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이.. 어.. 업..ㅅ, 으아.,,"

중환자실의 진표범은 드디어 어렵게나마 말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조용히 추기경중 한명이 다녀간 가운데 그가 놓은 치료식인 '닭고기 구이 죽'과 미국 교도소 흑인들의 룰라 비트를 녹음한 치료송에 결국 빈도인 진표범도 일어났다.

"깨어났군."

진표범을 꿰뚫어보던 '마왕범'이라는 같은 병원 환자는 깊은 불교의 구도자였는데, 매안을 가진 효안의 남성을 떠오르게끔하는 무골인이었다.

서양의 남성이었는데 강인한 불교의 안마외비를 띈 철학자적인 목소리의 무골양태의 남성이었는데, 피부는 붉고 하얬다.

"이봐, 간호사. 진표범이 일어났어."

청안 그룹에서 운영하는 서울시의 청안 병원의 의사, '양세종'이 달려왔다.

"아, 드디어.. 선생님."

그러나 양세종의 말에도 진표범은 멍어리한 얼굴로 시선을 마주치긴 커녕,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아니, 그저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게,, ㄱ,ㅔ,ㅔㅣ,임, ... 착하,다."

그러다 옆에서 두번째 방인 '푸른 구름방'에서 신양태가 왔다.

그의 손엔 '번개 채찍 최리'라는 러시아어로 적힌 이탈리아 만화책이 들려있었다.

"오, 진표범이 일어나고 그래? 우라노스도 놀라겠는데 그래."

마왕범이 가볍게 비소를 흘렸다.

"부처님 품은 안오고 자네는 아직도 조직질인가."

그러자 신양태는,

"러시아가 해야지.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나. 마적 해적 일처리를."

* *

그리곤 다시 20일이 지났다.

진표범은 긴 팔다리와 길쭉하고 쭉쭉 뻗은 다리가, 튼튼한 뼈와 질긴 힘대가,

근육질로 가득 차있던 몸은 어느새 3년 6개월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 불쌍하고 가여운 기아같은 몸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신을 차렸다.

'C-bal, 난 어쩌다 여기에 있는거야. 아무 힘이 들지않아.'

그리고 그는 마지막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거신파의 태권도 초고수 비우와의 싸움, 그리고 뒤에서의 아군의 기습. 그는 바로..

'조슈아. 이 새기가 배신을..'

그리고 자신의 방인 '금운방'으로 가자 신양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 진표범. 드디어 바깥을 걸어다니는 꼬락서니를 보는구만. 신성환이 자넬 기다리고 있다고."

진표범이 보기에 그는 마약상같은 태마 왕여같은 이미지라 가까이 하고싶지 않았다.

'누구든지 사람은 함부로 믿을 수 없다.'

그러자 신양태가 부드러운 미소를 띄며 포도주스를 한 잔 건내주며 말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의를 하지. 철권 717을 다시 처음부터 해보지 않겠는가?"

순간 진표범의 눈이 헤발려졌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