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정보글 보고 삘 받아서 쓴다.

쓰다가 날아가면 다시 안쓰지 싶은데 암튼 아빠게이들이 애기 키우면서 응급실을 꼭 가야 하는 '증상'에 대해서 알려준다.

요즘 응급관리료 올라서 이젠 응급상황 아니면 방문하기만 해도 기본 4~5만원 찍는다 ㄷㄷ 해


1. 꼭 가야 하는 증상이란?

= 애기가 죽을 수도 있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는 병에서 보이는 증상들


1-1. 그 증상의 정도를 아마츄어인 내가 판단 해도 괜찮은가?

= 애기는 애기 부모가 제일 잘 안다. 자신감을 가져라, 평소에 보채는 거랑 조금 다른거 같다? 그럼 다른게 맞다


1-2. 꼭 가야 하는 증상을 보인다 해서 정말 심각한 병에 걸린건가?

= 당장 시급을 다투는 병은 정말 드물다. 어느정도는 내가 밑에 말할 증상을 보인다 해도 여유를 갖고 지켜봐도 된다.





2. 그럼 무슨 증상이 있냐?

= 크게 열 / 보챔 / 경련이 있다.


(1) 열

- 밑에 어떤 의게이가 썼지만 열 그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 열이 39도가 나도 애기가 쌩쌩하게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면 그냥 해열제 안먹이고 냅둬도 된다.

근데 열이 38도밖에 안되는데도 애기가 처지고 잘 못먹고 자꾸 자려고 하면 그건 문제가 있는 열이다. 그때 해열제를 먹여보고 열이 내려가면 컨디션이 회복이 되는지, 먹는게 늘어나는지, 싸는게 쑴풍쑴풍 잘 싸는지 보면 된다.


특히 게이들이 많이 착각하는게 해열제를 먹으면 36.5~37 까지 정상체온으로 뚝 떨어질거라 생각하는 게이들이 많은데 해열제는 사실 1~2도정도밖에 안떨어뜨려준다. 요즘 구내염/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거 걸리면 절반이상이 40도 찍는데 해열제 먹어도 반응이 아무리 좋아도 대부분 38도까지밖에 안떨어진단 얘기다.


= 요약 : 열이 몇도든 간에 애가 안먹고 처지고 안놀고 못싸면 '문제'가 있는 열이다. 해열제를 먹여보고 열이 떨어지는것 같아도 계속 비슷한 상태면 응급실로 바로 가자.



(2) 보챔

- 애기가 없는 게이들은 '보챈다'는게 어떤 말인지 감이 잘 안올거다. 그냥 애가 막 운다. 기저귀도 멀쩡하고 열도 없고 밥도 방금전에 먹었고 트름도 시켜줬고 공갈젖꼭지도 물려줬는데 자꾸 뱉고 안고 흔들어도 계속 미친듯이 운다. 이걸 보챈다고 한다. 즉 '딱히 울만한 이유가 없는데 계속 우는거'가 보채는거다. 이 보채는게 당연히 가벼운 이유 (집이 덥다던지 엉덩이에 땀띠가 났다던지 벌레 먹었다던지 굴러다니던 할아버지 발모제를 먹었다던지)가 대부분인데 이 보챔에는 '정말 심각하게 아픈' 이유가 있을 수 있다.


(2)-1. 규칙적으로 보채다 안보채다 보채다 안보채다 하는가?

-애가 한 5분 미친듯이 울다가 한 30분 멀쩡하다가, 혹은 30분간 미친듯이 울다가 5분간 멀쩡하다가 이걸 몇시간째 반복한다. 울때는 절대 달래지지도 않고 몸을 좀 가눌줄 아는 한살배기들은 뭔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고 그렇다면 '무조건' 응급실로 와야 한다. 이 경우 가능성이 제일 높은건 '변비'와 '장중첩증' 인데 장중첩증은 48시간 이내에 풀어주지 않으면 장절제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장절제가 새벽에 응급으로 가능한 큰 병원은 거점병원밖에 없기 때문에 병원 전전하다가 패혈증+복막염으로 죽을 수도 있다. (작년에 시행된 응급실 당직법이 이 장중첩증으로 응급실 전전하다 죽어서 생긴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비일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무조건 응급실을 가서 'x-ray'를 찍어보고 똥이 차있는지 아닌지 확인을 해야 한다. '무조건'이다. 물론 이 장중첩이 소수에서는 소장에 생기거나 통증이 별로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건 아빠게이들에게 판단하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싶다.


=요약 : 애가 미친듯이 보채다 완전 멀쩡하다 미친듯이 보채다 완전 멀쩡하다를 몇시간동안 반복한다. -> 무조건 응급실행이다.


(2)-2. 애가 배가 명치가 아프다가 배꼽이 아프다가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 하는데?

-영유아와 소아에서의 복통의 중병이 종류가 약간 다르다. 장중첩은 2살때가 피크고 맹장은 보통 4~5살 이후로 많이 나타난다. 게이들 애기가 6살인데 배가 '지속적으로' 아파하면서 허리를 구부리면 좀 편해지고 처음엔 배 전체나 명치나 배꼽이 아프다가 확실하게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 하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라. 특히 열이 약간 나는거 같으면 '고맙게도' 전형적인 맹장 증상이기 때문에 일단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 경우 가능성이 높은 병은 맹장과 림프절염인데 맹장은 터지면 복막염으로 발전해서 골치아파지고 림프절염은 걍 저절로 나을때까지 기다리는 병이다. 근데 맹장이 자칫 늦으면 수술이 커지고 그러다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저런 증상이 보이면 무조건 응급실가서 아니라는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간혹 아침 외래까지 기다리는 부모가 있는데, 외래 열리기 1시간전이면 모를까 저녁 10시 이때면 난 무조건 데리고 갈꺼다.


=요약 : 오른쪽 아랫배가 지속적으로 (아팠다 안아팠다 하는게 아니라) 아프면서 허리를 구부리면 좀 낫다고 한다 -> 될 수 있으면 응급실 가서 초음파나 CT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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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애가 배가 아픈건 아닌거 같은데 자꾸 보채고 토를 할라 그러면?

-애기들은 어디가 아픈지 말을 못한다. 그래서 부모의 '감' + 애기의 '표정' + 의사의 '경험' 3박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소아과다. 지금 말할 병이 그 3박자가 아주 중요한 병이다. 열 + 두통 + 구토가 있으면 제일 먼저 '뇌수막염'이란 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건 생명도 위험할 수 있을 뿐더러 나아도 평생 장애로 남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커서 생기면 머리아프다는 말을 할 수 있으니 바로바로 진단이 가능한데 애기들은 그냥 울어. 막 울어. 머리뼈가 단단해서 만진다고 더 울거나 하지도 않아. 부모들은 애기가 토하면 '울어서 토하는구나'라고 오해하고 그냥 해열제 먹이면서 냅두는데 1. 이유없이 보채고 2. 미열~열이 나고 3. 애기가 토한다 그러면 응급실로 바로 가는걸 추천한다. 사실 뇌수막염은 애기가 증상이 생겼을때 1~2시간안에 쇼부쳐야 하는 병은 아니야. 그렇게 빨리 죽진 않거든. 근데 기다리다가 애기가 '경련'을 한다면? 예후가 급속도로 안좋아진다. 뇌에 손상을 입고 평생 장애가 남을 수도 있다. 


=요약 : 열나고 이유없이 보채고 토를 한다면? -> 될 수 있으면 바로 응급실로 가라.



3. 경련

-경련은 생각보다 굉장히 흔한 증상인데, 대부분의 게이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이는 '끔니어ㅗㅁㄴㅇ리ㅏㅁㄴ옮ㄴ아ㅓ로' 하면서 사지를 비틀면서 바닥을 뒹구는 모습만을 상상하기 때문에 굉장히 '발작'이란것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을거다. 근데 이 발작이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전체 발작중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진 않아. 경련의 종류를 세분화하면 근 40개가 되지만 절대적인 비중은 70~80%는 그냥 지나가고 후유증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보면 된다.


(3)-1 '열이 심할때' 하는 경련

-이건 대부분 후유증도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면 그냥 집에서 지켜보면 되지 않나? 할텐데, 이 후유증이 없는 열경련도 24시간안에 두번 이상 하면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고 봐야 한다. 경련이란건 전기모터가 막 돌아가다가 펑 하고 터지는거야. 그래서 뇌의 전기신호로 움직이는 우리 몸이 지 맘대로 지랄발광을 하는거지. 그러다가 터져버린 신호가 지나가면 한동안 전기신호가 없어서 축 쳐지는거고. 열성경련은 이 모터가 열이 받아서 걍 컴퓨터 다운 먹듯이 일어나는거라고 생각하면 돼. 근데 이 컴퓨터를 강제로 여러번 셧다운 하면 어떻게 되나? 제대로 종료 안됐다고 지랄지랄하는걸 여러번 겪었을거야. 마찬가지야. 아무리 후유증이 안남는 경련이래도 자주하면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어. 응급실 가서 빨리 열을 떨어뜨리는걸 추천한다.


(3)-2 '열 없이' 하는 경련

-이건 뇌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해. 전기신호를 만들어내는 트랜지스터가 문제가 있는건지, 아니면 종양덩어리가 있어서 추가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건지 검사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마찬가지로 이것도 자주하면 할 수록 뇌에 손상이 쌓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빨리 검사하고 약을 먹기 시작하는게 좋다. 물론 위에 말한것처럼 시급을 다투는건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빨리 가는게 좋다. 이 열 없이 하는 경련은 MRI와 뇌파를 거의 무조건 검사를 해야만 한다. 둘다 정상인 경우도 있고 종양은 없는데 뇌파가 이상한 경우도 있고 종류는 많다. 그래도 성인 경련하고는 다르게 애기들은 커가면서 나을 확률이 성인보다 많이 높다. 어른이 되어서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는 많이 적어. 그러니까 걱정말고 덜덜 떨면서 가지 말고 마누라게이들 잘 다독이면서 안전운전하면서 응급실로 가라.


=요약 : 경련하면 '가능하면' 빠르게 응급실 가는걸 추천. (특히 15분 이상하면 뇌손상 확률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4. 뭘 주워먹었어

-이건 '초응급'과 '응급' 두가지로 나뉜다. 초응급은 '단추같은 건전지'를 먹었을때, 기도에 땅콩같은게 들어갔을때, '철분'약을 먹었을때다. 특히 건전지랑 철분약은 집안에 생각보다 굉장히 흔하게 돌아다닌다. 마누라게이들이 철분제 먹는 사람도 많을거고 말이지. 성인이 먹는 철분제 한알만 해도 애기들에겐 독성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근데 요즘에 철분약이 역한 기운을 누른다고 좀 맛있게 나와서 애기들이 막 먹거든. 죽어 진짜.. 무조건 응급실 바로 가서 위세척 해야 한다 철분제 만큼은. 원래 애기들은 약을 먹으면 '위세척'은 흡인성 폐렴의 위험도 높일 수 있고 그래서 무조건 시행하지 않아. 근데 철분은 예외야. 많이 먹었다 싶으면 무조건 해야해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났다 싶으면 철분독성 중화 약물이 있는 곳으로 삐뽀삐뽀 타고 달려가야 한다. 근데 이 병원이 정말 없어 경기도 권에도 내가 아는것만 두군데 밖에 없는걸로 알아.


단추건전지는 그대로 부드럽게 위로 가서 바로 똥으로 나오면 큰 상관이 없는데, 식도에 걸려있으면 점막을 '녹여' 그리고 구멍을 뚫어버리지. 간혹 건전지를 콧구멍 안에 넣고 지내는 애도 있는데 코 점막이 녹고 염증이 생기고 안쪽 뼈도 무너져서 평생 기형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건전지는 정말 초응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식도 구멍뚫리면 골치아프다. 배에 구멍뚫어서 호스로 연결하고 몇개월을 살아야 해. 식도로 먹을 수 없으니까.


근데 그외 약들, 할아버지 발모제, 감기약, 비타민제 이런건 많이 먹어도 치사량만큼 먹기는 힘들거야, 아니면 그만치 먹을때까지 애를 방치해 뒀다면 그건 정말 반성해야 할 일이지. 이런건 그냥 응급이야. 응급실가도 위세척을 안할꺼고 입원해서 경과관찰만 할 가능성이 높아. 대신 '얼마나 먹었는지' 최대한 파악해두고 응급실을 가야한다.

 

=요약 : 단추건전지, 철분제를 먹으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튀어간다.




대충 내가 응급실에서 많이 보는 케이스만 생각나는대로 적었는데 뭐

이거만 알아도 어린나이에 급사할 가능성은 줄지 않을까

애기들 잘 키워라 아빠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