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여지껏 소개해왔던 어류들은 일단 대부분 바다에 사는 어류들이었다
아무래도 바다에 사는 어류들이 특이한 것도 많고 생긴 것도 재밋으니까 그러한데
사실 블로그에 적고 싶었던 민물고기들이 많았으나 바다에 사는 어류들처럼 그 수가 많지 않아서
시리즈로 적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따로 소개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그런 애들만 따로 모아서 몇 마리 소개해볼까 한다
1. 이빨이 특이한 물고기 파쿠(Pacu)
아마존 강을 비롯한 남미의 따뜻한 강물 속에 사는 파쿠는 생긴 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악명높은 물고기인 피라냐랑 아주 가까운 친척관계다
하지만 파쿠는 다 자라면 대략 1m, 몸무게는 30kg나 나가는 상당한 거구라서
피라냐랑은 겉모양으로 쉽게 구분할 수는 있다
어부가 잡아올린 피라냐와 파쿠인데 덩치차이가 눈에 띌 정도로 심하지?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이빨의 모양으로
피라냐든 파쿠든 둘 다 잡식성이라서 과일도 먹고 고기도 먹지만
피라냐는 고기를 잘라먹기에 편하도록 이빨이 날카롭고 파쿠는 씨앗을 부수기 편하게
이빨이 뭉뚝하고 사람같이 생겼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피라냐의 이빨.jpg
반면에 파쿠의 이빨은 마치 사람의 이처럼 생겼다
이 물고기는 보통 해외토픽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유는 바로 이 이빨 때문이다
아까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 물고기는 물에 떨어진 과일을 주로 먹고 사는데 씨앗도 먹기 때문에
이 딱딱한 씨앗도 막 부수어서 먹기 위해서 이런 귀여운 이빨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김치~ 근데 좀 더럽게 생겼다 이렇게 생긴 짤방 어디서 본거 같은데
파쿠는 덩치가 커서 손 맛이 좋기도 한데다가 살이 아주 맛이 있어서 좋은 낚시감이고
은근히 귀엽게 생기고 온순하다는 이유로 관상용으로 기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난 피라냐는 귀여운데 얘는 별로 안 귀여운거 같다
맛있게는 생겼네
2. 눈깔이 4개나 달린 사목어(四目魚)
일단 이 물고기의 이름은 한자로 사목어고, 영어로는 Four eyed fish로다
이 녀석 역시 위에 설명한 파쿠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강을 비롯한 남미나 멕시코의 강가나 얕은 바닷가 근처에 산다
anablepidae과에 속해 있는 이 물고기는 대략 3종이 있고 3종 모두가 눈깔이 4개다
근데 위의 사진으로만 보면 그냥 평범한 물고기랑 똑같이 생겼는데 왜 눈이 4개일까?
사실 이 녀석의 눈알 개수는 다른 물고기랑 마찬가지로 2개다
다만 이 녀석은 눈동자가 각 눈에 2개씩, 그러니까 눈동자가 4개나 달려있는 지옥의 생물이다
이게 사목어의 눈을 확대한 사진으로 눈 중앙을 기준으로 위에 반달모양의 눈동자가 있고
아래쪽에 동그란 또 다른 눈동자가 하나 더 달려있다
사목어는 하루의 대부분을 수면 근처에서 보내는데 저 눈을 수면에 가져가 놓고
윗 눈동자는 물 밖으로 꺼내놓고 아래 눈동자는 물 안에 넣어놓은 상태로 헤엄을 친다
이것은 물 밖과 물 안에 사는 적과 먹이를 동시에 발견하기 위함으로
사목어는 몸길이가 20cm 정도로 남미 어류치곤 작은데 설상가상으로 물 밖에 사는 벌레를 먹는다
때문에 벌레를 잡기 위해서 물 밖을 살피면 물 아래에서 자기를 덮치는 포식자에게 취약해진다
하지만 이렇게 눈동자가 2개라서 물 밖과 아래를 동시에 볼 수 있다면 상황이 다르지
이 눈은 반대로, 물 밖에서 자기를 노리는 새나 육상동물도 눈으로 보고 대처할 수가 있다
게다가 보통 사목어는 10마리 20마리 무리지어 다니는게 일반적이라니까
생존수단 면에서는 굉장히 주도면밀하다고 할 수 있겠지
게다가 해안가에 사는 종은 썰물일 때를 대비해서 물 밖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고 하는군
사목어의 눈을 그림으로 그린 것
저렇게 수면을 기준으로 3번과 6번이 각각 나뉘어져 있는 눈동자다
빨간색의 시신경 역시도 눈동자를 따라서 나뉘어져 있지만 2번 수정체는 하나 밖에 없음
이 물고기의 특이한 점을 암수 짝을 지을때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다는 것으로
왼쪽을 주로 사용하는? 수컷은 오른쪽을 주로 사용하는 암컷과 만나며
수컷이 오른쪽을 주로 사용한다면 왼쪽을 주로 사용하는 암컷하고 짝짓기를 한다
(이게 뭔 소린지 모르겠다 해외 자료에선 right&left-handed라고 써놨는데
손도 없는 물고기가 왠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여. 이거에 대해 알려줄 사람 구함)
근데 사실 사목어가 특이한 눈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
바다에는 배럴아이 같은 더한 괴물들도 살고 있는데 뭘~
배럴아이는 중심해에 사는 어류로 머리통이 투명하고 머리 속에 눈이 들어있어서
상하좌우전후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괴물 물고기다
이 녀석이 눈의 활용 면에서는 사목어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네
배럴아이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이 글에서 배럴아이를 찾아보도록
3. 마치 죽은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Upside down catfish
우리나라 말로는 거꾸로메기? 아무튼 그렇게 부르는 물고기인데 이름처럼 거꾸로 헤엄친다
Mochokidae라는 특이한 과에 속한 이 물고기는 아프리카 콩고 강에 주로 산다고 함
이름에 걸맞게 이 물고기는 거꾸로 헤엄치는게 특징인데
헤엄칠 때는 물론이고 쉬거나 잘 때도 거꾸로 누워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헤엄을 칠 때도 이 녀석은 몸을 똑바로 한 상태보다 누워서 헤엄치는게 더 빠르고
먹이도 누워서 먹는데다가 아예 누운 상태에서 생활하기 편하게
보통 물고기는 위장을 위해 등이 어두운 색이고 배가 하얀색인데 반해
이 녀석은 거꾸로 등이 밝은 색이고 배가 어두운 색이다
거꾸로 헤엄치는 upside down catfish
아까 설명했듯이 배가 다른 물고기들하고는 달리 검은색이다
문제는 대체 왜 이 물고기가 거꾸로 헤엄치는지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뭐 당연히 과학자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말하기는 하지만 그냥 다 정확하지 않다
보통 물고기가 누워서 헤엄치는건 귀(내이)에 이상이 있을때 그렇다는데
이 녀석의 귀는 다른 물고기의 귀랑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또 다른 의견은 이 녀석이 수면에 있는 먹이를 먹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 거꾸로 헤엄친다는 것인데
거꾸로메기는 주로 수면과 바닥 쪽에서 헤엄을 치는 편이니까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굳이 먹이하나 먹기 쉽게 하려고 몸을 거꾸로해서 헤엄친다는게 상식이상이고
이 녀석이 몸을 뒤집게 되는 신체적인 이유랑 별로 맞질 않는다
원래 이 거꾸로메기는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거꾸로 헤엄치는 건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냥 다른 물고기처럼 평범하게 똑바로 헤엄치지만 나중에 자라면 거꾸로 뒤집는다
이유는 몸 속에 붙어있는 '소리를 내는 기관' 때문으로 이 장기가 배 부분에 있어서
이 기관이 아직 자라지 않은 어린시절엔 똑바로 헤엄치다가 이 기관이 완전히 자라면
무게중심이 등쪽으로 잡히기 때문에 몸을 거꾸로 뒤집힌다고 한다
이거 때문에 거꾸로 헤엄치는건데 '수면 위의 먹이를 먹기 위해 거꾸로 헤엄친다' 고 말하는게
사실은 말이 안되는 소리지
근데 더더욱 더 큰 문제는 이 소리를 내는 기관이 정확히 뭘 하는 기관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거꾸로메기는 이 기관을 이용해서 끄르륵하는 소리를 낸다는데 용도불명이다
먹이를 유인하는데 사용하지도 않고, 짝을 찾는데 사용하지도 않고, 적을 위협하는데 쓰이지도 않고
그냥 병신처럼 끄르륵거릴 뿐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그냥 '수면에 있는 먹이를 먹기 편해지기 위해 몸을 뒤집는다' 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이 거꾸로메기가 왜 몸을 뒤집어서 생활하는지 알지 못한다
끄르륵~
4. 장님물고기 Mexican tetra
10cm 정도 밖에 안되는 멕시칸 테트라는 우리가 흔히 열대어로 많이 키우는
카리신과 계열 물고기 중 하나로 다른 이름으로는 cave blindfish라고 불린다
이름에서 대략 감 잡았겠지만 이 녀석은 동굴 태생이고 평생 동굴에서만 산다
동굴 환경자체가 심해랑 굉장히 비슷해서 그런지 이 녀석은 눈이 없고 전부 알비노 상태다
(알비로라는 것은 몸의 색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백색증 같은 현상)
그래도 보통 심해생물들은 눈이 퇴화해서 자국이라도 남아있기라도 한데
이 녀석은 아예 눈 자체가 없네
심해생물중 하나인 ghost seadevil
이 녀석 역시 눈이 퇴화한 장님으로 눈은 퇴화해서 까맣게 흔적만 남아있다
게다가 이 멕시칸 테트라는
눈이 없고 알비노 상태라는 것도 그렇고 동굴에 산다는 점에선 olm이랑 비슷하네
동굴에 사는 영원종류인 올름도 멕시칸 테트라처럼 눈없고 알비노 상태다
하지만 배가 고프면 내장을 퇴화시켜 없애버리는 올름이 더 재밋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름에 대해 써보도록 하마
뭐 멕시칸 테트라의 특징이 단순히 눈이 없는거 뿐이라면
내가 굳이 이 블로그에 시간 내가면서 글을 쓰진 않겠지
이 녀석의 진정한 특징은 바로 마치 무슨 로보트마냥 2가지 모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래 바로 이 녀석은 한 종인데도 불구하고 2가지 모습을 하고 있다는거야
내가 위에 사진을 올린 녀석은 동굴생활에 특화된 멕시칸 테트라-동굴모드 상태고
그냥 평범한 강가에서 살고 있는 멕시칸 테트라-지상모드 상태도 존재한다
물론 지상모드일 때엔 눈도 가지고 있고 피부도 알비노 상태가 아니지
위에 있는 녀석이 지상모드, 아래에 있는 녀석이 동굴모드다
이렇게 서로 완벽히 다르게 생겼지만 사실 같은 종으로 둘을 교배시켜 새끼도 만들 수 있다
학자들은 이 괴상한 진화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멕시칸 테트라로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한다
맨 처음엔 '동굴에 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됀 멕시칸 테트라중에 일부가 눈을 발생시키지 않고
그 양분으로 다른 부분을 발전시켜서 그 이점으로 인해 동굴 안에서 생존 경쟁에 우위에 서서
그게 지금의 눈 없는 종을 만들게 되었다' 는 가설을 세웠으나
동굴모드인 멕시칸 테트라도 배아 상태일 때는 지상모드처럼 눈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가설은 모순으로 드러났고
그 다음엔 '원래 멕시칸 테트라 자체가 가끔 돌연변이로 눈이 없는 놈이 태어나는데
지상모드는 눈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는 눈 있는 녀석들만 살지만
어두운 동굴에서는 돌연변이로 눈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그게 퍼져서 지금처럼 되었다'
는 가설을 세웠는데
지상모드 배아와 동굴모드 배아의 눈 각막세포를 서로 바꿔 이식하는 실험을 하면서 패기됐다
지상모드 배아에 동굴모드의 각막세포를 이식하니까 눈이 없는 녀석이 탄생하고
동굴모드 배아에 지상모드의 각막세포를 이식하니 눈이 달린 놈이 태어난 것이다
아무래도 배아 발생기에 각막세포가 눈을 만들고 없애는 것에 관여하는 모양이네
지상모드랑 동굴모드
뭐 이런 차이가 있듯이 분명 같은 종이지만 지상모드랑 동굴모드는 차이가 있다
내가 심해생물에 대해 글을 쓰며 얘기 했었지만 눈이 없으니 당연히 다른 기관이 발달했겠지
동굴모드는 지상모드랑 달리 머리에 미각세포가 달려있는데다가
옆줄도 초 극한으로 발달하고 에너지 효율도 지상모드보다 5배 이상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 멕시칸 테트라 동굴모드랑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가 있다
바로 astyanax jordani라는 물고기로, 그냥 둘은 생긴게 똑같은데다가
동굴에서 산다는 것도 똑같다
astyanax jordani의 모습
하지만 둘의 차이점은 바로 눈의 발생으로
동굴모드의 멕시칸 테트라의 경우엔 배아상태일 때 먼저 눈이 생기고 그 다음에 없어지지만
astyanax의 경우엔 아예 눈이 없는 상태로 발생을 한다
더 재밋는건 멕시칸 테트라와 astyanax는 아주 가까운 근연종으로
astayanax는 멕시칸 테트라 지상모드가 진화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거 상당히 재미있지?
5. 심해어 글에 끼워넣어 쓸 수 없었던 비극의 Baikal Oilfish
이 녀석은 comephoridae과에 속해 있고 2개의 종을 거느리고 있는 어류다
흔히 golomyanka라고 불리는 baikal oilfish는 1500m가 넘는 엄청나게 깊은 물에 살지만
내가 심해어 글을 쓸 때 끼워넣을 수가 없어서 소개하지 못했던 물고기다
왜냐고? 이 동물은 엄연히 따지면 심해어가 아니니까
이 녀석은 이름에 써있듯이 러시아에 있는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으며 서식지는 거기 뿐이다
이제 왜 이 녀석이 심해어가 아닌지 알겠냐? 이 녀석은 민물고기란 말야 심'해'어가 아니라고
무려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호수에 사는 물고기란 말이지
바이칼 호수는 워낙 규모가 커서 전 세계 담수의 90%는 이 호수에 다 담겨있으며
그 깊이만 해도 1800m에 달할 정도로 솔직히 말해서 이건 이미 호수가 아니다
1만 m에 달하는 심해에 비하자면 이거야 뭐 새발의 피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1800m면
점심해수대(1500m~3000m 깊이의 바다) 수준으로 깊기 때문에
이 호수의 밑바닥에는 심해어같이 생긴 물고기들이 몇몇 살고 있다
이 golomyanka가 그 물고기 중에 대표적인 물고기로 바이칼 호에서 가장 흔한 생물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얘는 얕은 곳과 깊은 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는 모양이다
다 커봤자 20cm 정도 밖에 안되는 golomyanka는 비늘이 없고 퇴화된 눈과 큰 입을 가지고 있다
아까 내가 위에서 oilfish라고 소개했었지?
이 물고기의 특징 중에 하나는 엄청난 비만이라는 것인데 무려 몸의 50%가 지방이다
그리고 다른 심해어랑 마찬가지로 옆줄이 초 극한으로 발달해 있어서 이걸로 적이나 먹이를 찾는대
그리고 이건 좀 이상한 특징으로 직사광선에 취약해서 햇볓을 받으면 금방 몸이 썩는다더구만
이게 아마 죽은 다음에 얘기겠지? 살아있을때 그러면 무슨 뱀파이어도 아니고
대체적으로 심해어랑 특징을 공유하지만 보통 심해어들과 다른 점은
심해어는 숫자가 매우 적은 대신에 이 놈은 그 숫자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golomyanka의 총 질량은 대략 백만톤 정도로
호수에 사는 많은 동물과 사람들이 흔히 잡아먹는 훌륭한 단백질원이라고 하는구만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얘네들은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인데
이 동물은 난태생으로 알을 낳지 않고 3000마리에 달하는 새끼 무리를 낳는다
게다가 새끼는 2년 뒤면 성체로 성장해서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번식력이로다
뭐 이렇게 번식력이 뛰어난대도 불구하고 바이칼 호의 생명 밸런스가 잘 맞는 이유는
얘네들이 새끼를 많이 낳는만큼 또 많이 잡아먹힌다는 말이겠지
아무튼 그러하다
블로그 본문. 물론 내가 썼지
민물고기나 심해어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든 얼마든지 물어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