 보급.

 

다들 장구류 몸에 맞춰서 조절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탕!!!!!!!!!!!" 하는 총알 발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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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순간적으로 배 깔고 엎드리고,

 

 

 

 

알고보니 아까 2돈반 타고 왔던 어좁이가 실수로 방아쇠를 당겨서 하늘로 쏴버린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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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다가와서 총 뺏고 푸쉬업, 오리걸음으로 기합주고..

 

 

 

 

그거 보고 다른 예비군들도 바짝 긴장해서 서로 총구 방향 조심하고, 안전에 놓였는지, 가스마개는 있는지

 

가스마개가 중으로 맞춰져 있는지 확인,

 

노리쇠 힌지 고정 잘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 확인.

 

 

 

 

장구류 다 받고 각 보병, 포병 연대별로 정렬.

 

사단장이 나와 KK사단이 맡은 작전지역과 임무수행에 관해서 간단하게 설명.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이해하는 사람 하나 없고,

 

'ㅅㅂ 뭐 어쩌라는거지, 그냥 시키는대로 까면 되겠지 뭐' 라는 표정.

 

 

 

 

포병연대 소속으로 내무실 배정받아 들어가니

 

옛날 그 옛적 내무실(생활관).

 

'아무리 군대가 좋아지고 했다지만 예비군 숙소는 거기서 거기지..'

 

 

 

 

같은 생활관 배정받은 사람들이랑 인사하고, 아까처럼 어디서 군복무했는지, 몇년차인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라면서 머리를 흔들고,

 

그 와중에도 서로 총기는 놓지않고 꼭 가지고 있고..

 

 

 

 

(다들 본능적으로 '총기만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윽고 전체 방송으로 '예비군 1번, 2번 생활관 식사' 라고 안내방송 나오고

 

시간이 흘러 우리 생활관 식사 시간..

 

기름때가 구석마다 낀 식판들고, 숟가락 들고, 총기들고(그렇게 귀찮고 무거웠던 총인데 다들 끔찍하게 챙기고 다닌다.) 밥먹으러 식당으로.

 

 

 

 

식단은 역시나 똥국에 깍두기 4, 5점, 무슨 고기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고기반찬, 8장 들어있는 포장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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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른 신기한 떡진 밥까지.

 

완벽한 현역시절 먹었던 식단.

 

 

 

 

 

 

다들 먹는둥 마는둥.

 

밖에 나오니 이미 저녁시간이 많이 늦어져 등화관제.

 

현역들은 이 와중에도 위장 떡칠에 피곤한 다리를 질질 끌고 근무교대.

 

자세히 보니 역시 한창 상기되어있고 긴장된 표정.

 

 

 

 

'하긴, 쟤들이나 나나 전쟁은 처음이지....' 하는 마음에 왠지 먹먹해지고,

 

생활관 들어오니 다들 반쯤 잠든 상태.

 

현역 애들이 들어와서 생활관 인원, 이름, 주특기번호 다시 재확인.

 

 

 

 

그런가보다..하고

 

피곤해서 누워있는데 갑자기 나오는 방송.

 

"오늘 점호는 방송점호로 대체한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KK사단 소속으로 현역과 함께 작전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자세한 작전사항은 해당 중대장 및 소대장에게 전달받을 것이며, 예비군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바란다.

 

  금일 몸이 좋지 않거나, 환자는 지금 즉시 간부들에게 이야기하고, 간부들은 취합하여 지휘통제실로 전달할 것. 이상."

 

 

 

 

방송 끝나자마자 복도가 시끌시끌 웅성웅성.

 

'저렇게 환자가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순간 복도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간부의 목소리

 

 

 

 

"군의관이 보고 꾀병, 혹은 자해의 흔적이 나올 시. 군법으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

 

 

 

 

순간 조용해지는 복도, 간간히 '시X' 이라고 나긋히 누군가 욕설을 하고,

 

결국 '진짜 환자' 몇 명만 생긴 것도 색깔도 똑같은 알약 처방받고,

 

중한 환자 한 명 없이 조용히 다들 잠자리에 들고..

 

 

 

 

 

징집 첫 날 밤.

 

다들 뒤척뒤척.

 

더이상 맡고싶지 않았던 곰팡내나는 모포를 뒤집어쓰고 우는 사람도 있고,

 

간간히 들리는 한숨소리.

 

옆 사람과 '어떻게 될까요' 하면서 기약없는 시나리오를 짜는 사람도 있고.

 

 

 

 

 

..오늘 하루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어떤 사람들을 봤는지 생각하다가 잠에 든다..

 

이게 다 꿈이고, 눈 뜨면 집이었으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어제 술 마셨던 친구들과 해장국을 먹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