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갑질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강선우'가 잠잠해지자, 마치 바통을 넘기듯 '이혜훈'의 악다구니가 조명받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강선우 역시 1억 원 금품수수 의혹이 '김병기'의 녹취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세상일이 참 묘하다. 어쩌다 똑같이 ‘여자 국회의원’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인물들이, 거의 같은 이유로 동시에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게 됐는지 말이다.


예전에 의류 매장을 크게 운영하던 후배가 한 말이 있다. 아웃렛에 오는 손님들 중 유독 갑질을 하고, 초면에 반말을 찍찍 내뱉는 인간들이 있다고. 이상하게도 그런 부류의 상당수가 다른 공간에서는 누군가에게 갑질을 당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 물었더니, 직장이나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풀어내는 것 같다고 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기는 인간들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는 말이었다. 그땐 그 말이 일반화된 오류 정도라 생각하고 그저 그 친구의 경험담 정도로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이혜훈의 녹취를 들으니, 그 말이 더 이상 단순한 일반화로만 들리지 않는다. 인턴에게 퍼부은 말들은 훈계도, 질책도 아닌 한 사람의 자존감을 짓밟는 비수에 가깝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말은 감정의 과장이 아니라, 이성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언어다. 만약 그 인턴이 정말 업무를 망쳐 조직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면, 그건 절차로 다뤄야 할 문제지 폭언으로 해결할 사안은 아니다.


더 섬뜩한 건, 그 인턴이 그 말을 녹음해 두었다는 사실이다. 충동적인 한 번의 폭발이었다면 굳이 기록으로 남길 이유가 없다. 녹취가 존재한다는 건, 그 이전에도 반복된 모욕과 무시가 있었고, 언젠가 이 상황을 증명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누적된 굴욕이 있었다는 방증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강선우가 김병기에게 “살려주셔요”라며 애걸하는 듯한 녹취와, 이혜훈의 오만한 폭언을 나란히 듣고 있자니 이들의 공통점은 또렷해진다.


위에겐 한없이 비굴하고, 아래에겐 잔인할 정도로 강한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얼굴이다. 권력 앞에서는 떨고, 힘없는 인턴 앞에서는 칼을 휘두르는 인간들. 문제는 이런 자들이 지금 국정을 논하고, 정의를 말하며, 약자를 대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갑질은 성향이 아니라 습관이고, 습관은 자리가 바뀌어도 고쳐지지 않는다. 권력을 쥔 손으로 약자를 다뤄본 사람이, 더 큰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뻔하다.

 

!!ᆢ딴 거 없어ᆢ!!

!!ᆢ죽여야 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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