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환원·전기로 결합…탄소배출 50~80% 감축

 

중국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준무탄소(near-zero-carbon)’ 철강 생산라인을 처음으로 구축하며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해당 라인은 광둥성 잔장(湛江)시에 위치한 바오우스틸(Baowu Steel) 잔장 제철소에서 완공·가동에 들어갔다.


CGTN에 따르면 이번 생산라인의 핵심은 수소 기반 제철 전기로 공정이다. 기존 고로 공정에서 사용되던 코크스를 수소로 대체해 환원제로 활용함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췄다. 


수소 기반 샤프트로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DRI)은 목표 금속화율을 충족했으며 고효율 ‘그린 전기로’를 결합해 전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기존 공정 대비 탄소배출을 50~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준무탄소(near-zero-carbon)’ 철강 생산라인을 처음으로 구축하며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CMG
중국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준무탄소(near-zero-carbon)’ 철강 생산라인을 처음으로 구축하며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CMG


바오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생산라인은 연간 약 314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으며 이는 대규모 산림 조성에 준하는 수준이다. 대형 일관 제철소 단위에서 수소환원 공정을 상용화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중국 철강산업의 녹색 전환은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 기간을 기점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기간 신규 ‘그린 제철소’ 인증은 매년 증가해 2021~2024년 누적 126곳이 추가됐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도 개선됐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황산화물(SO₂)·미세먼지(PM)·질소산화물(NOx) 배출은 각각 0.18kg, 0.22kg, 0.33kg으로 2021년 말 대비 28%, 26.7%, 36.5% 감소했다.
 

중국철강협회는 같은 기간 ‘극한 에너지 효율’ 이니셔티브를 가동했다. 2024년 한 해에만 표준석탄 약 1,050만 톤 상당의 에너지 절감을 달성했고 탄소 2,750만 톤을 감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나무 수억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는 이번 잔장 프로젝트가 수소환원 제철의 대량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중국 내 다른 일관 제철소로의 확산 여부가 글로벌 철강 탈탄소 경쟁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잔장 프로젝트는 수소환원 제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상업 설비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철강사들의 저탄소 제철 전략에도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하이렉스(HyREX)와 고로-전기로 복합프로세스 개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중국이 연산 100만 톤급 설비를 실제 가동 단계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은 수소환원철 기반 상용화 경쟁이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중국은 유럽의 HYBRIT·H2 Green Steel과 달리, 그린수소 기반 완전 치환보다는 기존 공정의 단계적 저탄소화와 전기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법의 차이를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소환원 제철은 파일럿이나 중장기 로드맵 차원에서 논의돼 왔지만, 중국이 연산 100만 톤급 설비를 실제 가동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은 상용화 시점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이제는 기술 가능성보다 공정 효율과 비용 구조를 놓고 비교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