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구속 수감 중인 하얀똥 변희재가 한때 여의도의 어느 빌딩에서 '미디어워치'를 운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같은 건물 안 삼겹살집에서 연말 행사가 열렸고, 회원들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계산서를 두고 “과도한 청구”라며 결제를 거부했고, 그 일로 기사도 나고 욕도 꽤 먹었다. 그날 축사를 하러 단상에 오른 인물은 두 명 있었는데,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글로 이름을 알린 '김형욱 회고록'의 '김경재', 그리고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던 '이혜훈'이었다.


이혜훈의 연설은 인상적이었다.

고막이 아플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 십 분 넘게 이어지는 독설과 포효. 말만 들으면 대장부였고, 태도만 보면 원칙의 화신 같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수가 그 기세에 눌릴 정도였다. 하지만 정치에서 늘 그렇듯, 말의 크기와 선택의 무게는 정비례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기, 이혜훈은 아무 자리도 받지 못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감정이 상했는지, 미래에 대한 계산이 섰는지, 혹은 둘 다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탄핵 국면에서 누구보다 눈에 띄는 위치로 튀어나왔다. 단순한 동조가 아니라, 앞장서는 모습, 선봉대처럼 보일 정도의 행보였다. 원칙의 결과라기보다는, 출세의 방향 전환에 가까웠다.


!!ᆢ여자 권성동ᆢ이팔계ᆢ!!

 

그 이후 이혜훈은 빠르게 사라졌다. 강남고속터미널 앞 반포상가 사무실 건물에 걸려 있던 현수막도 어느 날 스르륵 내려갔고,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배신의 정치가 늘 그렇듯, 쓰임이 끝나면 잊히는 수순이었다.

그리고 몇 년의 침묵 끝에, 다시 등장했다.

이번엔 전과잡범 찢째명의 부름을 받아서다.

 

!!ᆢ문제는 자리다ᆢ!!


하필이면 나라 곳간, 기획재정부 장관.

 

이걸 “통합 인사”라고 부르는 건 너무 순진하다. 이 자리는 성과를 내면 당연한 자리지만,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자리다. 재정이 흔들리고 숫자가 망가질 때, 가장 먼저 욕을 먹는 자리. 다시 말해, 정권이 실패를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두는 완충지대다.

찢째명에게 이혜훈은 이상적인 카드다.

보수 출신, 탄핵 전력, 경제민주화 발언 이력.

경제가 터지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보수 경제관료에게 맡겼더니 나라 곳간이 망가졌다.” 그리고 더 냉정한 건, 이혜훈 역시 이 구조를 모를 리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자리를 받았다는 건, 단 하나의 계산 때문이다.


!!ᆢ나 정도면, 나중에 책임을 뒤집어씌워도 빠져나올 수 있어ᆢ!!

 

정권은 희생양을 원하고, 이혜훈은 타이틀과 기록을 원하는 듯하다. 이건 협력이 아니라 상호 이용이다. 그래서 이 인선에는 신뢰도, 원칙도 없다. 남는 건 서로를 향한 계산뿐이다. 이혜훈이 다시 떠오른 건 복귀가 아니라,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리고 이런 인사들의 말로는 늘 비슷하다. 성과를 내면 정권의 공으로 흡수되고, 실패하면 개인의 책임으로 잘려나간다. 정치는 원래 더러운 세계지만, 이 조합은 유난히 더러운 냄새가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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