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자외선 레이저 출력 파장 158.9나노…세계 최초 구현
중국과학원 신장 이화기술연구소, 10년 연구 끝 비선형 광학 결정 개발
출력 파장 등 3가지 핵심 지표에서 세계 최고 기록 경신
ABF 자외선 레이저, 반도체 EUV 노광 장비보다 안전하고 저렴
관련 성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 게재

사진=중국과학원 신장이화기술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사진=중국과학원 신장이화기술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레이저는 20세기 인류가 이룬 가장 중대한 발명 중 하나다. 진공 자외선 레이저는 파장이 극히 짧고 에너지가 매우 높은 특수 레이저로, 최첨단 과학 연구와 초정밀 가공 등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이러한 레이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결정 재료가 필요하다.
 

중국과학원 신장(新疆) 이화기술연구소 판스례(潘世烈)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플루오로보레이트 암모늄(Ammonium Boron Fluoride, ABF)이라 불리는 새로운 진공 자외선 비선형 광학 결정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출력 파장 158.9나노미터(nm)의 진공 자외선 레이저를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 과기일보가 29일 전했다. 이는 신장 이화기술연구소가 2016년 ABF 화합물을 처음 합성한 이후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뤄낸 성과다.
 

이번 연구는 소형·고효율 전고체 진공 자외선 레이저 개발을 위한 핵심 소재를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반도체·우주 통신 등 정밀 제조와 첨단 과학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연구 성과는 2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업계에서는 158.9나노 파장 기술을 반도체 리소그래피 공정에 활용할 경우,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보다 안정성은 높고 비용은 낮아 EUV를 대체·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스례 소장은 "1995년 중국의 선대 과학자들이 플루오린화 베릴륨 보레이트 칼륨(KBBF) 결정을 발명했는데, 이는 당시 200나노미터 이하 레이저를 출력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결정이었다"며 "31년이 지난 지금, 사회 발전과 함께 더 뛰어난 성능의 소재가 필요해졌지만 새로운 결정은 오랫동안 공백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선대 과학자들의 정신을 계승해 핵심 기술을 돌파했고, '10년을 갈아 하나의 결정'을 만든 결과가 바로 ABF"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진공 자외선 비선형 광학 결정의 설계 및 성능 조절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오랫동안 난제로 꼽혀 온 '강한 성능과 우수한 성장성의 양립' 문제를 해결, ABF 결정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ABF 결정은 진공 자외선 출력 분야에서 △ 출력 파장 최단(158.9nm) △ 나노초 펄스 에너지 최고(나노초 177.3nm 레이저 출력 에너지 4.8밀리줄[mJ]) △ 변환 효율 최고(최대 7.9%) 등 세 가지 핵심 지표 모두에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판 소장은 "ABF 결정은 재료 설계 이론의 혁신에서 출발해 화합물 합성, 결정 성장, 소자 제작, 레이저 출력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며 완전한 독자적 지식재산권을 갖춘 신소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레이저를 '초강력 손전등'에 비유한다면, 비선형 광학 결정은 그 안에 들어 있는 '마법의 핵심 렌즈'로, 일반 레이저를 특정 파장의 초강력 광선으로 바꿔준다"며 "레이저의 본질이 인위적으로 제어된 유도 방출 광 증폭이라면, 비선형 광학 결정은 레이저의 파장을 자유롭게 조절·변환해 레이저 기술이 실제 응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판 소장은 "200나노미터 이하 파장은 진공 자외선 영역으로, 광자 에너지가 높고 빔 품질이 뛰어나다"며 "전고체 레이저는 구조가 컴팩트하고 안정성이 높아 정밀 가공과 첨단 과학 연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레이저의 핵심은 결국 재료이며, 새로운 고성능 재료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밴드갭, 배주파 계수, 복굴절률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동시에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