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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달러 ‘역대급 예산’의 역설…무기보다 유지비가 잡아먹는 기형적 구조

드론 훈련 중인 미군. @뉴스임팩트자료사진
드론 훈련 중인 미군. @뉴스임팩트자료사진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미국 국방부의 2027회계연도 예산안은 규모만 놓고 보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총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이른바 ‘슈퍼 예산’은 겉으로는 미국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를 상징한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정반대다. 돈은 늘었지만 실제 전투력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예산은 최대, 효율은 최저”…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미 국방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조달보다 유지비 비중 확대’다. 과거에는 신규 무기 도입이 예산의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이미 보유한 전력 유지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대표 사례가 F-35 라이트닝 II다. 첨단 스텔스 전투기라는 상징성과 달리,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하면서 전체 예산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기체 가격보다 운영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비용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투기뿐 아니라 함정, 전략폭격기, 핵전력 전반에서 나타난다. 장비는 점점 복잡해지고, 유지에는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해지는 구조다.

■ “전력 공백 현실화”…숫자가 줄어드는 군대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실제 전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공군은 전투기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노후 기체 퇴역 속도를 신규 도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군은 최소 연간 72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확보는 그에 못 미친다. 이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전쟁 지속 능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해군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함정 수 증가 목표를 세워놓고도 건조 비용 상승과 유지비 부담으로 계획이 반복적으로 수정되고 있다.

결국 미군은 “더 많은 돈을 쓰지만, 더 적은 전력을 보유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 “중국 변수”…속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

이 구조적 문제는 중국과의 군사 경쟁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를 기반으로 빠르게 전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해군 함정, 미사일, 무인체계 분야에서 ‘양적 확대’를 통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반면 미국은 고성능 무기 중심 전략으로 인해 ‘속도’에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를 “품질은 미국, 속도는 중국”이라는 구도로 설명한다. 문제는 현대전에서 속도 역시 결정적 요소라는 점이다.

강하훈련에 나서고 있는 미군. @뉴스임팩트자료사진
강하훈련에 나서고 있는 미군. @뉴스임팩트자료사진

■ “무인 전력 전환”…해답인가 또 다른 비용인가

미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인 전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드론, 자율 무기, AI 기반 전투체계가 핵심이다.

이 전략은 인건비와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되지만, 초기 개발 비용과 기술 리스크가 크다는 한계도 있다. 특히 첨단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이버 보안과 시스템 오류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즉, 무인화 역시 ‘비용 절감의 해답’이라기보다 또 다른 투자 사이클의 시작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 “정치가 좌우하는 군사력”…예산 구조의 본질

미 국방예산의 가장 큰 변수는 정치다. 미국 의회의 승인 여부에 따라 전력 계획 자체가 바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추가 예산은 정당 간 갈등, 재정 적자 문제, 선거 변수 등에 따라 언제든 축소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 이는 군사 전략이 ‘장기 계획’이 아닌 ‘단기 타협’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재정 확대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적지 않아, 미 국방부의 2027 예산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 결론, “강하지만 불안한 군대”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부를 보면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예산은 늘어나지만 전력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고, 기술은 발전하지만 유지비는 통제되지 않는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구조적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2027년 국방예산은 단순히 1.5조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 군사력의 현재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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