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 그리고 통화 상대는 둘 다 크리스천도 아니고 유신론자도 딱히 아님. 무신론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가지론자도 아니고 걍.. 암튼 네)
나 : 제가 예전에 신의 존재를 논할 때 열역학 제2법칙을 깔고 들어갔잖아요.
? : 네.
나 : 잘은 기억 안 나는데 아마 제가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무모순성을 전제로 해야한다 어쩌구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번에 XX씨랑 제가 전능 역설 얘기 했잖아요.
(전능 역설 = 대충 신이 전능하다면 자신조차 못 드는 바위도 창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바위를 신이 못 드므로 전능하지 않다는 모순)
근데 그 전능 역설에 대한 해법?은 아니여도 뭔가.. 생각이 든 게 있어요. (중략)
? : (대충 비논리적인 문장을 굳이 허용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 어쩌구)
나 : 저도 동의해요. 그러니깐 XX씨도 저도 무모순성을 전제로 깔면 신조차 못 드는 바위를 스스로 창조하는 일과 같은 모순 문장은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것만으론 뭔가 찝찝하죠. 그래서 생각해봤는데요. 어느 무신론자가 저희보고, 아니 비록 저희가 유신론자는 아니지만 저희더러 막 그게 옳게된 해법이느냐고 따지면 역으로 무모순성을 전제로 안 했을 때는 어떻게 되느냐를 따져보자는 거죠. 그니깐 역으로 모순을 허용했을 때, 즉 우리의 무모순성 전제가 없다고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보자구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신도 못 드는 바위의 존재라는 모순 문장 자체가 애당초 논리적인 귀결에 따른 결과잖아요. 그러니깐 우리가 괴델의 거짓말쟁이 역설처럼 어떤 모순 문장, 비논리적인 문장을 유도해내는 과정 자체는 논리적인 절차를 밟잖아요. 그런데 무모순성 전제가 없으면 임의의 논증 단계에서 모순이 허용되어버리고 그러면 모순 문장을 유도해낸 논증 과정 자체가 애당초 정당화될 수 없잖아요. 그러면 결국 구렁텅이아닌가.. 어쨌든 전능 역설만으로는 신의 부재를 확신할 수 없다 이거죠.. 무모순성을 전제하는 게 모순을 허용하는 것보다 낫고, 그 무모순성 하에 전능 역설은 논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가 되어버리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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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 : 정자 하나만 골인하는데 나머지 정자는 그럼 왜 만들어졌는가.. 신은 왜 나머지 도태정자들을 창조했는가.. 라는 문제죠. 근데 이 선택받은, '특별한' 정자 하나란 게 말이죠. '선택받았다', '특별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선택받지 않은', '특별하지 않은'의 개념에 해당하는 존재들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라는 거죠.
나 : 근데 그런 개념의 정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런 도태정자들을 창조했다고 하면 오히려 신이 더 쓰레기처럼 보이는 거니깐.. 이야 쓰레기 맞네요
? : 더 들어보세요. 라이프니츠가 그랬는데 이 우주는 가능한 우주들 중 최선의 우주라는 말이 있어요. 뭐 파라미터가 존나 많겠죠. 그런데 물리학에서 전자기력이나 중력의 미세한 상수에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우주 전체가 존재할 수 없게되듯이, 알고보면 지금의 이.. 악이 막 이곳저곳 방치되어있고 엉터리인 우주가 신의 최선이라는 거죠.
나 : 근데 그럼 신의 전능함이..
? : 그니깐 저는 스피노자의 범신론을 믿고있겠다고 볼 수 있겠죠. 자연법칙 자체를 신으로 보자는 거예요.
나 : 이쪽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면 그것과 연결되어있는 저쪽 파라미터가 뒤틀려 망가지고.. 그니깐 한쪽을 완전하게 만들면 다른쪽이 고장난다 뭐 그런 딜레마인가요.
? : 그니깐..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최선이다 이거죠.
나 : 그리고 악인을 전부 없애고 세상에서 악을 제거해버리면 애당초 '선'을 정의할 수 없게 되니깐. 아니.. 아니다 굳이 선을 악의 반대로 정의할 필요는 없겠죠. 그래도 뭔가..
? : 악인을 다 없애도 그 남아있는 선한 사람들 중에서 '덜 선한 사람'이 분류되고 그게 새로운 악이 되겠죠.
나이 처먹고도 잡생각많아서 결혼 후에 정병터졌지만 나름 애도 놓고 열심히 살아가는 유이치 삼촌
작중 묘사를 보면 외모는 나름 괜찮은 모양이다. 외모는 나이스한데 정신은 음침하다 뭐 이건가
아무튼 그런 느낌의.. 이야 딱히 꼴리진 않지만 뭔가.. 이런 캐릭터 좋네요 이런..
잘생기고 잘났다고 뭐 전부 멘탈헬창인건 아니잖아요 뭐 잘생기고 키크고 알파메일인데 좆이안선다던지..
사상이 불건전하고 음침하다던지.. 뭐 유이치 같은 사람이 어쩌면 꽤 있지 않을까..
굳이 음침함과 언더그라운드 갬성을 뭐 도태남 전용으로 특허낼 것까진 없지않나..
그런 거죠. 인간실격 주인공도 존잘남이었대잖아요 작가말고요. 존잘남이 멘헤라왔다고 "우리의 문화를 뺏지마 이 인싸놈들아"
하는 게 오히려 문화에 대한 몰이해라는 거죠.. 잘생기고 키크고 고추큰데 멘헤라일 수도 있는거죠.. 아, 인스타에 우울글싸는 패션멘헤라들말구요.
누구한테 말하는거야? 오늘 잠을 너무 많이 자서요. 뭐 그런 거죠..
논문 마감 며칠 안 남아서 학교에서 밤까지 작업하다가 집에 와서 졸라 피곤한데도 나랑
통화 1시간 동안 해주고 얘기 끝까지 들어주다가 졸아버렸는데 그때까지 상대 배려 ㅈ도 안 한
나같은 새끼야말로 얼어뒤질 새끼아닌가.. 그런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