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금융당국 …
기업은 1류, 금융당국은 3류, 집권세력은 5류



 
 
  • 이양승 객원 논설위원
  •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 뉴데일리 2026-10-17 




 
과열 부추기다 뒤늦게 호들갑5류 눈치보다 실기한 3류들1류 기업과 국민만 속 터져






 
  • ▲ 1류 기업과 1류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 복장만 터진다. 통치세력의 허황된 정치적 목적에 증시가 이용된 결과다. ⓒ 삽화 = 챗GTP
     
    ▲ 1류 기업과 1류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 복장만 터진다.
    통치세력의 허황된 정치적 목적에 증시가 이용된 결과다. ⓒ 삽화 = 챗G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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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누가 증시를 투기판으로 만들었나

    한국 증시가 폭락했다. 
    그러자 금융당국이 긴급 시장점검회의 를 열었다. 
    과도한 신용융자를 경고하고 시장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하고 황당해 한 건 한국 언론보다 미국 언론이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앵커 스티브 세지윅은 어이 없어 하며 한국 금융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의 핵심 발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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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ing the stable door after the horse has bolted."  


    “말이 도망간 뒤에 마구간 문을 잠그는 것”이라는 뜻.
    우리 말로 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얘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금융감독의 수준이 공개적으로 도마에 오른 셈이다. 
     
    그의 지적은 정확히 문제의 본질을 겨냥한다. 
  • ① 투자자들이 막대한 돈을 빌려 주식시장에 뛰어들 때 금융당국은 어디에 있었는가? 
    ②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시장의 위험이 커지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 
    ③ 왜 주가가 폭락한 뒤에야 신용융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가?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자체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평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즉, 그의 비판 대상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집중 위험을 방치한 감독체계 였다.  

     

    ■ 금융당국자들에게 혈세로 봉급주는데…

    경제학적으로 이번 사태의 핵심은 금융감독의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이다. 
    주가가 오르면 신용공급이 늘어나고, 신용공급이 늘어나면 주가가 더욱 상승한다. 

    하지만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부족과 반대매매가 발생하고, 강제 매도는 다시 주가를 끌어내린다. 
    금융경제학에서 말하는 투매의 외부효과(fire-sale externality)다. 
    개별 투자자의 차입투자가 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금융감독의 존재 이유다. 

    금융당국은, 
  • ① 상승기에 레버리지의 축적을 감시하고, 
    ② 금융회사의 위험관리를 점검하며, 
    ③ 시장이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폭락이 시작된 뒤 신용공여를 억제하겠다고 나서면, 오히려 유동성을 위축시켜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이는 마치 잔칫상을 펴고 흥청망청 술을 권하더니, 취객들이 쓰러지기 시작하자 뒤 늦게 금주령을 내리는 격이다. 
     
    물론 코스피 폭락의 모든 책임을 정부에 돌릴 수는 없다. 

    빛나는 곳엔 어디나, 스타벅스 RTD


    AI 투자에 대한 과도한 기대, 반도체 산업의 경기순환, 미국 금융시장 불안 등은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다. 

    하지만 외부 충격을 막지 못한 책임과 충격에 취약한 금융구조를 방치한 책임은 전혀 다르다. 
    후자는 명백히 금융감독의 영역이다. 

     

    ■ 한심한 금융당국 위엔 더 한심한 통치세력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주가와 정치가 결합하는 현상 이다. 
    정부가 증시 상승을 경제정책의 성과로 홍보하기 시작하면, 금융당국에는 불편한 위험 신호를 외면할 유인이 생긴다. 
    상승장에서는 투자 열풍을 경제 회복의 증거로 포장하고, 하락장에서는 투기적 투자자와 시장교란 세력에 책임을 돌리기 쉽다는 뜻이다. 
    이러한 정치적 유인이 실제 감독 실패로 이어졌는지는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나 시세조종을 단속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위험관리는 별개의 문제다. 
    불법행위 단속을 강조한다고 과도한 레버리지와 집중투자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폭락 이전 신용융자 증가와 집중투자 위험을 어떻게 평가했고, 어떤 예방 조치를 취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겠다. 
    사전 경고가 충분했는지, 감독 조치가 적절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 어설픈 잔치는 끝났다

    금융감독의 실력은 주가가 오를 때가 아니라 떨어질 때 드러난다. 
    증시 상승의 공을 차지하려는 정부는 많지만, 상승기에 위험을 경고할 용기를 가진 금융당국은 드물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폭락한 뒤 위험을 설명하는 해설자(commentator)가 아니다. 
    위험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이를 감시하고 예방해야 하는 규제자(regulator)다. 

    해설자는 사후적으로 원인을 분석하지만, 규제자는 사전적으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CNBC 앵커도 한국의 규제자가 어디있느냐고 외쳤다. 
    한국 금융당국은 과연 규제자였는가, 아니면 뒤늦게 등장한 무책임한 해설자였는가?  
     
    CNBC 앵커의 조롱이 뼈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금융당국에 필요한 것은 폭락 이후의 요란한 긴급회의가 아니라 폭락 이전의 냉정한 위험관리였다. 
    소를 잃은 뒤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문제지만, 소가 도망갈 위험을 알면서도 외양간이 튼튼하다 자랑하고 잔치를 펼쳤다 면 그게 더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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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는 도망갔고 잔치는 끝났다. 
    한국 증시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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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승 객원 논설위원 /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이양승 객원 논설위원 /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필자는 미국 캔자스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경제학과 강사와 한국건설산업 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군산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론 <와일드 게임이론> (박영사) <무역학개론> (공저, 두남) <문화지체에 빠진 건설산업> (공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그리고 <산업조직과 게임이론> 등 다수의 학술논문을 발표한 게임이론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