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방위비 증액 등
재정 부담 커질 위험 인식"
中 희토류 수출 통제도 영향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가 3년여 만에 재정 규율을 중시하는 독일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적극 재정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채권시장에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3.52%까지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2022년 7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독일 30년 만기 국채 금리(연 3.4%대)보다 높아졌다.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일본과 독일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일 한때 연 2.13%로 199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023년 2월만 해도 독일과의 차이가 2%포인트를 넘었는데 현재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채권시장에선 일본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할 때 통상 독일 금리를 참고한다. 독일이 유럽 경제의 견인차인 데다 재정 건전성 덕에 신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독일은 금리가 낮게 억제되고, 유럽 다른 국가의 국채 금리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재정 악화 우려가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해 22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내각은 올해 예산안을 사상 최대인 122조3092억엔으로 편성했다. 국채 원리금 상환비는 금리 상승에 따라 사상 최대인 31조2758억엔으로 늘어 처음 30조엔을 돌파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의 방위비 증액도 해외 채권 투자자에겐 부담이다. 일본은 올해 방위비를 사상 최대인 9조353억엔으로 편성했다. 오오사키 슈이치 메이지야스다애셋매니지먼트 시니어포트폴리오매니저는 “해외 투자자들은 방위비 증액으로 재정 부담이 커질 위험을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일(對日) 이중용도 물자 수출 규제도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희토류 수출이 중단되면 일본 산업생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사노 가즈히코 도카이도쿄증권 수석채권전략가는 중국의 대일 수출 규제와 관련해 “경기 하방 압력에 정부가 재정 확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일본 초장기 금리 상승은 오랜 기간 대규모 금융완화로 사라졌던 일본 채권시장 기능이 회복됐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과 독일의 펀더멘털을 비교하면 일본 금리가 독일을 웃도는 것은 ‘정상’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실질 GDP 증가율은 2024년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는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동안 독일 금리가 일본보다 높은 데는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로 금리를 억제한 측면이 컸다”며 “이 같은 양상이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