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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가계대출 목표 초과로 은행권 긴장, 총량 관리 속 실수요자 자금 접근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

주택담보대출.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연말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대출 규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은행권에서는 이미 일부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로 갈수록 ‘대출 절벽’ 우려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농협·신한, 목표치 초과…연말 대출여력 빠듯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다.

NH농협은행의 연간 목표는 2조1200억원인데, 9월 말 기준 2조3202억원으로 목표 대비 109%에 달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연간 목표는 1조6375억원인데, 9월 말 기준 1조9668억원으로 목표 대비 1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목표 대비 95%, 85% 수준으로 다소 여유가 있으나, 연말 대출 수요가 집중될 경우 신규 대출 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총량 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 모집 채널을 제한하거나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총량 관리 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모든 창구가 닫히는 것은 아니므로 대출 절벽은 극단적 수준까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2금융권도 관리 강화 비상

서민 금융을 담당하는 새마을금고도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제한했다. 새마을금고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48% 증가, 농·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업권 증가율(0.76%)을 크게 웃돈다.

신협과 저축은행 등 나머지 상호금융기관은 아직 목표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으나, 연말에는 신규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이미 많지 않아 연말에는 실수요자의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 검토 부동산 패키지에 포함돼 있는 대출 규제. @연합뉴스
정부 검토 부동산 패키지에 포함돼 있는 대출 규제. @연합뉴스

▌ 금융당국, 추가 규제 카드 준비

금융당국은 DSR에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포함하거나, DSR 한도를 현행 40%에서 3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축소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 주택 가격에는 LTV를 0%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규제 강화만으로는 시장 가격을 잡기 어렵다”며 “DSR 강화, 한도 축소 등 일방적 조치가 이어지면 실수요자의 예기치 못한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연말 연속된 대출 제한은 선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 은행권 요청, 맞춤형 지원 필요

은행권은 총량 관리와 DSR 규제 속에서도 실수요자의 자금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료를 분석한 이인영 의원 역시 “단순한 총량 억제보다, 무주택 실수요자와 취약계층에게 대출 경로를 계속 열어주는 맞춤형 정책금융과 이자 부담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은행권은 총량 관리와 대출 안정성 확보,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 시행 여부와 맞물려, 올해 연말 대출 시장은 긴장 속에서 운영될 전망이다.