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상하이시(상하이 과학공원)
중국이 일본의 포토레지스트(감광재) 등 핵심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공급 압박을 '경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상하이를 거점으로 직접 국산화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상하이시는 2026~2028년 3개년 행동계획을 통해 반도체 장비·첨단 공정·포토레지스트 등 병목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과거 대한민국 사례처럼 일본의 소재 무기화가 단기 압박과 달리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국의 자립을 앞당겨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하이시 정부가 내놓은 첨단 제조업 전환·고도화 3개년 행동계획(2026~2028)의 핵심은 IC 산업의 전주기 자립으로 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연 매출 10억 위안(약 1,900억 원) 이상 제조기업을 100곳 추가해 누적 600곳 이상으로 늘리고, 산업 사슬 전반에서 지정 규모 이상 기업 500곳을 새로 확보한다.
이들 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을 크게 높여 기술 내재화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책 초점은 공급망 병목 해소에 맞춰 반도체 장비, 첨단 공정, 포토레지스트·포토마스크 같은 핵심 소재, 3D 패키징을 중점 육성해 세계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고성능 지능형 컴퓨팅 칩 개발을 가속하는 동시에 설계·제조·패키징을 잇는 풀스택 혁신 병행을 위한 핵심 기술 투자도 대폭 확대된다. 레이저 제조, 양자 기술, 광자학, 신기능 소재, 신에너지 등 기초·원천 연구를 장려하고 집적회로와 대형 항공기, 첨단 장비, 계측기, 산업용 소프트웨어 등 전략 산업 사슬의 연결 고리에 자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상하이는 중국 내 주요 IC 허브로서 5대 중심지 건설을 심화 중이다. IC·바이오의약·AI 등 3대 핵심 산업을 축으로 IC 설계 산업단지와 동방칩 항만을 포함한 5개 전문 산업단지를 조성해 생태계를 구축했다.
상하이시 경제정보화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1~11월 IC 산업 매출은 3,91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3.72% 증가했으며 연간 매출은 4,600억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에는 '상하이 IC 장비 혁신 공원'과 '자딩 칩 설계 공원'도 잇따라 개장했다.
장비 혁신 공원은 포토레지스트·포토마스크를 비롯해 코팅·현상, 박막 증착, 계측·검사 장비의 연구개발과 제조를 우선 추진해 국내 대체재 확보를 목표로 한다. 자딩 칩 설계 공원은 첨단 로직, 고정밀 아날로그, 고신뢰 자동차용 칩의 설계·산업화를 겨냥해 핵심 공정 생산 라인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일본의 핵심소재 무기화가 '압박의 효과'를 낳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한국 사례가 보여준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수출 절차를 강화하자 한국은 단기 혼선을 겪었지만, 정책·수요·자본을 결집해 대체 공급선 확보와 국산화를 빠르게 추진했다.
그 결과 일부 소재·부품의 자립도가 높아졌고 특정 일본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이전만큼 공고하지 않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중국에 대한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 통제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 중 하나로 정책 신호가 명확해질 경우 대규모 내수와 재정·금융 지원을 동원해 기술 학습 곡선을 단축할 수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장비·소재·설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병행 투자가 지속된다면 단기 제약은 중장기 자립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관건은 속도와 품질로 포토레지스트는 공정 미세화와 직결돼 양산 안정성·수율 검증의 벽이 높다. 다만 공급 압박이 지속될수록 수요국의 학습 비용을 감내할 유인이 커진다는 점에서 일본의 통제가 장기적으로는 경쟁국의 독립을 앞당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