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음악을 듣다 보면 가끔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튀어나온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짭새’라는 말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단어는 꽤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DJ DOC'의 노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시절 노래 가사를 듣다 보면 경찰을 속어로 부르는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등장 한다. 거리 문화와 젊은 세대의 반항적인 정서가 음악에 그대로 녹아 있었던 변환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짭새’라는 단어의 정확한 어원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여러 설이 전해진다. 범죄자나 건달 세계에서 경찰을 부르던 은어가 일반 대중에게 퍼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일제강점기 자쓰(雑) 혹은 '잣사이' 계열 일본어 발음에서 변형되어 전해졌다는 설명도 있다. 또 경찰이 범인을 ‘잡는다’는 의미에서 ‘잡새’가 변형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이 단어가 오랫동안 골목 문화와 대중문화 속에서 사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표현들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방송 심의가 강화되고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중가요나 방송에서 거친 표현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단지 속어로만 존재하던 말이, 현실의 사건들을 통해 다시 떠오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최근 경찰이 ‘1억 원 수수’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사건을 수사하면서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죄목에서 제외한 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상식적으로 보기에 핵심이 될 수 있는 혐의가 빠진 채 비교적 형량이 낮은 죄목들만 남은 것이다.

수사라는 것은 원래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 명백해 보이는 부분이 빠진 채 사건이 정리되는 모습을 보면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공권력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경찰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했던 최근의 흐름을 떠올리면, 그 권한이 과연 누구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공권력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권력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시작한다면 그 순간부터 공권력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사람들은 다시 옛날 속어 하나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짭새’라는 단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