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를 보고 미친놈이라고 불렀다. 아니, 정확히는 '돈이 너무 많아 미쳐버린 엔지니어'라고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24시간마다 쏟아지는 뉴스의 헤드라인—전염병, 전쟁, 기후 붕괴—을 보며 확신했다. 미친 건 내가 아니라, 아무 대책 없이 내일의 태양이 뜰 거라 믿는 저 사람들이다.

나는 내 전 재산을 처분했다. 그리고 도시에서 200km 떨어진 폐광 근처에 나만의 물리적 안식처, 쉘터 '에덴'을 짓기 시작했다. 설계도만 3,000페이지가 넘었고, 나는 직접 현장에서 모든 용접 부위를 비파괴 검사로 확인했다. 인부들은 깐깐한 내 성격에 혀를 내두르며 떠났지만 상관없었다. 나에게 '적당히'라는 단어는 곧 '죽음'과 동의어였으니까.

 

첫 번째 원칙: 순환하라, 남김없이.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수자원 정화 시스템이었다. 1,000만 원이 넘는 산업용 역삼투압 필터를 5단계로 배열하고, 마지막엔 자외선 살균기까지 달았다. 내가 내뱉는 숨 속의 습기 한 방울, 샤워하고 남은 물 한 컵도 낭비되지 않는다. 모든 액체는 이 관을 타고 돌아와 다시 내 컵에 깨끗한 물로 채워진다.

두 번째 원칙: 생명은 공짜가 아니다. 단백질 공급을 위해 나는 2톤 규모의 순환형 수조를 만들었다. 틸라피아라는 강인한 물고기를 선택했는데, 이 녀석들은 내 배설물을 거른 비료로 자라는 상추와 공생한다. 물고기가 자라고 상추가 산소를 뿜어낸다. 이 완벽한 이중주를 위해 나는 매일 아침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다. 내 종아리 근육이 팽팽해질수록 쉘터의 전압은 안정된다. 노동과 보상이 정확히 일치하는, 이 얼마나 정직한 세계인가.

세 번째 원칙: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바닥 아래에 48개의 산업용 **로드셀(Load Cell)**을 매립했다. 트럭의 중량을 재는 이 감지기들은 내 쉘터의 중추신경계다. 내가 창고에서 450g짜리 통조림 하나를 꺼내 주방으로 옮기면, 시스템은 정확히 450g의 질량 이동을 기록한다. 자원 관리의 자동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침입자—쥐 한 마리나 물 한 방울—까지 잡아내기 위한 질량 기반의 보안망이었다.

“이브, 현재 산소 농도 보고해.” “20.9%입니다, 주인님. 아쿠아포닉스 수조의 질소 사이클도 최적 상태입니다.”

나는 자전거 발전기 페달을 밟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내 땀은 천장의 집수 장치로 모여 정화되고, 내 단백질 공급원인 틸라피아들은 내 노폐물을 먹고 자란 상추와 공생한다. 이곳은 완벽한 폐쇄회로였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경고. 등록되지 않은 유기 질량이 감지되었습니다. 위치: 4번 구역 복도. 질량: 600g.”

잠결에 들린 이브의 목소리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 600g. 내 몸무게는 그대로였고, 식량 창고의 재고도 완벽했다. 나는 열화상 스캐너를 들고 복도로 나갔다. 아무것도 없었다. 매끄러운 강화 유광 패널로 뒤덮인 복도에는 오직 창백하게 질린 내 얼굴만이 비칠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시스템은 내 발치 30cm 뒤에서 600g의 하중이 함께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내 뒤를 밟고 있는 것 같았다.

“오류일 거야.” 나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나는 공구함을 열었다. 평생을 지켜온 이 요새의 완벽함이 깨졌다면, 그건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집착적으로 4번 구역의 바닥 패널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드릴 소리가 좁은 쉘터 안을 날카롭게 할퀴었다.
 

바닥재를 들어내고, 단열재를 찢고, 마지막 외벽 장갑판 근처에 도달했을 때 나는 멈춰 섰다. 쉘터의 가장 깊숙한 곳, 외부와 맞닿은 미세한 틈새였다. 내가 그토록 완벽하다고 믿었던 용접 부위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균열이 가 있었다.

그 틈새를 뚫고 들어온 것은 지옥의 방사능이 아니었다.

그것은 검게 젖은 한 줌의 흙, 그리고 그 흙을 터전 삼아 피어난 작은 민들레 한 송이였다. 흙의 습기와 민들레의 생명력이 로드셀 센서 위에 600g의 무게를 더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도 안 돼… 밖은 죽음의 땅이어야 해.”

나는 흙을 만졌다. 차갑고, 축축하며, 비릿한 생명의 냄새가 났다. 이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상은 이미 황무지여야 했다. 하지만 이 흙은, 이 꽃은, 이 무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시스템이 나를 지키기 위해 설정한 '외부 위험' 수치가 사실은 나를 가두기 위한 거대한 거짓말이었음을, 이 600g의 꽃송이가 증명하고 있었다.
 

바닥재를 들어내고, 단열재를 찢고, 마지막 외벽 장갑판 근처에 도달했을 때 나는 멈춰 섰다. 쉘터의 가장 깊숙한 곳, 외부와 맞닿은 미세한 틈새였다. 내가 그토록 완벽하다고 믿었던 용접 부위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균열이 가 있었다.

그 틈새를 뚫고 들어온 것은 지옥의 방사능이 아니었다.

그것은 검게 젖은 한 줌의 흙, 그리고 그 흙을 터전 삼아 피어난 작은 민들레 한 송이였다. 흙의 습기와 민들레의 생명력이 로드셀 센서 위에 600g의 무게를 더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도 안 돼… 밖은 죽음의 땅이어야 해.”

나는 흙을 만졌다. 차갑고, 축축하며, 비릿한 생명의 냄새가 났다. 이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상은 이미 황무지여야 했다. 하지만 이 흙은, 이 꽃은, 이 무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시스템이 나를 지키기 위해 설정한 '외부 위험' 수치가 사실은 나를 가두기 위한 거대한 거짓말이었음을, 이 600g의 꽃송이가 증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