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명왕성 ㅇㅂ마크 소동으로 일베갓던넘이다.
오늘 아침 10시경 뉴 호라이즌스가 성공적으로 목표된 관측을 모두 기록했으며, 모든 기기의 상태가 정상적이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내일 새벽 4시에 기자회견을 한다니까 아마 그때 고화질 사진을 공개할것 같다.
그리고 오늘 보니 명왕성과 카론에 과장된 색정보를 입혀서 지형을 강조한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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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론은 그냥 칙칙한 회색인줄 알았더니 명왕성만큼이나 칼라풀하노
이것만 쓰기엔 심심하니까 잡지식 몇개 써본다
1. 카론과 명왕성
명왕성과 그 위성 카론의 관계는 매우 독특한데, 일단 태양계에서 모성과 위성간의 크기가 가장 작은 사례로 알려져있다.
명왕성과 카론의 질량비는 약 8:1 이며, 카론의 지름은 명왕성지름의 약 반 수준이다.

좌측이 명왕성, 우측이 그 위성인 카론이다.
이 둘의 크기를 합치면 미국면적안에 쏙 들어가는 정도다. 크기 가늠이 되노?
그런데 카론이 일반적인 위성들보다 질량이 애미없이 높은 결과로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생긴다.

위성과 모성은 그 둘의 질량중심을 중심축으로 서로 돌게되는데, 보통은 그 질량중심이 모성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위성만 모성을 도는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보다시피 명왕성과 카론의 경우에는 질량중심이 명왕성의 바깥에 위치한다. 결국 카론이 명왕성을 돈다고 하기보다는
명왕성과 카론이 서로를 돌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명왕성과 카론의 관계는 모성과 위성의 관계라기보다는, 이 둘의 쌍성계 혹은 이중시스템이라고 볼수있다.
(일단 분류상으론 모성과 위성의 관계로 정의되어있다)
또한 지구와 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명왕성과 카론은 '조석고정' 이라는 효과를 통해 항상 서로 같은면만을 보고있게된다.
즉 명왕성 표면에서는 카론의 뒷면을 볼수없고, 카론의 표면에서는 명왕성의 뒷면을 볼수없다.
2. 명왕성의 다른 위성들
명왕성의 위성은 카론 뿐만이 아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명왕성의 위성은 총 5개가 있다.

최근에 발견된 P5는 너무 작고 알려진게 없으니 제쳐두자.
그외의 스틱스, 히드라, 케로베로스, 닉스는 최근 연구된 바에 의하면 매우 기묘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명왕성과 카론의 질량중심을 중심축으로 삼고 공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정된 축이 존재하는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명왕성과 카론의 중력을 동시에 받게되며 그 결과 일종의 '섭동'을 받게된다.
설명하자면, 위성입장에서 카론과 명왕성의 위치가 항상 바뀌는데,
중력은 그 둘로부터 동시에 받고있으니 공전주기에 따라서 위성에 가해지는 중력의 크기와 방향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는 우주의 모든 천체가 받는 효과지만 (인공위성이 태양과 지구, 달의 섭동에 의해 궤도가 불안정해지기도 한다)
명왕성과 카론의 경우에는 워낙 질량비가 높아서 여타 위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얼마나 크냐면,

위성 닉스의 자전을 이따위 좆병신으로 만들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연속사진으로 봐도 감이 안잡히니 아래의 영상을 보도록 하자
보다시피 이 좆병신같은 닉스는 자전이라고 할만한게 없고 그냥 앞뒤좌우로 기울어지기만 한다.
닉스가 이렇게 병신이 된데에는 닉스의 길쭉한 형태도 한몪했다.
명왕성과 카론의 연속적으로 바뀌는 중력이 그냥 닉스의 중심에 작용하는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작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중력이 닉스를 기울이는 힘으로도 작용하는거지.
학자들은 닉스 뿐만아니라 명왕성의 다른 위성들도 이런 기묘한 자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3. 뉴 호라이즌스의 이후 여정
알다시피 뉴 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을 관측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탐사선이다.
그러나 명왕성 관측만이 유일한 임무인건 아닌데, 가는길에 목성을 스쳐지나가면서 스윙바이 항법을 시도하는 동시에 목성과 그 위성들도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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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목성의 위성 이오가 거대한 화산폭발을 일으키는 장면을 포착하기도 했다.
저 화산의 높이는 약 400km라고 한다. (이오는 지구에 비해 중력이 작아서 화산쇄설류가 훨씬 높고 넓게 퍼진다)

(이오의 화산은 지구의 천문대에서도 관측할수 있을정도로 강렬하다.)
어제 ㅇㅂ명왕성 소동은 사실 이오의 화산재 퇴적지형이기도 했다.
궁금하면 내가 어제 싼글 http://www.ilbe.com/6195897445 이거봐라
명왕성을 관측한 뉴 호라이즌스는 지구로의 데이터 다운링크를 마친 후에 궤적을 변경해서 명왕성 너머의 관측대상을 찾으러 간다.
(다운링크 속도는 1kb/s 정도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받으려면 내년까지 소요될 전망이다)

명왕성의 다음 관측 대상은 카이퍼 벨트 천체, 통칭 KBO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태양계는 그냥 명왕성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사실은 그 너머에 카이퍼 벨트라는 천체군이 존재한다.
이 카이퍼벨트 천체들은 너무 작고 서로 극도로 멀리 떨어져있어서 위 개념도처럼 벨트마냥 존재하지는 않는다. (소행성대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 수는 매우 많을것으로 예측되고, 또 너무 멀기때문에 지구에서 관측이 극히 어렵기도 하다.
뉴 호라이즌스는 이런 KBO를 직접 근접관측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거지.
사실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KBO에 접근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에 후보가 2개 나왔는데,

바로 이 두개의 천체다. (사진은 관측을 위해 연속사진으로 되어있을뿐 실제로 줄지어 늘어선 천체는 아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면밀히 관측해도 겨우 저정도 사진밖에 얻을수 없기 때문에
직접 근접관측을 할 수 있다면 KBO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얻을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4. 반 명왕성
명왕성이 행성지위를 박탈당하고 왜행성 분류가 된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주로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가 십수개 발견되어서
명왕성이 행성이라면 그놈들도 모조리 행성분류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할수있다.
만약에 그거 전부 넣으면 지구과학 배우는 급식충들 폭동 일어나겠노.

(명왕성을 포함한 주요 왜행성들)
그런데 이런 명왕성과 비슷한 왜행성들 중에서도 명왕성과 아주 특출나게 닮은 천체가 있다.

90482 오르쿠스 (90482 Orcus) 로 명명된 천체로써, 명왕성과 매우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궤도는 정 반대라는 점에 의해
반-명왕성 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로마와 이탈리아 신화에서 명왕 플루토(명왕성)와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신의 이름이 '오르쿠스'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받았다.

보다시피 오르쿠스의 궤도는 명왕성 궤도를 거울에 비춘것처럼 정 반대로 형성되어 있다.
명왕성 궤도의 근일점은 29.657 AU, 원일점은 48.871 AU이며 이심률이 약 0.245이며 궤도각은 17도인데
오르쿠스 궤도의 근일점은 30.27 AU, 원일점은 48.07 AU이며 이심률이 약 0.227이며 궤도각은 20도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것을 알수있다.
공전주기는 명왕성이 247.68년이고 오르쿠스가 245.18년으로 역시 매우 흡사하다.
또한 둘다 해왕성과 2:3 궤도공명(2:3 orbital resonance)을 이루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즉 해왕성이 3번 공전할때 명왕성과 오르쿠스는 2번씩 공전한다는 이야기.
(궤도공명은 매우 흔한 현상이다. 우연히 주기가 맞는것은 아니고 서로간의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정착되는 현상이다)
또한 위에서 소개한 명왕성과 카론의 질량비가 높으며(8:1) 카론의 지름이 명왕성의 반인것과 같이
오르쿠스 또한 그 위성인 반스와 질량비가 높으며(12:1~33:1) 반스의 지름이 오르쿠스 지름의 약 반이다.
5. 창백한 푸른 점
아마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은 아는 사람이 많을것이다.
1990년 2월 14일,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대중과학자였던 칼 세이건은 보이저 우주선이 태양계를 떠나기 전에
보이저호를 태양쪽으로 돌려서 태양계 행성들의 사진을 찍기를 제안했다.
미션에 쓸데없는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반대를 무릎쓰고, 결국에는 촬영에 성공하는데 그 결과 찍힌 지구의 사진이 있다.
61억km 거리에서 찍힌 지구의 형태가 마치 창백한 푸른 점과 같다고 하여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은 이 사진의 통칭이 되었다.
칼 세이건이 동명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 에서 이에대해 서술한 구절을 소개하고 이 글을 마치려 한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