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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jpg

 

어두 컴컴한 방. 살짝이 떠지는 눈.

 

갑자기 밀려오는 지긋지긋한 만성 두통. 오만상을 찌푸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머리맡에 놓아두었던 것 같은 핸드폰은 보이지 않아 짜증이 나고,

 

베개나 이불을 들추어 보지만 여전히 핸드폰은 이지 않고,

 

'하.... 시발'

 

결국 핸드폰을 찾아낸 건 침대 밑 바닥.

 
새벽 4시 50분.jpg
 

핸드폰 액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눈쌀이 저절로 찌푸려 진다.

 

오전 4: 50분. 오전 4시 50분. 오전 4시 50분. 그리고 일요일.

 

일요일?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은 감상에 잠깐 패닉.

 

잠든 건 분명 금요일 밤이었는데, 깨어난 건 일요일 새벽?

 

토요일 내내 잤다는 사실에 또 한번 패닉.

 

방광이 가득 차 배뇨감이 느껴지니 일단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본다.

 

화장실에 들르긴 전 냉장고를 열어 생수 한 병을 꺼네들고 한 모금.

 
물마시는 사진.jpg
 

차가운 생수가 목구멍 너머로 들어가자 그제야 가시는 두통.

 

하지만 토요일 종일 잤다는 사실에 뒤통수는 아직도 얼얼.

 

곧장 화장실로 향해서 물 빼고, 세수도 한 번 하고.

 

거실로 나오니 횡그러니 정적만 가득.

 

몸을 던지듯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켜는데

 

TV먹통.jpg

 

웬걸. 이상하게 먹통인 TV.

 

채널도 돌려보고, 요상한 메뉴 버튼을 눌러봐도 감감 무소식.

 

'에이.... 쯪'

 

일요일에 A/S가 하나 잠깐 생각하다가 이내 꺼버린다.

 

그리고선 다시 찾아드는 핸드폰.

 

습관적으로 일베에 들어가보는데

 

핸드폰.jpg

 

'이새끼들 왜이래?'

 

일베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글 천지

  

짤게에는 이상흐릿하게 찍힌 사진 천지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것들의 공통된 키워드는 모두 '좀비'

 

또 무슨 노잼 떡밥인가 싶어 꿍시렁 거리며 일간 베스트 인기글에 들어가 보는데

 

-우리 애미 좀비된 거 인증한다. JPG-

 

'이새낀 또 뭐야 ㅋㅋ'

 

엄마 좀비.jpg

 

'아 씨발 깜짝이야!'

 

화면에 뜨는 건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하나의 사진.

 

자세히 관찰해보니

 

나이는 50대 초반정도.

 

성별은 여자.

 

피부는 왜이래? 괴상하게 쭈글어들었고,

 

쥐라도 잡아먹었는지 입은 온통 피투성이.

 

이딴 합성짤이 왜 인기글인가 싶어 본문 내용을 살펴보니

 

일베 인기글.jpg

 

도대체 뭔가 싶고.

 

댓글들을 읽어보니,

 

힘내라, 너라도 살아라, 주작 ㅁㅈㅎ, 너도 곧 변한다, 우리 애미애비도 벌써 그렇게 됐다, 면역력 약한 사람들이 잘 변하는가 보다........

 

슬금슬금 커지는 궁금증과 다른 한 편으로 찾아오는 공포.

 

정말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27페이지나 달린 댓글들을 일일이 정독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하나

 

'설마?'

 

하지만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생기고나니 앞서 읽었던 글들이 하나둘씩 이해가기 시작하고

 

갑자기 덜덜 떨려오는 두 손.

 

부들거리는 두 다리를 끌고 애써 배란다로 나가서 짙게 쳐친 커튼을 살짝 걷어보는데

 
커튼.jpg
 

아직은 어두운 거리.

 

아파트 앞 주차장, 놀이터, 쓰레기 분리수거장

 

그리고 그 사이사이 드뭄드뭄 보이는 까만 실루엣

 

집중해서, 집중해서 들여다 보니 점점 보이기 시작하고,

 

이윽고 시선이 향한 곳은 놀이터의 입구.

 

그리고 그 옆에 쪼그리고 있는 '어떤 것'

 

좀비 남자.jpg

그것이 갑자기 내쪽을 돌아보니 

 

순간 눈이 마주친 것 같은 착각이 들고.

 

어둡지만 분명히 보이는 그것의 생김새.

 

괴상하게 쭈글어든 피부와 흉악하게 찢어진 입

 

뇌리에 스치는 하나의 문구

 

'좆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