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구조물 일부 이동 중”
“기업의 자율적 배치 조정” 강조

지난해 1월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서해에 중국이 설치한 직경 70m, 높이 71m의 구조물 ‘셴란 2호’.  /신화 연합뉴스
지난해 1월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서해에 중국이 설치한 직경 70m, 높이 71m의 구조물 ‘셴란 2호’. /신화 연합뉴스

27일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구조물 일부를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관세 재인상을 위협한 당일, 중국 정부가 한국의 요청을 수용해 서해 구조물 일부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PMZ는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약 370㎞)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쳐 ‘바다의 국경선’인 경계선 획정을 유보해둔 지역으로, 양국은 2001년 어업협정 당시 이 수역에서 어업 행위를 제외한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27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서해 구조물 이동에 관한 중국 기자의 질문에 “중국 기업이 현재 관리 플랫폼 이동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해사국에 따르면, 중국 측 구조물 중 1기를 PMZ 밖으로 이동시키는 이번 작업은 27일 오후부터 31일 밤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설치된 지점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으로 옮겨진다.

궈자쿤은 다만 이번 조치의 성격과 관련해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치를 조정한 것”이라고 밝히며 한중 간 외교 협의의 결과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남중국해·황해(서해) 어업·양식 시설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중국과 한국은 해상 이웃 국가로서 양국은 해양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통제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촉진해 왔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간담회에서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 중국 측 구조물 설치 문제와 관련해 “관리 시설은 철수하기로 했으며, 향후 실무 협의를 통해 수역 경계를 명확히 획정해 갈등의 원인을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중 정상회담 직전에는 양국 외교 당국이 중국 측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 3기 가운데 유인(有人) 시설부터 철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9일 “중국이 한국과 체결한 어업 협정을 위반해 서해 잠정조치수역 안팎에 해상 구조물 16개를 일방적으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에 대해서는 모호한 저강도 도발을 의미하는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