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자전거로 세계일주 하는 사람들 일지를 읽어본 적 있었어.
여행중에 외국인 친구 사귀고 현지인 집에 초대받고, 존나 재밌어 보이더라.
난 꿈도 희망도 없이 대충대충 살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존나 뭔가 해보려고 하고. 세상을 보고 싶어 하고... 너무 멋있게 보이더라.
그날부터 여행계획짜고 상상해보는게 삶에 큰 활력소가 됬음.
마침 입소하기전에 시간이 비었고, 예행연습이나 해보자는 식으로 일본행을 결정했어. (방사능 사고 터지기 전이야)
조금 불안한건 내가 자전거 여행 경험이 없고 체력도 씹조루라는 점이었지.
인터넷에서 자전거 패니어 사서 달고 코펠이랑 텐트 같은거 급하게 준비해서 출발했어.
사진은 부산항 부관페리함에 탑승해서 찍음.
가이드 없이 혼자 되는대로 가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쥰내 떨리고 설레더라.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서 페리도 3등석 구해서 갔는데, 개인실 있는 곳이 아니라 그냥 큰 방에 여러명 쑤셔넣는 구조.
나 말고 존나 여행자처럼 보이는 사람 있길래 말 걸어봤는데.
알고보니 일본인 ㅋ 나이도 나랑 같더라. 이름은 H. 타카히로 ㅋㅋ
여행시작하자 마자 일본인 친구 만드나 해서 살짝 설렜는데 애가 배멀미가 졸라 심해서 가는 내내 끙끙 앓더라구.
근데 한국어를 졸라 잘함 ㅋㅋㅋ 알고보니 시모노세키 시립대(?) 한국문화 어쩌고 학과.
서로 메일 교환하고 대충 필요할 것 같은 일본어 문장 몇개 받고 헤어졌어.
시모노세키항에 내려서 찍었음.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아침일찍이라 그런지, 긴장해서 그런지 가슴이 서늘해 지더라 ㅋㅋ
이건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 홀로 떨어져 있을 때 그 묘한 긴장감 ㅋㅋㅋ 그런게 막 느껴짐.
시내로 살짝 나갔어.
7시 30분쯤 됬는데 학생들이랑 출근하는 회사원들 막 보이더라.
가게들도 이제 막 문여는 곳들도 있고...
하앜 떨린다.
상경한 촌놈처럼 존나 두리면 거리면서 다님 ㅋㅋ
어느정도 달리기 시작하니까 긴장이 슬슬 풀리더라.
시모노세키에서 존나 유명한 타워라네.
처음에는 간판에 글자만 다르고 한국이랑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이런거 보니까 일본이란게 막 와닫기 시작하더라.
가다가 공원 같은 곳이 보여서 잠깐 쉬었어
그런데 이런게 딱 세워져 있음. 오오미..
까마귀들 존나 많음 ㅡㅡ
우리나라는 닭둘기들이 존나 많은것 같은데 여긴 까마귀가 더 많음.
닭둘기 발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걸 왜이렇게 많이 찍었는지 모르겠닼ㅋㅋㅋㅋㅋ
물마시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발견!
좆고딩들은 근현대사 시간에 배우겠지만, 저기가 바로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장소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저기서 조선 자주국 승인을 맺었음. (좋은게 아니라 조선 침략을 위한 발판마련임)
왼쪽이 이토 히로부미임. 개객기
오른쪽은 일본 뭐 근대화의 아버지라는 무슨무슨 백작
웃기게도 침략전쟁 발판을 마련한 회담 기념장 옆에 이런게 있음.

이게 뭐냐면 ㅋㅋ 조선통신사 기념비임 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