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후임자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발빠르게 헌법(대통령 임기 4→6년, 한차례 연임 가능)까지 고쳐,


최대 12년간 더 집권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해놨다. ‘대통령 퇴임→총리직 수행→대통령 취임’이란 절차적 합법성을 확보했지만,

러시아 안팎의 많은 이들이 그의 3선 시도에서 불온한 ‘과거의 망령’을 본다.

최대 24년에 이르는 장기집권 시나리오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18년)를 넘어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31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전초전 격이었던 지난해 12월 두마(하원) 선거에서 드러난 각종 ‘부정’의

증거들은 망령의 귀환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푸틴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돌아섰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각)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만든 시스템이 바로 파괴의 대상이며 이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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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아랑곳 않고 3선 가도를 독주하고 있다. 명분은 분명하다.

“1990년대 말부터 (내가) 시작한 국가 발전과 강대국 건설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대공황이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도 4선을 하지 않았느냐는 말도 반복적으로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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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붕괴 이후 1990년대의 극심한 ‘불안정’을 기억하는 이들의 ‘공포’를 자극하는 것이다.

또 “그들(야권)에겐 (러시아를 이끌고 갈 만한) 분명하고 이해할 만한 목표도 없으며,

무언가 구체적인 것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비난도 쏟아냈다.

결국 요약하면 “‘강한 러시아’ 건설 목표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나갈 적임자는 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도 푸틴은 ‘박정희식 모델’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

1990년,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대(옛 레닌그라드대) 총장의 국제문제 보좌관을 하던 시절,

한국의 외교관에게 “박 전 대통령에 관한 책이 있으면 한국어든 다른 언어로 쓰였든 모두 구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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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프롬 등 주요 에너지 기업과 전략산업의 국영화를 통한 경제개발 방식도 ‘박정희식 모델’을 답습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집권 3기를 준비하는 지금, 그는 여전히 한국과 중국의 성장을 사례로 꼽으며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이름으로 러시아 경제 발전상을 그리고 있다.

민주주의는 하되 서방의 위협으로부터 러시아 주권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주권 민주주의’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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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생각한 개혁가의 면모는 서방 세계가 기대하는 민주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푸틴은 러시아는 자유주의적 전통을 지닌 미국이나 영국과는 다르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그는 “러시아는 애초부터 매우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에 기반을 둔 국가”이며

“이는 이미 러시아인들의 유전자 코드와 전통, 의식 속에 깊게 각인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군주는 선거의 당선 여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고,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머리를 굴릴 일도 없다.

따라서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들의 운명을 생각할 수 있다”며 군주제 전통을 옹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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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푸틴은 외골수의 원초적 권위주의를 지닌 전형적인 독재자.

헌법개헌과 막강한 권력을 통해 수십년간 러시아의 권력을 지배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

푸틴은 애초에 민주주의를 옹호한적이 없음, 권위적 군주제 전통을 옹호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