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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3310107

 

http://www.ilbe.com/114394733 1편

 

http://www.ilbe.com/114395887 2편

 

 

"기상!! 기상!!"

 

 

  

 

 

 

 

 

 

 

'...아 ㅅㅂ꿈이 아니었구나'

 

 

 

몇 번을 자다깨다 겨우 잠든거 같은데.

 

현역, 간부가 뛰어다니면서 생활관 예비군들 죄다 깨우고 있네.

 

생활관 문은 전부 활짝 열면서 다니고, 반쯤 잠든 예비군 깨우고..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ㅅㅂ거리면서 투덜거리는데,

 

그 중 한 명이 불 켜려고 "이거 스위치 어디있어..." 하는 순간

 

복도에서 "불 켜지 마!!!!" 하고 소리치는 간부.

 

 

 

 

 

 

옆에 전자 손목시계 가져온 사람 시계 보니 새벽 4시. 아직 밖은 어둑어둑.

 

01.jpg

 

'....왜 벌써.....깨웠.....'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컴컴한 생활관에서 누군가 '들으라는 듯' 하는 불평

 

"아니 뭐 씨X 지금 몇신데 깨워! 6시가 원래 기상 아냐!?!?"

 

 

 

 

 

그 소리 듣고 복도 지나던 간부가 발걸음 멈추고 생활관 문 걷어차면서 들어오고.

 

"...어떤새끼야"

 

하면서 들고있는 야전 손전등으로 소리 난 쪽 얼굴 비추는데 다 조용해지고 아무도 말 안하고..

 

 

 

 

간부는 악이 받칠대로 받친 듯

 

"이새끼들아, 지금 전시상황인거 몰라!? 지금 잠이 중요해!?"

 

 

 

 

그 소리 듣고 나서야 잠이 확 깨서 상황파악.

 

'왜 깨운거지, 밀렸나? 도망가야 하나? 후퇴? 뭐지? 어떻게 되는거지?' 하면서

 

본능적으로 k-2 더듬거리면서 찾고.

 

 

 

 

그 때 현역이 들어오면서 던지다시피 주는 야전 손전등과 위장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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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전원 위장 실시한다. 어두워서 잘 안보일테니 2인 1조로 서로 손전등 비춰주면서 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불은 절대 켜지 않는다. 5분내로 완료한다. 실시."

 

 

 

 

 

크레파스 냄새나는 위장크림 보고 있으니 한숨만 나오고,

 

옆 사람은 덜덜 떨면서 손가락으로 위장 크림만 만지작 만지작.

 

 

 

 

"..얼굴...대 봐요..."

 

 

 

그렇게 서로 얼굴에 빨간색 불 비춰 가면서 치덕치덕.

 

나중에는 잘 안발라지니까 아예 크림 손가락으로 파내서 뭉쳐서 얼굴에 치덕치덕.

 

옆사람, 여드름이 많은지 잘 보이진 않지만 뭔가 울퉁불퉁한게 만져지고.

 

 

 

 

그 와중에도

 

"아..피부 안좋아지는데....X같네...." 하는 소리.

 

 

 

 

'....병신같은 놈이...뒤질수도 있는데 저 지랄이네...' 하고 생각하는데

 

 

 

 

 

"지금부터 호명하는 인원은 군장, 장비 챙겨서 복도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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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갑자기 숨소리도 안내고 조용해지고.

 

K-2 총열덮개만 만지작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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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불려서 나온 사람은 2열 종대로 복도에 쭉 서있고..다들 긴장된 표정..

 

 

 

"....이상 인원, 앞 현역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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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터벅

 

군화 소리가 멀어져 가고,

 

 

 

 

"다음....."

 

또 한참 이름 불리는데 거기 내 이름도 불리고.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장비 챙겨서 밖으로 나갔는데 복도에 셀로판지 붙인 녹색 등만 하나 켜져있고.

 

창고에서 몇 년간 묵은 곰팡내나는 군장과 검은 형체로만 보이는 예비군들..

 

 

 

 

".....이상 앞 현역을 따라간다."

 

 

 

 

그렇게 가려고 하는데

 

"...우리 어디로 가는겁니까?" 발길 멈추고 묻는 예비군.

 

 

 

 

 

다른 예비군도 모두 멈추고 간부만 쳐다보고.

 

 

 

 

 

"...우리 사단 포병 대대의 작전지역으로 간다. 자세한 얘기는 해당 대대장에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하면서 어깨 밀면서 예비군 앞으로 보내고.

 

 

 

 

복도를 걸어 밖으로 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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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도 역시 군부대는 춥고...갑자기 찬 공기를 마셔서 그런가 배도 살살 아픈 것 같고..그런데 화장실은 가기 싫고..

 

그렇게 다 나오니 저 멀리 연병장에서 2돈 반 트럭 불 켜지고, 서둘러 탑승하라는 현역.

 

 

 

 

 

차에 오르는데,

 

잠이 덜 깼는지 올라타다 방탄 떨구고, 수통 떨구고..가지가지 하는 예비군.

 

그 와중에 몇몇은 살쪄서 군복 바지도 '뽷' 하면서 가랑이 터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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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도 웃지도 않고...

 

 

 

 

차 출발할 무렵, 차량 선탑자 와서

 

"졸지 않도록 하고, 담배 피우다간 다 죽을수도 있으니 피지 마라"

 

싸가지 없는 말투로 말하고 자리 올라타더니 곧 차량 출발.

 

 

 

 

다들 그렇게 사단 벗어나는데

 

방탄에 나뭇가지 파바바바바바바박 치고 지나가고..

 

얼빵하게 정신놓고있다가 못 피한 예비군은 뒷목이랑 얼굴 긁히고...

 

 

 

 

 

 

잠도 안와서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위장 크림때문에 서로 시커먼 얼굴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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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맞으면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갑자기 들어선 비포장도로에 들어서니 정신이 번쩍 들고,

 

눈 떠보니 위장막 쳐진 포상에 105MM 견인포 6문, 위장하고 막 뛰어다니는 현역.

 

A형 텐트, CP텐트, GP텐트..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 에 나왔던 105MM 견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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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포병 주특기번호를 달고 전역했지만, 연대 행정병으로 뽑혀 군 복무하는 동안 한 번도 안만져봤던....

 

간부 따라 포 수입 후 사진 찍고, 보고서 쓰기만 했던..견인포...

 

전역 후 예비군 훈련에서 오히려 더 많이 만져봤던......그 포....

 

한 번 쏘고 도망가서 다른 곳에서 또 쏴야 한다고 들었던 낡은 포....

 

 

 

 

멍하니 포 보면서 생각하는데....

 

 

 

 

"전원 하차!"

 

아까 그 싸가지 선탑자가 명령아닌 명령하고..

 

얼레벌레 뛰어내리는데 아까 바지 찢어진 예비군은 "쭈아악" 하면서 더 찢어지고.

 

 

 

 

 

 

2열 종대로 줄 맞춰서 천막 들어가서 서 있는데

 

갑자기 "부대 차렷"

 

대대장 들어오고

 

"대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하는데

 

다들 나온 부대가 달라서 '충성' ''필승'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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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례시키던 간부가 우리 죽일 듯 쳐다보는데 대대장은 '그런거 신경쓸때가 아니라' 는 듯 무심하게 경례 받고.

 

 

 

"전시상황이니, 간단히 말하겠다. 우리 부대는 경기도 XX 지역을 방어 및 상급부대를 지원해 작전을 펼친다.

 

  예비군이 아닌 현역으로, 모두 죽어도 여기서 죽는다는 각오로 임무를 수행하길 바란다. 이상."

 

 

 

 

"부대 차렷, 대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하는데

 

다들 뭐라고 하면서 경례할 지 몰라 눈치만 보고 쭈뼛쭈뼛 거수경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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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 나가고 나니 앞에서 경례시키던 놈이 눈에 독기품고 쳐다보면서

 

"...앞으로 경례 구호는 충성으로 통일, 외부에서는 경례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여기에 유서를 작성, 전달할 소지품이 있으면 봉투에 넣어 제출하도록. 이상."

 

 

 

말하고 나가는데 현역이 편지봉투랑 습기 잔뜩 머금은 종이, 모나미 똥볼펜 나눠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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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멍하니 서 있다가 한 명이 펜 잡고 뭐라 끄적거리기 시작하니 너도나도 유서작성.

 

'......뭐라 써야 하나........안녕하세요...먼저 써야 하나...어머님께...? ㅅㅂ....'

 

 

 

 

한글자도 못쓰고 있는데 옆에서 한명 두명...울먹울먹....

 

현역때 자대배치 받고 처음으로 집에 전화하면서 울던 모습들이랑 겹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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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나무판자로 만든 책상이라 종이에 구멍이 뻥뻥 뚫리면서도 꾸역꾸역 편지 쓰는 모습에선

 

보충대에서 소포박스에 편지 써 보내던 기억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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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엄마 보고싶어 건빵주머니에서 구겨진 가족사진 꺼내 보는데 눈물때문에 흐릿흐릿..

 

 

 

 

딱히 뭐라 써야할 지 몰라

 

'나라 지키다 죽은 것이니 너무 슬퍼 마세요. 효도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들 XXX 올림'

 

이렇게만 쓰고 제출하고 천막 나오니 다가오는 현역.

 

 

 

 

"2개..가져가면 됩니다."

 

뭔가하고 봤더니 수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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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덜덜 떨면서 수류탄 2개 집어서 X반도에 걸어놓고.

 

실수로 폭발하면 온 몸이 찢겨질 거란 생각에, 숨도 크게 못 쉬고

 

혹시나 떨어질까, 안전핀 빠질까 계속 지켜보고, 다시 만지작거리고, 발걸음도 조심조심.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배치받은 105MM 포 앞..

 

소대장이 다가와 어설프게 악수하고

 

"...곧 미군 부대 지원 올거야...너무 걱정말고, 아, 전포 주특기던데...실력은 어때?" 하고 물어보는데...

 

 

 

 

"전포....주특기....맞긴 맞는데......." 하고 말 끝을 흐리니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소대장.

 

"....주특기는 전포지만...실제 복무는 연대본부 군수과 행정병....이었습니다.....복무할 때 주특기 변경이 안돼서....."

 

"....그래도 포 훈련은 받았겠지?" 하는 말에 꿀 먹은 벙어리.

 

 

 

 

"....한 번도 만져본 적 없습니다."

 

 

 

 

어이없는 표정의 소대장.

 

옆에서 살짝 듣던 포반장도 한숨.

 

 

 

 

"....그..그래도 예비군 훈련동안에는 방열(땅파고, 철주박고...) 하는 거 해봤습니....다...."

 

19.jpg

 

"....알았다."

 

하고 돌아서는 소대장, 포반장한테 뭐라뭐라 지시.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이렇게 비참하진 않았는데.

 

아니, 면접 보면서도 '뭐든 열심히 잘 할 수 있습니다' 했었는데..

 

아무 쓸모도 없어진 기분에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진 기분.

 

 

 

 

사회에서는 돈 벌면서 직급 낮은 사람 부리고 그랬는데.

 

답답함에 군화랑 땅만 보고..

 

 

 

 

포반장 다가오더니 친한척 어깨 주물러주면서

 

"...방열......중요한거니까...잘 해주세요..."

 

나보다 어려도 한참은 어려보이는 동생뻘한테 그런 소리 들으니 왠지 자존심도 상해 눈물도 나려고 하고,

 

2년간 행정병으로 따닥따닥 키보드만 만지작거렸던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더 나아가 제 때 주특기변경 안해준 인사계원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

 

 

 

 

포반장이 포대원들 한 명 한 명 소개해주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인사하고.

 

그렇게 얘기하다 문득 든 생각.

 

'미군.....언제 지원올까.....언제 도착할까......여긴 안전할까.....북한군은 어디쯤 있을까....'

 

 

 

 

간부한테 가려는 포반장 붙잡고

 

"..아..아까 소대장한테 들었는데 미군 지원...온다던데...언제...? 미군 오면 여긴 좀 안전해지는건가....?"

 

...잠시 말 없던 포반장.

 

 

 

 

"...저도...잘 모르지만....언뜻 듣기론 우리가 48시간을 버텨야 한다고 들었어요....잘...막으면."

 

 

 

 

 

48 시간.  2880분. 172800초.

 

...

 

'이틀만...이틀만...그래..예비군 훈련 다시 왔다 생각하고...........참고,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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