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9시 뉴스가 시작되면 전두환 대통령이 흑백 TV 화면 속에 바로 등장 했다. 대머리가 화면에 비치면 마치 브라운관 한쪽이 하얗게 번지는 하이라이트 현상이 생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9시 땡 하면 전두환이 등장한다 하여 공중파 방송을 어용방송이라 비난했고, 뉴스는 ‘땡전뉴스’라고 조롱하듯 불렀다.

 

!!ᆢ땡 치면 전두환은 무조껀이야ᆢ!!


그런데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또 하나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전두환이 해외 순방을 가거나 외국 정상이 방한하면 기념우표가 나오고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곤 했는데, 정작 만나는 정상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대한민국과 비슷한 처지의 후진국, 좋게 말해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이었다. 당시 한국은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장기 집권을 이어가던 시기였고, 경제적으로도 후진국에서 막 중진국으로 올라가던 단계였다. 그러니 국제 외교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가 그 정도 수준의 국가들이었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ᆢ유럽 선진국이나 잘 사는 나라가 만나 주겠냐. 격 떨어지는데ᆢ?!!


하지만 이후 대한민국은 기업과 산업의 힘으로 꾸준히 성장했고, 2010년대를 지나면서 드디어 선진국 문턱에 올라서게 된다. 그와 함께 대통령이 만나는 정상들의 면면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G20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회담을 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었다. 그런데 문재앙 정권이 들어선 이후 외교 무대에서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해지기 시작한다. 통역사가 외교부 장관이 되고, 국제무대에서 대통령은 존재감 없이 서 있는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외교력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그리고 지금, 찢째명이 대통령이 된 이후 다시금 외교 무대에서 만나는 정상들의 수준을 보면 묘하게 낯설지 않은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예전 개발도상국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외교라는 것은 단순히 만나는 국가의 숫자나 국력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외교 노선을 취하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의 폭이 달라지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스스로 “레드팀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만한 발언까지 하며 외교 노선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면,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좁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결국 한 나라의 국격은 말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외교 무대에서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자리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를 보면 그 국격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찢이 가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이 어렵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외교를 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이 다시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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