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美·中 팩트시트에 못박았다
- 정수익 기자
- 자유일보 2026.05.18
■ 핵보유국 불용 원칙 공감...백악관 팩트시트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차담을 나누고 있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미·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해 공감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경제 성과와 함께 일부는 외교 정책에 연관된 것으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그리어 대표는 14일 정상회담과 이튿날 차담 및 업무오찬 등 공식 회담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북한이 핵무력을 점점 고도화하면서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그의 설명은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야심을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에 두 정상이 공감한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이 최근 몇년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규탄과
제재 강화에 협조하지 않은 점 등에 미뤄볼 때 두 정상의 이번 합의가 대북 압박 강화 등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그리어 대표의 설명은 이날 발표된 백악관의 정상회담 결과 ‘팩트시트’에도 그대로 담겼다.
여기에는 중국의 미국 농산물 대량 구매와 미·중 무역위원회 설립과 함께 두 정상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통행료 부과 불가 원칙에도 합의했다는 내용 등이 들었다.
하지만 희토류와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우려를 다룬다’는 정도의 원칙적인 문구만 들어갔다.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임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 달러(25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또 중국은 미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도 합의했다.
무역위원회에서는 민감하지 않은 상품의 교역이 다뤄진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양국이 공정성과 호혜성을 토대로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제품에 신규 시장을 열어줄 포괄적 약속들을 협상해냈다"고 치켜세웠다.
백악관은 이를 ‘역사적 합의’라고 자평했으나, 정작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조적 갈등은 외면한 채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와 같은 단기적이고 상업적인 성과에만 치중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어쨌든 한국으로선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미·중이 큰 틀에서 원론적인 합의를 이룬 상태로 받아들이며
기민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전,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에 한국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한·미 간 공조를 서둘러 재점검하고 한·중 관계를 개선하고 대북 압박의 고삐를 쥐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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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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