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01] 피싱 (Fishing)
C1장소: 황량한 낚시터의 작은 집, 저녁 무렵. 잔잔한 물결, 바람 소리만 들린다.
오프닝 컷: 드론 숏 - 황량한 낚시터 전경, 저녁 햇살이 물결 위로 번진다.
사운드: 잔잔한 바람, 물물결 소리,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여주인공(수진) 클로즈업
수진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고요한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수진 (V.O / 독백): 이곳에 앉아 있으면, 세상이 멈춘 것 같아.
처음 스물 아홉, 상처투성이로 도망쳐 오듯 이 낚시터 집 문을 열었을 땐… 세상이 정말 끝난 줄 알았어.
물결은 잔잔하고, 바람은 쓸쓸하게 스쳐 지나가고, 낚싯대 끝만 묵묵히 기약도 없는 시간을 기다리는 곳.
인생이란 게 참 웃기지. 우린 늘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아가잖아. 성공을, 용서를… 하지만 기다림 끝에 오는 건 대개 허무함.”

컷어웨이 샷 1
낚싯대 끝을 잡아당기는 찌의 미세한 흔들림.
물결 위에 붉고 은은하게 번지는 저녁 노을.

수진 (V.O / 독백): 근데 말이야, 그 지독한 기다림 끝에 오는 건 늘 헛헛한 허무함뿐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난, 오늘을 위해 그 길고 긴 시간을 이 고요 속에서 버텨온 건지도 몰라.”

컷어웨이 샷 2
물속에서 건져 올려진 낚싯줄 클로즈업. 바늘이 없다.
바람에 허공으로 나부끼는 낚싯줄과 빈 고리.

수진 (V.O / 독백):“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지만, 언젠가부터 바늘을 달지 않아. 
목구멍 깊숙이 바늘이 꿰뚫린 채 불쌍하게 발버둥 치는 물고기를 보는데… 꼭 세상 속에서 숨이 턱턱 막혀가며 살아가던 내 모습 같았거든.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미끼를 물고, 인정받고 싶다는 찌를 띄우며 서로를 낚으려 안달이지.
하지만 결국 바늘에 걸려 피를 흘리는 건… 남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야.”

수진 미디엄 숏 (살짝 미소를 지으며)
수진이 낚싯대를 고정해 두고, 옆에 싸둔 이삿짐 가방과 휴대폰 화면(도현의 이름)을 가만히 바라본다.

수진 (V.O / 독백):기다림은 여전히 이어지지만, 이제는 물고기를 잡으려는 게 아니야.
차라리 물고기를 잡지도 못하면서 헛고생만 하는 바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잔소리를 받아들이기로 했어.
잡으려 애쓰지 않는 그 기다림이야말로, 내 영혼이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구멍이었으니까.

수진 클로즈업 (눈가에 만연한 설렘과 미세한 떨림)
수진 (V.O / 독백):“가끔은 그런 생각도 했어. 내가 이렇게 멍하니 기다리는 건 물고기가 아니라… 나를 이 차가운 강가에서 데려가 줄 어떤 ‘구원’ 아닐까 하고.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 사람이 나타난 거야.”

(이때, 수진의 휴대폰이 진동한다. [도현: '도착해 가. 짐 다 쌌어?'])

수진 (V.O / 독백):“이제 안녕이네?  나를 데리러 올 그 사람과 함께… 이제 이 쓸쓸한 강가를 벗어나 다시 세상으로 나가보려고 해."

엔딩 컷
수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미련 없이 낚싯대를 거둬들인다.
화면 암전.
(사운드: 잔잔했던 물물결 소리가 순식간에 불길하고 서늘한 바람 소리로 변하며 뚝 끊긴다.)


---

# [Scene 02] 조용한 침범

C1. 낚시터 집 마당 - 저녁**
*(화면이 켜지면 씬 01의 암전 후 끊겼던 정적이 깨지며, 먼발치에서 털털거리는 1톤 이삿짐 트럭 소리와 헤드라이트 불빛이 마당을 비춘다.)*

수진이 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열고 나온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통화 중이다.

수진:> “응, 도현 씨. 나 방금 짐 다 챙겨서 나왔어. …아니야, 차 안 막히면 천천히 와. 강 바람 쐬면서 기다리고 있을게.”
(수진의 시선에 마당으로 들어서는 이삿짐 트럭이 들어온다.)
>수진:> “어? 새 세입자분들 벌써 도착하셨나 봐. 부동산에서는 좀 늦을 거라더니… 응, 열쇠 전해드리고 인사 나누고 있을게. 조심해서 와, 응.”
수진이 전화기를 내리고, 트럭을 향해 반갑게 걸어간다.


C2. 트럭 옆 - 아침**
트럭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상철과 미연, 그리고 뒷자석에서 어린 은우가 내린다.
가족들의 얼굴에는 새 집으로 이사를 왔다는 설렘과 안도감이 가득하다.
상철이 수진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이며 싹싹하게 인사를 건넨다.
상철:“아이고, 안녕하세요! 저희가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왔죠? 짐 정리 조금이라도 일찍 해두려고 마음만 급해서…”

>수진:(환하게 웃으며) > “아니에요. 날도 차가워지는데 잘 오셨어요. 집 안 따뜻하게 보일러 미리 틀어놨거든요.”

> 미연:> (감격한 표정으로 수진의 손을 잡으며)> “아이구, 세상에… 감사해라. 저희 애가 감기기운이 좀 있어서 걱정했는데, 마음씨도 너무 고우셔라. 진짜 감사합니다, 사장님.”

> **수진:> “사장님은요, 뭐… 잔금 치르시기 전까지 편하게 짐 풀고 계세요. 저는 어차피 남자친구가 데리러 오기로 해서 밖에서 기다려도 돼요.”

상철이 트럭 적재함에서 작은 박스 하나를 꺼내며 멋쩍게 웃는다.

> **상철:**
> “저… 실은 오다가 동네 빵집에서 갓 구운 단팥빵 좀 사 왔는데, 날도 스산한데 들어가서 따뜻한 차라도 한잔하세요. 저희 입주 축하해 주시는 첫 손님이시잖아요.”

> **은우:> (수진에게 빵 봉지를 내밀며)> “이모, 이거 되게 맛있어요!”

수진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 쓸쓸했던 낚시터 집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의 터전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 **수진:> “고마워, 은우야. 그럼… 차 한 잔만 얻어먹고 갈까요?”

---
C3. 집 내부 (거실) - 저녁**

오랫동안 수진의 외로움이 묻어있던 썰렁한 거실.
상철 부부가 싸 온 온기와 빵 냄새, 그리고 소소한 웃음소리가 채워진다.
수진과 미연은 따뜻한 보리차 잔을 들고 마주 앉아 있고, 상철은 마당에서 작은 이삿짐 상자 몇 개를 들여놓고 있다.

> 미연:>(거실 창밖의 강가를 바라보며)> “집이 참 고즈넉하고 좋네요. 저희가 그동안 도시에서 쫓기듯 살아서… 애 아빠 사업도 안 풀리고 …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내려온 거거든요.”
> 수진:> “여기, 생각보다 살기 좋아요. 밤엔 별도 잘 보이고… 저도 여기서 마음 정리 많이 하고, 좋은 사람 만나서 이제 나가네요.”
> 미연:(진심으로 축하하며)> “아이구, 좋은 기운 받고 가는 집이네! 너무 잘됐다. 저희 보증금 입금 확인되면 바로 출발하셔야겠어요?”
> 수진:> “네, 집주인 아저씨가 보증금 받는 대로 제 계좌로 바로 쏘아주신다고 했거든요. 입금 알람 뜨면 전 이제 신랑이랑 서울로 가려구요.
> 상철:(짐을 내려놓고 땀을 닦으며)> “아, 맞다! 부동산에서 집주인 분 은행 계좌 받아둔 게 있어서, 아까 오면서 인터넷 뱅킹으로 보증금 전액 다 송금했습니다! 
한 10분 됐나? 아마 곧 집주인 분이 확인하시고 입금해 주실 겁니다.”

수진의 눈이 반짝인다.마침내, 인생의 짐을 털어내고 새 삶으로 나아가는 완벽한 기적의 순간.
>수진:(설레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확인하며)> “아… 입금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두 분.”


INTERCUT 4. 도로 위 / 도현의 차 안 - 저녁**
세련된 외제차 안. 핸들을 잡고 있는 도현의 얼굴이 조명에 비친다.
도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조수석에 놓인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 리플렛’을 흘끗 바라본다.
>도현 (혼잣말):> “수진이 전세금 받으면… 바로 잔금 완납… 완벽하네.”
도현은 수진의 전세 보증금을 자신의 자산으로 합칠 계산을 하며 기분 좋게 엑셀을 밟는다.

C5. 다시 낚시터 집 내부 - 저녁**

수진이 휴대폰을 들고 서 있다. 1분이 지나고,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난다.
은행 앱의 알람은 오지 않는다.
상철과 미연은 구석에서 은우에게 빵을 떼어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더없이 평화로운 가족의 모습.
수진의 표정이 조금씩 어두워진다. 수진이 집주인의 번호를 눌러 귀에 대본다.

>수진 (혼잣말 / 낮게):> “왜 안 받으시지… 입금 확인하셨을 텐데…”
*(사운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건조한 기계음이 들리다가 "고객의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수진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재발신. 또다시 꺼져있는 전화.
거실 한구석,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보리차 잔 옆에서…
수진의 손이 차갑게 식어간다.
그리고 그 순간, 창밖에 다시 한번 **도현의 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집 안을 차갑게 들이부으며 씬이 끝난다.

**화면 암전.**

[S# 03] 금이 가기 시작하는 온기

C1. 낚시터 집 거실 -
거실 구석, 따뜻한 보리차가 김을 피워 올리고 있다. 미연은 은우에게 단팥빵을 떼어주며 웃고 있고, 상철은 거실에 작은 상자 몇 개를 나르고 있다. 가족들의 평화로운 웃음소리가 거실을 채운다.
하지만 수진은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다. 손에 쥐어진 휴대폰 화면에는 여전히 [입금 내역 없음] 문자만 덩그러니 떠 있다. 식은땀이 수진의 목덜미를 타고 흐른다.
수진이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연과 상철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 **수진:> *(입술을 떨며)> “저… 잠시만요. 도현 씨가 집 앞에 다 왔다고 해서… 잠깐 마당에 좀 나갔다 올게요.”
> **미연:> *(환하게 웃으며)> “아유, 네! 추운데 오래 계시지 말고 얼른 모시고 들어오세요!”
수진은 도망치듯 거실을 나와 현관문을 쾅 닫는다.

C2. 낚시터 집 마당 -
현관문을 닫자마자 차가운 강바람이 수진의 얼굴을 때린다.
수진의 거친 숨소리가 어둠 속에서 흰 김으로 터져 나온다. 수진이 미친 듯이 휴대폰을 들어 도현의 번호를 누른다. 신호음이 두 번 울리기도 전에 통화가 연결된다.
> 수진:(주변을 살피며 소곤거리듯, 긴박하게)> “도현 씨! 도현 씨, 지금 어디야? 나 어떡해, 나 진짜 어떡해…”

(INTERCUT)] C3. 도현의 차 안 / 마당
도현이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빠르게 야간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수진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도현의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빛난다.
> 도현:> “수진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 **수진:**
> *(손을 벌벌 떨며)*
> “집주인 아저씨 전원이 꺼져 있어… 새 세입자분들은 아까 보증금을 다 송금했다고 하는데, 내 통장엔 입금이 안 들어와. 몇 번을 다시 걸어도 계속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
도현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진다. 차 안의 유쾌했던 공기가 단숨에 얼어붙는다.

> **도현:> “……뭐? 전원이 꺼져 있다고? 입금도 안됐고?
> **수진:> “2억 5천… 내 전 재산이잖아… 도현 씨, 나 어떡해? 안에 세입자 가족들은 벌써 짐 풀고 계신단 말이야…”

도현이 이를 악물며 엑셀을 깊게 밟는다. 상황의 이상함을 즉각 감지한 도현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굴러가기 시작한다.

> **도현:> (괴로운 표정 몇초...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수진아, 내 말 잘 들어. 정신 똑바로 차리자.”
> **수진:**> “응… 응, 도현 씨…”
> **도현:> “일단 그 사람들, 내보내야 돼.”
> **수진:> *(당황하며)> “어? 하지만 그분들도 이미 돈을 다 보냈다고…”
> **도현:> “그 사람들이 돈을 보냈든 말든 상관없어! 너 지금 잔금 못 받았잖아! 그 상태에서 그 사람들이 짐 풀고 완벽하게 들어앉으면, 너 나중에 그 집 권리 주장도 못 하고 그냥 쫓겨나! 네 돈 2억 5천 그냥 공중에 날아가는 거라고!”

수진의 눈이 충격으로 커진다. 2억 5천이라는 숫자가 가슴을 육중하게 짓누른다.

> **도현:> “내가 거의 다 왔어. 5분이면 들어가. 일단은 내색하지 마, 자연스럽게 내보낼 수 있으면 문잠궈버리고 아니면 나 갈 때까지 티내지마."
> **수진:> “하지만… 애기도 있고, 너무 착한 분들인데…”
> **도현:> *(소리치며)> “착하긴 뭐가 착해! 지금 네 전 재산이 날아가게 생겼는데 남 사정 봐줄 때야?!나 지금 다 왔어!”

통화가 툭 끊긴다. 
---

C4. 다시 낚시터 집 마당 - 낮

차가운 정적 속에 수진의 거친 호흡 소리만 남는다.
방금 전까지 단팥빵을 건네며 손을 잡아주던 그 순박한 가족의 얼굴과, "네 2억 5천이 날아간다"는 도현의 날카로운 경고가 수진의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충돌한다.
이삿짐 센터 인부들은 강구경을 하며 놀고 있다. 
수진이 가슴을 쥐어짜며 현관문 손잡이를 잡는다. 수진의 눈빛이 설렘에서 생존을 위한 광기로 조금씩 변해간다.
---

# [S# 03] 완벽한 연극

**장소: 달리는 세단 안

C1. 낚시터 집 마당 - 낮
수진이 수풀 뒤로 숨어 손을 덜덜 떨며 전화기를 쥐고 있다.
> **도현 :> “수진아, 내 말 똑똑히 들어. 절대 티 내지 마. 당황한 기색 조금이라도 보였다간 그 사람들 눈치채고 거실 한복판에 눕는다. 그럼 진짜 끝장이야.”
> **수진:(V.O 수화기 너머)> “하, 하지만 도현 씨… 나 속이 터질 것 같아. 손이 떨려서 들어가질 못하겠어…”
> **도현 (V.O): “내가 마당 도착할 때까지 숨 깊게 쉬고 평정심 유지해. 들어가서 그냥 평소처럼 따뜻하게 대하고 있어. 내가 들어가서 명분을 만들 테니까, 넌 내가 시키는 대로 호응만 해. 알겠어? 나 다 왔어.”
통화가 끊긴다. 수진이 뺨을 몇 번 때리며 숨을 고른 뒤, 거실을 향해 걸어간다.

C2. 낚시터 집 거실 - 
현관문이 열리고 수진이 들어선다.
수진은 소름이 돋는 것을 참아내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
> **상철:> “오셨어요? 손님이 아직 안 오셨나 보네요?”
> **수진:> “아, 네! 차가 조금 막힌대요. 거의 다 왔다고 하니까… 빵 계속 드세요. 맛있네요.”

수진이 떨리는 손으로 차 잔을 들어 입에 대는 순간, 마당에서 라이트 불빛과 함께 외제차 엔진 소리가 차갑게 울린다. 문이 열리고 세련된 슈트 차림의 **도현**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실 안으로 들어선다.

> **도현:> *(밝고 세련된 목소리로)> “수진아! 미안, 차가 좀 막혔지?”
 **C3. 낚시터 집 거실 -  (도현의 판짜기)**

도현이 들어서며 상철 부부에게 깍듯하게 고개를 숙인다. 너무나 신사적이고 정중한 태도.
> **도현:> “아,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입주하시는 분들이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수진이가~너무 좋은 분들이라고 해서 오바하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 **상철:> *(상체를 일으키며)> “아, 네! 안녕하세요! 수진 씨 약혼자분이시군요?”
> **도현:> “네, 반갑습니다. 아, 그런데… 수진아. 집주인 아저씨한테 연락 왔어.”

수진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도현이 수진에게 '눈빛 신호'를 보내며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 **도현:> “아저씨가 아까 보증금 입금은 받으셨고, 집 상태 최종 확인한 다음에 수진이 너한테 보증금 이체해 주신대. 서류랑 열쇠,그리고 벽지랑 특히 마루 상태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시는데?”
> **수진:> *(도현의 의도를 파악하고 연기에 합류하며)*> “아… 그래? 집주인 아저씨가 사진을?”
> **도현:> *(상철 부부를 향해 유쾌하게 웃으며)> “아시다시피 집주인 어르신들이 좀 깐깐하시잖아요. 집 안 벽지랑 바닥, 보일러실 상태를 텅 비어있는 상태로 사진 찍어서 문자로 보내줘야 잔금 입금 승인이 떨어진다고 하시네요.”
> **미연:> “아… 그러시구나. 그럼 우리가 헛수고했네?  저희가 짐을 잠깐 구석으로 치워드릴까요?”
> **도현:> *(더없이 친절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아,그게요. 광각 카메라로 거실 전체 프레임을 비워두고 찍어야 한대서요. 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서류 처리가 안 된다고 아저씨가 고집을 부리시네요. 마침 제 차에 따뜻한 히터 틀어놨고, 오다가 따뜻한 음료도 사 왔는데… 죄송하지만 한 10분만 마당 차 안에서 온 가족분들 잠깐 쉬고 계시면 안 될까요? 저희가 빛의 속도로 사진 찍어서 집주인한테 보내고 바로 잔금 받겠습니다.”

도현의 완벽하고 매끄러운 핑계. 거절할 명분이 없다.
상철과 미연은 '집주인이 깐깐해서 잔금 처리를 위해 그렇다'는 말에 완전히 납득한다.

> **상철:> “아, 잔금이 넘어가야 수진 씨도 출발하시죠! 당연히 그래 드려야죠. 여보, 은우랑 잠깐 차에 가 있읍시다.”
> **미연:> “네, 그러세요! 천천히 찍으세요!”
가족들이 웃으며 외투를 챙겨 입고, 은우의 손을 잡은 채 현관문 밖 마당으로 나선다.

>상철:(강 가에 놀고 있는 이삿짐 직원들에게 외치면서 뛰어간다.) 사장님들~~ 
여기 마루 상태를 찍어야 보증금이 나온다니까 아까 넣었던 거 잠깐 바깥으로 빼고 나서 아예 점심식사를 하시죠?

C4. 현관문 앞 / 거실 -낮 
상철 가족의 마지막 짐이 현관문 문턱을 넘어서는 바로 그 찰나.
도현의 얼굴에서 방금 전까지 떠있던 신사적인 미소가 칼날처럼 차갑게 증발한다.
도현이 눈짓을 하자, 수진이 떨리는 손으로 현관문 고리를 잡는다.
가족들의 등 뒤로, 도현이 손을 뻗어 현관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거칠게 닫아버린다.
곧이어 도현이 잽싸게 **투박한 쇠장틀 빗장을 걸어 잠그고(철컥-)**, 전자 도어락의 수동 잠금 버튼(띠리리-)을 눌러 이중 잠금을 완료한다.

C5. 낚시터 집 마당 (문 밖) - 
갑자기 뒤에서 문이 쾅 닫히며 잠기는 소리에 상철이 놀라 뒤를 돌아본다.
> **상철:> *(당황해서 문손잡이를 잡고 흔들며)> “어? 저기… 도현 씨? 수진 씨? 문이 왜 잠겨요?”
문 너머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상철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 **상철:> “저기요! 문이 왜 잠깁니까? 사진 찍으신다면서요!”

C6. 낚시터 집 거실 안 - 
불 꺼진 썰렁한 거실.
밖에서 상철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쿵! 쿵!)가 거실을 울린다.
수진은 주저앉아 헐떡이고 있고, 도현은 문고리를 꽉 쥔 채 서늘한 눈빛으로 문 밖을 노려보고 있다.
도현이 수진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나지막이 말한다.

> **도현:**
> “잘했어. 이제 이 집, 절대 안 열어줄 거야.”
문 밖에서 점점 거칠어지는 상철의 고성과 함께, 지옥 같은 공성전의 시작을 알리며 **화면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