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값 35% 폭등…아시아도 직격탄
美 셰니에르 등 LNG 수출기업 주가 급등
호르무즈 봉쇄 여파…글로벌 스태그 공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6/03/04/0005644951_001_20260304112811515.jpg?type=w860)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지역 분쟁이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을 강타하며 전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드리우고 있다.
이란이 카타르의 핵심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타격해 글로벌 공급량의 20%가 증발한 가운데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마저 봉쇄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안보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반면 유연한 공급망을 갖춘 미국의 LNG 수출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35% 폭등하며 메가와트시(MWh)당 60유로를 돌파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무려 76% 치솟은 수치다.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향하는 동북아시아 LNG 지표(JKM) 역시 1년 만에 최고치인 MWh당 43유로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이번 가스쇼크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에 반발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가 라스라판 및 메사이드 산업단지의 LNG 생산을 전면 중단하면서 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카타르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이번 가동 중단으로 글로벌 단기 공급량의 약 19%가 사라진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여기에 이란이 전 세계 LNG 무역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며 물류 대란까지 겹쳤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해양 무역, 특히 에너지 운송을 보호하기 위해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의 정치적 위험 보험 제공과 필요시 해군 호위를 지시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 ‘스태그 공포’ 떠는 유럽과 아시아

이란의 카타르 LNG 시설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2월 말까지 MWh당 30유로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가격은 사태 발생 직후 50유로를 돌파하며 폭등세를 기록 중이다. [자료= ICE]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발생했던 ‘제2의 에너지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오는 3월 18일부터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및 LNG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발효되는 유럽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아시아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도는 전체 LNG 수입의 약 58%를, 중국은 26.6%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아시아 주요 제조국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가 우려된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가격이 4분기 동안 10% 상승할 경우, 영국과 유로존의 GDP가 0.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전문가들은 “에너지 생산과 운송 차질이 길어질수록 재정 여력이 부족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美 천연가스 업계는 표정 관리

지난해 기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은 1억 860만 톤을 기록한 미국이며, 카타르(8,100만 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글로벌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자료= Kpler, CNBC]
전 세계가 에너지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미국 LNG 수출업계는 ‘나홀로 호황’을 맞았다. 계약상 목적지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수요가 급증하는 곳으로 물량을 유연하게 돌릴 수 있는 미국 천연가스 산업의 특성 덕분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LNG 수출업체인 벤처글로벌(Venture Global)의 주가는 이번 주에만 약 24% 폭등했고,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 역시 7% 이상 상승했다.
마이클 사벨 벤처글로벌 CEO는 “세계 최대의 잉여 LNG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이번 역사적 시장 혼란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에너지 컨설팅업체 래피던 에너지는 “미국 LNG 시설이 이미 100% 가동 중이어서 카타르의 공백을 온전히 메울 수는 없다”며, 당분간 아시아와 유럽이 제한된 미국산 LNG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