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깨지자 "美해군 호르무즈 봉쇄"
美·이란 '1박2일 협상' 결렬
입력 2026.04.

미 중부사령부가 11일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투입됐다고 밝힌 미 해군 구축함./미 중부사령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세계 최강의 미국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공해상에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수색·차단하라고 해군에 지시했다.
불법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은 공해상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란의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와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며 수세에 몰렸던 트럼프가 이란의 교역 등을 봉쇄하고 원유 수출로를 차단해
‘역공’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는 “언젠가는 ‘모든 선박이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겠지만, 이란은 단지 ‘어딘가에 기뢰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가로막고 있다. 그 위치는 그들만이 알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 갈취”라고 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지도자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불법적 갈취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는 일은 결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봉쇄는 곧 시작될 것이다.
다른 국가들도 이 봉쇄에 참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센터에서 이종격투기(UFC)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같은 시각 JD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최종 결렬을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왔다.
이란 핵 능력을 제거할 구체적 방식 등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란의 요구도
핵심 쟁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은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고 이듬해 양국이 단교한 이후 46년만에 성사된 최고위급 대면 협상이었다.
이틀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서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자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역공… ‘이란 돈줄’ 통행료·中 원유 수출 차단
트럼프는 협상이 진행된 11일 오전엔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놀랍게도 이들 국가는 이를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아주 흥미롭게도 많은 나라에서 빈 유조선이 석유를 채우러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해협 정리 작업’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기뢰 제거 작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동맹국이 미국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불만을 거듭 표출하면서, 동시에 이란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기뢰 제거가 이뤄졌다기보다 본격 작전을 위한 ‘준비 단계’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재국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의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이틀에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렬을 선언했다. /AP 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 해군 구축함 ‘프랭크 E. 피터슨’과 ‘마이클 머피’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상 기뢰를 제거하고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임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구축함들은 해상 작전의 지휘소 역할을 하는 이지스함으로,
실제 기뢰 제거가 시작되면 기뢰 제거 전력을 보호하고 적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탐지·요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해상 데이터 업체 마린트래픽에서도 미 정부 선박으로 표시된 함정이 해협 내부에서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새로운 항로 확보 절차에 착수했다”며 “이 안전한 항로를 조만간 해운 업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군은 수중 드론 등 추가 전력을 투입해 작전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기뢰 탐지·제거는 후속 전력 투입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협상 국면에서 ‘호르무즈 지렛대’를 쥔 이란은 반발했다.
이란 군 고위 관계자는 국영 매체를 통해 “미 군함이 해협을 통과하려 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일부 함정이 경고 이후
되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군은 정상적인 해협 통과와 작전 수행을 강조했다.
이에 이번 작전이 단순한 기뢰 제거를 넘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군사적·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미 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협상 결렬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이터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이란의 휴전 선언 이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처음이다.
이번에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소속 1척과 중국 선박 2척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휴전 이후 하루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를 약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러시아 등 이란 우호국 선박의 접근도 차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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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
편집국 경제부 기자 김성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