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피의 복수" 첫 공개성명
서보범 기자
조선일보 2026.03.12.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X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2일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했다.
또 이란의 광범위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는 중동국을 향해서도 보복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가능하면 미군 기지를 빨리 폐쇄하라”고 경고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시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이라며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개전 폭격으로 알리 하메네이 등 수뇌부가
집단 폭사한 이후 12일 만에 처음이다.
모즈타바가 지난 8일 최고지도자 선출 뒤 처음으로 낸 공개 성명이기도 하다.
모즈타바 역시 발에 골절상을, 얼굴과 손, 팔 등 전신 곳곳에 부상을 입었고, 부모와 아내, 아들 등 일가족 6명을 잃었다. 모즈타바는 이날 국영TV 녹화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았고, 앵커가 메시지를 대신 낭독했다.
모즈타바는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철저한 ‘복수’를 다짐했다. 그는 “이 복수는 위대한 혁명 지도자(알리 하메네이)의 순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적에게 희생된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군의 오폭으로 최소 175명이 숨진 이란 남부의 미나브 초등학교 사건을 언급하며 “적이 고의로 저지른 범죄”라며
“우리는 우리 자녀와 손자, 손녀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가지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까지는 복수의 구체적인 형태가 일부만 나타났지만, 곧 완전히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모즈타바는 향후 미국·이스라엘과의 협상과 관련,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는 적에게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만약 적이 배상을 거부한다면 우리가 판단하는 만큼 적의 재산을 빼앗을 것이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같은 양의 재산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향후 중동국 내 미군 기지를 계속 공격할 것이란 입장도 천명했다.
모즈타바는 “우리는 이 지역 모든 국가와 따뜻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의향이 있다”며
“그러나 적은 수년 간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 군사 기지를 구축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명확히 경고했던 대로 우리는 해당 국가를 공격하지 않고 (미군) 기지만을 공격했다”며
“불가피하게도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모즈타바는 “가능한 한 빨리 해당 기지들을 폐쇄할 것을 권고한다”며
“이제는 미국이 주장해온 안보와 평화가 거짓에 불과했음을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즈타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는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며 “적의 경험이 부족하고 적이 극도로 취약한
다른 전선을 공략하는 방안을 조사했고 다른 전선을 계속 형성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란 국민들에게는 사회, 정치, 교육, 문화,
그리고 안보 분야에서의 단결을 강조하며 “적을 격파하는 것이 모두의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미국·이스라엘과 맞서 싸우는 혁명수비대와 이란군 장병들을 향해 “조국과 고향이 적들에게 부당하게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도 적의 진격을 막아내고, 조국을 지배하고 분열시키겠다는 그들의 환상을 깨뜨려 놓은 용감한 전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 알레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지칭하며 “위대한 호메이니와 순교자 하메네이의 자리에 앉는 것은 제게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이어 “순교한 아버지의 시신을 봤다.
그의 힘은 산처럼 굳건했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며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선우 기자유럽특파원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수습공채 52기 입사. 2015~2025년 정치부 정당팀·외교안보팀, 사회부 기동취재팀장(캡). 2013년 제271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2016년 '그래서 북유럽'(오픈하우스) 출간. 권력이 형성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치·전쟁 양상, 그 배후에서 인간이 상상력과 믿음을 투영하는 문화·종교 현상에 주목합니다.

서보범 기자국제부
국제부에서 해외 소식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