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멸망하는 징조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성인 ‘간디’는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를 7가지로 나누고 그의 묘비명에 새기고 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종교” 이중에서 ‘원칙 없는 정치’야 말로 국가가 멸망으로 나아가는 최고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원칙 없는 정치가 국가를 멸망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간디의 7가지 조건에 한 가지 더 추가할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형평성 잃은 언론’이라고 답하고자 한다. 왜냐? 언론이 형평성을 잃을 경우 선전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여 사실을 왜곡하여 진실이 묻힐 수 있고, 언론권력으로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로(子路)가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의 임금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부탁드린다면 선님께선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 잡겠다.(必也正名乎)” 다시 말하면 명분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징조를 보면 멸망 조건에 모두 해당되지 않나 싶고 특히 정치는 그 도가 지나치다 하겠다.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기가 겁이 나고 짜증이 난다. 언론에서 다루는 게 모두 사실이라면 문제는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풀어가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태도라 하겠다.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그동안 대통령의 임기 말에 나타나는 실정과 무능 그리고 부패가 이슈가 되어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곤 해 왔다. 물론 법을 어긴 자 몇 명이 의법 조치 되어 형을 살았지만 대부분은 정치적 담합에 의해 슬그머니 묻히곤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형을 살고 나온 정치인이 오히려 큰소리치며 사는 세상이 되는 일도 있다는 거다. 이래서 되겠는가?
그런데 이런 이슈에 묻혀 정작 국민 먹고 사는 문제는 외면당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먹고 사는 문제 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는가? 국민은 정말 살기 힘든데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이슈를 만들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오직 권력 잡기에만 혈안이 된다면 쓰겠는가? 어찌 보면 정치권과 언론은 양심이 없는 것 같다. 양심이 없으면 양식(良識)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정치는 명분이라고 했다. 명분 없는 정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정치가는 자신의 행동과 말의 결과에 대해 구차스럽게 변명하거나 회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며 비겁하게 피하지 말라는 얘기다.
결국 명분이 있는 정치를 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정치인들의 일방적인 선정 선동에 놀아나지 말고 눈 부릅뜨고 정신 바짝 챙겨서 감시를 해야 할 것이다. 나라는 지키는 건 국민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법정스님이 ‘맑고 향기롭게’란 책에서 하신 말씀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정치가 언제 국민을 속 시원하게 웃어 보게 한 일이 있는가? 웃음을 선물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나더러 만약 이 나라의 대통령을 고르라고 한다면 우선 ‘대통령 병’에 걸리지 않은 인사를 선택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