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무어는 옛 사람답게 팔 다리가 길고 어깨가 넓지만 멋진 옛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었다.
붉은색과 하얀색이 조화된 요즘으로 치면 구제라 할 수 있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는 아주 오래전 옛 사람인 듯 했다.
'DNA? 데이타 모듈? 가상 시뮬리이션? 뭐지? 죽은 사람이 어떻게 어린 모습으로 살아나오는 거지?'
생각해보니 717은 타임머신이 최종 우승 포상인 게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대략 이해할 수 있었다.
'일종의 타임머신을 몸에 탑재하는건가?'
어쨌든 생각은 둘째치고 파이트를 시작해야 했다.
커티스 무어는 복싱을 어릴적부터 배웠는지, 18세의 나이에도 미국인 답게 장신이었고 파워 교히터같았다.
진표범은 그가 접해보지 못했을 무술인, 무에타이로 승부하기로 했다. 괜히 태권도 삼단회축 쓰다 원펀치로 털리기전에.
탁.
진표범의 튼튼한 다리로 차는 잽싸게 치는 로우킥은 무어가 발바닥으로 가볍게 차냈고, 들쑥 들어오셔서는 라이트 훅스러운 약간 기울어진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Pac+!
순간 레이븐 세인트의 정예의 모범성을 알아낸 진표범은 그대로 넘어가다 달려가 안아 허리를 꼭 껴안고 확들어 업어배지기로 줘눕히려는데, 커티스는 길로틴 초크를 걸었다.
그의 주먹은 미국 갱의 클라스를 일깨워줬고, 한국 물과 아메리칸 갱의 실력차이를 차원이 다르단 걸 보여줬다.
한 주먹에 바로 뻗을 뻔한 기운과 체후가 아닐텐데?
스킬의 차이인지, 숙련도와 타이밍, 각오나 기력의 차이인지 몰라도 진표범은 끝까지 자만하면 안된단걸 다시금 새겨야했다.
커티스는 역시 게임에서 성장한 놈인지, 길로틴 초크를 걸며 왼손으로 등에 손날치기도 날려댔다. 가벼운 스터운커끄로.
진표범은 급속히 길로틴초크에 걸려 정신을 잃어갔지만 강력한 핵주먹으로 무어의 다리를 스냅으로 팔의 힘만으로 때려댔다.
그리고 힘이 풀리는 듯 하자 계속 때리다가, 결국 1R KO를 하듯 패배하고 말았다..
진표범은 그래도 기분좋게 바깥을 나섰다.
홍게랑이나 킹크랩 타꼬야끼를 실컷 먹을걸 기대하고 313 마트로 가는데, 한 거대한 남자가 나타났다.
"어이."
뒤돌아보니 우산을 쓴채로 나타난 남자가 스마트 폰을 보여줬다.
"너, 이 남자 알지?"
진표범이 철권 717에서 간신히 해치운 '천태호'라는 한국인의 영상통화였다.
그리고 진표범은 멱살을 잡힌채 질질 끌려갔다.
왜냐면, 오늘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나루토'라는 만화의 작가의 한국방문 팬싸인회날. 이런 위험한 조폭에게 죽을 수는 없었다.
한국의 '연애혁명' 웹툰 작가, '블러드 레인 천외천'의 작가 백승훈, 귀멸의 칼날 작가도 오는 날이었다.
김준섭이 생일인데 같이 가자며 표를 나눠준.
* * *
"갑자기 끌려와서 놀랐겠지. 만나서 반갑다. 난 몽골의 대전사 범무환이라고 한다. 일단 네놈."
그리고선 치즈 음료를 한잔 기울이더니,
"화랑이 때렸는데 그렇게 빨리 낫다니. 뭐가 있나싶어봤더니 화랑은 다 알고있더군. 뭐 알겠지만 우린 서울 5대 영웅이다. 나도 그 다섯중 하나고. 미션을 주지."
그건 바로,
"서울에서 인천을 치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