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사람, 제 남편을 기억하시는 분께,
그 사람을 보고 만질 수 없게 된지도 43일이나 되었습니다.
가슴 한가운데 큰 구멍이 나서 어떻게 숨 쉬고 살아야 하는지 몰라 짐승처럼 퍼덕대던 날들이었습니다.
물에 불은 채 제가 해 준 결혼반지를 끼고 있는 그 사람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해 있는 제게 가장 먼저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신 강태호 피디님께 가슴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는 제 대신, 여러 의혹과 비난 속에서도 사심없이 장례를 그 어느 장례식보다 훌륭하게 치루어 주신 변희재 대표님과 미디어워치 성상훈씨, 성연주씨께 언제까지나 고마움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형처럼 따르던 제 남편을 잃고 방황했을 시기에도 장례식에서 힘든 상주 역할을 맡아주셨던 남성연대 한승오씨, 이지훈씨, 박시현씨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빈소에서 가족처럼 도와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뜻은 저와 달랐을지라도, 리더를 잃은 제 남편의 단체를 걱정하여 제일 먼저 나서주신 이병철 대표님, 이창재 고문님께도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일면식도 없는 제 남편을 안타깝게 여기셔서 어려운 비대위원장 역할을 맡아주셨던 황장수 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감사드리는 것은, 그 더운 여름에도 전국 각지에서 제 남편을 기려 주시고, 빈소를 찾아 주셨던 한분 한분의 마음입니다.
방법에 대한 동의 논란을 늘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지만, 제 남편께서는 아마도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가셨나 봅니다. 제게 보여주신 그 분의 사회 활동은 소박하지만, 늘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과 나라를 위해 당신께서 품은 일들이었습니다.
제게는 실은 그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남편이었습니다.
돈보다는 사랑이 먼저라고 자신 있게 말하던 사람,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몇 장을 주머니에서 찾아서 소중히 제게 밥을 사주던 사람, 본인은 두려운 게 없으니까 본인만 따라오면 된다고 삶을 두려워하던 저를 안아주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여자는 어머니와 너밖에 없다며, 목숨보다 저를 아껴주던 사람입니다.
지금 그 분은 제 옆에 만질 수 없지만, 바람처럼 늘 제 곁에, 가슴 안에 살아 계실 것입니다.
9월 12일에 제 남편을 절에서 보내드리는 제사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함께 하시기 원하시는 분께서는 사무실로 연락주시면 안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비록 안타까운 사고로 이 자리는 떠나지만, 이 나라의 미래를 사랑했던 제 남편을 기억해 주십시오. 남성연대 성재기, 아름다운 그 남자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2013. 9. 7.
박 은 경
출처: http://www.manofkorea.com/mnotice/830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