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프트파워 2위 차이나맥싱 일상 확산 
정치 불신 속 생활 호감 분리 인식 확대 
문화 생산 기반 결합 장기 확산 여부 주목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소프트파워 지형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 지수에서 중국은 35개 브랜드 속성 가운데 19개 항목에서 미국을 앞서며 소프트파워 2위에 올랐다. 중국의 전통 의학과 생활 습관을 일상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이른바 ‘차이나맥싱(Chinamaxxing)’ 흐름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신호로 읽힌다. 이는 온라인 유행을 넘어 문화적 영향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상으로 스며든 비언어적 문화 신호

 

차이나맥싱은 ‘중국(China)’과 무언가를 극대화한다는 뜻의 속어 ‘맥싱(maxxing)’을 결합한 표현이다. 중국의 건강 문화와 생활 방식을 이상화하고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흐름을 가리킨다.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는 행위, 질서 정연한 도시 환경을 즐기는 모습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장면은 중국을 ‘예상보다 효율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한다.
 

이 같은 일상적 반복은 자연스럽게 이미지 확산으로 이어진다. 소프트파워는 강요가 아닌 매력에서 힘을 얻는다는 점에서, 특정 생활 방식이 주목받기 시작하면 그 안에 담긴 태도와 분위기까지 함께 수용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그 결과 과거 이국적이거나 낯설게 여겨지던 중국의 모습은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재구성되는 양상이다.

주: 여론이 다소 완화될 경우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적 불신과 생활 호감의 분리 인식

 

이러한 확산의 배경에는 일상 콘텐츠 중심의 유통 구조가 자리한다.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미국 내 대중국 부정 인식은 7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동시에 전 세계 15개국에서도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차이나맥싱은 부담 없이 소비 가능한 콘텐츠를 매개로 일정한 인식의 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국가에 대한 평가와 일상 문화에 대한 수용이 분리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정치적 불신은 유지한 채 인프라, 패션, 디지털 역량 등 생활 영역에는 호감을 보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인식 구조는 중국 문화가 대중과 접점을 넓혀가는 새로운 경로로 작용한다.
 

이 현상은 단순한 이미지 확산을 넘어 서구 중심 가치관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일부 이용자들이 중국식 생활 방식을 가볍게 차용하는 과정에는 자국 사회의 비효율성과 단절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함께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하나의 대비적 이미지로 소비된다. 질서와 무질서, 절제와 과잉, 인프라와 노후화 같은 단순한 대비 구도가 형성되며 인식 구조가 변화한다. 이러한 구도는 현실의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않지만, 이해하기 쉬운 서사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이 문화 확산의 핵심 통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 중국 문화 생산 기반 확대가 차이나맥싱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민관 결합으로 확장되는 소프트파워

 

중국 소프트파워는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간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중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올해 2월 외교부는 차이나맥싱 흐름에 주목하며 이를 고속철도망과 차세대 통신 인프라, 무형문화유산 등과 연계해 설명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실제 이동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중국 출입국 인원은 전년 대비 26.4% 증가했고, 무비자 입국도 49.7% 늘었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산업적 기반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2023년 중국 문화 산업 부가가치는 약 6조 위안(약 1,297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5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서비스 부문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이 중국 콘텐츠 확보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 콘텐츠 생산과 유통 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될수록 소프트파워는 일회성 관심을 넘어 지속적 영향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지정학 환경 속 문화 확산의 시험대

 

그러나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분쟁이 지속되는 환경은 변수로 작용한다. 문화 소비가 외교·경제 갈등과 맞물려 이뤄진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정된 환경에서 확산됐던 한류와는 조건이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이나맥싱이 장기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접근성뿐 아니라 차별성과 수용 가능성까지 함께 입증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이 흐름이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재현되느냐다. 국가 우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전면에 부각될 경우, 자발적 확산의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일상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확산이 이어질 경우,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축적된다. 차이나맥싱이 새로운 문화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 일시적 유행에 머물지는 이러한 확산 방식과 개입 수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 Maxxing or the real test of the next Chinese soft pow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