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외투
 
낯선 외로움까지
 
깊이 감싸주는
 
한 벌의 외투이고 싶다.
 
한켠에 구겨져 있다가도
 
그대가 나를 찾을 때
 
스스럼없이 그대 곁으로 다가설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한,
 
내내 익혀온 그대의 체온
 
가슴 속속들이 묻어 두었다가
 
그대에게 풀어 건네느라
 
혼자 웃음 지으며 흐뭇해지는
 
조금은 허름하고 얼룩도 졌지만
 
마음 내킬 때면 언제나
 
쉽게 들쳐 입고 나설 수 있는
 
이야기 나누기 편한 오랜 친구처럼
 
항상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곁에서 머무르다
 
누군가의 숨결이 그리울 때
 
안아내는 넉넉한 공간이 되어
 
세상의 가장 깊은 고독과
 
그대만의 넘칠 듯한 환희까지도
 
가만 아우를 수 있는
 
따뜻한 그대만의 공간이 되고 싶다
 
온전한 그대만의 사랑이 되고 싶다.
 
-장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