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식론자들이 9식 아말라식을 부정하는 주요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아뢰야식의 유루성과 무루성

  • 아뢰야식은 원래부터 진망화합(眞妄和合)이다: 8식론은 제8 아뢰야식이 본래 청정한 진여(眞如)와 번뇌에 오염된 상태(유루, 有漏)가 혼합된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의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번뇌의 종자(種子)를 저장하는 오염된 측면과, 번뇌를 초월한 본래의 청정한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 정화된 아뢰야식이 곧 무루식: 번뇌와 업에 오염된 아뢰야식이 수행을 통해 점차 정화되면, 그 자체가 무루(無漏), 즉 깨달음의 경지인 청정식으로 전환됩니다. 별도의 9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본래의 아뢰야식 안에 무루성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논리입니다. 

2. 별도의 9식을 세울 필요성 부재

  • 아뢰야식이 이미 모든 것을 포괄: 8식론은 모든 정신적, 물질적 현상의 근원이자 윤회의 주체인 아뢰야식이 이미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가장 근본적인 마음이라고 보았습니다. 아뢰야식 안에 이미 깨달음의 가능성인 불성(佛性)의 종자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9식을 추가로 설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9식의 상정은 교리의 중복: 8식설에 따르면, 9식인 아마라식은 아뢰야식의 청정한 측면을 분리하여 별도의 식으로 설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는 교리상 중복된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오히려 유식학의 체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3. '자성청정심'의 해석 차이

  • 여래장 사상과의 연관성: 9식 아말라식의 개념은 본래부터 청정한 마음인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을 강조하는 여래장(如來藏) 사상과 연관이 깊습니다. 9식론을 주장한 섭론종(攝論宗) 계열의 진제(眞諦)는 아뢰야식의 오염된 측면을 지적하며, 그와는 별개의 청정한 9식이 있다고 보았으나, 8식론자들은 이런 입장이 마음을 오염된 부분과 청정한 부분으로 분리하는 잘못된 견해라고 주장했습니다. 

4. 경전 해석의 차이

  • 무착·세친의 8식설 계승: 8식론을 주장한 법상종은 유식의 대가인 무착(無著)과 세친(世親)의 초기 유식설을 정통으로 계승한다고 보았습니다. 현장은 이들의 저술에 기반하여 8식 체계를 견고하게 정립했고, 아뢰야식 자체가 정화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반면, 9식설은 그 이후에 덧붙여진 것으로 간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