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정규재TV의 애청자였다. 정규재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자라고 생각하고 존경하였다.

 

2. 그러다, 어느 날 전여옥의 조선일보 칼럼을 비판하는 것을 보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 한 마디로 궤변이었다. 그는 전여옥이가 직접 겪은 박근혜에 대한 판단은 보지 않고 오직 사진 한 장, 박근혜에게 비옷의 모자를 씌워주는 장면만 비판을 하였다. 전여옥은 대변인을 하면서 박근혜를 밀착 수행하였기 때문에 박근혜의 내면을 상당 부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한 경험을 칼럼에서 말했고 나 자신도 전여옥 칼럼을 통하여 3년 동안 박근혜에 대해 가졌던 의문이 많이 해소되었다. 하물며 나같은 일반인도 그런 정도인데 평생을 기자로 살아온 정규재는 박근혜의 3년 언행에 대한 의문이 전혀 없었단 말인가.

 

3. 정규재에 대한 나의 의심은 정규재 본인의 말을 듣고 알게 되었다. 그가 과거에 취재를 할 때에 한 번은 박근혜가 7시간 동안 희의를 주재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 당시의 취재 경험으로 볼 때에 박근혜는 知力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정규재는 오직 이것 하나만 붙들고 박근혜에 대하여는 그야말로 맹목적인 존경심을 갖고 있다.

 

4. 그 결과 이미 엄청나게 드러난 박근혜의 진짜 모습”, “새로 나타난 팩트는 아예 무시를 하고 있다. 모두가 거짓말이고 조작이라는 식이다. 이런 정규재의 판단, 사고방식에 충격을 받았다. 기자라면 마땅히 새로 나타난 팩트에 주목하고 과거에 자신이 본 것과의 차이점 또는 분명히 지력이 있는 박근혜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에 관하여 의문을 품고 깊이있는 취재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정규재는 평소 자신이 알고 있는 박근혜와는 전혀 다른, 경천동지할 박근혜의 비밀스런 언행, 행적이 폭로되자 아예 이러한 팩트들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5. 정규재의 기자 생명은 끝났다.

 

6. 정규재의 박근혜 인터뷰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

정규재의 知力이 떨어지는 질문, 선동적 질문, 정상적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박근혜의 뻔뻔한 거짓말 !

 

7. 아직도 많은 국민들, 방송 토론자들은 박근혜의 매우 교묘한 거짓말에 속고 있으며 열심히 그 거짓말들을 해설하고 있다. 그런 거짓말을 국민들에게 공개 방송한 것이 바로 정규재였다. 그 거짓말에 정규재는 고개를 주억거리고.

 

8. 그간 보아온 정규재 사고방식에 의하면 정규재는 이렇게 주장해야 한다. “박근혜 본인이 스스로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왜 당당하게 검찰, 그리고 특검에 나가서 답변하지 않는가.”

 

9. 정규재의 박근혜 인터뷰 질문은 그야말로 수준 이하였다. 그리고 정규재 인터뷰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박근혜의 거짓말을 그냥 모두 인정하는 데에 있다.

물론 정규재 본인은 돌직구 질문을 했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박근혜의 거짓말을 듣는 식이었다. 정상적인 질문도 있었지만 이 역시 박근혜의 거짓말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어떤 질문은 국민을 선동하는 내용이었다. 또 어떤 질문은 박근혜를 유도심문하는 식이었다. 일부 질문은 박근혜의 본심에 맞지않는 아주 고상한 것이었고, 그에 대한 답변은 약간 코메디적이었다.

현충원에 다녀오셨는데 부모님께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박근혜의 코메디적인 대답 속에 일말의 진실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말씀 드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정규재의 질문들을 그냥 나열해 보자.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왜 최순실에게 놀아났나는 생각을 국민들은 한다....무응답

청와대에서 굿을 한다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소송이나 반론권을 행사하지 않았나.

태블릿 PC가 조작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초기의 대국민 사과가 그 이후 쏟아진 모든 의혹을 시인해 버린 측면도 있다.

정윤회씨와의 밀회설도 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소문도 있다.

특검은 최순실과는 경제적 동일체라고 하는데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느냐.

김종이나 교육문화수석을 통해서 최순실이가 뒤에서 조종했다는데 인정하느냐.

최순실이가 문화부외에 다른 부처의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았느냐.

개혁의 대상인 국회, 언론, 노조, 검찰 등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양상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노동개혁과 같은 개혁과제가 잊혀지는 건 아닐까요.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 있느냐.

탄핵심판의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느냐.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말도 있다.

촛불시위보다 태극기 집회 참여 인원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태극기 집회에 갈 생각은 없느냐.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정책 추진에 매진하고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많겠다.

대통령 탄핵소추 때문에 중국의 사드 반대에 제대로 대응을 못한 것 아니냐.

한나라당의 차떼기 파동도 있었지만 지금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건가요.

대통령과 독대하고 나온 다음에 특혜를 봤다거나 하는 뒷말이 생기는 것을 우려했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제기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 잡혀야 할 것이다. 검찰권의 과잉문제, 부풀려진 언론의 보도문제 등을 바로 잡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

 

10. 정규재 질문 가운데 한 가지만 지적을 해 보자.

세월호 7시간 문제의 경우, 그 동안 드러난 팩트들로 볼 때에 지금까지 대통령 3년 동안 박근혜는 회사(청와대 본관)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야말로 극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 항상 집(관저)에 혼자 있었다. 혼자서 TV 보면서 밥 먹고 미용사 불러서 머리하고, 주사 아줌마 불러서 주사 맞고. 장관이나 수석들 만나지도 않고 모든 보고서는 서류로만 하고. 알고 보니 이 서류들은 몽땅 최순실에게로 가서 최종 결재가 났다는 사실. 그렇게 3년을 아무 탈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월호 사건이 빵 터졌던 것이다. 그 순간 그 동안의 비밀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나같이 무식한 국민에게도 이런 상황이 훤하게 눈에 보이는데 정규재 기자, 한국경제 주필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정규재에게는 이 모두가 조작이고 거짓말이며 대통령을 음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11. 나 자신도 세월호 7시간문제에 대해서 그 동안 전혀 관심이 없었다. 세월호 침몰과 대통령의 7시간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생각했다. 이제 최순실 사건이 터지고 보니 정말로 그 날 7시간 동안 뭘했느냐는 의문이 생겼고 비로소 이해가 다 되었다.

 

12. 정규재 주필은 30년 기자생활 막판에 결정적인 오점을 남겼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