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패배할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어.
바로 거기에 삶의 묘미가 있지.
공포는 불쾌한 게 아니고, 안전이라고 유쾌한 게 아니야.
불안은 너 자신이 널 시험할 때의 감정일 뿐.
영광 앞에서 대가를 치러야 할 때
그저 세포의 집합체일 뿐인 너를 내던지면 그만이야.
난 끊임없이 현실을 맞닥뜨려야 했어.
늘 한 발 앞에 그 녀석이 있는 현실이 말이다.
항상 마지막에 지는 현실.
만년 2위라 불리는 현실.
1초, 1초 늙어가는 현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는 말도 신물나게 들었지.
신기하게도 이 세상은 내가 이길 수 없는 현실이 많더라.
근데 또 신기하게도 다음엔 내가 이긴다고 굳게 믿게 돼.
왠지 알아?
현실은 도피할 수 있기 때문이야.
내 승리가 비현실적이면, 그 현실에서 전력으로 도망치는 거야.
현실 도피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야.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세다.
설령 주변이 어떤 정론, 통찰, 진리, 계몽을 내세워도,
나는 나를 인정해.
그게 바로 내가 달리는 이유야.
고등학교 때 내 모습이 떠오르네.
몸이 떨릴 만큼 무서운데도,
한순간, 그 찰나를 위해서라면 인생을 걸어도 된다고 믿었어.
고미야, 잊은 것 같은데, 세상엔 단순한 규칙이 있어.
100미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면 전부 해결돼.
네가 찾던, 네가 목표로 삼고, 네가 갈고닦은 속도가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그런 건 진심으로 달리면 다 날아가.
날카롭게 다듬은 세계는 빛이 나거든.
그런 풍경을 본 적이 없다면,
이번 100미터에서 그런 풍경을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