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성' 인물, '돈 푸는 정부' 곳간지기로 …
李 정권 '정책 전환' 없으면 이혜훈 '최악 변절'



 
  • 배정현 기자
  • 뉴데일리 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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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3선 의원 출신 … 지난 총선서 중구성동구을 출마
과거 문재인 정부 포퓰리즘 재정 확대 거세게 비판
곳간지기 역할 제대로 못하고 李 정부 이용당하면
'극단적 재정 확장론자' 李 대통령의 '정책 허수아비' 전락
국민의힘 거센 비판 …주진우 "시킨다고 하냐"
국힘, 이혜훈 제명 … "사상 최악 해당행위
"이혜훈 "李 정부 '성장 복지 양립', 내 입장과 같다"






 
  • ▲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서성진 기자
     

    ▲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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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과 시장 금리가 동반 불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 '보수 재정관' 이혜훈 전 의원을 낙점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2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 이 전 의원을 이재명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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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2일부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과 미래전략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장관급 부처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 이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서울 중구성동구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의정 활동 내내 경제통으로 입지를 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과 예산결산특별위원 간사를 역임했다. 

    이 내정자는 보수 우파 인사답게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그는 바른정당 대표 시절인 2017년 8월 열린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 토론회-재정 대책 및 재정건전성 평가'에서
  • 문재인 정부의 재정 대책에 대해 "재정을 감당할 생각은 없고 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즘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며
  • "연일 쏟아내는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나라 곳간을 거덜낼 판"이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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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퓰리즘 정책에 있어서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서울 중ㆍ성동을 후보로 나서 민주당의 (현금)지원금에 대해
  • "퍼주기 팽창 재정과 통화 정책 때문에 지금의 끔찍한 고물가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은
  • 국민 앞에 사죄부터 하시는 것이 순서"라고 공격했다. 

    때문에 예산 컨트롤타워에 재정 건전성을 우선하는 보수 우파의 인사를 발탁한 인사를 두고 현 정부의 '돈 풀기 정책'에 대한
  • 우려를 덜어내려는 시각이 나오는 한편으로,
  • 이 대통령이 이 내정자를 통해 돈 풀기 정책의 '명분'을 만들려는 한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후자일 경우 이혜훈 내정자가 이재명 정부의 돈 풀기 정책에 극단적으로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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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종의 '정책적 허수아비'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당장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법인세 세수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적자 국채까지 동원하면서
  • 대규모 민생 쿠폰을 또 다시 발행하려 할 경우 이 내정자가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 미지수다. 

  •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리'를 탐해서 이 대통령의 장관 제안을 받아들이고,
  • 재정 확대 정책에 적당히 호응한다면 한국 경제 전체가 극단의 불행으로 빠져들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 같은 행보를 해당 인사의 개인적 선택 차원이 아닌 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한 중대한
  • 배신 행위로 규정하며 즉각 제명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전 의원을 제명하고, 당직자로서 행한 모든 당무 행위를 취소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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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전직 중진의원이자
  • 현직 당협위원장인 이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에 합류한 것은 명백한 배신 행위"라며
  • "이 후보자 행보는 출세를 위해 영혼까지 팔았던 일제 부역 행위와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기획예산처 장관 이혜훈 지명은 경제 폭망에 대한 물타기다.
  • 포퓰리즘 돈 풀기는 마약과 같아서 끊으면 금단현상이 생긴다. 이혜훈으로 물 타기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 정책 방향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이 후보자를 향해서도 "시켜준다고 하냐"며 비판했다. 

    그만큼 이 내정자가 현 정부의 확장 일변도 예산과 재정 운용 정책에 대해 '파수꾼' 역할을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 내정자는 이날 인사 발표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성장과 복지 모두를 달성하고 지속 성장을
  • 이뤄내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는 평생 경제를 공부하고 고민해 온 저 이혜훈의 입장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이혜훈 내정자와 함께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성식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 김 부의장 역시 한나라당과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정책에서는 우파적 성향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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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정부 부처나 대통령실 인사들처럼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 정책적 이니셔티브를 제언함으로써 국가 정책의 항로를 설계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
  • 이런 측면에서 우파적 성향의 인사가 좌파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경우 국가 미래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우려는 이날 정책특보에 임명된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을 통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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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특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 대통령의 '정책적 분신'이라 할 수 있다.
  • 이 대통령의 극단적 좌파 정책이 이 특보의 머리를 통해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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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적 싱크탱크 역할을 이 특보가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혜훈 내정자나 김성식 부의장이 얼마나 자신들의 목소리를
  •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소신을 밀어붙일 경우 극단적 파열음을 일으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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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